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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고인물 전용 루트 (2) (262/481)

<18화> 고인물 전용 루트 (2)2020.12.15.

16586673094815.jpg“자, 어때. 생각보다 쉽지? 내가 말한 순간에 정확한 장소로 머리를 내밀어서 숨을 들이쉬고, 다시 다음 지점까지 이동하면 되는 거야. 이렇게 몇 번만 반복하면 금방 밖으로 나갈 수 있지!”

16586673094821.jpg“……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너 혹시…….”

설영은 진심으로, 천화가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으려는 것은 아는가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처럼 정교한 순간순간을 물속에서 파악하여 숨을 갈아 쉬고, 이동하라니? 이건 숫제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이 연못이 바닥과 연결되었다는 지하수로의 유속이 얼마나 거셀지는 모르지만, 천화가 하는 이야기만 들어도 쉽게 몸을 가누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해보였으니까. 게다가 천화가 몇 번 이곳을 들락거리며 탈출해본 게 아니고서야 그런 세부적인 물길과 위치, 호흡하는 순간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16586673094826.jpg“찾아라! 목숨만 붙여서 데려와!!”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동굴이라 소리가 더 크게, 더 가까이 들려오며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음색. 저들에게 붙잡히거나 발각되었다가는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눈에 선했기에 설영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혼자라도 도망을 쳤을 텐데!

16586673094832.jpg“컹! 컹!!”

억울한 표정을 짓는 그때, 어떻게 데려왔는지 혈견이 짖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그렇다면 발각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 설영의 눈동자가 방황하는 그때, 천화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16586673094815.jpg“그렇게 복잡하지 않은데 기억 못했어? 다시 한 번 말해줘? 시간 없으니까 한 번만 더…….”

16586673094821.jpg“아니. 기억했어.”

순간 천화의 눈에 의외라는 듯 이채가 띄었다. 복잡하지 않다고는 이야기했지만 어디까지나 경험으로 체득해 지하수로의 지형이 눈에 선한 고인물의 기준에서였다. 그 짧은 순간 설명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설영의 머리가 꽤나 비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한 서너 번쯤은 다시 말해줄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던가?

16586673094815.jpg‘머리만 좋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물론 아는 것과 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본인이 그렇다는 데 굳이 이쪽에서 매달릴 이유야 없다.

16586673094815.jpg“좋아. 그럼 따라오라고. 후읍.”

대화를 마친 천화가 먼저 잠수를 시작했다. 어차피 동시에 잠수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오히려 함께 지하수로로 진입하려 했다가는 서로의 길목만 가로막게 될 터였다. 천화가 먼저 들어간다면 이정표가 되어 설영이 따라가기도 한결 편해질 테고.

16586673094815.jpg‘1, 2, 3…….’

연못 속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기 시작한 천화는 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알람 기능도 있긴 하지만 정신이 사납기도 하고, 고인물의 시간 체크는 시계보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연단술처럼 장시간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단시간 동안 집중할 때는 차라리 속으로 세는 것이 훨씬 나았다. 이내 천화의 몸이 연못의 바닥까지 닿았다. 설영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힐끗 눈길을 준 뒤, 물길이 난 구멍을 찾아 몸을 날렸다. 쏴아아아아아아아-. 순간 몸의 속도가 격하게 빨라졌다. 연못의 위는 잔잔하지만 물길이 흐르는 곳은 격류라 할 만큼 빠르게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천화는 그 힘에 저항하는 대신 몸을 내맡겼다. 완전히 힘을 놓아버린 것은 아니고, 마치 수공이라도 익힌 듯이 그 물길의 결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16586673094815.jpg‘그러고 보니 이거 안 해 봤으면 타이밍이 좀 꼬일 텐데……?’

그제야 어떤 생각이 떠올랐지만 뭐 어쩌겠나. 이미 벌어진 일이고, 어차피 연습해볼 시간이 있던 것도 아닌데.

16586673094815.jpg‘여기서 바위를 한 번 박차고.’

푸홧! 일단은 내가 살고 볼 일이다. 천화는 전방을 주시하다가 정해진 타이밍에 내공을 끌어모아 바위를 박차고 뛰어올랐다. 이미 천천히 몸을 위쪽으로 띄워두었던 탓에 어렵지 않게 수면 위에 닿을 수 있었다.

16586673094815.jpg“잘 오고 있…….”

16586673094821.jpg“푸하!!”

천장에 튀어나온 돌을 붙잡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곧장 뒤따라온 설영의 몸이 솟구쳤다.

16586673094821.jpg“정말 이런 곳이 있었을 줄이야……. 대체 이런 건 어떻게 안 거야?”

가뜩이나 연예인 뺨치는 외모인데 물에 젖은 모습이 고혹적으로 다가온다. 시선이 자꾸 아래쪽으로…….

16586673094815.jpg“크, 크흠.”

16586673094821.jpg“왜? 이동 안 해?”

16586673094815.jpg“해. 해야지.”

하지만 지금은 시선 팔릴 때가 아니다. 제 아무리 천화라도 지금의 몸 상태로는 한 번 삐끗하는 순간 저세상행일 테니까. 충분히 숨을 들이켠 뒤, 천화가 다시 먼저 잠수했다.

16586673094815.jpg‘여기서 좌회전, 여기서 우회전하고, 물살이 약해질 때 다시 수면으로 올라간다.’

시간으로 보면 무척 짧았다. 물살이 강하기 때문에 반응할 수 있는 타이밍은 더 짧았다. 그러나 천화는 능숙하게 물길을 짚어 원하는 바를 이루어냈다. [수영을 습득하셨습니다.] [잠수를 습득하셨습니다.] [잠영을 습득하셨…….] 그와 동시에 수영과 잠수에 관한 새로운 기본 기술들도 획득했다. 무공까지는 아니지만 관련 능력에 이점을 주는 것들이기에 천화는 한결 물길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편해짐을 느꼈다. 여유가 생긴 틈을 이용해 뒤를 돌아보았다.

16586673094815.jpg‘이걸 따라오네?’

오직 고인물들만이 알고 있는 길과 방법을 알려주긴 했지만 따라오지 못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터였다. 헌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 이상으로 잘 따라오고 있었다. 혹시 수공이라고 익힌 것일까?

16586673094815.jpg‘이크!’

인어처럼 헤엄을 쳐 따라오는 그 모습에 순간 정신이 팔린 천화가 타이밍을 놓쳤다. 퍼억 고개만 살짝 젖혀 피해내야 하는 튀어나온 바위를 피하지 못하고 부딪혀버렸다.

16586673094815.jpg‘내가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꼬르륵! 순간 충격을 받으며 자세가 흐트러진 것은 당연한 일. 속으로 셈하던 숫자를 잊어버리고 물살에 휘말린 천화가 다시 이를 악물고 몸의 방향을 틀었다. 보통은 한번 삐끗한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말지만, 이대로 죽기에는 그가 쌓아올린 경험과 짬밥이 너무 컸다.

16586673094815.jpg‘무형보!’

자유로운 움직임이 특징인 무형보가 물속에서 펼쳐진다. 다른 보법들은 발을 디딜 땅이 있어야만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아예 경로 자체가 지정되어 있지 않은 무형보는 발끝이 아닌 온몸으로 펼쳐내는 것이기에 수공을 펼치듯 물을 차고 나아가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16586673094815.jpg‘지금, 지금, 그리고…… 지금!’

물살에 몸이 떠밀리는 것도 순간이지만, 천화가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타이밍을 잡은 것도 순간이었다.

16586673094815.jpg‘이대로 두 번만 더 가면…….’

바위와 부딪힌 어깨가 욱신거리고 호흡이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이대로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푸르르륵.

16586673094815.jpg“?!”

그때, 뒤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 따라오던 설영이 실수한 천화의 모습을 보고 흔들린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었지만 설영에게는 경험이 부족했다. 실책을 하고도 곧바로 바로잡은 천화와 달리, 한번 코와 입으로 물이 들어가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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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빠른 속도로 물살에 휩쓸려가는 와중에!

16586673094815.jpg‘버려?’

저걸 구하는 건 미친 짓이요, 자살 행위에 다름없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드는 데다, 설영은 무려 일류급의 고수가 아니던가? 무의식적으로 내공이라도 사용해버린다면 구하기는커녕 다가가기도 전에 얻어맞고 천화마저 정신을 잃어버리거나 어디 한 군데 부러질 수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망설였지만 그대로 머뭇거리고만 있을 수도 없다. 호흡도 딸리기 시작한 데다, 뒤따라오던 설영이 자신을 덮치려 했기 때문이다.

16586673094815.jpg‘어쩔 수 없지.’

타앗! 천화가 크게 발을 굴렀다. 허공을 딛고 하늘로 솟아오른다는 천상제의 수법을 사용한 것처럼 순식간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16586673094815.jpg“푸하!!”

일단은 나부터 살고 볼 일 아닌가? 천화는 즉시 호흡을 가다듬었고, 다친 팔의 상태를 파악했다.

16586673094815.jpg“어차피 죽은 목숨이긴 했지만…….”

설영은 어차피 추격자들에게 잡혀 죽었어야 했을 몸. 여기서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16586673094815.jpg“아직 써먹을 데가 남았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일류급의 무인에게 목숨 빚을 지운다는 것은 당장 그에게 큰 득이 되는 일이다. 천화는 즉시 잠수하여 설영을 뒤쫓았다.

16586673094815.jpg‘내 스무 냥도 갚아야 하고!’

강한 물살에 휩쓸린 만큼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또 일류가 아니라 절정급의 무인이라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바위와의 충돌은 무지막지한 충격으로 다가오겠지만, 내상을 치료해낸 지금이라면 즉사까지는 면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파앙 파앙 파앙. 무형보를 펼친 천화의 몸이 물살을 따라 쭉쭉 나아갔다. 시야에서 사라졌던 설영의 모습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16586673094815.jpg‘헐.’

그렇게 확인한 설영의 상태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 혈마기가, 혈마신공이 무식하기 짝이 없는 무공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당연히 설영이 바위에 부딪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설영의 검 끝에 맺힌 검기가 돌출되어 그녀를 위협하는 바위들을 부수고 잘라내며 함께 쓸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16586673094815.jpg‘이크!’

하지만 임시방편일 따름이었다. 내공에는 여유가 있을지 몰라도, 물을 먹고 호흡이 딸리는지 버둥거리는 설영의 검 끝에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가볍게 부수어내던 돌덩이들을 일격에 부수기 어려워지고, 물살에 함께 떠밀린 돌덩이들과 부딪히며 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심지어 개중 큰 덩어리들은 뒤쪽에서 따라붙는 천화까지 위협하기 시작했다.

16586673094815.jpg‘생각보다 손 많이 가는 녀석이잖아?’

혈마검을 꺼내 날아오는 돌덩이들을 밀거나 흘려보내며 천화가 더 가까이, 설영의 곁으로 다가섰다. 이미 거의 의식이 간당간당한지 움직임이 크게 둔화된 상태였지만 이대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기에 천화가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렸다.

16586673094815.jpg‘야, 너 나중에 꼰지르면 뒈진다.’

16586673094826.jpg[넵?]

  빠악! 혈마검에 간단히 주의를 준 천화가 검면으로 설영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어설프게 저항할 바에는 기절하는 게 낫지! 내공까지 실은 일격이었기에 물살의 저항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푸르르륵! 망설임 없이 휘두른 일격에 대비하지 못한 설영의 입에서 얼마 남지 않았던 공기가 빠져나왔다. 설영이 몸을 축 늘어뜨린 채, 물살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16586673094815.jpg‘벌써 한 군데는 지나쳐왔고, 남은 숨구멍은 하나.’

설영의 뒤에서 목을 조르듯 안은 천화가 빠르게 상황 파악을 끝냈다. 두 번의 숨구멍을 차례로 거쳤다면 안전하게 밖으로 도달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그중 하나는 지나쳐 온 상태였다. 그나마 무형보를 펼쳐 속도를 올린 덕분에 호흡은 다음 숨구멍에 도달할 때까지 아슬아슬하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이미 물을 먹고 의식을 잃은 설영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였다. 자칫하면 무사히 빠져나간다 해도 이미 익사한 시체를 끌고 나가는 게 될 수 있는 상황.

16586673094815.jpg‘난 할 만큼 했다고!’

다시금 무형보를 펼쳐 마지막 숨구멍에 도달한 천화는 양발로 몸을 지탱한 뒤, 임시방편으로 두 손을 깍지 껴 설영의 가슴을 압박했다. 현대에서는 하임리히 요법이라 불리는 흉부 압박법. 숨구멍이 있긴 해도 물살이 약하지 않아 시간을 오래 지체하긴 어렵다. 마지막 숨구멍은 정말 호흡만을 위해 겨우 찾아낸 공간이었으니까. 한 번, 두 번, 세 번.

16586673094821.jpg“쿱!”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시도한 압박에 설영이 약간의 물을 토해냈다. 하지만 부족하다. 물을 먹어서인지, 뒤통수를 맞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의식도 없었으니까. 최대한 빨리, 제대로 눕혀 흉부 압박과 인공호흡을 할 필요가 있었지만 아직 삼류 무사급도 되지 못하는 천화로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벌써 다리가 달달 떨려오고 있었다.

16586673094815.jpg“에라 모르겠다!”

다시 크게 숨을 들이쉰 천화가 설영을 이끌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무리를 한 탓에 벌써 근육이 뻐근해져 옴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다. 살려면 내일 근육통이 오더라도 지금은 움직이는 수밖에! 아직 콩알만 한 내공을 최대한 발휘하여 헤엄을 치기 시작하자 물살보다 빠르게 몸이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16586673094815.jpg‘고지가 코앞이다!’

출구까지는 정말 코앞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마지막 힘을 더하던 천화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16586673094815.jpg‘미친……!’

설영이 파괴한 돌덩이들이 출구 쪽으로 밀려나가다 걸린 탓에 입구가 좁아져 있는 것이다. 사람 하나도 제대로 통과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그 좁은 통로로 설영을 데리고 탈출한다는 건 같이 죽자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심지어 머뭇거리는 사이 통로가 좁아진 까닭에 유속은 더욱 빨라졌고, 출구는 더 빠르게 가까워져왔다.

16586673094826.jpg[주인님, 지금이야말로 제 힘을 쓰실 때입니다!]

  그때, 한동안 잠잠하던 혈마검이 마수를 뻗었다. 지금 천화의 내공으로는 저 바위무더기를 부술 수 없을 게 분명하니까. 하지만 혈마검의 힘을 쓰면 어떨까? 최소 일류급의 내공을 단숨에 취하게 될 테니 아주 가볍게 부수고 통과하는 것이 가능할 터였다. 천화뿐 아니라 설영도 함께!

16586673094815.jpg‘20초 안에 부딪힌다.’

천화의 마음이 초조해졌다. 이대로면 같이 죽을 판이고, 그렇다고 혈마검의 힘을 취했다가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는 것은 물론,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테니까.

16586673094815.jpg‘어쩔 수 없군.’

이미 빨려들어가는 몸은 무형보의 움직임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없을 정도였다. 늦추는 것도, 더 빠르게 나아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천화가 결단을 내렸다.

16586673094815.jpg‘좋아. 몸을 취하는 걸 허락한다.’

자칫 폭주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혈마검이 힘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16586673094826.jpg[저……. 근데 주인님. 왜 저를 이 아이에게……?]

  다만 힘을 쓰는 건 자신이 아니었다. 천화는 얼른 설영의 손에 혈마검을 쥐어준 것이다.

16586673094815.jpg‘왜. 뭐.’

혈마검의 힘으로 돌무더기를 부수는 게 꼭 자신일 필요는 없으니까.

16586673094815.jpg‘어차피 대신 몸 움직이는 건 가능하잖아.’

16586673094826.jpg[끄으응. 알겠습니다!]

  쿠화아아아악!!! 그 순간 혈마검이 설영의 몸을 차지했다. 두 눈이 붉게 달아오르고, 붉은 혈마기가 전신을 물들이는가 싶더니 혈마검에 막대한 내공이 모여들었다.

16586673094815.jpg‘오, 검강까지?’

일류를 넘어 절정급에 이르러야만 간신히 입문 할 수 있다는 무인들의 꿈의 경지, 검강이 돌무더기를 향해 거칠게 뿜어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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