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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삼류인데, 고인물입니다 (1) (263/481)

<19화> 삼류인데, 고인물입니다 (1)2020.12.17.

16586673154067.jpg“제길, 스무 냥이 아니라 오십 냥은 불러야 했어!”

축 젖은 몸으로 땅 위에 올라온 천화가 분통을 터트렸다. 어딘가 이상한 지점에서 화를 내고 있기는 했지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오십 냥도 싼 값일 터였다.

16586673154067.jpg“후우. 살 수 있으려나.”

털썩. 그리고는 질질 끌고 나온 설영의 몸을 한쪽에 뉘었다. 여전히 의식은 없었고, 안색이 창백해졌기에 늦은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것은 해보는 편이 좋을 터였다. 그렇지 않다면 여기까지 억지로 끌고 나온 보람이 없으니까.

16586673154067.jpg“흠흠. 다 너를 구하려는 거니까 이해하라구.”

말을 그렇게 했지만 즉시 바로 자세를 잡았다. 아까는 현대에서 하임리히 요법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임시 조치를 취했지만, 기도에 들어간 물을 빼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흉부 압박이 필수였다.

16586673154067.jpg“후우.”

심폐소생술이라 불리는 CPR이야 학교에서든 군대에서든 몇 번이고 배운다. 그리고 무신지로에서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보상을 획득하는 제법 교육적인 돌발 임무가 있었기에 천화도 몇 번이나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 대상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늘 똑같지 않았지만.

16586673154067.jpg“후욱, 후욱.”

천화는 부들거리는 팔다리를 진정시키며 설영의 흉골 아래쪽에 깍지 낀 손을 가져갔다. 물에 젖은 여체의 매혹 따위는 이미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사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일이니까. 팔을 수직으로 만든 뒤, 손바닥 끝에 체중을 실어 규칙적으로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체중을 싣는 것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었기에 내공을 담는 것은 무리. 오로지 힘과 체중을 이용해 빠르고 규칙적으로 설영의 흉부를 압박했다.

16586673154067.jpg‘너무 깊어도, 너무 빨라도 안 돼.’

자신이 알고 있는 심폐소생술, 일명 CPR에 대해 떠올리며 설영을 소생시키기 시작했다.

16586673154067.jpg‘이제 호흡을…….’

흉부 압박을 했으면 이제 호흡을 불어넣을 차례. 결코 사심이 없음을 속으로 거듭 강조하며 설영의 입술 쪽으로 얼굴을 옮겼다.

16586673154099.jpg[주인님, 아무도 안 물어본 것 같은데…….]

  괜히 옆에서 집중을 방해하는 혈마검은 손을 놀려 소지품 창으로 던져넣어버렸다. 혹여나 설영의 몸을 차지한 혈마검이 폭주하여 난동을 부리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대로면 둘 다 죽고 주인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혈마검은 제 할 일을 마친 후 다시 검으로 정신을 옮겨간 것이다.

16586673154067.jpg“후흡.”

푸하!!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을 맞춰 호흡을 불어넣으려던 그때, 설영이 입으로 분수를 뿜었다. 사실 심폐소생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흉부 압박을 통해 횡격막을 조이는 것이기에 인공호흡까지 이어지기도 전에 마셨던 물을 뿜어낸 것이다.

16586673154107.jpg“으으음……?”

퍼억!!! 그와 함께 정신을 차린 설영. 덕분에 천화는 따귀도 아닌 죽빵을 얻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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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자마자 눈앞에 무언가 있자 반사적으로 주먹이 나간 것이다.

16586673154067.jpg“터, 터 도하가허(턱, 턱 돌아갔어).”

순간 턱이 빠질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그나마 본능적으로 휘두른 것이라 내공이 실리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해야할까. 졸지에 죽빵을 얻어맞고 날아간 천화가 어렵사리 턱을 다시 맞추고 몸을 일으켰다.

16586673154067.jpg“아니, 목숨을 구해줬더니 죽빵부터 날리냐!!!”

16586673154107.jpg“어……. 천화?”

그제야 설영도 상황 파악을 했다. 분명 물속에서 버둥대다가 바위에 부딪혀 정신을 잃은 것 같았는데 여긴 어딜까? 자신이 죽거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계곡을 빠져나온 것은 맞는 것 같았지만 중간에 필름이 끊긴 탓에 얼떨떨한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과정이야 어쨌든 천화가 자신을 살린 것만은 분명해보였기에 미안한 눈으로 더듬더듬 사과했다.

16586673154107.jpg“아, 아니. 눈앞에 그렇게 바짝 다가오니까……. 미안. 구해줘서 고마워.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16586673154067.jpg“흐흐흐흐. 그래? 제대로 보답할 각오가 되어있다는 말이지?”

그 말에 천화의 눈빛이 돌변했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그것처럼. 한 발, 한 발. 진이 빠져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설영을 향해 다가오며 목숨 값을 요구했다.

16586673154107.jpg“너, 너 왜 그래. 오지 마. 꺄악!!”

16586673154067.jpg“오십 냥.”

16586673154107.jpg“……뭐?”

16586673154067.jpg“쉽게 도망칠 거 너 때문에 죽다 살아났는데 이 정도는 올려 받아야지. 안 그래?”

16586673154107.jpg“그럼 보답이란 게……?”

순간 설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인상을 찡긋거리자 천화가 실망했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16586673154067.jpg“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니, 아무튼 사람이면 모름지기 고마울 때 돈으로 보상을 할 줄 알아야지 말이야! 설마 그 정도도 안 내놓을 생각이었어?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16586673154107.jpg“……가만, 근데 너 내가 정신을 잃었을 때 뭐하려고 했어?”

그때, 설영의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왔다.

16586673154067.jpg“어? 당연히 입으로 호흡을 불어넣으려고…….”

16586673154107.jpg“이 변태가! 그게 기절한 사람한테 할 짓이냐!!!”

16586673154067.jpg“아니, 그게 아니라……!”

무심코 대답하던 천화는 아차 싶었다. CPR이라 불리는 심폐소생술, 그 안에 포함된 인공호흡법은 이 시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후웅!! 설영은 물살에 휘말려 잃어버린 검 대신 주먹을 격하게 휘두르며 천화에게 덤벼들었고, 천화는 식겁하며 무형보를 펼쳐 그것을 간신히 피해내었다.

16586673154067.jpg“그게 아니라니까!!!”

그렇게 얼굴이 빨개진 채 씩씩 거리는 설영의 난동 아닌 난동은 일각(15분) 가량이나 계속되었다. @

16586673154067.jpg“기껏 목숨 걸고 살려줬더니 말이야! 어? 사람을 패죽이려고나 하고!! 아이고, 공자님 맹자님 부처님 원시천존님.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16586673154107.jpg“미안하다니까.”

한껏 분풀이를 하고 나서야 행동을 멈춘 설영이 진심으로 천화에게 사과했다. 어쨌든 그 덕분에 살아남은 것이고, 믿기 쉽든 어렵든 그것이 의술의 한 종류였다는 설명도 들었기에 더 화를 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때부터 천화가 투덜투덜거리며 나 때는 어땠느니, 요즘 것들은 어떠느니, 세상의 도가 거꾸로 섰다느니 사는 소리를 잔소리처럼 늘어놓기 시작했고. 하도 그 소리를 듣다보니 슬슬 짜증이 날 지경이기는 했지만 꾹 눌러 참으며, 품을 뒤져 그를 달랠 물건을 찾았다.

16586673154107.jpg“알았어. 줄게. 오십 냥. 여기……. 어?”

그리고, 자신의 품에 고이 모셔두었던 전낭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6586673154067.jpg“왜 그래?”

16586673154107.jpg“어, 없어.”

16586673154067.jpg“뭐가?”

16586673154107.jpg“전낭이 사라졌어. 아무래도 뜯겨 나간 모양인데…….”

곤란한 일이었다. 혈마검을 잃어버린 뒤 임시로 구한 검까지 잃어버린 설영이 아니던가? 거기에 전낭까지 잃어버리다니? 설영이 곤란한 표정을 짓자 천화의 표정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16586673154067.jpg“뭐? 그럼 내 돈은?”

16586673154107.jpg“줄게! 준다고! 대신……. 조금만 기다려줘.”

정확히는 돈귀신이라는 표현이 맞겠지. 설영은 돈돈거리는 천화에게 버럭 성질을 부렸지만 곧 미안해졌는지 슬쩍 말끝을 흐렸다. 그의 말처럼 목숨 값이라 생각한다면 오십 냥이 아니라 더한 금액이라도 주어야 할 테니까.

16586673154067.jpg“으흠, 외상은 사절인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천화가 팔짱을 끼며 가만히 설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 못하는 척, 기회를 주었다.

16586673154067.jpg“어쩔 수 없지. 그럼 몸으로 때워!”

16586673154107.jpg“뭐?”

16586673154067.jpg“같이 있는 동안 날 호위해줄 것! 그게 내 조건이야.”

갑작스런 말에 당황하는 설영에게 천화가 선언하듯 이야기했다. 설영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녀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동안 호위로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미 기연 동굴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은 바 있었지만 그건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의 식대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 기연 동굴을, 계곡을 빠져나온 지금은 처음의 말처럼 그저 ‘지켜보기만’ 할 수 있지 않겠나? 때문에 확답을 받아두기로 한 것이다.

16586673154107.jpg“좋아. 그걸로 그럼 오십 냥은 없던 걸로…….”

16586673154067.jpg“응? 무슨 소리야? 그건 그거고 오십 냥은 오십 냥이지! 이동하는 동안 먹고 자는 건 공짜로 빌붙으려고? 어림도 없지. 난 노숙하고 사냥으로 연명할 생각이 없거든? 그러니까 이건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는 값이지. 어디서 목숨 값을 날로 먹으려고.”

16586673154107.jpg“하아……. 좋아. 알겠어. 하지만 명심해. 내가 널 따라다니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혈마검의 주인으로서 합당한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니까.”

끝까지 수전노처럼 구는 천화를 매섭게 노려봐준 설영이 다시 한 번 그들의 관계를 주지시켰다. 언제든, 아니라고 생각하면 혈마검을 회수할 수 있음을. 그리고 천화의 목숨까지도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16586673154067.jpg‘그래도 한번 살려줬는데…… 죽이려고 들지는 않겠지? 제길. 괜히 오십 냥을 받는다고 했나?’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이야기에 뜨끔했지만 천화는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그래도 혈마신공이야 꿰고 있으니, 자는 도중에 암습을 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도망은 칠 수 있겠지! 고인물답게 낙천적인 생각을 하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16586673154067.jpg“그, 그럼 갈까?”

여차하면 설영을 떼어놓을 생각을 하며 기억속의 마을 쪽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16586673154107.jpg“여긴 어디쯤이야? 우리가 얼마나 물길을 따라 흘러온 거지?”

16586673154067.jpg“음, 거리상으로 따지면 생각보다 멀지는 않은데, 멀리 돌아서 오려면 최소 닷새쯤은 걸릴걸? 혈견도 이 정도 거리까지는 냄새를 맡지 못할 테니까 걱정할 것 없어. 물길을 따라오느라 냄새의 흔적도 끊겼을 테고, 계곡을 뒤지고 어쩌고 하려면 최소 열흘 이상은 차이가 날 테니까. 설사 방향을 제대로 잡는다 해도 열흘에서 보름쯤은 시간을 벌었다고 봐야겠지. 이동 중에 들키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16586673154107.jpg“그렇게나?”

설영이 짐짓 놀라는 시늉을 했다. 아니, 시늉이 아니라 진심으로 놀랐다. 절벽이 높고 깊다 하나, 설마하니 그만큼이나 멀어졌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내심 조급한 마음도 있었는데 이 정도라면 안심이다. 혈견들도 상대가 반나절 거리쯤에는 들어와야 추적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 더구나 상대는 자신들이 이런 기상천외한 경로로 도망을 쳤으리라 생각하기 어렵지 않겠나? 게다가 자신이 인피면구를 벗은 얼굴을 아는 것도 아닐 테니 잘만 숨기면 이대로 추격을 따돌리는 것도 가능할지 몰랐다.

16586673154107.jpg“아!”

16586673154067.jpg“……?”

그런 부푼 기대가 차오르던 그때, 설영의 표정이 돌연 심각해졌다. 다시 쫓기는 몸이 될지 모르는 가장 결정적인 문제가 남은 것이다.

16586673154107.jpg“마을로 가면 안 돼.”

16586673154067.jpg“뭐? 난 노숙은 취향이 아니라니까.”

16586673154107.jpg“바보야! 지금 마을에 들어갔다가는 다시 쫓기게 될 거라고! 검을 아예 쓰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잠깐이라도 무공을 드러내는 날에는……!”

16586673154067.jpg“엥? 아아, ‘그거’?”

갑작스런 설영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천화가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는 듯 피식 미소를 지었다. 혈마기. 무림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흔적을 남기는 혈마신공을 일으킬 때 몸 주위로 나타나는 붉은 기운을 염려한 것이다. 5성 이상의 성취를 이룬다면 감출 수 있지만 그 이하라면 혈마검을 쥐지 않더라도 반드시 일어나고 마는 그것. 하지만 혈마검을 사용하면 7성 이상이 아니고서는 임의로 감출 수 없는 그 기운을 통해 그들을 알지 못하던 이들까지도 혈마검의 존재를, 혈마의 후예를 알아차릴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되면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16586673154067.jpg“흠. 네 성취는 얼마나 되지?”

16586673154107.jpg“……5성이야.”

사승 관계나 사형제쯤이 되지 않는 이상 무인에게 성취를 묻는 것은 무척이나 실례되는,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금기시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설영은 망설이다 순순히 자신의 경지를 털어놓았다. 어쩌면 혈마검의 주인이 된 천화를 동문처럼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설영이 밝힌 혈마신공의 성취는 5성. 간신히 혈마기를 감출 수 있는 경지이다. 혈마검을 쥐어야 할 정도의 강자를 만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혈마검법의 형(形)을 기억하는 자가 아니라면 평범한 검으로 무리하지 않고 검을 떨치는 설영을 보고 누구도 혈마의 후예를 떠올릴 수 없을 터였다. 중간에 많이 변형되기는 했지만 애초부터 도가에서 파생된 공부인 만큼, 혈마기가 드러나기 전까지의 혈마검법은 현묘함마저 담고 있으니까.

16586673154067.jpg‘애초에 혈마의 후예가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게 오래전이니 알아볼 이도 거의 없을 테고……. 그럼 문제없겠네.’

무신지로에서 혈마의 후예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성의 성취를 이루고 난 뒤이니 설영의 정확한 성취를 알기 어려웠는데, 직접 말을 듣고 나니 안심이 되었다. 설영의 실력쯤 된다면 어지간한 상대에게는 혈마검법을 사용하지 않고 제압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여차하면 혈마검법을 써도 혈마검만 쥐지 않으면 쉽게 들키지 않을 테고.

16586673154067.jpg“그럼 문제없겠네.”

16586673154107.jpg“아니, 지금 뭘 들은 거야? 내가 아니라 네가 문제라고!”

천화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리자 설영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야 5성의 성취로 혈마기를 감출 수 있다지만, 이제 막 혈마검을 취한 천화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16586673154067.jpg‘하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건가?’

사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천화야 애초부터 혈마심법을 익히지도 않았지만, 또 혈마검을 취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삼재심법만 운용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긴 하지만, 혈마검의 주인이 된 이상 혈마심법을 익히고는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 아니, 혈마심법을 익혔고 익히지 않았고도 중요하지 않다. 혈마검은 그 자체로 혈마기를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연 동굴들에서 천화가 괴인들의 검기를 받아내던 것 역시 혈마검이 스스로 혈마기를 일으켰기 때문이기도 했고.

16586673154067.jpg“아, 이거라면 괜찮아.”

츠츠츠츳- 천화가 씨익 웃으며 심령을 통해 지시하자 혈마검이 붉은 혈마기를 풀풀 풍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천화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16586673154067.jpg“무기 효과 끔.”

파앗-

16586673154107.jpg“?!”

그 순간, 거짓말처럼 혈마기가 사라졌다. 정확히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당장 검기를 내려치더라도 버텨낼 수 있을 만큼 혈마기는 충분히 풀려나오고 있었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만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니까. 혈마기의 최대 단점인 혈마기의 노출쯤이야 유저의 설정 중 하나인 무기 효과, 소위 무기 이펙트 설정을 통해 얼마든지 켜고 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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