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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이걸 설계를 당하네 (2) (186/481)

<186화> 이걸 설계를 당하네 (2)2022.01.11.

16549492582669.jpg“……그러니까, 여기 있는 인원이 전부란 말이죠?”

16549492582674.jpg“크흠. 전부는 아니고…….”

16549492582669.jpg“몇 명 더 있기는 한데 전부 돈 벌러 팔려나갔고?”

16549492582674.jpg“아니, 팔려나간 것까지는 아니고…….”

민망한 듯 소식을 전한 이는 빼꼼 고개를 내밀었던 중년인이었다. 장문인이라고는 하는데 무공 수위는 일류도 채 되지 못한 수준이다. 사실 임봉곤이라는 일류 고수를 키워낸 것이 놀라울 만큼 황산파의 무공은 그저 그랬으니까.

16549492582669.jpg‘호구네, 호구야.’

뭐, 무공이 낮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호구 짓을 하다가 사기를 당해? 순박한 인물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면 순박을 넘어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임봉곤이 비무대회에서 이름을 날리며 황산파의 명성도 함께 올라갔고, 여러 문파들에서 친하게 지내자는 선물까지 보내온 것이다. 자연히 문도가 되겠다며 찾아온 이들이 넘쳐났고. 문제는, 그렇게 몰려온 이들 중 사기꾼들이 있던 것이다. 그들은 문도들이 급격히 늘어날 테니 전각을 새로 짓고 그들을 맞이할 채비를 해야 한다 꼬드겼고, 장문인과 다른 장로들도 그 말에 홀랑 넘어가버렸다. 그래서 제법 거창하게 전각도 짓고, 연무장 바닥도 새로 까는 등 돈을 펑펑 쓴 것이다. 그리고 천화의 예상처럼 돈이 모자랐다. 뒤늦게 정신 차린 장문인이 이쯤에서 적당히 수습하고 마무리를 지으려 했으나, 언변이 뛰어난 업자가 그 정도는 새로 입문하는 문도들에게 받은 돈으로 천천히 메우고 갚으면 된다며 돈을 빌리게 만들었고, 결국 큰 빚을 져서 완공시켰다. 문제는 그때 발생했다. 물밀듯 들어왔던 새로운 제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이미 들어왔던 제자들마저 떠나버린 것이다.

16549492582669.jpg‘설계 당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말 속수무책으로 당했구만.’

황산파의 무공이 별것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천화는 이 상황이 애초부터 설계였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마 업자들이 일부러 돈을 쥐여주며 황산파에 입문 신청을 하도록 동원한 인원들이 많았겠지. 당연히 중도에 포기하고 빠져나갈 인원들까지 계산에 포함되어야 했는데, 작정하고 수작을 부린 건축업자와 고리대금업자의 수작에 넘어간 것이다.

16549492582669.jpg‘작정하고 사기 치는 놈들을 못 막는다지만, 이건 진짜 된통 걸렸네.’

사파라든지, 막나가는 문파였다면 여기서 배 째라고 나왔을지도 몰랐다. 힘은 있으되 잃을 것이 없는 문파라면 고리대금업자들을 힘으로 찍어 누르며 원금만 갚거나 그마저도 깎았을 터였다. 하지만 황산파는 사람들이 너무 물렀다. 순순히 고리대금업자가 내건 엄청난 이자를 인정했고, 그 돈을 벌기 위해 그나마 능력이 되는 제자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하여 돈을 벌어오게 한 것이다. 설산파와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경우라고나 할까.

16549492582669.jpg“대체 빚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당연히 황산파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임봉곤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그들 중 가장 돈벌이가 되는 인물이 그였기에 고리대금업자들은 임봉곤을 콕 찝어 데려가는 대신 이자의 상당 부분을 매월 변제해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 남은 이자마저도 황산파의 어중간한 무위를 지닌 다른 제자들로는 겨우겨우 마련할 수 있는 돈이었지만 말이다. 좋게 말해 고용한 것이지, 실질적으로는 노예처럼 부려먹겠다는 뜻이었다.

16549492582674.jpg“그게……. 이백 냥쯤 되네.”

16549492582669.jpg“은자 이백 냥이요?”

16549492582674.jpg“크흠. 금자로 이백 냥일세.”

천화가 어이가 없어 묻자 장문인은 순순히 답을 했다. 문파의 치부와도 같은 일이지만 한 가닥 기대를 거는 것이다. 임봉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고, 그가 벌어다 보내준 돈들 역시 천화 덕분에 번 것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 천화가 어떻게든 해결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염치없지만 지금은 두 사람의 인연에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금자 이백 냥은 어떤 이들에겐 작다면 작을 수 있는 돈이지만, 자신들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거금이니까.

16549492582669.jpg“하……. 많이도 해먹으셨네.”

대신 갚아주려면 갚아주는 것도 가능은 하다. 배첩을 팔아먹고 남긴 돈이든, 비무대회에서 안목품평회에 돈을 걸어 딴 배당금이든, 만금상단에 사업을 연결해주고 받기로 한 돈을 받든 금자 이백 냥쯤이야 충분히 책임져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왜? 임봉곤과의 친분이 있다 한들, 자신의 사문도 아닌데 뭐하러 금자 이백 냥이나 되는 거금을 대신 갚아준단 말인가? 누구 좋으라고? 고개를 가로저은 천화는 한심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 뒤, 다시 본론을 꺼냈다.

16549492582669.jpg“그래서, 그 녀석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겁니까?”

16549492582674.jpg“……광주에 있을 걸세.”

임봉곤이 있는 곳은 광주. 광동성에서도 가장 큰 도시이자 상업이 발전된, 큰돈이 오가는 도시였다. 마침 남해도로 가기 위한 길목이기도 했기에 천화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품에서 작은 전낭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몇 푼 되지는 않지만 당분간 식비를 할 정도는 될 터였다.

16549492582669.jpg“이걸로 당장 숨이라도 돌리십시오. 빚을 갚는 것도 좋지만 일단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16549492582674.jpg“……고맙네.”

이 또한 설산파와 다른 점 중 하나였다. 설산파를 제자들을 팔아 자신들이 호가호위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황산파의 인물들은 제자들이 벌어서 보낸 돈으로 열심히 빚을 갚을 뿐,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끼니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각지에서 보내오는 돈들을 모으면 이자를 갚고도 제법 남긴 할 텐데, 조금이라도 빨리 원금을 갚기 위해 먹을 것도 아끼느라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옷도 몽땅 사놓은 무복들을 어떻게든 돌려입느라 체격에 맞지 않는 것을 입는 이들도 많았고. 어쨌든 그들이 벌인 일이니 스스로 책임질 일이기는 했지만, 임봉곤과의 인연도 있으니 약간의 돈을 남기고 황산을 내려왔다. 광주를 향해 이동했다. @

16549492582669.jpg“이것 봐라?”

황산파를 떠나온 지 다시 칠 일. 흑우 덕분에 벌써 광주까지 도착한 천화는 임봉곤을 찾는 대신 먼저 하오문을 찾았다. 그로 인해 자신의 행적이 드러나겠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쯤이면 슬슬 천화와 설영을 주시하는 눈길들이 생겨났을 테고, 천화도 원하던 바였으니까. 대신 임봉곤이 부려지고 있는 고리대금업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16549492582669.jpg“해남파라…….”

그들이 가진 사업체가 고리대금업체 하나가 아니라는 것도. 애초부터 건축업자와 한패인 것은 물론이요, 주루와 객잔 등 꽤 많은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며 그 배후에 해남파가 있다는 것도 말이다. 해남파를 손에 넣은 이들이 거기서 멈추지 않고 광동성까지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불법적인 일들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그 공격적인 진출에 하오문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는지, 정보는 바로 튀어나왔다. 속가의 개념으로 해남파가 광동에 진출하는 것까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하오문의 주요 사업들에 경쟁자로 나타나니 그들도 긴장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황산파뿐 아니라 꽤 많은 문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그들의 수중에 떨어진 상태였다.

16549492598557.jpg“이런 식이라면 바로 남해도로 가는 건 어때? 그쪽이 해결되면 여기도 자연히 해결되지 않을까?”

함께 정보를 읽은 설영이 한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어차피 곧 남해도로 가서 해남파와 싸우게 될 테니, 그 싸움이 끝나면 이쪽의 일도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계획이 성공한다면 해남파의 주인이 바뀔 테고, 그들이 벌이던 사업들의 소유권도 모두 넘어가게 될 테니까. 광동성에서, 특히 광주에서 벌이는 사업들이 모두 개인이 아닌 해남파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이다.

16549492582669.jpg“에이, 그건 아니지.”

16549492598557.jpg“응? 왜?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니야?”

하지만 천화는 반대표를 던졌다.

16549492582669.jpg“그렇게 해봤자 남는 게 없잖아?”

16549492598557.jpg“뭐? 너 진짜……!”

천화의 가벼운 대꾸에 설영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일을 해결하면 돈이 안 된다는 뜻이었으니까.

16549492582669.jpg“이왕 이렇게 된 것, 놈들 방식대로 상대해줘야지. 겸사겸사 돈도 벌고 말이야. 내가 또 이런 일에 전문이거든.”

대체 또 무슨 일을 꾸미려고 저러는 것일까? 천화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며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지만, 이제 물들어버린 것일까?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었다.

16549492598557.jpg“어쩌려고?”

16549492582669.jpg“간단해. 돈 놓고 돈 먹기지.”

16549492598557.jpg“뭐?”

설영이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지만 천화는 거침없이 어디론가 나아갔다. 광주에서도 가장 큰 주루 중 한 곳인 청매루로 향했다.

16549492598557.jpg“너…….”

얼굴을 붉히며 힐끗 노려보는 설영.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이곳은 주루이기도 했지만 기루이기도 했으니까. 하오문에서 조사한 해남파의 가장 큰 돈줄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입구에서도 슬쩍슬쩍 보이는 여인들의 아슬아슬한 옷차림새는 얼굴을 붉히게 만들기 충분했다.

16549492582669.jpg“안 들어갈 거야?”

16549492598557.jpg“아니. 누가 안 간대? 갈 거야. 가.”

민망해하는 설영을 보며 천화가 묻자, 설영은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 오히려 호기를 부렸다. 천화를 혼자 이 안으로 보낼 수 없다는 듯, 앞장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16549492582674.jpg“어머? 훤칠한 공자님이시네?”

16549492582674.jpg“어맛! 내가 갈래! 내가!”

설영이 안으로 들어서자 헐벗은 여인들이 앞다투어 달려들었다. 긴 머리를 질끈 묶은 탓인지, 멀리서 보고 아주 예쁘게 생긴 남자로 착각을 한 모양이었다. 옷 또한 무복을 입고 있으니 분간하기 어려웠고.

16549492598557.jpg“아니, 저, 저는 그게 아니라…….”

16549492582674.jpg“가만, 공자님이 아니신가? 걱정 마셔요. 취향에 맞는 아이들도 얼마든지 있답니다!”

16549492582669.jpg“쩝. 인기 좋구만?”

설영이 양팔에 얼른 달라붙는 여인들을 어찌하지 못하고 얼굴만 달아오른 사이, 천화가 짓궂은 얼굴로 뒤따라 들어왔다. 하지만 여인들은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천화도 썩 나쁜 얼굴은 아니지만 설영이 워낙 압도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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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9492582674.jpg“두 분이 함께 오신 건가요? 그럼 같이 모셔요?”

16549492582669.jpg“그것도 좋지.”

그래도 돈을 쓰러 온 이를 박하게 대할 수는 없기에 뒤늦게 한 여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이 아는 사이라는 것을 파악했는지, 같은 방으로 안내할지를 물었다. 간혹 그런 취향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16549492582669.jpg“하지만 그보다 먼저 대물을 낚고 싶구나.”

16549492582674.jpg“아, 그러시군요. 준비하겠습니다.”

천화가 이야기한 것은 암호였다. 술을 마시거나 여색을 즐기는 것 이외에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여흥거리를 찾아왔다는 암호. 도방(賭房), 즉 노름판이 이곳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16549492582674.jpg“이곳은 처음이신 것 같은데, 미끼는 충분하실까요?”

설영의 미색이 탐나지만 이곳의 노름판에 끼는 이들은 하나 같이 큰손들이다. 아이들을 물린 여자 객주가 다가와 도발하듯 묻자, 천화는 대꾸를 하는 대신 슬쩍 전낭을 끌러보였다. 그 안에 들은 것은 번쩍거리는 금자와 수북하게 쌓인 전표들이다. 이 정도면 그 어떤 자리라도 앉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기에 객주가 호호 웃으며 그들을 자리로 인도했다. 장식으로만 보이던 비밀 문을 돌려 열고 도방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16549492598557.jpg“음, 괜찮겠어?”

16549492582669.jpg“그냥 보기만 해.”

안으로 들어서자 꽤 여러 개의 판이 열린 것이 눈에 들어왔다. 관리인 듯한 자의 모습도 보였고, 상인으로 보이는 자도 있었으며 제법 실력 있는 무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 역시도. 일부러 신분을 숨기고 있지만, 아마 저들 중 상당수는 도방에서 고용한 전문 노름꾼들일 터였다.

16549492582669.jpg‘간만에 실력 발휘 좀 해볼까?’

그것을 알기에 천화는 오히려 그들 사이에 앉았다. 무신지로에서 제법 즐겨보았던 것들이기에 아주 익숙한 모양새로 판에 끼어들었다.

16549492582674.jpg“새로운 분이 오셨으니 좀 더 속도를 내볼까요?”

처음 끼어든 판은 아주 간단한 놀이였다. 흔히 야바위라 불리는 놀이. 세 개의 잔을 두고 그 중 하나에 구슬을 넣는다. 이후 마구 뒤섞으면 다른 이들이 돈을 걸고 맞추면 되는 것이다. 도방에서 고용한 도박사가 잔을 섞었고 손님들의 눈이 돌아갔다. 손놀림이 아주 빠른 것이, 아무래도 손기술이 뛰어난 무공 같은 걸 익힌 모양이었다.

16549492582669.jpg‘하지만 어림도 없지.’

터억 천화는 고민하지 않고 돈을 걸었다. 금자로 가득한 전낭을 통째로 잔 앞에 두었다.

16549492582674.jpg“이걸…… 전부 거시는 겁니까?”

16549492582669.jpg“그래.”

아무리 빨라봤자 자신의 눈을 속일 순 없다. 천화의 당당한 모습에 눈치를 보던 손님들이 따라서 같은 잔 앞에 돈을 올려두었고, 도박사를 침을 꼴깍 삼키며 눈치를 보았다. 아마도 확인하는 것이겠지. 기술을 써서 승리를 해도 되는 것인지, 져줘야 하는 것인지.

16549492582669.jpg‘어디서 첫 판부터 장난질이야?’

사실 저 중에 구슬이 든 잔은 없다. 이미 손기술을 써서 교묘하게 구슬을 꺼낸 것이다. 그리고 잔을 여는 척하면서 원하는 잔 아래에 구슬을 집어넣겠지.

16549492582669.jpg“네가 깔래, 내가 깔까?”

하지만 원래대로면 이 아래가 맞다. 그렇기에 천화는 구슬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금자 수백 냥은 족히 될 법한 전낭을 통째로 걸었다. 그리고, 갈무리해두었던 자신의 기운을 풀어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박사 역시 무공을 익힌 이일 테니 알 수 있을 터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존재가 얼마나 까마득히 높은 경지에 이른 인물인지를.

16549492582669.jpg‘쫄리면 뒈지시든가.’

자신 있으면 돈을 따보시던가? 그의 담력을 시험하듯 은근히 기세를 피웠고, 숨막히는 긴장감이 주변을 메웠다. 마침내, 도박사가 잔을 들어올렸다.

16549492582674.jpg“……운이 좋으시군요.”

16549492582669.jpg“눈이 좋은 거겠지.”

결국 그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첫 판이기 때문인지, 경지를 추측할 수 없는 고수이기 때문인지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고, 천화가 건 만큼의 돈을 내어주었다. 금자 수백 냥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었지만, 배당금은 즉시 지급되었다. 하지만 천화는 그들을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16549492582669.jpg‘진짜 타짜가 뭔지 보여주마, 이놈들아.’

고인물 중에 과연 타짜 기술을 연구한 이들이 없었을까? 앉은 자리에서 이곳을 거덜낼 작정으로, 전판에 걸었던 돈과 딴 돈을 모두 합쳐 다시 걸었다. 어차피 천화에게도, 도방에게도 이 정도면 몸 풀기 정도밖에 안 되는 돈이 아닌가? 촌각의 망설임도 없이 커다란 장원을 구입할 수 있을 만한 돈을 척척 걸었다. 그 거침없는 행동에 도방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뭐, 딸 수 있으면 따보시든가?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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