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8화 색몽요녀 초란 (3) (237/481)


<238화> 색몽요녀 초란 (3)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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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설영은 순간 죽은 초란에 대해 의심했다.

사실은 저 시신조차 환술이었던 것은 아닐까? 진짜 색몽요녀는 이곳 어딘가에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긴장하며 기감을 넓혔다.

어딘가에 숨어있다면, 자신이 방심하는 틈을 노려 공격해올 지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암습 따위는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암습은 물론 몰래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저 여전히 환술이 풀리지 않은 꼭두각시들만 혼이 나간 채 천화에게 달려들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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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천화를 도와야 할까? 아직 한참이나 여유 있어 보이기에, 또 레벨이라는 것을 올려야 한다던 천화의 말이 생각났기에 잠시 머뭇거리던 설영의 감각에 묘한 기운이 걸려들었다.

네 것도 내 것도 아닌 기운이 색몽요녀의 시신 주변에 맴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혈마기와도 제법 비슷해보였다.

자신이 뿜어낸 혈마기가 시신에 남은 것은 아니겠지?

불안했지만 용기를 내었다.

손을 뻗어 그 기운들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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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쑤욱

그러자 그 기운이 설영의 몸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조금 다루어볼 요량이었는데 마치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휘익!

그 순간 모두의 고개가 홱하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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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음심이, 탐욕이 가득한 그 눈빛들에 설영조차 식겁하며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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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 눈 돌아갔는데? 뭘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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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것도……!?”

놈들은 아예 천화에게 향하던 몸을 돌려 설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천화에게 덤비던 것은 물론, 초란에 의해 움직일 때와는 또 다른 기세였다.

천화에게 살기를 뿜었고, 초란에게 복종했다면 설영에게는 음심 가득한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발산하고 있달까?

순간 설영이 좀 전에 보았던 환상의 인물들을 떠올릴 만큼 그 기세가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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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베어버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천화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일단은 대응을 해야 했기에, 설영에게 공격해서 떨궈내라 조언을 하며 자신 역시 힘을 끌어올려 놈들의 뒤통수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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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그리고 경악했다.

대놓고 기운을 쏘아보냈음에도 놈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설영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다.

머리통이 박살나면 당연히 침묵했지만, 베이거나 꿰뚫린 정도로는 놈들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몸 따위는 돌보지 않은 채 설영을 탐하기 위해 달려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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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류무한!”

덕분에 이를 악문 설영이 검법을 바꾸었다.

이처럼 혈마검법이 강력하긴 하지만 이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놈들을 전방위적으로 막아내기에는 원류검법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기에 틈틈이 혈마검법의 초식을 섞어내니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지만, 상황은 나아진다고 보기 어려웠다.

기존에 색몽요녀에게 홀리지 않았던 이들까지 서서히 눈이 풀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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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덕분에 천화가 설영의 상태를 알아차렸다.

자신에게도 이제 전해져오는 것이다.

색색환요공과 비슷하지만 보다 날것에 가까운 색기라고나 할까.

그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설영이 풍기고 있으니 이들이 미쳐 날뛰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환술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색기를 마주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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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어쩔 수 없군.”

천호가 날아올랐다.

이렇게 되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설영이 그 힘을 제어해내거나, 범위 안에 닿는 모든 이들을 죽여 없애거나.

전자가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후자여도 상관없다.

문제는 그 이후이겠지만.

내공을 끌어올리고, 설영의 곁으로 떨어져내리며 무명검을 땅에 꽂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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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폭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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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과과과광!!!!

사자의 포효와 같은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장원을 뒤덮었다.

다른 이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천화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설영뿐이었으니까.

마인은 말할 것도 없고, 제갈세가나 황보세가, 산동악가 따위의 유력 세가원들 따위도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모조리 불태우고 녹여 없앨 작정으로 힘을 쏟아부었기에, 범위 안으로 들어온 거의 모든 이들이 휘말렸다.

가진 바 무위를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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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레벨 업 알림이 들려왔지만 그것에 기뻐할 겨를이 없었다.

천화는 즉시 남은 자들이 있는지를 살피고, 자연지기를 움직였다.

기막을 펼치듯 자신과 설영의 주변을 감싸 외부와 차단했다.

설영이 본의 아니게 흘리고 있는 색기가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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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 색몽요녀의 원기가 흘러들어간 것 같으니까. 일단 기운이 밖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몸 안에 가둔다고 생각해 봐. 원념을 제압해야 해.”

설영을 보호하는 동시에, 색몽요녀의 힘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색색환요공에 대해서는 천화도 원리와 구결 따위만을 알고 있을 뿐이지만 편법으로나마 화경의 힘을, 자연지기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름대로 해석하여 대처법을 찾은 것이다.

아예 색색환요공의 구결을 일러준다면 한결 기운을 갈무리하기 쉬워질 테지만, 그건 안 될 말이다.

자칫 평생을 남자 없이 살 수 없는 색녀로 살아야 할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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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구만.’

그러는 동안 엄지발가락 끝에, 괄약근에 힘을 주어 버텼다.

입술에 피가 나도록 깨물고,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필사적으로 이성을 유지했다.

색몽요녀가 사용할 때도 끄떡없던 천화이긴 했지만, 좀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오히려 가공되지 않은 원색적인 기운이었기에 더 참기 어려웠다. 설영의 아름다움도 한몫을 했고, 자신은 떠날 사람이기에 억지로 밀어내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설영에 대한 감정도 자극을 받았다.

오히려 자연지기를 깨우치고, 상단전이 활짝 개방되어 기운과 감정에 예민해진 천화였기에 더 영향을 크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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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

그것은 설영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색몽요녀가 남긴 원기의 영향은 천화뿐 아니라 설영 스스로에게도 적용이 되었으니까.

천화에 대한 감정이 부풀어올랐고, 그를 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어떻게든 기운을 갈무리하고 색몽요녀의 원념을 억누르려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감정은 폭발할 듯 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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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안 된다니…….”

밖으로 퍼져나갔어야 할 색기와 감정들을 오롯이 홀로 받아내며 버티고 있는 천화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설영이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설영이 천화를 공격하지야 않겠지만, 이건 다른 의미에서 위험했다.

천화가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설영은 더욱 강하게 그를 끌어안았다.

힘으로라도 뿌리치고 일단 멀어져야 할까?

천화가 고민에 빠진 사이, 설영의 얼굴이 가까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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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읍.”

자신의 입술로 천화의 입술을 막았다.

달콤한 입맞춤.

설영의 입술은 무척이나 촉촉하고 말캉했다.

상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은 안 된다.

천화가 정신을 바짝 차리며 설영을 밀어내려는 순간, 설영에게서 뿜어지던 기운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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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까지는 색기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기운이었다.

음심을 동하게 만드는 지독하고 원초적인 색기가 뿜어져 나왔다면, 지금 설영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사랑스러움이었다.

감정을 자극하는 기운의 성격이 바뀐 것이다.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아랫도리가 뻐근해지던 위험징후는 잦아들었다.

더불어 설영에게서 새어나오듯 뿜어지던 기운의 방향 역시 천화에게만 집중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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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잠깐만 이대로 있어줘.”

다시 이어진 포옹.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 지경이었지만 천화는 그녀를 뿌리치지 않았다.

점점, 설영에게서 뿜어지던 기운이 잦아들었다.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색몽요녀의 원기를 흡수하고 제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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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이제 대충 이 기운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것 같아.”

설영 스스로도 그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혔음을 선언했다.

그것은 의지보다 감정의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사실 화경보다는 현경의 영역에 한 발 가까운 힘이요 능력이었다.

감정을 증폭하고, 움직이고, 이용하는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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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행이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상황이 종료되자 좀 전의 일을 떠올린 두 사람이 민망한 듯 얼굴을 붉혔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서로의 감정을 어느 정도 확인한 셈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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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정리해야지? 여기가…… 엉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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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흠. 그래. 그래야지.”

일단은 수줍었는지 모르는 척 주변을 돌아본 두 사람은 환술에 빠지지 않은, 살아남은 소수의 무인들을 모으고 자원을 정리했다.

다행히 그들도 두 사람이 마지막에 벌인 일에 대해서는 함구해주었기에 일처리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사실 일신룡와 빙상옥봉이 서로 연인 사이라는 소문은 일찌감치 퍼져있던 것이니까.

전장의 한복판이기는 했지만, 색몽요녀라는 막강한 적과 마인들을 모조리 처치한 이후의 입맞춤이니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나?

원래 극한 상황에서 눈도 맞고 하는 것이기에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힐끔 바라볼 뿐, 천화와 설영을 도와 장원을 정리했다.

무려 십마 중 일인을 처치하기는 했으나 이 상태에서 다른 마교의 무리만 쳐들어온다 해도 위험했으니까.

기관을 복구하고 진법을 정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추스르기도 전에 다시 한 방 얻어맞을 수도 있기에 전력으로 복구와 수습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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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은 아닌 것 같고. 뭔가 깨달음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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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도 이게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크흠. 감정을 유형화하여 드러내는 법을 익혔다고 할까?”

그 사이, 천화와 설영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번 전투에서 얻은 것들을 공유했다.

색몽요녀의 원기를 흡수한 것은 알겠는데, 그래서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은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무신지로에서는 그냥 그녀가 죽은 것으로 끝이었으니까.

그녀를 죽인 이들 중 힘을 취할 만한 자격이 되지 않거나 성향, 상성, 성별 따위가 맞지 않아 취하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이렇다 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뭐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설영은 그 힘을 어느 정도 제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천화도 잘 알지 못하는 어떤 힘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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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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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 순간, 설영에게서 사나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광폭하고 사나운 어떤 기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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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기상인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은 살기와는 또 다른 것이었다.

살기가 그저 상대의 심리를 압박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마치 살아 움직여 상대를 할퀼 것만 같았다.

상대가 천화이기에 그런 것이지, 만약 제대로 쓰려 한다면 진짜 기세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터였다.

환술과도 같지만 그보다 거칠고 어떤 점에서는 더 위력적인 힘이었기에 이름 붙이기도 어려웠지만, 천화는 대충 그 원리를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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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도 밟기 전에 현경의 단초를 찾다니, 이거 참…….’

그것은 현경에 달하면 알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사람의 모든 감정에는 기운이 서려있으며, 그것을 모으고 증폭시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한 경지를 ‘인의지도’ 혹은 ‘사람의 도’를 깨우쳤다 하는데, 아무래도 색색환요공에 이 깨달음의 일부가 걸쳐있던 모양이었다.

무공으로서는 초절정 등급밖에 되지 않는데 무공의 특성상 묘하게 이런 깨달음이 섞인 듯싶었다.

이것을 잘만 사용한다면 대상이 스스로 환상을 일으키게 만들 수도 있을 테고,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할 터였다.

갑자기 너무 큰 깨달음이 들어가면 과부하가 걸려 오히려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 깊게 무리에 대해 논하지는 않았지만, 천화는 속으로 혀를 찼다.

재능충에 운까지 좋다니!

아직 화경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어쩌면 자신 다음으로 현경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설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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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부작용이 없으면 다행이네. 그럼 슬슬 가볼까? 십마를 한 놈이라도 더 줄여놓아야 변수가 줄어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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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응.”

계속해서 색몽요녀에 대해, 그녀의 힘을 얻은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설영이 붉게 얼굴을 물들이며 흑우의 등에 올라탔다.

이전보다 좀 더 꼭 천화의 허리를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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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우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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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히히힛!”

둘을 슬쩍 돌아보고 달리기 시작하는 흑우의 울음소리가 어쩐지 묘하게 들렸지만, 기분 탓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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