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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화> 최강의 아군 (2) (131/481)

<131화> 최강의 아군 (2)2021.09.05.

쐐애애액-!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함과 동시에 대장은 검을 쏘아냈다. 상대가 자신을 아득히 뛰어넘은 고수라는 것은 알아차렸지만, 일종의 본능과도 같이 행동한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가 벌이는 마지막 발버둥, 혹은 발작과 같은 것이랄까? 티잉 허나 역시나 통하지 않았다. 상대는 무기조차 뽑지 않은 채 두 손가락으로 검날을 붙잡았다. 그것만으로도 그들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16549484235907.jpg“퇴각! 퇴각하라!!!”

그것을 손끝의 감각으로 확인하자마자 대장은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대로면 전멸은 물론이요, 붙잡혀 고문을 당할 것이 뻔했다. 그러느니 어떻게든 도주를 하거나 차라리 자결을 하는 편이 나을 터였다.

16549484235912.jpg“마교도입니다! 잡아야 해요!”

무인의 분신과도 같다는 검마저 놓아버린 채 도주를 감행하는 놈들을 그가 가만히 보고만 있자, 천화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놈들이 도주하게 놓아둔다면 언제고 다시 자신의 목숨을 노릴 테니까. 그때도 이 같은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니, 이 자리에서 끝장을 보는 것이 좋았다. 비뢰투술. 제삼초. 섬전만리. 천화가 내기를 끌어올리며 비영검을 날렸다. 애초에 자백을 할 것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기에 비뢰투술의 초식을 사용해 놈의 등판을 꿰뚫으려 든 것이다. 쩌엉! 허나 실패했다. 천화에게 발등을 꿰뚫려 기동력을 잃어버린 놈이, 대신 비검을 받아낸 것이다. 어차피 자신은 틀렸으니 동료라도 살려보내겠다는 생각인 듯싶었다.

16549484235907.jpg“윽?”

검강까지 뽑아내며 방어에 나선 그였기에 천화의 내력으로는, 또 아직은 성취가 낮은 비뢰투술로는 방어를 뚫어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를 당황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 쑤욱 천화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비영사를 당겨 비영검의 회수에 나서자, 다시 몸을 돌리려던 상대의 검이 힘을 잃고 딸려왔으니까. 천화가 비영검에 내기를 불어넣자 만년한철의 시린 기운이 일어나며 부딪힌 검에 찰싹 달라붙은 것이다. 막아냈다고 안심하던 차였기에 상대는 그 우악스러운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검을 놓쳤고, 비어버린 손으로 당황하며 검을 되찾아야 할지, 적수공권이라도 펼쳐봐야 할지 망설였다. 무의미한 선택이다. 다음 순간 눈앞으로 다가온 검은 그림자가,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이었으니까.

1654948423592.jpg“누가 가도 좋다고 했나?”

16549484235907.jpg“?!”

짜악! 찰진 파육음과 함께 머뭇거리던 놈의 상체가 돌아갔다. 고작 따귀를 맞았을 뿐인데, 고개뿐 아니라 상체가 거꾸로 처박히는 충격을 받은 것이다.

16549484235907.jpg“커……!”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땅에 처박힌 놈의 입에서 하얀 알갱이가 후두둑 떨어져내렸다. 이미 혼절해버렸기에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나중의 일이 되겠지만, 앞으로 치아를 이용해 뭔가를 뜯어먹을 일은 없을 듯싶었다.

16549484235907.jpg“미친!!”

그 모습을 힐끔 돌아본 동료들이 이를 악물었다. 저렇게 되기는 싫었으니까. 서로 빠르게 눈짓을 교환한 뒤,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16549484235938.jpg“멈춰라!”

그중 하나는 설영이 맡았다. 그녀 역시 놈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전력으로 신법을 펼쳐 따라잡은 것이다. 남은 적은 대장까지 포함하여 두 놈뿐. 하지만 사내는 놈들을 쫓지 않았다. 제자리에 우뚝 선 채 한 놈에게 시선을 보내자, 사내를 대신해 날아드는 것이 있었다. 푸욱! 그것은 바로 한 자루의 도였다. 도가 스스로 날아 놈의 등판에 꽂힌 것이다. 심지어 방어를 위해 휘두른 검강마저 날려버리고서.

16549484235907.jpg“이기……어도?”

풀썩 즉사는 면했지만 치명상을 입고 제자리에 쓰러지는 상대. 그것을 지켜본 모두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진기만으로 병기를 조종해 공격한다는 전설적인 경지를 직접 두 눈으로 목격했으니까.

1654948423592.jpg“다행히 늦지 않은 것 같군.”

터억!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사내가 마지막으로 달아나는 대장을 향해 손을 뻗자, 어둠으로 녹아들려던 녀석의 몸이 허공을 날아 돌아온 것이다. 내공을 실어 버둥거려보지만 소용 없는 일이다. 허공섭물. 진기로 대상을 조종하여 손아귀에 넣는 기술을 이용해 억지로 잡아당긴 것이었기에, 어지간한 내공으로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어려웠으니까.

16549484235907.jpg“커헉!”

수하들마저 돌보지 않은 채 도주를 시도하던 대장의 목이 허무할 정도로 쉽게 그의 손아귀에 붙잡혔다. 목을 조여오는 우악스러운 힘에 숨이 막히는지 컥컥 거리며 몸을 꿈틀거렸다.

1654948423592.jpg“귀찮으니 일단 제압부터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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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화조차 긴장하던 인물을 어린아이 다루듯 손쉽게 제압한 이는 다름 아닌 도왕이었다. 아내를 안전한 모처에 숨긴 그가 천화와 설영을 염려하여 다시 무한으로 돌아온 것이다. 천하십대고수. 천하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답게 압도적인 힘으로 놈들을 찍어누르며 자신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16549484235912.jpg‘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아내와 연관된 부분에서는 인간미가 넘쳤지만, 무인으로서의 도왕은 도 한 자루로 천하를 발아래에 두던 이였다. 그와 비슷한 수준의 고수가 아홉이나 더 있긴 하지만, 십대고수 정도 되는 인물들이라면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이기 때문에 서로 무공을 겨루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 사실상 천하에 적수가 없는 셈이다. 그런 그가 진심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도를 꺼낼 필요도 없다는 듯 맨손으로 그들을 잡아들여 패대기를 쳤다. 혈도를 제압하여 독단조차 깨물 수 없게 만든 뒤, 쓰레기를 쌓듯 한곳에 모았다.

16549484235938.jpg“감사합니다.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1654948423592.jpg“아니네. 내가 아니라도 잘할 수 있었겠지. 그리고 자네들이 내게 해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일세.”

셋이서 덤빌 때도 어떻게든 비등한 상황을 만들어내던 설영이었다. 일대일 상황이 되자 단숨에 힘을 폭발시켜 상대를 제압해냈고, 자신이 제압한 적을 데리고 도왕의 앞에 선 설영이 도왕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제야 비로소 그의 정체를 바로 파악한 복면인들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그가 정말 도왕이라면, 자신들 따위가 무공으로 어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죽음을 불사한다 해도 마찬가지. 자신들이 전부 덤벼 동귀어진의 수를 쓴다 해도 그에게 생채기 하나 낼 수 있을까? 긍정적인 답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세상을 등지고 광인처럼 굴고 있어야 할 그가 왜 이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기에 눈알을 뒤룩뒤룩 굴리며 살 방도를 찾았다.

16549484235907.jpg“거, 거래를 하자!”

그중에서도 유독 불안증세를 보이던 사호가 소리쳤다. 입안에 독단을 제거해두었기에 혀를 깨무는 것 말고는 자결을 할 방도도 없어 아혈을 풀어둔 것이다. 혀를 깨문다 해도 즉시 조치한다면 죽지 못하는 신세로 만들 수 있었기에 섣부른 짓은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리고 곧 입질이 왔다.

1654948425043.jpg“사호!”

대뜸 거래를 하자니, 배신이라도 할 참인가? 사호의 돌발행동에 다른 복면인들이 크게 당황하며 소리쳤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도왕이 서슬퍼런 시선을 보내자 기운에 짓눌려 말은커녕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1654948423592.jpg“거래? 네깟 놈들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이냐? 뭐, 순순히 내가 묻는 것을 답한다면 목숨만을 살려주는 것 정도는 고려해보도록 하지.”

하지만 도왕도 만만치 않다. 그들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칼자루를 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으니까. 마치 중력과 같이 그들의 몸 위에 내려앉은 진기는 배신하는 아군을 말릴 수도 없을 만큼 강하게 그들을 옭아매었고, 도왕은 냉소를 흘렸다. 같잖은 수작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지만, 의외로 강단이 약한 자일 수도 있으니 들어서 나쁠 것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너희가 말하지 않아도 정체를 밝혀낼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귀찮으니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고작 그것만을 약속하며 말할 테면 하고, 말 테면 말라는 입장을 취하자 오히려 애가 닳는 것은 그들 쪽이 되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도왕의 힘을 직접 몸으로 겪자, 정말 그가 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중원에는 이런 괴물이 아홉이나 더 있다. 그들 모두가 힘을 합치면 자신이 모시는 인물이라 한들 이길 수 있을까? 물론 그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일은 있지도 않을 테고, 만들지도 않을 테지만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16549484235907.jpg“네 아내를……!”

16549484235907.jpg“닥쳐라!!”

꿈틀 감히 그 더러운 입으로 자신의 아내를 입에 올리는 놈에게 도왕이 분노하려는 찰나, 그 옆에 있던 대장이 먼저 격하게 반응을 했다. 그것은 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기 때문이다. 도왕의 아내를 중독시킨 것이 마교의 소행이라는 것이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진다면 그들이 받을 타격은 상상하기 어려울 테니까. 계획을 그르치는 정도가 아니라, 도왕의 분노가 마교로 향할 수 있었다. 때문에 조금은 과할 정도로 고함을 쳐 놈의 입을 다물게 만들고 도왕의 압박을 벗어나려는 듯 진기를 끌어올렸다.

1654948423592.jpg‘광혈지신?’

도왕이 즉시 진기를 더해 놈을 다시 꿇어앉혔지만, 이번에는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눈에 흑광이 도는가 싶더니, 근육이 부풀고 혈관 또한 터질 듯 부풀어올랐다. 폭혈단 또는 역혈기공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부작용을 지닌, 목숨을 담보로 힘을 폭주시키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우둑! 우두둑!! 허나 도왕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진기만으로 찍어누르는 것임에도 폭발적으로 힘이 솟구치는 놈의 신체가 뒤틀렸다. 옴짝달싹할 수 없도록 진기로 전신을 짓누르고 묶어둔 상태에서 억지로 힘을 일으키니 관절이 꺾이고 기혈이 뒤틀리는 것이다.

16549484235907.jpg“!!”

문제는, 그럼에도 놈이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광혈지신은 어차피 발동과 동시에 죽음이 확정되는 능력이었으니까. 푸확! 놈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는가 싶더니 뼈가 살과 근육을 찢고 튀어나왔다. 그것을 무기로 삼아 사호라 불린 자의 심장을 꿰뚫었다.

1654948423592.jpg“이런.”

그 모습에 도왕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정도의 각오가 되어있을 것이라고는 그 역시 생각하지 못했는지 막지 못한 것이다. 입을 열려던 자는 심장이 꿰뚫렸고, 무리해서 손을 쓴 녀석은 폭주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상태였기에 죽음을 면치 못할 터였다.

1654948423592.jpg“뭐, 입이 여러 개일 필요는 없겠지.”

꼴깍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듯, 도왕이 살아남은 마지막 녀석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천화에게 사타구니를 걷어차여 남자도 여자도 아니게 된 놈, 발등이 꿰뚫리고 성한 이빨이 하나도 남지 않은 놈, 설영에게 묵사발이 되어 전신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헐떡이는 놈. 한 놈도 성한 놈은 없었지만 약간의 정보를 얻기에는 충분할 터였다.

16549484235907.jpg“저,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1654948423592.jpg“그래? 모르면 죽어야지.”

16549484235907.jpg“컥!”

도왕과 시선이 마주친 녀석이 제발 저렸는지 말을 더듬다가 걷어차였다. 만약 도왕이 조금만 진심을 담았다면 그대로 가슴이 함몰되어 죽음을 맞이했을 테지만, 강한 충격에 혼절할 뿐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남겨진 자들에게는 그조차 공포였다. 도왕이 놈을 죽이지 않은 것이 차마 죽일 수 없기 때문이 아님을, 어쩌면 그들 셋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임을 알기 때문이다.

1654948423592.jpg“거기, 말 못하는 놈. 너부터 하지. 마혈을 풀어줄 테니 아는 것을 모두 적어보든가, 아니면…….”

도왕이 가장 먼저 이빨이 모두 나가버린 놈을 선택했다. 놈은 말을 하지 못하니 글로 적어서 표현을 해야 할 테고, 조금의 머뭇거림이나 허튼 수작이 있다면 그냥 두고보지 않겠지. 어차피 그 역시 이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기대감 없이 놈의 마혈을 풀어주었다. 스산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지필묵을 놈의 앞으로 밀어주었다. @

1654948423592.jpg“역시 이 정도뿐이군.”

결과적으로 천화와 설영을 공격했던 이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아는 대로 모두 분다면 목숨만은 살려줄 것을 약속하긴 했지만, 놈들도 순순히 모든 것을 털어놓지 않은 것이다. 자결을 시도하다가 사지가 뒤틀려 죽은 놈도 있었고, 뭔가 말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정신에 가해진 금제 때문에 거품을 물고 까무러친 놈도 있었다. 이미 단악검을 통해 확인했듯이, 어느 정도 이상 진실에 접근한 이들에게는 정보를 발설할 수 없도록 정신적, 주술적 금제가 가해진 모양이었다.

16549484235912.jpg“그래도 시신은 남았으니 나름대로의 정보를 얻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시체가 남았다. 단악검이라는 존재 자체가 충격을 주었듯, 그들의 정체 역시도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터였다. 그 단서의 꼬리를 물고 추적하다 보면 마교와의 접점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 여러모로 천화와 설영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었기에 하오문과 손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16549484235912.jpg‘이참에 실적 좀 올려주면 좋지, 뭐.’

아니, 사실 천화에게는 정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마교의 존재와 그들의 행적에 대해 알고 있으니까. 다만 그 사실을 퍼트리고, 정사대전을 촉발시킬 방도가 필요할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놈들의 존재는, 정파 무림을 움직이게 만들 단서가 될 수 있었다.

1654948423592.jpg“어떻게 할 텐가. 자네들이 표적이 된 듯싶은데.”

16549484235912.jpg“흠. 괜찮습니다. 어쩔 수 없죠.”

시신을 정리하고 안전을 확보한 도왕이 천화와 설영을 걱정했다. 혹여 다시 놈들이 쳐들어오기라도 하면 곤란해질 테니, 함께 이동을 하면 어떻냐는 것이다. 하지만 천화는 거절했다. 놈들의 대장은 이미 잡혔고, 그만한 고수가 또 다시 나타날 리 없으니까. 아니, 아마 그들이 실패할 것이라는 가정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었기에 재습격은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오히려 여기서 벗어나려 움직인다면 놈들에게 발각이 될 수 있으니, 차라리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가 날이 밝으면 다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이었다. 도왕은 살짝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사실 대장 한 놈만 없었어도, 혹은 놈의 무위가 똑같이 절정급만 되었어도 승리를 차지하는 것은 천화와 설영 쪽이었을 터였다. 천화에게는 자신할 만한 실력이 있었고, 설혹 그와 같은 자가 다시 나타난다 해도 어떻게든 상대할 방도도 있었다. 무리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전에 무위를 끌어올려두는 것이 좋겠지만 말이다. 결국 도왕은 모처에 숨겨둔 아내가 걱정되었음에도 하룻밤을 그들과 함께 보내기로 결정했다. 아내는 현명한 이이니 섣불리 안전지대에서 나오지 않고 자신을 기다릴 테고, 다음날 일찍 그가 하오문을 찾아 직접 이들의 정체에 대해 알아볼 작정이었다. 저들이 아내에 대해 언급을 하려 했던 것도 살짝 마음에 걸렸으니까. 도왕인 자신의 부탁, 아니 지시라면 하오문 역시도 전력을 다해 조사를 해볼 터였다.

16549484235912.jpg“뭐?”

그리고 다음 날, 하오문 소속의 객잔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단 후원에서 다시 객잔으로 넘어온 천화 일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16549484235912.jpg‘당했군.’

배첩을 두고 한바탕 칼부림이 일어나도록 만들었던 것은, 그저 눈속임에 불과했던 것이다. 밤사이, 또 다른 사건이 이곳 무한에 일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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