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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기연 쇼핑 (2) (11/481)

<11화> 기연 쇼핑 (2)2020.11.29.

16549466207058.jpg‘가, 가슴?’

무심하게 휙휙 옷을 찢고 젖혔던 천화가 움찔 놀라 뒤로 물러섰다. 이런 말은 없었는데? 그가 들은 말이라고는 혈마의 전인이 이곳에서 유저에게 비급을 넘기고 싸우다 죽었다는 말뿐이었기에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16549466207058.jpg“뭐야, 여자였어?”

얼굴을 자세히 보니 선이 여성의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 무협지나 TV드라마 등을 볼 때 남장여자를 왜 못 알아보는지 혀를 차며 비아냥거렸는데, 자신이 못 알아볼 줄이야.

16549466207058.jpg“아, 인피면구.”

이곳까지 거칠게 헤쳐 온 탓인지 가면처럼 가짜 피부를 덧입히는 인피면구의 끝이 살짝 덜렁거리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얼굴을 바꾸고, 체형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으니 가늠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잠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천화는 얼른 마음을 진정시키며 머리를 굴렸다. 이제 추격자들이 도착하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을까? 만약 그들이 이곳에 도착해 기절한 이 녀석을 발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6549466207058.jpg“제길……. 혈마검까지 챙겨서 내가 봐준다.”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 분명했기에 본래의 계획을 수정했다. 무신지로를 오랫동안 플레이하며 살인, 혹은 누군가 죽는 것에 대해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천화였지만, 굳이 살 수 있는 이들이 자신 때문에 죽도록 방치하는 편은 아니었다. 협행이라기보다는 그저 인간으로서의 도리 정도라고나 할까. 더구나 이것은 게임이 아닌 현실이니까.

16549466207058.jpg“대신 딱 여기까지다. 엉?”

자신이 위험해진다면 얼마든지 버리고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야 약간의 호의를 베푸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16549466207058.jpg“일단 비급부터 챙기고…….”

마음을 정한 천화는 일단 여인의 품에서 비급부터 꺼냈다. 감긴 붕대를 잘라내는 바람에 무언가 출렁 쏟아지긴 했지만 지금 그런 것에 정신이 팔릴 때가 아니다. 소지품 창에 비급을 챙겨넣고, 그녀를 다시 들쳐업었다.

16549466207058.jpg“읏차.”

오두막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매어두었던 한 필의 말에 여인을 빨래 널듯이 걸쳐놓고 자신도 말 등에 올랐다.

16549466207058.jpg“이랴!”

마을을 향해 서둘러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5년 내공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이 상태로 일류급 이상의 고수들을 따돌리기는 무리였다. 하지만 말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말의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최소 절정급의 무인은 되어야 할 터. 무신지로에서도 말을 탈 일이 차고 넘쳤기에 익숙한 동작으로 속도를 높이자, 금세 마을이 가까워졌다.

16549466207145.jpg“히이이잉~!!”

1654946620715.jpg“헛? 피해!”

1654946620715.jpg“이봐, 대로에서 그렇게 달리면……!!”

16549466207058.jpg“미안합니다! 급해서요!”

아무리 대로라 할지라도 사람이 북적거리는 마을에서 그처럼 말을 달리다간 사고나 나기 십상이었지만, 천화는 제 몸처럼 절묘하게 말을 컨트롤하며 계속해서 달려갔다. 그리고 한 약재상의 앞에 도착해서야 겨우 멈추어섰다. 털썩. 쩔렁-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워낙 튀는 행동을 했기에 추격자들도 속도를 높일 테니까. 그러나 아직까지는 안정권이라 할 수 있었다. 기절한 여인과 많이 홀쭉해진 전낭을 약재상 앞에 떨궈놓고 다시 말에 올랐다. 약초꾼 노인의 의술 실력이야 차고 넘치니, 운이 좋다면 살 수 있겠지. 이미 많은 피를 흘려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16549466207058.jpg“이랴!!”

1654946620715.jpg“뉘시……?”

끼이익 천화가 다시 말을 달려 떠남과 동시에 약재상의 문이 열렸다.

1654946620715.jpg“이보시오! 이게 무슨…….”

약초꾼 노인이 문 앞에 쓰러진 여인을 발견하고 얼른 안으로 옮겼다. 이제 그녀가 살 수 있을지, 노인이 추격자들에게 그녀를 숨겨줄 지는 모두 그녀의 운이었다.

16549466207058.jpg‘뭐……. 상관없겠지.’

다시 한 번 고금제일인이 되어 모든 중요 분기 임무를 완료하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천화인 만큼, 알고 있는 미래가 변하는 것은 그다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가 아니다. 원래의 스토리상 그녀가 죽은 이후, 어차피 그녀의 사형제들인 다른 혈마의 전인들이 등장하기도 하니까. 혈마검을 찾기 위해, 차지하기 위해 또 한 번의 혈겁을 벌이고 10성의 혈마신공을 이루어내는 데 성공하지만 무림공적으로 몰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런 큰 맥락에서 봤을 때 이 정도의 변화는 큰 영향을 끼치리라 보기에는 어려웠기에 천화는 오차범위라고 판단했다. 어차피 자신이 혈마검을 차지하는 것부터가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이기도 했고.

16549466207058.jpg“한동안 폐관 수련을 하게 생겼군. 가자, 이랴!”

그렇게 혈마검과 혈마의 비급을 손에 넣은 천화는 어딘가를 향해 서둘러 말을 달렸다. 그리고 그와 이각(30분)의 차이를 두고, 여러 무리의 무림인들이 산과 마을을 들이닥쳤다. 혈마의 비급을 회수해간 것으로 보이는 말을 탄 누군가를 쫓아 바쁘게 휩쓸고 지나갔다.

1654946620715.jpg“제길, 그새 선수를 빼앗긴 건가? 서둘러라!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쫓아!!”

혈마 비급의 주인이 바뀌었다. 조력자가 등장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렇게 판단했다. 원 주인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살짝 꺼림칙하긴 했지만, 그가 입었던 부상의 정도로 볼 때 함께 데리고 움직이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결국 부상당한 원주인도 죽게 될 테고, 데려가는 조력자 또한 발목을 잡혀 자신들의 추격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렇기에 새로 등장한 누군가를 쫓아 전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흔적의 특징이 달라졌기에 초반에 발견하지 못하면 놓치기가 쉬웠다.

1654946620715.jpg“찾았습니다!”

1654946620715.jpg“이곳에 잠시 멈췄다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상대가 빠르게 말을 달리는 것에 집중한 까닭인지 흔적이 남았다.

1654946620715.jpg“한 명은 이곳에 남아 수색하고 나머지는 놈을 따라붙는다. 가자!”

다시금 지루한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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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4946620715.jpg“흔적이 끊겼습니다.”

1654946620715.jpg“여기는…….”

한참을 이어진 추격전. 그 끝에서 추격자들이 마주한 것은 다름 아닌 수 없이 많은 동혈들이었다. 귀주성의 특징인 수많은 유적과 동굴들. 그것이 수 없이 늘어선 계곡으로 놈이 들어가버린 것이다. 쫓으려면 쫓을 수야 있겠지만 발견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저것들 중에는 개미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곳들도 많아서, 눈치 빠르게 도망친다면 코앞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놓쳐버릴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추격자들의 이마에 깊은 골이 생겨났다.

1654946620715.jpg“단주님. 찾았습니다.”

1654946620715.jpg“뭐?”

그때, 황급히 다가온 부하가 그에게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1654946620715.jpg“놈을 찾은 것은 아니고…… 비급을 찾은 것 같다는 전갈입니다.”

1654946620715.jpg“그게 무슨 소리냐, 놈이 비급을 버리고 가기라도 했다는 소리냐?”

1654946620715.jpg“그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을 쪽에서 ‘그’의 비급으로 보이는 죽간을 발견했다고…….”

마을에서 그들이 쫓고 있던 비급을 찾았다는 것이다. 설마하니 붙잡힐 것 같으니 버리고 도망을 치기라도 한 것일까? 목숨을 중히 여긴다면 그럴 수도 있을 테지만, 선뜻 인정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무림인들이란 무공 비급을 자신의 목숨보다 중하게 여기는 이들이니까. 설령 자신이 완벽히 익히고 있는 무공이라도 마찬가지다. 혈마의 비급처럼 강력하고 특별한 비급이라면 남의 손에 넘어가게 만드느니 품은 채로 강물에 뛰어들거나, 직접 태워버리는 것을 선택할 정도인데…… 그것을 마을에 버리고 갔다? 믿기 힘든 일이다.

1654946620715.jpg“가짜일 가능성은?”

1654946620715.jpg“일단은 진짜 같아 보인다고 합니다. 골목 구석에 잘 숨겨져 있던 것을 발견했답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되찾을 요량으로 숨겨둔 것일 수도 있기에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수밖에. 그 정도 되는 고수는 구결만 보고도 비급의 진위여부를 대략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 수많은 동굴들이 늘어서있는 절벽 너머를 응시하던 추격자는 곧 몸을 돌렸다.

1654946620715.jpg“가자. 모든 것은 물건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

일단은 물건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였다.

16549466207058.jpg“흠, 간 건가?”

그렇게 하나둘 추격자 무리들이 몸을 돌리고 났을 때, 절벽의 아래에 숨겨진 동굴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천화다. 추격자들은 천화가 저 절벽 너머 혹은 아래의 어딘가로 이동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직 무공이 약한 천화의 상태로는 이곳에 내려오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일단 시간부터가 부족하기도 했고.

16549466207058.jpg“그럼 천천히 내려가 볼까?”

하지만 쭉 이곳에 있을 생각은 없었다. 잠깐의 눈속임은 가능했지만 자칫 흔적이 남거나 위쪽에 소음이 들릴 수 있었기에, 적어도 아래까지는 내려가 두는 것이 안전했으니까. 까앙 까앙 그러기 위해 천화가 선택한 방법은 다름 아닌 암벽등반이었다. 말뚝과 밧줄. 이것들을 통해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고 안전하게 절벽 아래를 기어 내려가는 것이다. 맨손으로 절벽을 타고 내려가는 것은 위험하기도 했고, 자신의 근력과 내공으로는 아직 무리였기에 도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 시대에서는 없는 방식이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꼭 무공으로만 절벽은 오르내리라는 법도 없는데. 단단하게 꼬아진 밧줄을 이중, 삼중으로 자신에게 묶은 천화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절벽의 높이야 이미 가늠해둔 상태였기에 줄이 모자라는 일 따위는 없었다. 저벅 저벅 휘익! 스르르륵- 특수 부대가 훈련하듯 줄을 풀며 꽤나 빠르게 절벽을 타고 내려간 천화는, 완벽히 안전하게 바닥까지 내려간 이후에 밧줄을 풀어두었다. 이곳을 떠날 때는 다른 길을 택할 생각이기는 했지만 혹시 모를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16549466207058.jpg“자, 어디부터 들어가 볼까?”

그렇게 돌아선 천화의 눈에 수많은 동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르긴 몰라도 저 안에는 수많은 무림인들의 유산들이 남아있을 터였다. 괜히 저곳들이 ‘기연 동굴’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니까. 그 중에는 절정 이상의 고수들의 시신과 유산도 있을 터였고, 삼류 이하의 저급한 수준의 무공을 지녔던 이들의 유산도 있을 터였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는 천화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 수가 제법 많고 다양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을 선별하여 취하는 것은 오직 천화의 몫. 기연 쇼핑. 그렇기에 천화는 이것을 기연 쇼핑이라 명명했다. 쇼핑을 하듯 각 동굴을 돌며 그들이 남긴 유산을 차곡차곡 모아 제 것으로 취할 생각이었으니까. 그중 하나를 골라 먼저 걸음을 옮겼다. 저 기연 동굴들 중 일부는 아직 살아있는 무인들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적어도 그들에 저항하거나 도망칠 수 있는 최소한의 무공은 먼저 갖추어 둘 필요가 있었으니까.

16549466207058.jpg“이쯤이면 괜찮겠군.”

때문에 천화가 고른 곳은 이곳으로 내려오기 위한 길목이 잘 보이면서도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위치의 동굴이었다. 아마 자신이 만들어 뿌려놓은 혈마의 비급 때문에 이쪽에 신경을 쓸 만한 여유가 없을 테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두는 것이 좋을 테니까. 적당히 자리를 잡은 천화는 소지품 창에서 간단한 이부자리와 식량을 꺼내 머물 만한 거처를 만들었고, 마지막으로 수다쟁이 친구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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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946620715.jpg[힘을 원하는가?]

16549466207058.jpg“넌 나오자마자 그 소리냐?”

정신을 울리는 사이한 목소리. 그 말을 심드렁하게 받은 천화가 녀석에게 핀잔을 주었다.

1654946620715.jpg[힘을 원하는가?]

  그러나 혈마검은 지치지도 않고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16549466207058.jpg“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입 좀 다물고 있어.”

1654946620715.jpg[연자여, 나를 받아들여라. 네게 무엇이든 벨 수 있는 힘을 주겠노라.]

  다시 한 번 핀잔을 주는 천화의 말에 혈마검은 더 집요하게 그의 정신을 노렸다. 힘을 빌미로 자신에게 몸을 맡길 것을 요구해왔다.

16549466207058.jpg“거참, 더럽게 시끄럽네!”

까앙!!! 그러자 천화는 짜증이 난다는 듯 놈을 주변 바위에 후려쳤다. 바위와 검날이 부딪히며 불똥이 튀었지만, 놀랍게도 혈마검은 전혀 날이 상하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주었다.

1654946620715.jpg[감히 이 몸을 함부로 다루다니! 죽음이 두렵지 않더냐!!]

  하지만 그 덕분에 놈이 다른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천화를 달콤한 말들로 꼬시는 대신, 협박에 가까운 윽박지름으로 겁을 주려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와 함께 혈마검에 피어오른 붉은 기운, 즉 혈마기가 위협적으로 천화를 압박했다.

16549466207058.jpg“검 주제에 어디서 주인님한테 까불어?”

까앙! 까앙!! 그러나 그 정도에 겁을 먹을 천화가 아니었다. 그는 몇 번이나 더 바위에 혈마검을 부딪히며 놈의 기세를 꺾어놓으려 들었다. 어차피 혈마검이 스스로 주인을 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오히려 역으로 협박을 가했다.

16549466207058.jpg“너, 계속 까불면 소지품 창에 처넣고 안 꺼내주는 수가 있다. 영영 사라지고 싶으면 계속 해봐.”

1654946620715.jpg[소지품 창? 그 요상한 공간을 말하는 것이냐?]

  그러자 즉각 반응이 왔다. 소지품 창 안에 들어가 있을 때의 이상한 기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동결된 미지의 공간 속에 가두어진 기분. 이미 검에 갇힌 채 수백 년의 세월을 보낸 그였기에 참을 수 있던 것이지, 만약 살아있는 생명체였다면 오래가지 못해 정신줄을 놓아버렸을 것이 분명한 그 감각을 떠올리고 움찔 기운이 주춤거렸다.

1654946620715.jpg[얼마든지 해 보거라! 이 몸이 그 따위 협박에 넘어갈 것 같으냐! 결국 너도 나의 힘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베어내고 그 피를 취하는 기쁨을……!]

  그러나 곧 악을 쓰며 저항했다. 혈마검은 이미 수천, 수만의 피를 머금으며 스스로 영성과 자아를 얻은 존재. 그만큼이나 자부심과 콧대가 높았기에 굴하지 않은 것이다. 그가 만났던 주인들 모두가 결국에는 더 강한 힘을 필요로 하며 자신을 찾게 되었으니까. 무림인이란 그런 존재들이었다. 힘을 가지면 더 큰 힘을 갖고 싶어 하고, 더 강한 상대와 겨루기를 원하며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를 이기고 싶어 하는.

16549466207058.jpg“어후……. 내가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 악다구니에 고개를 가로저은 천화는 결국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예로부터 미친놈에게는 매가 약인 법이었다.

1654946620715.jpg[무, 무어냐. 그 검은?!]

  갑자기 허공에서 튀어나온 한 자루의 검을 확인한 혈마검이 크게 당황했다. 무명검. 그것은 천화가 이 세계에 떨어지며 가지고 온 유일한 물건이자, 고금제일인이던 그의 애검이었다.

16549466207058.jpg“일단 좀 맞자.”

까앙!!! 한 손으로 혈마검을, 다른 한 손으로 무명검을 굳게 쥔 천화가 두 검을 사정없이 부딪혔다.

1654946620715.jpg[크악!!!!]

  비명을 질러대는 혈마검을 무시하며 몇 번이고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참 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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