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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삼류인데, 고인물입니다 (2) (20/481)

<20화> 삼류인데, 고인물입니다 (2)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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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혈마신공이 7성에 이르기 전까지는 절대 임의로 감출 수 없다는 혈마검의 혈마기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다니? 확인을 위해 직접 검기를 사용해 혈마검을 내리쳐본 설영은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천화를 따라 이동하는 중이었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자신보다 발각될 확률이 더 낮은 것이 천화일 테니 마을에 들어서도 문제가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16549467458531.jpg“목욕! 고기!! 침상!!!”

설영보다 오랫동안 폐관 아닌 폐관을 해오던 천화가 따뜻한 물과 기름진 음식, 편안한 잠자리를 부르짖은 까닭이기도 했고.

16549467458535.jpg“창피하니까 조용히 좀 해!”

16549467458531.jpg“객잔이다!!”

강호 초출도 저런 모습은 아닐 거다. 적어도 자신은 그러지 않았다. 설영은 그 모습이 창피했는지 천화를 타박했지만, 천화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멀리 보이는 객잔을 향해 무형보까지 사용해 달려간 것이다.

16549467458535.jpg“어휴. 소란 피우지 말라니깐.”

그 뒤를 설영이 어쩔 수 없이 뒤따랐다. 쫓기는 몸인 이상 최대한 소란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이동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그렇다고 천화를 따라가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다. 일단 혈마검이 천화에게 있었고, 그리고…… 당장 입에 뭐라도 넣을 수 있는 한 푼의 돈도 설영에게는 없었으니까. 창피하지만 전낭을 잃어버리지 않은 천화에게 당분간은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력 있는 무림인은 돈을 무척이나 잘 번다는 것이 일반의 인식이지만 그것도 시간과 계기가 있을 때의 일이다. 산적이라도 털어먹거나 현상수배범들을 잡지 않는 이상, 무림인이 강도는 아니니 일을 해야 돈을 버는 법이고 설영의 수중에는 돈을 벌 때까지 버틸 조금의 돈조차 없기에 조용히 발을 놀려 객잔을 따라 들어갔다.

16549467458531.jpg“여기! 오리탕 세 그릇에 만두랑 소면도 세 개씩 줘! 죽엽청도 세 병!! 그리고…….”

16549467458535.jpg“왜 다 세 개씩이야? 그리고 술은…….”

16549467458531.jpg“응? 그야 당연히 내가 2인분이지. 왜, 넌 안 먹으려고? 술은 걱정 마. 나도 생각이 있지. 아무렴 흥청망청 퍼마실까. 나름대로 비상용이니까 걱정 마, 걱정 마.”

16549467458535.jpg“비상용은 무슨……. 그보다 너, 돈은 충분히 있는 거야?”

16549467458531.jpg“돈이라면…… 이 정도?”

쩔그렁 천화가 탁자 위에 꺼내놓은 것은 쌍두음혈수사로 만든 고깃국 두 그릇을 설영에게 팔아먹고 받은 은자 두 냥이 전부였다. 아껴 사용한다면 당분간은 버티겠지만 이렇게 먹고 객잔의 방까지 잡는다면 며칠, 아니 하루 이틀을 버티기 어려운 수준.

16549467458535.jpg“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음식에 이어 술까지. 혈마기를 감출 수 있게 되었다지만 자신이 언제든 쫓길 수 있다는 입장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천화를 보며 설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16549467458535.jpg‘이러다 빈털터리가 되면 호위고 뭐고 안 해줄 거야.’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으니 일단은 지켜볼 뿐이지만 샐쭉 입술을 내밀며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그 특별한 능력들이 있으니, 이번에도 뭔가 돈을 벌 방법 따위를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이기도 했다.

16549467477135.jpg“자,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왔다. 죽엽청 세 병도 함께. 이것들이 예산을 갉아먹는 주범들이었지만 천화는 흐뭇하게 그것들을 보다가 슬쩍 설영의 눈치를 보았다.

16549467458531.jpg“그래도 나왔는데 한 병은…….”

꼴깍! 무신지로에서도 유저가 술을 마시는 것은 허용되었다. 그 맛은 물론 서서히 취기가 오르는 것까지도 구현이 되었고, 심지어 [상태이상 : 만취]까지 구현해 놓은 덕분에 술 마시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유저마다 주량이 얼마인지가 랜덤이라는 것이다. 재수가 없으면 현실에서는 말술인데 무신지로에서는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하늘이 핑 도는 경험을 할 수도 있었기에 반발도 많았지만, 반대로 현실에서는 알코올 쓰레기라 불리는데 무신지로에서만은 마음껏 술을 들이킬 수 있는 사람도 있었기에 적당히 무마되었다. 정확히는 게임사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만. 그나마 무공을 익히면 주독을 몰아낼 수 있다는 설정이 있어 취하고 깨기를 반복할 수 있지만, 어디 깨려고 술을 먹는 사람이 있던가? 대부분 술을 마시는 이들은 전투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주독을 몰아내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았고, 일반 유저들 중에는 술을 마시기 위해 무신지로를 플레이하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천화도 휴식을 취할 때는 제법 술을 마시길 즐겨했기에 죽엽청의 향긋한 냄새에 코와 입이 먼저 반응했다. 설영이 노려보기는 했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호위를 해주기로 한 마당이니, 설령 자신이 만취한다 하더라도 설영이 어떻게든 해주겠지!

16549467458531.jpg‘고작 한 병 정도는 괜찮기도 하고.’

츄릅. 천화가 입맛을 다시며 음식과 술을 입안으로 쏟아붓기 시작하자 설영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놀리다가 불쑥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16549467458535.jpg“이제 돈은 어떻게 벌 셈이야? 정말 그게 전부라면 이 마을을 벗어나기도 전에 다 써버릴 것 같은데.”

16549467458531.jpg“응?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러자 천화가 뭐 그런 당연한 사실을 묻느냐는 듯 음식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말했다.

16549467458531.jpg“이걸로 벌어야지.”

톡톡 게걸스레 음식들을 먹어치운 뒤, 죽엽청까지 한 잔을 털어넣은 천화가 가볍게 두드린 것은 다름 아닌 허리춤에 찬 혈마검이었다.

16549467458535.jpg“너 설마, 그걸 팔아먹으려는 건…….”

16549467477135.jpg“어이 형씨.”

그때였다. 누군가의 험악한 목소리가 설영의 미심쩍은 음성을 자르고 끼어든 것은.

16549467458531.jpg“봐. 이렇게 돈줄이 알아서 굴러들어오잖아?”

고개를 돌리자 소도둑놈처럼 생긴 세 명의 무인이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16549467458531.jpg“객잔에서 3인 이하가 앉아있을 때 시비 털릴 확률 10%.”

16549467458535.jpg“뭐?”

16549467477135.jpg“맛있는 거 있으면 같이 좀 나눠먹읍시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삼류 건달들의 단골 멘트 같은 소리를 내뱉으면서.

16549467458531.jpg“일행 수보다 많은 음식을 주문하면 10% 추가. 일행에 미녀가 끼어있을 경우 10% 추가. 그리고 남성의 무위가 삼류 이하일 경우 또 10% 추가.”

그때, 천화가 것보라는 듯 설영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멈추지 않고 설영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이어갔다.

16549467477135.jpg“음식도 좋고, 아니면…… 흐흐!”

16549467458531.jpg“일행 모두가 소속이 없으면 10%가 추가되고, 근처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파가 없으면 또 10% 추가. 마지막으로 귀주성은 20% 추가.”

16549467477135.jpg“이게 어디 형님들이 말씀하시는데 잡담이야?”

16549467458531.jpg“8할 정도면 시비 붙는 게 거의 당연하다고 보면 되겠지?”

16549467477135.jpg“이 자식이!!”

  [파락호 처치][돌발 임무] 귀주에 터를 잡은 파락호 무리가 당신의 전낭과 일행을 노린다. 이들을 처치하고 당신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라. - 성공 조건 : 파락호 무리 처치 - 성공 보상 : 약간의 경험치, 파락호 무리의 전낭 - 실패 시 불이익 : 소지금 강탈, 일행의 곤란 후웅- 능글맞게 씨익 미소를 짓는 천화의 모습에 솥뚜껑만한 주먹이 떨어져내렸다. 허나, 그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터억 호위 무사가 괜히 호위 무사겠나? 이럴 때 나서는 게 호위 무사지. 정수리가 납작해질 위기임에도 천화는 생글거리며 반투명하게 떠오른 임무창과 그 너머의 설영을 바라보았고, 설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천화에게 건네받은 낡은 철검을 눕혀 검면으로 주먹의 동선을 막아섰다.

16549467477135.jpg“으악!!”

사내와 설영의 덩치 차이는 상당했지만 정작 비명을 토하며 물러선 것은 주먹을 날린 사내 쪽이었다. 내공의 차이가 월등한 까닭에, 검면을 내리친 주먹은 어딘가 부러졌는지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정작 부딪힌 철검은 미동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16549467458535.jpg“조용히 돌아가세요. 여기서 물러나면 책임을 묻지 않…….”

16549467458531.jpg“푸히히히히히! 불주먹인 줄!!”

설영은 고작해야 삼류급이나 될 법한 파락호들 때문에 소란을 일으키기 싫었는지 점잖게 타이르려 했지만, 그보다 압도적으로 경박스러운 천화의 비웃음 소리가 그들의 귓가에 꽂혔다.

16549467477135.jpg“가, 감히 이 귀주삼호님들께……!”

16549467458531.jpg“귀주삼호? 귀주삼묘 아니고? 푸흡!”

시작 지점에서 만났던 놈들처럼 귀주삼호라는 같지도 않은 별호를 스스로 대는 녀석들을 보며 천화는 다시 한 번 배꼽을 잡았다. 그의 말처럼 보통 자기 입으로 삼호니, 삼랑이니 하는 놈들의 대부분은 삼묘, 삼견 따위의 이름을 붙여도 무방한 반푼이들인 것이다. 호나 랑 따위의 거창한 별호가 붙는 놈들 중 제대로 된 이들은 대부분 이놈들처럼 뭉쳐 다니기보다 강호를 독보하며 실력을 뽐내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니까.

16549467477135.jpg“뭐, 뭐야?! 형님들!!”

사사삭- 단 일수의 교환이었지만 사실 무위의 고하는 명백했다. 하지만 미인의 앞에서는 없던 용기도 생기는 법. 더구나 천화의 조롱에 열이 올랐는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파락호 셋은 둘을 포위하듯 진형을 갖추었다. 허나 설영의 무위가 보통이 아님을 확인한 이상, 섣불리 덤벼들 수도 없었기에 한 가지 꾀를 내었다. 천화가 그랬듯, 자신들 역시 천화를 도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16549467477135.jpg“어디 사내가 되어 계집…… 아니 여인의 뒤에 숨는 것이냐! 네놈도 사내라면 앞으로 나서라!!”

계집이란 소리에 서늘한 눈빛을 보내는 설영의 기세에 움찔거리긴 했지만 애써 아무 일도 없던 척, 천화를 꾀어내려 들었다. 아무리 무림인들 사이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일반의 그것과 같지 않다지만, 사회적 통념상 여성의 치맛자락에 숨는 것은 수치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16549467458531.jpg“뭐라고? 너무 약한 놈들이라 안 들리는데에~?”

허나 도발이라는 것도 통할 상대에게나 통하는 것이다. 오히려 천화는 귀를 쫑긋 세우는 시늉을 하며 역으로 그들을 도발했다.

16549467477135.jpg“크하아악!!!”

결국 도발에 넘어간 것은 귀주삼호, 아니 귀주삼묘들이었다. 둘이서 설영을 견제하면 별 무공도 없어 보이는 천화쯤은 순식간에 베어버릴 수 있겠지! 나름대로 정파의 영역이니 함부로 객잔에서 살인을 벌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치욕적인 큰 상처 하나쯤은 안겨 주리라 이를 갈며 셋이 동시에 덮쳐 든 것이다.

16549467458535.jpg“경고를 무시한 건 당신들이에요.”

그들의 예상처럼 천화는 제 자리에 얼어붙어 꼼짝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설영이 그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고수라는 것이었다. 호위를 해주기로 했으니 약속은 약속이다. 이런 식으로 고의적인 도발을 해대면 앞으로 곤란한 일들이 잔뜩 생길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약속을 어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한숨을 푹 쉬고 일격을 떨쳐 내었다. 까가강!! 높게 쳐줘야 간신히 삼류급에나 들 법한 놈들에게는 혈마신공 상의 무공을 펼칠 필요도 없다.

16549467477135.jpg“커헉!!”

16549467477135.jpg“우욱!”

쿠당탕. 형편없이 질이 떨어져 검이 아니라 낡고 닳은 쇠몽둥이처럼 느껴지는 낡은 철검을 가볍게 휘두르자 세 놈의 검이 동시에 튕겨나가 널브러졌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검을 타고 흘러든 내기에 내상까지 입었는지 왈칵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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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발 임무 ‘파락호 처치’를 완료하셨습니다.]

16549467458531.jpg“에익, 드러. 아조씨들. 나갈 때 바닥은 닦고 나가요?”

꾸욱. 단 일격에 당했음에도 쉬이 몸을 가누고 일어서지 못하는 놈들에게 잽싸게 다가간 천화가 한 일은 간단했다. 강탈! 정확히는 먼저 시비를 건 것에 대한 보상을 챙기는 일이었다. 무신지로에서는 소지품 창으로 알아서 보상이 들어왔지만 현실이 된 지금은 천화가 알아서 챙겨야 했으니까! 혹시나 저항할 수 있기 때문에 내상으로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팔목을 지그시 밟아준 상태로 놈들의 품을 뒤진 천화가 모두 세 개의 전낭을 챙겼다. 그 뿐 아니라 그들이 각각 휘두르던 검들까지도 두 손 무겁게 챙겨들었다. 무인에게 있어 무기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라지만, 남의 목숨을 노린 주제에 자기 목숨은 무사하길 바란다는 것이 웃기지 않은가? 사실 싸우는 중에 힘 조절을 하지 못한 척하며 목을 베어도 그들은 할 말이 없을 터였다.

16549467458531.jpg‘뒷배가 든든한 놈들이라면 생각해보겠지만, 딱 봐도 동네 건달인데 뭐.’

그나마 자비를 베풀어 입고 있는 옷가지는 남겨둔 천화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16549467458531.jpg“뭐해? 안 먹어?”

다시 식사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16549467458535.jpg“계속 이런 식으로 돈을 벌 셈이야?”

천화가 식사를 대충 마쳐갈 때쯤, 설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마치 객잔에 들러 식사를 할 때마다 시비가 붙을 듯이 이야기했기에 염려스러운 것이다. 매번 이렇게 시비가 붙는 것도 문제였지만, 만약 상대가 이번처럼 허약한 놈들이 아니라 일류 이상의 고수이기라도 하면 어쩐단 말인가? 혈마검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상승의 무학인 혈마검법을 사용하면 어지간한 일류 고수들까지도 상대할 자신이 있는 설영이었지만, 이러한 방법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상대가 한 명이라는 보장도 없었고, 누군가 혈마검법을 알아보지 못하리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아무리 혈마신공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오래된 무공이라지만 여전히 특징만으로 알아볼 만큼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무공인 만큼, 어떤 기인이 나타나 다시 혈마의 후예로 낙인찍을지 모르는 것이다.

16549467458535.jpg‘나 때문이긴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말리거나 타박하지 못하는 이유는 설영 자신에게도 있었다. 예쁘니까. 낯간지러워 절세미인이라고 자칭하지는 못하겠지만, 누구나 돌아볼 만큼 빼어난 미모를 지닌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비싼 값을 주고 인피면구까지 구해 쓰고 다닌 터였으니 어찌 보면 인피면구를 손상시키고 잃어버린 자신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16549467458531.jpg“에이, 이런 푼돈으로는 무리지. 당장 쓸 만한 요리도 한 상 거하게 시켜먹지 못할걸? 그리고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놈들이랑 붙었다가는 파손된 기물 값을 물어주느라 남는 것도 없어. 그러니 이건 용돈벌이 정도?”

16549467458535.jpg“그럼……?”

걱정 말라는 듯 천화가 손사래를 쳤지만 설영은 이전보다 더 큰 불안감을 느꼈다. 천화가 저 장난스러운 눈빛을 띌 때마다 뭔가 괴상한 짓들을 벌여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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