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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기연 쇼핑 (5) (14/481)

<14화> 기연 쇼핑 (5)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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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랍게도 상대가 사용하는 무공은 정파의 것이었다. 훔친 무공이 아니라면 상대 역시 정파 쪽의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가 저질러놓은 만행을 보고 자연스럽게 사파나 도굴꾼 중 하나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무공을 추리함에 있어 섣부른 편견은 독이었기에 사고를 열어둔 것이 다행이었다. 덕분에 저자가 사용하는 무공이 일성검문의 독문무공이라는 것을 확정할 수 있었다. 다른 무공을 섞어 사용할 수도 있기에 조심은 하겠지만, 천화의 머릿속에 그 파훼법이 낱낱이 떠올랐다.

16549466571078.jpg“일성검문이면 이름 없는 곳은 아닌데, 여기서 뭐하냐?”

주춤주춤 물러서는 녀석을 향해 여유를 가지고 자세를 취했다. 모르는 무공이 없는 천화였지만 아는 무공에 당할 바보도 아니었다. 내공의 격차? 그런 것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공 싸움으로 간다면 칠공에서 피를 뿜으며 죽는 것은 자신의 쪽이겠지만, 그렇게 만들지 않으면 그만이니까. 검기에 대한 위험도 해소된 마당에 질 거라는 생각 따위는 도저히 들지 않았다.

16549466571082.jpg“내 거야……. 내 거라고!!!”

그러나 상대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빛에, 자신의 사문인 일성검문을 언급하는 입에 움츠러들긴 했지만 곧 진득한 살기를 뿜어내며 천화를 압박했다.

16549466571082.jpg“내 걸 뺏어가려는 너희가 나쁜 거야!!!”

놈의 몸이 폭발적으로 쏘아졌다. 함께 내지르는 괴성에 내공이 잔뜩 담겨 음공처럼 천화의 몸을 비틀거리게 만들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천화는 놈의 움직임을 똑바로 주시하다가 힘없이 혈마검을 움직였다.

16549466571078.jpg‘일성검법의 가장 큰 약점은 첫 초식과 두 번째 초식이 이어지는 연결점이 부자연스럽다는 거지. 검법은 뛰어난데 보법이 조화롭지 못하니까.’

그것만 해결되어도 일류급에서 제법 알아주는 무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놈 역시 그것을 해결하지는 못한 듯 보였다. 스르릉-? 휘익! 그렇다면 더 볼 것도 없다. 검과 검이 맞닿는 순간, 천화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 바닥에 패대기를 쳐버렸다. [묘리 : 이화접목을 습득하셨습니다.] 단순히 검을 부딪힌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검로를 꿰뚫고 그 힘의 유동을 역이용한 것이다. 상대의 힘을 가볍게 받아내고 흘려보내는 기술. 무림에서는 이화접목이라 부르는 수법이었다.

16549466571078.jpg‘이 정도야 고인물들에게는 기본기지.’

상대의 무공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거나, 힘의 경로 따위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고절한 수법이지만 고작 삼류급도 되지 못하는 천화가 그것을 펼쳐낸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것은 무공이 아니라 하나의 원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16549466571078.jpg‘오성을 먼저 올려두길 잘했군.’

그리고 천화가 다른 능력치를 무시하고 오로지 여유 능력치를 오성에만 올인을 한 까닭이기도 했다. 오성 수치가 낮더라도 사용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기술화된 능력을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테니까. 게다가 이 같은 고절한 경지의 묘리를 깨우치고 몸으로 펼쳐내면 오성 수치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한번 높여둔 오성 수치가 기술 획득은 물론 오성 수치까지 높여주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었다. [오성이 20만큼 상승했습니다.] 들인 힘은 하나도 없건만, 바닥에 부딪힌 괴한이 쩔뚝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일류 고수쯤 된다면 이화접목에 대해 모르는 바가 아닐 텐데, 상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것이다. 보다 높은 경지의 무인은 낮은 경지의 무인이 어느 정도 급인지를 대략 가늠할 수 있으니, 그의 눈에는 천화가 하찮게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검기를 막아낸 것이야 붉은 기운이 감도는 저 검에 의한 것이라 치부할지라도, 두 번째 격돌에서 손해를 본 것은 횃불에 의한 것이라고 치부할지라도, 지금의 결과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어느 삼류 무사가 일류 고수를 상대로 이화접목 같은 고급 수법을 사용할 수 있겠나? 간단해 보이지만 아주 미세하게 삐끗하기만 해도 그대로 목이 달아날 터인데.

16549466571082.jpg“죽엇!!!”

때문에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발악하듯 연거푸 달려들었다. [오성이 10만큼 상승했습니다.] [오성이 8만큼 상승했…….] 그런 놈을 농락하듯, 천화는 계속해서 이화접목의 수법을 이용해 무공을 파훼했다. 상대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상태로 만들고, 자신은 오성 수치의 상승을 챙기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될수록 괴한의 몸은 망가져만 갔다. 이화접목으로 무력화되며 땅에 부딪힌 충격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이미 놈의 육신은 한계에 달한 상태였고 내공과 정신력, 아니 집념으로 버텨내고 있던 것이니까. 허나 완벽히 무력화되는 상황이 반복되자 그 정신이 허물어지며 몸 전체의 유지력도 무너지고 있었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에 이르며 최후의 발악을 하도록 만들었다.

16549466571082.jpg“히히히히!!”

보는 사람을 절로 오싹해지게 만드는 괴이한 웃음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전신의 내공을 폭사시켰다. 그러나 그 정도 살기쯤이야 천화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더한 살기를 받아본 게 셀 수도 없을 정도였으니까. 천화는 놈에게서 폭증하는 기운을 감지했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대신 가만히 놈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16549466571078.jpg“음?”

16549466571082.jpg“아무도 뺏을 수 없어. 내 거라고!!!”

파앙!! 온 내공을 발끝에 모은 듯,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괴한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16549466571078.jpg“완전히 맛이 갔네.”

천화를 향한 공격이 아니었다. 도주. 자신의 무력이 천화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 도주를 택한 것이다. 현재의 천화로서는 쫓기도 버거운 무지막지한 속도였지만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보법을 사용한 게 아니라 강하게 발을 굴러 도망친 까닭에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으니까. 그저 저 흔적들을 쫓아 차분히 나아간다면 놈의 거처를 찾을 수 있을 터였다.

16549466571078.jpg“그래도 미리 처리해두는 게 낫겠지.”

16549466571082.jpg[미리미리 삭초제근하시죠. 자고 일어났는데 저런 놈이 머리맡에 있으면……. 어우.]

  이미 힘의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놈이 사용하는 무공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이상, 갑자기 다른 무공으로 변칙 공격을 해오는 것이 아니라면 정면 승부로는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할 터였다. 하지만 운기조식 중이나 잠이 든 사이 습격을 해오면 곤란했다. 이미 서로 간의 적의는 명백하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천화는 결착을 짓기 위해 놈의 흔적을 쫓았다. 횃불을 앞세우고 동굴의 더 깊은 곳까지 이르렀다.

16549466571078.jpg‘꽤 깊게 연결되어 있군.’

좀 전에 놈을 만났던 곳도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놈이 도망친 쪽은 그만한 장소들이 몇 개나 연결된 것이었다. 그리고 각각 자리잡고 있던 이들의 유해와 유산들도 마구 헤집어져 있는 상태였다. 아마도 녀석의 짓이겠지. 그렇게 계속해서 흔적을 따라가자, 구석에서 잔뜩 움츠리고 있는 놈의 모습이 횃불에 드러났다.

16549466571082.jpg“내 거야. 내 거라고……. 아무도 못 뺏어가…….”

이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마치 영화에 나오는 반지 도착증에 걸린 괴물을 보는 것 같았다.

16549466571078.jpg“이놈…….”

그리고 그런 놈의 주위로는 수십 권의 낡은 서책들과 목곽들이 아무렇게나 마구 쌓여있었다.

16549466571078.jpg“보물 고블린이었잖아?”

그런 놈을 천화가 냉정히 평가했다. 그냥 미친 놈인 줄 알았는데 보물을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다니는 판타지 배경 게임의 잡몹 같은 모습이었다.

16549466571078.jpg“쯧쯧 어떻게 된 건지 알 만하군.”

이렇게 집착하는 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충 어떻게 된 연원인지 알 것 같았다. 문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원한을 품고 도망을 친 것이겠지. 어쩌면 문파의 비급쯤을 탈취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게 아니면 문파에서 죄를 지어 무공을 폐하려 하자 먼저 알아차리고 도망을 쳤거나. 그런 일이야 무림에서 흔한 것이었기에 천화에게는 흔해 빠진 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런 자들이 여기까지 와서 무공에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장차 무공을 높여 사문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니까. 실패했으니 폐인이 된 것이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오히려 혈겁을 일으켰을 확률이 아주 높았다.

16549466571082.jpg“절대 못 줘!!!”

그때, 놈이 몸을 뒤집으며 다시금 천화에게 뛰어들었다. 뭔가 초식이 바뀐 듯싶었지만 기본적인 대응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퍼억! 아예 놈을 향해 횃불을 던져 부딪힌 뒤, 움찔거리는 틈을 이용해 혈마검을 휘둘렀다.

16549466571082.jpg“끄아아악!!!!”

그 한 방이 결정타였다. 그렇지 않아도 벌어져 있던 상처가 크게 찢어졌고, 얼마 남지 않은 핏물이 뿌려졌으며, 나머지 몸뚱어리에는 불이 붙은 것이다.

16549466571082.jpg“내 거……!”

16549466571078.jpg“그렇게는 안 되지.”

다시 눈이 돌아간 녀석이 죽음을 직감했는지, 불타오르는 전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쌓아둔 비급이 있는 곳으로 가려 했지만 천화가 막아섰다. 비급들이 모두 불타게 둘 수는 없으니까.

16549466571082.jpg“내가 아니면…… 아무도 못 가져!!!”

눈이 돌아가 덤벼드는 괴한을 향해 다시 한 번 검을 떨쳤다. [묘리 : 사량발천근을 습득하셨습니다.] 이번에는 힘을 역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한 줌밖에 없는 내공을 검에 가득 밀어넣으며 놈의 내공과 부딪혔다. 자칫하면 내공 대결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내공 총량은 몰라도 운용은 천화가 몇 수나 더 위다. 놈이 쏟아내는 내공을 휘돌려 오히려 놈에게 되돌려버렸다. 사량발천근. 10이라는 상대의 힘에 자신의 내공 1을 더해 10이 아니라 11의 힘을 되돌리는 초상승의 묘리가 천화의 손에서 펼쳐졌다.

16549466571082.jpg“커헉!!!”

순간 내공이 역류하고 몸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괴한의 몸이 저만치 튕겨나갔다. 다만 사량발천근은 자신의 내공 또한 제법 소모해야 했기에 천화의 안색도 썩 좋지는 못했다. 얼마 되지 않는 내공을 몽땅 쏟아내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일격으로 승부는 갈렸다. 저런 몸 상태로는 내상을 견디지 못할 테니, 다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불가능할 터였다. 부들부들. 그것을 증명하듯, 놈은 바닥에 쓰러진 채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바닥을 굴러 몸에 붙은 불을 끌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16549466571078.jpg“끄응. 그래도 막타는 쳐야겠지.”

그런 놈을 향해 천화가 저승사자처럼 천천히 다가갔다. 우우웅! 마지막 발악인 걸까? 억지로 내공을 쥐어짜내며 호신강기를 일으키는 것이 보였지만, 천화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혈마검을 높이 들어, 놈을 찔러갈 따름이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 그와 함께 들려오는 폭발적인 레벨 업 소식.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지만 그의 수준에서 일류 무인을 처치한 것이니 막대한 경험치가 들어오는 것은 당연했다. 훨씬 레벨이 높은 상대를 일대일로 쓰러뜨린 것이니까.

16549466571082.jpg[이래서는 먹을 것도 없겠군요. 먹어치워 봤자 입맛만 버릴 것 같긴 하지만.]

  다만 혈마검이 먹어치울 피는 남아있지 않았다. 이미 남아있는 혈액 자체가 거의 없는 데다 시체가 불타고 있는 까닭이었다.

16549466571078.jpg“냄새가 지독하군. 얼른 자리를 옮겨야겠는데.”

때문에 천화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여유 능력치를 배분하고, 새로 획득한 비급들을 확인하는 것은 나중의 일. 일단 놈이 소중하게 모아둔 물건들을 몽땅 소지품 창에 넣어 챙기고, 시체에서 피어나는 냄새와 연기를 피해 밖으로 나섰다. 스릉-! 그러려고 했다. 어둠과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있던 누군가가 천화의 목에 검을 겨누지 않았다면.

1654946660224.jpg“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아요.”

16549466571078.jpg“…….”

천화조차 기척을 파악하지 못했다. 아무리 천화의 레벨과 내공이 낮다지만 상대 역시 삼류급은 아니라는 소리다.

16549466571078.jpg‘이류만 돼도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때문에 천화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좀 전에 괴한을 처리하면서 가진 내공을 거의 다 써버리는 바람에, 일류급의 고수를 또 다시 상대하는 것에는 살짝 무리가 있었다. 빠르게 사용하는 무공을 파악한다면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이렇게 딱 붙은 상태에서는 뭔가를 시도해보기 어려웠다.

16549466571078.jpg‘너, 두고 보자…….’

어쩔 수 없이 천화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힐끗 혈마검을 노려보았다. 괴한의 존재도 알아차렸던 혈마검이라면 이자의 존재 역시 먼저 알아차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조금의 언질도 주지 않았다는 건, 의도적이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는 일이었다.

16549466571082.jpg[오해십니다. 그게 아니라…….]

  천화가 속으로 이를 갈자 혈마검이 다급하게 소리를 냈다. 붉은 기운이 살짝 일렁거리기는 했지만 그 소리는 오직 천화만이 들을 수 있는 것이기에 대화 자체를 들키는 일은 없었다.

16549466571078.jpg‘심령이 연결된 건가? 아무튼……. 이따 보자.’

아무래도 혈정의 기운을 받아들이며 녀석과 심령이 연결된 듯, 굳이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일단 상대를 달래고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16549466571078.jpg“도망이라니요. 언감생심 제가 어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혹시 비급을 원하십니까? 제가 가진 것이라면 얼마든지…….”

저항할 생각이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혈마검을 떨어뜨리고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높이 든 천화가 어색한 미소로 상대를 맞이했다.

16549466571078.jpg‘어우, 무슨 얼굴이…….’

고개를 살짝 돌리자 상대의 얼굴이 살짝 드러났다. 어둠에 가려져있지만 얼핏 봐도 알 수 있었다. 엄청난 미인. 현대였다면 연예인 제의를 수도 없이 받았을 법한 미모가 거기에 있었다. 찌릿 그러나 상대는 뭐가 불만인지 천화를 노려보았다. 그가 떨어뜨린 혈마검과 천화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1654946660224.jpg“당신, 정체가 뭐죠?”

16549466571078.jpg“……예? 그게 무슨…….”

그리고 엉뚱한 물음을 내어놓았다. 다짜고짜 목에 칼을 들이대더니 정체가 뭐냐니? 그건 이쪽이 물어야 할 대사가 아니던가? 천화는 벌서듯 높이 든 두 손을 유지한 채 조심스레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거처에 침입했던 자와 이 여인이 동일 인물인 모양이었다.

16549466571078.jpg‘무인 같은 차림새는 아닌데…….’

헌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아무리 여인이라도 무림인이라면 활동하기 편한 무복을 입는 것이 보통인데, 이 여성은 화려하지 않아도 일반 여인들의 평상복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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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를 숨기기 위함일까? 얼굴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이 세계에서 마주친 인연은 당연히 아닌 데다, 그렇다고 현실에서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인 것이다.

1654946660224.jpg“그 검의 정체를 어떻게……. 아니, 어떻게 혈마검의 인정을 받은 거죠?”

하지만 다음 순간 내뱉은 여인의 말에, 천화는 그녀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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