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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화 황궁 암투 (3) (229/481)


<230화> 황궁 암투 (3)
20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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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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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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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격이라니……!”

민왕의 곁에 시립하고 있던 모든 고수들이 경악했다.

자신이라면 막을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자신이 없는 것이다.

막고 자시고를 떠나 대체 저것이 무슨 무공인지, 어떤 식으로 공격이 이루어진 것인지조차 가늠하지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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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들 하는가! 어서 저자를……!”

명호 도장의 손쉬운 패배에 눈살을 찌푸린 민왕이 다시 소리를 치다가, 말을 맺지 못했다.

이미 자신의 주변에 퍼져있는 패배와 포기의 기색을 읽은 것이다.

더 이상 호통을 치는 대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분했다.

조금만 더 서둘렀다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텐데.

황실의 금의위와 동창 등에는 그를 상대할 만한 고수가 있겠지만, 그들이 지키는 대상은 오직 황제뿐이었다.

하다못해 황궁 내부에 있기만 하더라도 자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스쳐갔고, 결단의 빛이 눈을 스쳤다.

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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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이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나라의 황자다!”

아비인 황제에게 하사받은 검을 높이 쳐들었다.

그와 동시에, 천화 역시 허리춤에 매인 검을 빼들었다.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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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로 제 발치 앞에 박아넣었다.

복면을 벗고, 가볍게 머리를 숙이며 포권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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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 저하의 호위를 맡은 천화라 하옵니다. 호위에 앞서 현재 호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무례를 범했사옵니다. 용서하시옵소서.”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비로소 화색이 돌아오는 민왕을 보며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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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이 퍽이나 우습다.

살았다는, 자객이 아니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역모라고도 칭할 수 있는 무례를 저지른 천화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고, 동시에 자신이 믿고 있던 호위들에 대한 실망이 밀려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정도의 막강한 무위를 지닌 이가 자신의 호위가 된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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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무례하구나. 감히 나를 시험하려 들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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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가 아니라 그 주변을 점검한 것이옵니다.”

허나 이런 무례를 겪고도 헤벌쭉 웃어넘길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얼른 표정을 고치고 천화의 무엄함을 꾸짖었다.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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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저지른 행동은 역모로도 몰릴 수 있는 일이다. 알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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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의 확실한 안전을 점검하기 위한 일이었사옵니다.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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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지 않는다면 어쩔 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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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되레 역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해보지만, 그 역시 천화는 아무렇지 않게 받았다.

오히려 은근하게 역으로 협박을 가했다.

만약 자신을 역적으로 지목했다가 무슨 꼴이 벌어질지 알고 싶다면 어디 해보라는 것이다.

만약 정말 천화가 그의 목을 따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을 죽여 살인멸구하는 쪽을 택한다면 어쩔 텐가?

누가 있어 그를 막을 것이며, 단 한 명이라도 살아 도망칠 수는 있을까?

민왕도 아둔한 자가 아니니 천화의 의도를 알아차렸을 터다.

죽기 싫으면 헛짓거리 말고 받아들여라.

그 무언의 경고를 읽었기 때문인지 민왕은 한동안 말을 잊었다. 가만히 천화를 내려다보았고, 좀 더 시야를 넓혀 엉망이 된 자신의 진지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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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너희 충심을 믿고 이번만은 용서해주도록 하겠다. 허나, 앞으로도 이런 장난질을 친다면 그때는 황실을 능멸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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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하겠습니다.”

누가 봐도 궁색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지만 달리 대안이 없었다. 민왕은 천화의 죄를 용서했고, 그를 호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멀리하지도 못할 터였다.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 자신의 목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테고, 반대로 지금 주변에 있는 호위들은 그와 같은 고수가 나타났을 때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알았을 테니까.

그러니 천화를 가까이 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가 없는 사이, 다른 화경의 고수가 암습을 가해온다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천화가 노린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자신을 두려워하면서 곁에 두는 것.

그리하여 민왕이 딴 생각을, 헛수작을 부리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의심스럽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한 민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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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를 다시 정비하라!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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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게 천화에 대한 처분이 결정되고, 민왕은 상기된 얼굴로 명령을 내렸다.

단 한 명의 고수에게 훤히 뚫려버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단단히 주의를 주었고, 천화는 잠시 진지 밖으로 나가 설영을 데리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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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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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설영이라 하옵니다.”

경국지색의 미모.

그러한 표현이 손색없는 설영의 모습을 본 민왕의 눈에 순간 음탕한 기색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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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놀라운 미모로구나. 궁에서도 너와 같은 이를 본 적이 없다. 혹, 나의 여인이 되어주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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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그 미모에 홀린 민왕은 다짜고짜 설영에게 청혼을 했다.

그래봤자 신분이나 배경 등을 생각하면 정실이 아닌 후궁밖에 되지 않겠지만, 세상에는 그것조차 영광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기에 설영도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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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하오나 소녀는 마음에 둔 정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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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하지만 설영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마음에 둔 정인이 있다는 말로 돌려서 거절하기는 했지만, 명백한 거절이었고 조금의 망설이는 기색도 없었기에 민왕도 더는 억지를 부리지 못했다.

그가 청혼을 하는 순간, 무시무시한 기세가 그에게 폭사되었기 때문이다.

오직 그에게만 집중된 기세였기에 따져 물을 수는 없지만, 더 수작을 부렸다가는 경을 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의 음욕을 가라앉게 만들었다.

당연하게도, 그 기세를 쏘아보낸 것은 천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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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가 하룻밤 사이 천리를 간다는 영물이로구나.”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인지 민왕이 이번에는 흑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은룡이야 귀여움으로 이름이 났을 뿐 그 능력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기에, 그보다는 능히 절정 고수를 짓밟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검은 소 흑우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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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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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그 영물을 내게 진상할 생각이 없느냐? 녀석을 내게 준다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마.”

교육이 부족했던 것일까? 좀 전까지 천화에게 죽임을 당할까봐 떨었던 주제에, 민왕은 담이 크게도 흑우를 자신에게 넘길 것을 제안해오기까지 했다.

대신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해왔지만, 그가 무엇을 줄 수 있든 천화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이제 곧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신의 아래 놓이게 될 텐데, 황제도 아니고 황자 따위가 어디서 수작을 부린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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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힝!”

그 말에 흑우도 기가 찬다는 듯 코웃음을 쳤고, 천화의 표정도 무척이나 언짢아졌다.

이놈이 이만큼이나 담이 좋았던가? 아니면 좀 전에 기세가 좀 약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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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저의 가족과 같은 이들입니다. 가족을 팔아넘기는 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말씀을 거두어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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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았다. 내 사과하마. 큭!”

아니면 뒈질 줄 알아라.

그런 의미를 내포한 묵직한 음성이 민왕을 압박했다.

이번에는 아예 진득한 살기까지 담아 민왕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숨도 쉴 수 없도록 심장을 조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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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냥 죽일까?’

이놈이 차후 폭군이 되리라는 것까지 알기에 진지하게 고민을 할 정도였다.

정사대전이 코앞까지 다가왔으니 괜히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고 황궁이라는 변수를 두기 싫어 놓아두는 것이지, 만약 정사대전 이후였다면 이미 목을 베어버렸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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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진짜 성질 많이 죽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또 한 번 헛짓거리, 헛소리를 해댈 경우 그냥 막나가는 것까지 고려하는 천화였다.

까짓것, 하다못해 모든 황자를 다 죽여버리면 황실도 혼란해져 무림의 일에 끼어들지 못할 것 아닌가?

그 사이 정사대전을 종결시키고 현경의 경지를 깨우친다면 황실이고 뭐고 누가 감히 자신에게 칼을 들이댈 수 있겠나.

오히려 누가 되든 새로운 황제마저 자신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기에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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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피곤하구나. 나는 잠시 들어가 쉴 테니 방비를 철저히 하거라!”

그 살기등등한 눈빛을 감당하기 힘들었는지 민왕은 얼른 고개를 돌렸고, 피곤하다며 자신의 침소로 쏙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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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재정비를 하고 휴식을 취하시오. 민왕 저하의 침소 주변의 경계는 내가 맡도록 하지.”

어딜 도망가?

하지만 천화는 그것으로 영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의 침소 주변 경계를 자청하며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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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제대로 교육을 시켜주마.’

그리고 은근한 기세를 내뿜어 민왕이 제대로 쉬지도, 잠이 들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눈을 감으면 당장이라도 칼날이 심장을 꿰뚫을 것 같고, 침소 주변에 칼을 꼬나쥔 흉수들이 득실거리는 것 같은 살기에 푹 잠겨있으니 어찌 멀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그날 이후 민왕의 안색이 눈에 띄게 수척해지고 신경이 예민해졌지만, 누구도 천화에게 따져 물을 수 없었다.

화경의 경지에 오른 명실공이 최고수인 천화가 자연스레 호위대장의 역할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민왕뿐인데, 그런 말을 했다가는 당장 칼을 들어 목을 쳐버릴 것 같았기에 민왕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몇 날 며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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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정신을 차렸으려나.’

천화의 정신교육은 무려 일주일이나 이어졌다.

그만큼 민왕의 정신은 피폐해졌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졌을 것이다.

천화에게 덤비면 안 된다.

황손이라는 허울은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강한 공포가 뇌리에 박혔고, 민왕은 천화는 물론 감히 흑우나 설영을 쳐다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상태에서 시간은 점점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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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아직인가.’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민왕을 암살하려는 시도는 당연히 없었고,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현왕의 소식도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상태가 더 악화되었는지, 호전을 보이고 있는지조차 꽁꽁 감춰져 소식이 들어오고 있지 않은 것이다.

민왕의 정보망은 물론 무림맹의 소식통을 통해서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 상세가 썩 좋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었고, 무림맹과 마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교의 교주, 천마의 회신이 없었지만 무림맹은 어쩔 수 없이 마인의 척살을 시작했을 뿐이다.

감숙과 사천의 방비를 단단히 하고, 마교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드러난 마인들을 숙청하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마교 역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덕분에 민심은 어느 정도 수습되고 있었다.

그래봤자 아직까지는 간접적인 피해만 있을 뿐, 마교의 마인들이 민간을 학살하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기에 무림맹에 대한 평가 역시 극적으로 변화하는 일은 없었다.

그저 이 전쟁이 빠르게 종식되기를 바라며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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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전투 준비!!!”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한가로이 설영과 담소를 나누던 천화의 표정이 굳어졌다.

민왕의 처소로 달려가 그의 신변을 확보하고 즉시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진지 전체가 뒤흔들릴 만한 목소리로 모두를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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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습에 대비하라!”

그의 기감에 흉흉한 기운을 뿜어내는 적들의 기척이 감지된 것이다.

마기.

일부에게서는 느껴지지 않고 있지만 그것은 확실한 마기였다.

마교의 마인들이 이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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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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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입니다. 마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화들짝 놀란 민왕이 물어오자 천화가 그에게 간단히 설명하며 표정을 살폈다.

아직까지도 현왕과 마교가 손을 잡았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그였지만, 반대로 민왕과 손을 잡았을 수 있다는 의심 또한 거두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마교와 손을 잡고 자신을 해하려 들려는 것은 아닌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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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그럼 마교의 무리들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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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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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겠느냐? 저들을 막을 수 있겠냔 말이다.”

묘하다.

민왕의 표정에는 진정으로 긴장의 빛이 어렸으니까.

목소리의 잔떨림은 그의 걱정을 말해주고 있었고, 두려움으로 굳어진 표정에도 진실됨이 묻어있었지만 천화는 묘하게 이질적인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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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 지시에만 따라주신다면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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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무엇이든 따를 것이다. 저들을 막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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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

민왕이 굳은 표정으로 천화의 뜻에 따를 것을 약속했다.

바깥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은 천화로서도 감히 경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민왕을 지키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기에 얼른 설영을 불러들였다.

설영과 흑우, 은룡.

이 셋이라면 설사 십마 중 한 명이 오더라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민왕을 빼돌려 달아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터였다.

게다가 설영뿐 아니라 초절정에 이른 고수들이 민왕 하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테니까.

그렇게 잠시 시간을 벌어주면 자신이 다른 위험요소들을 제거하고 합류하면 된다.

얼른 설영에게 대략의 설명을 마친 천화는 민왕을 그들에게 맡기고 막사 밖으로 뛰쳐나왔다.

저 멀리 하늘 위를 날아 단숨에 그의 앞까지 떨어져내리는 한 인영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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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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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거라고 하지 않았더냐.”

천마.

그가 직접 마인들을 이끌고 진왕을 치기 위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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