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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화 정사대전 (2) (241/481)


<242화> 정사대전 (2)
2022.05.22.


천화가 피리를 불어 고독을 활성화시킨 뒤, 무림맹은 예상대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던 이들이 갑자기 심장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졌고,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런 이들이 수십이나 되었다.

확실한 사인을 찾기 위해 부검을 해보자 나온 것은 고독.

그것도 마교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흑사심령고인 것이다. 그들의 죽음에 마교가 개입을 했다는 소리다.

게다가 모두가 며칠 전 울려퍼진 피리 소리를 들은 바 있었기에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마교가, 다시 한 번 무림맹의 본단을 노리고 있다.

어떤 식으로 무림맹의 요인들에게 고독을 먹인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 번 한 일을 두 번 하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기에 경계 단계가 올라갔다.

혹시 있을지 모를 간자 색출에 열을 올렸고, 사천당가의 인물들에게 부탁해 모든 고수들의 중독 여부와 고독 섭취 여부 등을 확인했다.

더불어 미연에 중독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고독이 싫어하는 맛없는 약재가루를 한 움큼씩 먹게 하고, 피독주도 지니게 만들었다.

문헌을 뒤져 마교가 사용했다는 독들에 대한 대비를 마친 것도 당연했다.

그 사이, 자잘한 사건사고들이 일어났다.

무림맹 내부에 심어져 있던 진짜 간자들이 암살을 시도하거나 도주를 꾀한 것이다.

그런 이들을 막고 붙잡기 위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고, 결국 약 열흘에 걸쳐 내부 단속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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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올 때가 됐는데?”

그 동안 천화는 호남성으로 내려가 손수 구휼을 베풀었다.

어설프게나마 화경의 힘을 깨우치고 다룰 수 있게 된 설영을 가르치며 자신 역시 오래 전의 감각을 깨우는 데 주력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 하오문을 통해 귀주와 광서, 광동 지역을 떠받치고 있는 남만야수궁과 해남파에도 소식을 전했다.

그들에게 요구한 것은 북해빙궁에게 한 것과 거의 동일했다.

일단 자리를 지킬 것.

영향력을 강화하고 마교가 더는 침범하지 못하도록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적당히 설치는 마인들과 사파인들을 정리할 것.

북해빙궁에 비해 ‘붉은 머리’에 의해 더 큰 피해를 입은 남만야수궁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다행히 그들은 천화의 말을 따라주었다.

마교가 정리되고 난 후 천화가 직접 그들의 복수를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일단은 성실히 그 말을 이행하며 마교의 세력이 사천에서 더는 퍼져나오지 못하도록 방파제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마교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벌써 천화에 의해 제거된 십마가 셋이었고, 북해빙궁주에게 하나, 그리고 강서 쪽에서 설치던 십마 중 하나가 도왕과 검귀에게 죽임을 당했기에, 그들도 중원 전역으로 퍼트리던 힘들을 한데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십마의 이름을 달지 못했을 뿐 십마에 비견된다 일컬어지던 마인들이 다시 십마의 자리를 채우긴 했지만, 이미 화경의 숫자에서 무림맹에 뒤지게 된 것이 컸다.

물론 천마의 존재감이 워낙 컸기에, 또 십마에 들지는 못했으나 그들의 자리를 노리던 이들의 무위가 상당히 강력했기에 위축되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제대로 붙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인지, 사천성의 동쪽 끝으로 힘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무림맹과의 재결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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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제님을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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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그렇게 상황을 파악하여 구휼 활동을 벌이고 있던 천화의 앞에 한 명의 무인이 나타났다.

무림맹의 표식을 숨기지 않은 것이, 공식적으로 보내온 전령인 듯싶었다.

다만 특이한 것은 천화를 검제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별호 : 천하십대고수를 획득하셨습니다.]

[별호 : 검제를 획득하셨습니다.]

무림맹이 공식적으로 천화를 십대고수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이다.

벌써 그의 손에 죽은 화경급의 고수가 여럿이니 늦었다면 늦은 조치였지만, 굳이 일신‘룡’이라는 별호로 천화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부르던 그들의 행태를 생각하면 자존심을 접은 것이라 볼 수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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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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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께서 보내셨습니다. 곧 중경에서 큰 전투가 있을 것이니 참여해달라는 요청입니다.”

비밀이라면 서신 따위를 통해 전했겠지만,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인지 딱히 숨기려는 기색도 없다.

마교와의 첫 번째 일전.

실은 이미 쳐맞고 물러난 바 있지만 무림맹이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첫 번째 결전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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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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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게 전하……. 예?”

천화의 즉각적인 대답에 전령이 당황했다.

정파인이라면, 무림인이라면 응당 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장 저 세외에서 온 이들조차도 마교를 물리치기 우해 돕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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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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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안 보입니까? 바쁩니다. 저는 저대로 중원을 위할 테니까 그쪽은 그쪽대로 잘 하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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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실 겁니다.”

천화를 데려가려는 전령을 원망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들.

그런 이들을 두고서 이쪽이야말로 중원을 위하는 일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를 갈면서, 경고 아닌 경고만을 날릴 뿐이었다.

나중에 무림맹이 자신들의 힘만으로 마교를 물리칠 경우, 국물도 없을 줄 알라는 것이겠지.

하지만 천화가 가서 활약을 한다 한들 뭐가 달라지기나 할까? 반대로, 천화가 압도적인 힘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감히 해코지를 하려 들 수 있을까?

도왕의 경우처럼, 곤란에 빠졌을 때 슬그머니 외면하는 일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면전에서 감히 헛짓거리나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지는 못할 터였다.

그것을 알기에 천화는 태평하기 그지없었다.

전령을 돌려보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하던 일에 매진할 뿐이었다.

전령 이외에도 그를 지켜보는 눈길들이 있었으니까.

@

거대한 군기가 하나로 뭉쳐 앞으로 나아갔다.

장강을 타고 흘러가 배후를 노리는 이들이 있을 수 있기에 강줄기가 흐르는 쪽으로 인원을 일부 배치하기는 했으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고수들은 모두 한데 뭉쳐 나아가고 있었다.

지하세계의 악귀들이 이러할까 싶을 만큼 흉악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파스슷-

실제로, 그들이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마기가 퍼지며 풀들이 시들고 흙이 퍼석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위협적인 것은 상대도 마찬가지.

호북성 쪽에서 출발한 다문파 연합군이 저마다의 내공과 기세를 피워올리며 빠르게 다가서고 있었다.

무림맹의 전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이었지만, 여기서 끝장을 볼 생각까지는 없는지 아니면 조금 관망을 하다가 개입을 하겠다는 것인지 진짜 고수들은 아직까지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그들 모두가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여차하면 결착을 짓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었다.

설혹 성동격서에 당해 다시 한 번 본단을 빼앗기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에는 그대로 밀어붙여 마교를 타격하겠다는 결단을 내비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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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전열을 가다듬고……!”

지이이잉-!!!

그렇게 마교와 무림맹의 세력이 대치한 순간, 갑자기 무림맹의 후방에서 커다란 징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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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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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악한 마교 놈들을 모두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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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나를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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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멈춰……!”

미리 약속된 공격 신호였다.

수뇌부의 의중과 달리, 마교와 마주친 그 순간 공격 신호가 울렸고 그에 따라 선두의 무인들이 달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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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대체 누가 신호를 보낸 것이냐!!”

다급히 내공을 실어 말려 보려 했지만, 이미 함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누가 실수를 한 것인지 살폈지만, 신호를 보내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이들조차 당황하며 서로를 살필 뿐이었다.

누구도 징을 치지 않았으니까.

마치 징이 스스로 소리를 울린 것처럼, 움직인 이가 없음에도 전장 가득 공격 신호인 징소리가 퍼져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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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돌격! 뒤를 받쳐라! 선두와 거리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기호지세.

선두의 무의미한 희생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

잘잘못을 따질 새도 없이 무림맹의 수뇌부는 이를 악물고 공격을 명령했다.

둥 둥 둥 둥 둥 둥-

마치 심장의 고동소리와 같은 북소리가 이어진다.

이번에는 신호를 맡은 이들의 것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 모든 소리를 덮은 무언가가 그들에게 퍼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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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잘한다!”

바로 천화가 두드리는 북소리였다.

처음의 징소리를 낸 것도 당연히 그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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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편 우리 편! 아자아자아자!”

전장과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장난스레 소리를 치는 천화였지만, 그가 두드리는 북소리에 담긴 힘은 보통이 아니었다.

음공 중에는 상대를 해하는 의도로 사용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감정을 고양시키고,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아군을 강화하는 수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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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엔 이걸 해볼까?”

까가가가가가가가강-!!!

다음으로 천화가 꺼낸 것은 꽹과리였다.

마치 쇠를 긁는 듯이 이번에는 고막을 찢는 듣기 싫은 소리가 퍼져나갔다.

소리의 방향을 한정하여 마교의 무리에게만 들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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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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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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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귀를 막아라!! 내공으로 소리를 차단해!!”

그 소름이 절로 일어나는 굉음은 비단 귀를 아프게 만들 뿐이 아니었다.

일단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감각의 일부를 통제하며 마인들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전투를 치르지 못하게 만든 것은 물론이요, 파마의 기운을 담아 마기를 흔들리게 만들었다.

대반야무상선공(大般若無上禪功).

소림에서 자랑하는 파마의 기운이 천화를 통해 펼쳐진 것이다. 초식이라기보다는 기운 그 자체로, 일종의 내공의 심법이지만 천화만변무상심법으로 그것을 펼쳐낼 수 있었다.

천마가 오백의 정예 마인들을 이끌고 굳이 먼저 소림을 친 것도 바로 이러한 상극의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것을 배제시킴으로써 향후 이와 같은 대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소림을 멸문시킨 것인데, 그 계산에는 천화라는 존재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주변의 기운을 통제해 특유의 금빛 선광이 퍼지는 것은 막았으나 그 효과만은 확실했다.

마인들의 마기가 흩어졌고, 그 틈에 들이닥친 무림맹의 무인들이 그들을 유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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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약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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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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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이라길래 쫄았는데, 빈 수레에 불과했군!!”

비교적 무위가 낮은 이들로 구성된 선봉대였기에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마인들은 마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리고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제법 고수라 할 수 있는 마인들이 나섰지만 그들 역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극의 고수들 사이에서는 소리보다 행동이 빠르기에 비교적 덜하지만, 하수들의 싸움일수록 소리는 아주 중요한 정보가 되곤 했으니까.

소위 ‘사플’을 할 수 없게 된 데다 내공에서까지 밀리게 된 마인들은 오히려 압도해야 할 동급의 고수에게 형편없이 깨지며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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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팔마인들은 무엇을 하느냐! 나서거라!!”

그렇게 일방적으로 밀려가자 천마가 인상일 찌푸리며 명을 내렸다.

십마의 바로 아래에 있는 백팔 명의 고수들을 움직인 것이다.

지금 수하들을 괴롭히고 있는 기운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으나, 그들 정도라면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테니까.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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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고수들께서는 나서주시오!”

그러자 무림맹주인 무허자도 즉각 대응했다.

저쪽에 백팔마인이 있다면 이쪽에도 백대고수가 있다.

그들을 움직여 그들을 상대케 한 것이다.

백대고수들도 뛰어나지만, 백팔마인 역시 만만치 않다.

하나같이 초절정의 고수들만을 모아놓은 것이기에, 그들이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어중간한 무인들은 모조리 쓸려나갈 것이 분명할 정도다.

때문에 일단 간을 보며 서로의 힘을 빼놓은 뒤에 최후 결전급으로 싸움을 걸 때 움직이는 것이 마땅했지만, 천마가 먼저 칼을 빼들자 무림맹도 질 수 없었다.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니까.

그렇기에 중원의 다른 지역들을, 이제 무림맹의 본단이 된 제갈세가의 장원을 지킬 고수들조차 거의 남기지 않고 모조리 데리고 나온 것이 아닌가?

원래는 적당히 싸우다가 물릴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되면 여기서 끝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아무리 보아도 마인들의 상태가 영 좋지 못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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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 저들에게 너희가 쌓아온 한의 깊이를 보여주거라.”

하지만 천마가 백팔마인을 지휘하여 소리치자 상황이 바뀌었다.

천화에게서 퍼져나가던 대반야무상선공의 기운이 뚝 끊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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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걸렸나? 어쩔 수 없지.”

천화와 마찬가지로 천마 역시 화경의 끝에 다다른 고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천화가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그냥 놓아둔 것도 그 기운을 분석하기 위한 시간벌이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자연지기를 움직이자 대반야무상선공이 흩어져버렸다. 무리를 한다면 어떻게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천화의 행동은 무림맹이 처음부터 겁에 질려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이미 접전 상태에 들어섰으니, 이제는 무림맹이 다시 밀리더라도 무작정 몸을 빼기 어려울 터였다.

자연스럽게 행위를 멈추었고, 마인들의 기세가 다시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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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의 기개를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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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들 따위에게 중원이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파의 백대고수들이 저마다 기운을 피워올리며 전면으로 나섰다.

훗날 기억될 정사대전의 주역이 되기 위해 개인과 사문의 명예를 걸고 전력으로 부딪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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