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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화 황궁 암투 (4) (230/481)


<231화> 황궁 암투 (4)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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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놈은 십마인가?’

포위당하는 것쯤은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단숨에 진지의 중심부까지 날아든 천마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천화가 기감을 넓혀 전황을 파악했다.

숫자는 의미 없다고 판단을 했는지 절정 이상의 마인들만 수백이었고, 개중에는 최절정과 초절정 급의 고수들도 제법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역시 십마급의 고수다.

화경 또는 탈마라 불리는 경지를 지닌 고수가 천마 이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하나뿐이라는 것에 안도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민왕의 세력은 학살을 당할 것이 거의 확실해보였다.

이곳에도 제법 많은 고수들이 모여 있었고, 군부에서 훈련시킨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방진을 짜서 대응하고 있지만 버티는 것이 고작일 터였다.

중요한 것은 고수들의 싸움이었고, 절대고수의 숫자에서 오히려 민왕의 세력이 밀리는 감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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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왕이 보낸 겁니까?”

꽤나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천화는 조급해하지 않고 천마에게 물었다.

이쪽도 이쪽이지만 그들 역시 조급해하고 있을 테니까.

민왕이 자리를 잡은 곳은 하북의 성도인 석가장과 인접한 장소이니까.

소란을 알아차린 성주가 병력을 보낼 테고, 주변의 문파들 역시 민왕의 눈에 들기 위해서라도 당장 정예를 보내올 터였다.

당장 이곳의 병력들과 일전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들까지 상대한다는 것은 마교 역시 부담을 느낄 만한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천화는 시간을 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창 날뛰는 중인 십마의 일인이 신경 쓰였지만, 설영 역시 화경에 가까운 상태였으니까.

은룡, 흑우는 물론 다른 고수들과 힘을 합친다면 어떻게든 놈을 저지하는 것이 가능할 터였기에 대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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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어 본좌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겠나. 모두 본좌의 뜻이지.”

천마가 능글맞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설령 현왕의 뜻이라 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자신이 수락하고 허락한 일일 뿐, 그의 명령을 듣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다.

뭔가 뜨거운 냉탕 같은 소리지만, 상대가 천마이기에 영 가늠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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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니 저를 찾아 온 것은 아닐 테고, 민왕을 제거하는 게 목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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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겸사겸사라고 해두지.”

혹시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민왕이 움직인 것일 수도 있기에 다시 묻자, 이번에도 천마는 능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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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왕파는 아니군.’

하지만 그 또한 천화의 유도심문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끄는 동안, 저 너머의 마인들과 민왕의 수하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으니까.

숫자의 차이가 나지만 개개인의 무력에서도 차이가 나기에 빠르게 기척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단순한 병졸들의 목숨뿐 아니라, 제법 쓸 만하다 말할 수 있는 일류급과 절정급의 고수들까지 쓰러지고 있음이 감지되었다.

만약 이것이 자신 하나를 죽이기 위한 연극이라면, 민왕은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는 것이리라.

마교가 뒷배로 있다 해도 그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을 테니 드러난 전력 면에서 크게 손해를 보며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것일 터였기에 그럴 확률은 낮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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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래도 상관은 없는데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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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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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했던 말은 취소입니다. 지금 덤비시면 목숨을 살려드리긴 어려워요?”

꿈틀

광오하기 짝이 없는 천화의 말에 처음으로 천마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 표정이 굳었고, 은은하게 그의 몸을 타고 흐르던 기운이 격렬하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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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경지에 올랐다고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군. 같은 경지 하에서도 격이라는 것이 있음을 보여주지.”

파츠츠츠츠츳-!!

퍼엉! 펑! 펑!!

기운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둘 사이의 공기가 터져나갔다.

정확히는 공기가 아니라 기운의 충돌에 따른 충격파가 일어나는 것이었지만, 힘의 격돌로만 보기에도 어렵다.

천마는 그저 기운을 끌어올려 천화를 몰아붙이려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심오한 묘리들을 담아 몇 개나 되는 초식을 펼쳐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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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약간의 반발만이 일어났을 뿐, 천화에게 아무런 위해도 끼치지 못하자 천마의 얼굴에도 당혹감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같은 경지라고는 하나, 내기와 자연지기를 다루는 능력에 따라 전혀 다른 경지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화경이니까.

동시에 다른 십마 중 둘 이상을 감당할 수도 있는 천마였기에 이제 막 화경에 발을 디뎠을 천화쯤은 가볍게 무릎 꿇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거늘, 천화가 자신의 공세를 모조리 받아내고 무력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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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천마의 눈매가 날카로워지고 나지막한 물음이 터져나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정말 천화가 이제 막 화경의 경지에 든 인물이라면, 절대 이 정도로 자연지기를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힘을 힘으로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억누르고 잠재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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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이긴 한데, 딱히 해드릴 말이 없네요.”

가볍게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천화.

천마의 반응도 이해를 하지만, 말 그대로 딱히 해줄 수 있는 설명이 없었다. 사실대로 말한다 한들 그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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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을 놈에게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기도 하고요.”

콰앙!!!

빙긋 웃으며 가로로 휘두르는 천화의 일격을 천마가 알고 있었다는 듯 검을 세워 막아냈다.

그 정도 되는 고수라면 근육의 움직임으로, 기의 흐름으로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했으니 이상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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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천마로군.’

그 일수의 격돌에 조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충격파가 일어났다.

그 둘조차 가벼이 해소해낼 수 있는 수준의 파괴력이 아니었기에 동시에 몸이 밀려났고, 약속이나 한 듯 자세를 회복하자마자 서로에게 짓쳐들었다.

콰앙! 쾅! 쾅! 쾅! 쾅!!

이어진 연격에도 둘은 물러섬이 없었다.

막대한 공력과 공력이 충돌하는 것만으로 막사가 무너지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고수들이 견디지 못해 튕겨져나갔다.

자연스레 둘의 주변으로 충분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또한 몸풀기요, 탐색전이었다.

아직 제대로 자연지기를 끌어 쓰지 않는 중이었고 당장은 약간의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는 하나, 제대로 싸우기 시작하면 오히려 불리해지는 것은 천화의 쪽이었다.

저들은 다 죽일 작정으로 싸우고 있고, 이쪽은 지키는 입장에서 싸우고 있었으니까.

굳이 민왕의 세력을 모두 살려낼 필요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할 때 어느 정도는 지켜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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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들지 마라! 이 싸움에 끼어드는 것은 그 누구든 용납하지 않겠다!”

그때였다.

어느새 길을 뚫고 온 십마의 일인, 광혈흑마가 그들에게 다가서자 천마가 먼저 소리쳤다.

천화와의 싸움에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간만에 제대로 온 힘을 다해 싸울 만한 상대를 만났으니, 독점하고 싶은 것은 무인으로서 당연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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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다행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천화는 오히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실력이라면 놈의 난입을 역으로 이용해 상황을 쉽게 풀어갈 수도 있었으니까.

헌데 놈이 풀려나버리면 이쪽은 시간제한이 걸리는 셈이다.

광혈흑마가 설영 등을 쓰러뜨리고 민왕을 제압하는 것이 먼저인가, 자신이 천마를 제압하고 이 싸움을 끝내는 것이 먼저인가.

천화가 피가 나도록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천마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쥘 자신은 있었지만, 지금의 상태에서는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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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를 좀 해야 하나.’

비록 무신지로에서 천마와의 비무를 완벽하게 승리한 적이 두 번이나 있는 천화였지만, 그것은 무수한 도전과 연구의 결과였다.

개인 방송으로 천마가 농락당하는 모습을 송출하기 이전에는 몇 번, 아니 몇십 번이나 들이받으며 놈의 수법을 익히고 적응하는 단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천마는 강했고, 지금 역시 다르지 않았다.

현경에 오른 상태라면 무림맹주와 2대1을 하더라도 가볍게 상대할 수 있겠지만, 같은 화경의 경지인 상태에서는 제법 고전을 해야만 승기를 잡을 수 있을 터였기에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급해하기만 하다가는, 역으로 당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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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어택이라……. 방송 중이었다면 미션이 잔뜩 걸렸겠군.”

천마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실없는 소리를 내뱉은 천화가 본격적으로 힘을 개방했다.

이렇게 된다면 전력으로 간다.

병졸들과 무관들이 휩쓸리고 말겠지만, 그런 사정까지 보아가면서 싸울만한 상대가 아니다.

무신지로에서의 경험이 없다면, 천마신공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순수한 경지와 내공의 차이에서는 자신이 밀리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경험과 자연지기를 다루는 능력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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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검폭쇄!”

천화가 펼친 것은 무상천검의 두 번째 초식.

그와 함께 자연지기로 빚어낸 강기의 검이 일천 개나 허공에 떠올랐다.

쐐애애애애액-!!!

그것들 하나하나가 천화의 의지에 따라, 마치 이기어검을 펼치듯 제각기 다른 검식을 펼치며 천마를 향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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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짓을 하는구나.”

보통이라면 보는 것만으로 질려버리겠지만 천마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할 만하다는 듯, 그 역시 천마의 신물인 천마검을 들어 힘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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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앙복(天魔仰伏).”

그 순간, 천마의 주변으로 검은 구체가 형성되었다.

그런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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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화는 그것이 천마삼검이라 불리는 절대삼식의 하나이자 극한의 변화를 담고 있는 검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격용으로 쓴다면 상대가 어둠 속에 떨어져 죽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지만, 수비형으로 사용하자 이 같은 모습을 취하게 된 것이다.

천마검에서 올올이 풀려나온 강기의 실타래가 천마를 휘감아 모습을 감추었고, 짓쳐드는 천 개의 강기검을 모조리 쳐내고 막아내기 시작했다.

오히려 점점 구체의 크기를 불려나가며 공간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 번에 몰아친다.

천화가 손가락을 휘돌리자 남아있는 강기검들이 일제히 천마의 몸에 꽂혀들었다.

초식 따위는 의미 없다.

힘으로 찍어누른다!

일시에 날아간 강기검들이 천마를 고슴도치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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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爆)!”

콰과과과과광!!!!

그리고 그 순간, 강기검들이 폭발했다.

놈의 강기막을 뚫어냈든, 그렇지 못하든 상관없다.

일시에 힘을 폭주시켜 대폭발을 만들어내었다.

마치 지척으로 벼락이 떨어진 것 같은 굉음과 함께 일대가 모조리 터져나갔다.

인간이 일으킨 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막대한 충격이 대지를 뒤흔들고 모두의 고막을 찢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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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검무한!”

하지만 천화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천마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무상천검의 힘을 일으켰다.

약간의 타격을 주었을지는 모르지만, 치명상을 입히기는 무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당장 그가 펼치는 무상천검은 검치의 천무십이검에 기반을 두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천마삼검과 달마삼검의 묘리까지 가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체화하기 위해 동작 하나, 호흡 하나까지 뜯어보았음은 자명한 일이고, 그렇기에 각 무공들이 어떤 힘과 묘리를 가졌는지 또한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츠츠츠츠츠츳!!!

그렇기에 다시 한 번 힘을 끌어올렸다.

일격에 끝장을 낼 기세로, 모든 힘을 무명검에 집중시켰다.

무한히 확장되는 착각을 일으키는 검격이 천마를 덮쳐갔다.

쩌어어어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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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어떻게……!”

기의 흐름이 변화하는 것을 느껴서일까? 천마 역시 즉시 태세를 전환했다.

천마앙복을 통한 웅크리기를 풀고 자신 역시 힘을 끌어모아 일검무한에 맞섰다.

천마현신.

자연지기를 흡수하여 스스로를 강화하고, 모든 것을 베어내는 일섬을 내지르는 수법이지만 지금은 고작 일검무한을 버텨내는데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경악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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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먹는 놈이 임자지!’

그 이유는 간단했다.

같은 화경의 경지라지만, 천화의 ‘격’이 자신 못지않음을 깨닫기는 했지만 그래도 힘에서는 자신이 우위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보유한 내공이 달랐고, 자연지기를 똑같이 사용한다면 적어도 위력 면에서는 자신이 밀릴 리가 없다고 자신했다.

까가가가가강!!

허나, 밀리고 있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천화가 먼저 주변 자연지기를 최대한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화경의 고수들에게 있어 자연지기란 공공재와 같은 것이었으니까.

산소처럼 누군가 단숨에 들이마시더라도 금방 원래대로 회복되기에 누구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순간적인 공백 또는 부족 현상을 만드는 것은 가능했다.

천화는 그 점을 이용해 천검폭쇄를 일으킴과 동시에 폭발에서 빚어지고 흩어지는 기운들까지 몽땅 재활용하듯 끌어모았고, 순간적으로 천마현신보다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일검을 내지른 것이다.

게다가 병기의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천마검은 패왕급 중에서도 정점에 있다 할 수 있는 무기였지만, 무명검은 무신지로 유일의 전설 무기였다.

천마검이 전설 등급에 육박한다 한들 격의 차이라는 것은 분명히 존재했기에, 점점 밀리는 것은 천마의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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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수 있나?’

잘하면 이 일격으로 천마를 격살하는 것도 가능했다.

방심한 지금이라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놈을 끝장낼 수 있을 터였다.

때문에 온 힘을 다해 자연지기를 끌어모으고, 놈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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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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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지금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조금 더, 조금만 더.

천마가 자연지기를 흡수하는 것을 방해하고, 역으로 자신의 쪽으로 끌어들이는 숨 가쁜 힘겨루기를 이어가던 천화의 귓가에 누군가의 노성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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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벌써 민왕이 당한 건가?

아무리 화경의 고수라 해도 일각 이상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계산이 틀렸던 것일까?

이를 악물었다.

설영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여기서 힘을 풀어버리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민왕이 죽임을 당하더라도 천마만 끝장 낼 수 있다면 어떻게든 해결이 될 터였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소란이 천화의 정신을 잠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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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의 고수라는 자가 마교의 개가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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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놈을 죽이고 민왕 저하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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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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