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4화 준비 완료 (2) (223/481)


<224화> 준비 완료 (2)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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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네.”

폐관 아닌 폐관을 마친 천화는 곧장 소림을 찾았다.

무림맹의 설치 문제로 한참 바쁘게 움직이던 백연 대사였지만, 얼마 전 기본적인 뼈대가 갖춰지면서 맹주 대행의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가 대환단이 담긴 목함을 전해주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떻게든 내부를 설득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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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김에 백팔나한진 한 번 깨부숴주면 별호를 얻을 수 있을 텐데…….’

백팔나한진을 깨부수고 사대금강을 꺾을 경우 생기는 별호를 알고 있는 천화가 슬쩍 욕심을 냈지만, 그것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다.

그저 장난처럼 붙어볼 수 있는 상대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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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의 서신은 가는 길에 잠시 본단에 들러 받아가면 될 걸세. 맹주께서도 자네를 보고 싶어 하시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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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귀찮은데……. 알겠습니다.”

맹주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기본적은 기조는 바뀌지 않은 듯싶었다.

군사라고 부르는, 머리 쓰는 위치가 따로 있긴 했지만 어차피 그 자리는 예나 지금이나 제갈세가의 것이니, 이미 무림맹 설치 전부터 상의를 한 것인지 모르지.

어쨌든 대환단을 선불로 받았으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기도 어렵다.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본단이 있는 사천성 북동쪽은 섬서성과도 거의 인접한 위치라서 크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야 봐줄 수 있었다.

아마 본단에 들어서면 귀찮은 일들이 조금 생길지 모르겠지만, 다른 것도 아닌 대환단인데 그 정도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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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하면 다 뭉개버리면 그만이고.’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화경의 고수인 자신을 적으로 돌릴 수는 없을 테니, 마음대로 하더라도 문제가 생길 확률은 적었다.

천화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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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정말 무림맹에 참여하지 않을 텐가? 이미 대부분의 자리가 정해지기는 했지만, 자네들이라면 얼마든지 단독 행동권을 부여받는 단을 만들거나 개별적인 직위를 받을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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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관심 없습니다. 단독 행동권이니 뭐니 해도 결국 맹주의 말에는 따라야 하지 않습니까? 그냥 알아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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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군. 자네들이 협력한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텐데…….”

마지막으로 백연 대사가 그들을 붙잡고 싶어 했지만 천화는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단독행동권이든 뭐든 저 사이에 끼는 순간 암투가 시작된다.

어쨌든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맹주의 뜻을 따라야 할 테고, 혹여 자신들의 자리나 이권을 빼앗길까 염려하는 무리들과 눈치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몽땅 제압해버리면 그만이기는 하지만, 너무 귀찮았다.

영향력을 높일 필요는 있겠지만, 그것이 꼭 그런 식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차피 마교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자연스레 확보하게 될 것이기도 하고.

그때를 위해서도 차라리 아직은 무림맹에 소속되지 않는 편이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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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이걸 깜박할 뻔했군. 이번에도 전하지는 않을 수 없어 이야기하는 것이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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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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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만이 공격당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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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슬슬 자리를 파할 때가 되자, 백연 대사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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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야수궁이 아니라 그들이 아끼는 영물들을 잡아 죽이는 자가 나타난 모양인데, 그들을 잡아들이려는 과정에서 야수궁의 고수들이 제법 상했다고 하더군. 헌데 그 일을 벌인 이가 ‘붉은 머리’라는 모양이야.”

북해에 이어, 대막에 이어, 남만까지 공격을 당했다는 것이다.

‘붉은 머리’에 의해서.

더불어 놈들에게 당한 것으로 보이는 영물들 역시, 대막에서 발견한 화령검왕의 시신처럼 빠르게 부패되어 백골화가 진행되거나 목내이와 같은 모습으로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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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교인가?’

탑골마왕을 통해 마교 소속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하긴 했지만, 이 시국에 저처럼 활개를 치고 상대를 목내이처럼 만들 수 있는 무공을 익힌 자라면 당연히 마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천화마저도 혹시 마교에서 혼란을 주기 위해 은밀히 키우고 움직인 집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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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도우러 가기에는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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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백연 대사가 이 말을 전하기를 망설인 것은, 야수궁과 친분이 깊은 천화가 이번 일을 제쳐두고 남만으로 달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천화는 냉정히 판단했다.

이미 그 일이 벌어진 것이 거의 한 달 전의 일이라고 하니, 지금 쫓아가봤자 별 소용이 없을 터였다.

대막에서처럼 그들이 사라진 흔적만을 쫓다가 허탕을 칠 확률이 높겠지.

게다가 영물과 관련된 일이라면 남만야수궁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을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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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 대막, 남만이라……. 다음은 중원인가?’

또한 세외가 모조리 털렸으니 그들이 다음으로 향할 곳이 예상되기도 했다.

중원.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외를 다 돌았으니 이제 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그러니 놈들을 쫓기보다 기다리고 유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일단은 제 할 일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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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야수궁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그들이라면 사생결단을 벌이려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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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그대로네. 야수궁주께서 격노하여 놈들의 흔적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모양이야. 헌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딱히 소득은 없는 듯하네. 아마 그들이 어딘가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으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오시겠지.”

백연 대사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싶었다.

천화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대환단과 맹주의 서신을 품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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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중에 뵙죠.”

백연 대사에게 인사는 건네고 소림을 빠져나왔다.

생각 같아서는 잠깐이라도 신승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백연 대사조차 그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산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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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초대 맹주가 청성파에서 나올 줄은 몰랐는데.’

산을 내려오는 천화의 표정은 마냥 밝지 못했다.

지난 두 달간 잠시 속세를 떠나 별호 노가다에만 매달리긴 했지만, 그럴 수 있던 것에는 그다지 크게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던 것이다.

헌데, 일단 맹주부터가 바뀌었다.

무신지로에서는 오대세가의 반란이라 불리며 남궁세가의 가주가 초대 맹주의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자신이 사천당문을 박살낸 까닭인지 오대세가가 생각보다 힘을 쓰지 못하며 초대 맹주의 자리가 청성파의 장문인에게로 돌아간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사천당문을 비롯한 오대세가와 구파 중 다소 소외받는 느낌이 있던 일부 문파들이 남궁세가를 지원하며, 그들이 맹주 자리와 요직을 꿰차야 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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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가 바뀐 것에 따른 변화도 고려해야겠군.’

청성파의 장문인은 원래는 남궁세가의 가주가 죽고 나서야 두 번째 맹주로 올랐던 인물이었다.

정사대전이 길어지면서 결국 죽임을 당하고 말았지만, 그 역시 화경의 고수이자 천하십대고수 중 하나였다.

맹주로서의 자질이 딱히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청성이라면 소림, 무당, 화산, 아미 등에 비해서는 조금 명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딱 구파의 중간쯤 되는 곳이랄까?

그만한 배경도 가지고 있고, 본인의 무위 역시 화경에 이르렀으며 딱히 성격이 나쁜 편도 아닌 것이다.

남궁세가의 가주처럼 제 멋대로 굴지 않는 것도 약점이자 강점이었다. 약간은 우유부단하지만, 독선으로 문제가 생길 일은 드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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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청성파라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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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 무슨 음흉한 생각 하고 있지?”

변화에 적응하는 것보다는 역시 이용하는 쪽이 성격에 맞는 천화였다.

뭔가를 떠올리며 머리 굴리는 천화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설영이 고개를 내저었지만, 천화의 그런 모습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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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고작 두 달 만에 지었다고?”

소림을 내려온 천화는 설영, 흑우, 은룡과 함께 무림맹의 본단이 있는 사천성으로 향했다.

사천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섬서성과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지리적으로 마교가 천마신교라는 이름으로 개파식을 여는 청해성은 사천과 감숙에 맞닿아 있기에, 어느 쪽으로든 빠르게 지원을 보낼 수 있는 위치에 무림맹의 본단을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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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신분과 방문 목적을 밝히……. 검은 소?”

그 앞에 천화와 설영이 섰다.

설치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인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의 무인들이 입구를 막아서다가 흑우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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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미모야?”

그리고 설영의 외모에 홀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정작 천화가 소외된 느낌이었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신분이 증명되었다.

검은 소를 타고다니는 후기지수. 아니, 이제는 후기지수라고 말하기 어려운 초극의 고수가 천화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무림삼화라 불리는, 그 역시 다른 두 꽃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외모를 지닌 설영과 함께 다닌다는 사실 또한 추측을 확신으로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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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룡께서 찾아오셨다! 맹주께 알려!”

일신룡.

화경의 고수인 것으로 알려진 탑골마왕까지 처치한 그이다.

진룡무쌍 따위로는 그를 표현할 수 없기에 새롭게 붙은 별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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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이쪽으로 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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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죠.”

일신룡이라는 별호가 그에게 붙으면서, 기존 오룡이라 부르던 이들은 별호를 잃었다.

감히 그를 제외하고 ‘용’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없다 하여 별호를 박탈당한 셈이다.

그와 동시에 아직도 용이라는 칭호가 붙여 천화를 최대한 낮추어 부르고 싶은 일부의 바람이 담겨 있는 듯싶었지만, 천화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별호라는 것은 계속해서 바뀌는 것이니까.

아마 전면에 나서 제대로 힘을 보이고 난 뒤에는 또 다른 별호가 붙겠지.

마지막에 천화가 얻었던 ‘무신’이나 ‘천하제일인’, ‘고금제일인’ 따위와 같은 것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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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곧 맹주께서 오실 겁니다.”

이미 그들이 올 것이라는 언질이 있었는지, 천화와 설영은 즉시 어딘가로 안내를 받았고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맹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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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그 유명한 일신룡과 냉상옥봉이구려. 만나서 반갑소.”

사실 무림 명숙이라 하는 이들에게 천화와 설영의 존재는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후기지수의 영역에서든, 마교를 상대하는 무림 최고수의 입장에서든 그 역할을 맡는 것이 같은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일원이어도 자신들의 사문이 아니면 조금 불편할 마당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사문도 없는 이들이 이름을 날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청성파의 장문인이자 무림맹주를 맡은 무허자는 그런 내색 없이 기꺼이 둘을 맞아주었다.

청성파 자체가 워낙 속세 친화적이기도 하고, 비교적 꼰대스러운 자존심이 강하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무공도 명성도 높은 두 사람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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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님을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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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님을 뵈어요.”

천화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적당히 격식을 차려 대꾸했지만, 무허자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손을 저으며 편하게 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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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라면 정말 큰일을 맡길 수도 있을 텐데 아쉽구려. 정말 생각이 없는 것이오? 내 따로 맹주 직속의 자리라도 마련을 해줄 수 있소이다만.”

이후의 이야기들은 뻔한 것이었다.

맹주는 어떤 식으로든 두 사람이 무림맹에 적을 두게 만들고 싶어 했고, 천화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미 백연 대사에게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인지 강권하지는 않았지만 거듭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런저런 여지의 말들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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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언제든 생각이 바뀌면 편하게 말씀하시오. 내 힘껏 도우리다. 서신은 내일 아침에 전달을 해줄 터이니 오늘은 이곳에서 푹 쉬어 가시게. 아마 여기저기에서 친분을 맺기 위해 찾을 터라 편히 쉴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만. 허허.”

그렇게 약 이각여의 시간 동안 담소를 나눈 맹주는 서신의 전달을 다음 날로 미루었다.

무림맹의 공식 입장이니만큼 미리 적어두었겠지만, 당장 시일이 촉박한 것도 아니니 여러 핑계를 대며 내일이 아니라 며칠 더 걸린다고 이야기할지도 몰랐다.

며칠쯤 이곳에서 머무르며 둘의 생각이 바뀌기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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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저 밖에 기다리는 놈들이 초대장을 전하겠지.’

그동안 여러 문파와 파벌에서 둘을 초청하고, 연회를 열어댈 것이 분명했다.

연회를 핑계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가능하면 자신들의 파벌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수작이다.

마교로 인해 세상이 흉흉한 이 시국에 연회라니.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지만, 모두가 같은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이곳 무림맹에 모인 것은 아니었기에 문제라고 생각지는 않을 터였다.

그리고 천화는, 그들을 이용해먹을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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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불씨를 좀 지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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