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돈 놓고 돈 먹기 (2) (268/481)

<24화> 돈 놓고 돈 먹기 (2)2020.12.29.

16586673464425.jpg“하, 힘들다. 힘들어.”

이류 무인과의 첫 번째 비무. 천화의 상대였던 이류 무인은 바닥에 두 손을 짚은 채 망연자실 넋이 나갔다.

16586673464425.jpg“약한 척하기 너무 힘들다. 차라리 무선생 컨셉일 때는 후원받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16586673464435.jpg“이럴 수가. 이러면 안 되는데? 하하……. 그래, 꿈일 거야. 꿈이고말고.”

천화가 이따위 소리를 하는 것도 들리지 않는지, 상대였던 무인은 반쯤 넋이 나간 채 초점 잃은 눈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16586673464425.jpg“그래도 이제 수입은 짭짤하네.”

16586673464435.jpg“와아아아! 멋지다!”

16586673464435.jpg“어이어이, 믿고 있었다고!”

그런 천화의 지친 기색을 응원하듯 구경꾼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원래 대중이란 약자를 응원하기 마련이니까. 특히 삼류와 이류, 이류와 일류, 일류와 절정 급의 무인 사이에는 감히 쳐다보기도 어려운 벽이 있다고 표현되는 것을 생각할 때, 고작 삼류 무인이라고 생각했던 천화가 비무를 행할수록 성장하며 이류 무인을 꺾은 것은 실로 대 사건이라 할 수 있었다. 마치 소년만화에 나오는 일화와도 같달까? 천화의 입장에서는 그저 좀 더 돈을 벌고, 무공 숙련도 작업을 하고, 다음 상대가 자신의 도전을 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방편일 따름이었지만, 구경꾼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16586673464435.jpg“어? 또?”

16586673464435.jpg“이봐, 좀 쉬었다가 도전하는 게 낫지 않겠어? 이미 충분히 할 만큼 했다고!”

그러던 이들이, 막상 천화가 다음 이류 무인에게 도전하자 무척이나 당혹스러워했다. 응원이야 하지만, 그들로서도 천화가 무리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16586673464435.jpg“이봐, 안 걸 거야?”

16586673464435.jpg“걸어. 건다고. 젠장.”

이곳 공터에 무림인만큼이나 일반인들이 많은 이유. 그것은 바로 각 비무에 대한 내기가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무림인들의 노름판일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노름판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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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8667347272.jpg“천화에게 은자 열 냥.”

16586673464435.jpg“허……. 또 저 친구에게 거시려고? 이번에는 어려울 텐데. 이번 상대로 말할 것 같으면…….”

1658667347272.jpg“안 받을 겁니까?”

16586673464435.jpg“아니. 누가 안 받는다고 했나……. 뭐, 그럽시다.”

그리고 천화가 무림인과의 노름을 벌이는 동안, 설영은 구경꾼들의 틈에 껴서 천화에게 돈을 걸고 있었다. 천화의 요청대로 말이다.

1658667347272.jpg‘아무리 자신이 있다지만 너무 막 거는 거 아니야? 한 번이라도 잃었다가는…….’

잔돈을 빼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액이었기에 설영은 살짝 불안함을 느꼈지만 천화가 들고 있는 검을 보며 마음을 다독였다. 이류급의 무인을 상대할 때부터는 자칫 내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병기의 이점에 따른 변수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인지 천화가 혈마검을 들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고 혈마기를 피워올린 것은 아닌 듯하지만, 이류 무인의 상징과 같은 충검(검에 내공을 담아 휘두르는 기술)을 상대하려면 명검까지는 아니라도 잘 벼려진 검 한 자루쯤은 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지금 그럴 돈이 없는 탓이었다. 아니, 돈은 있었지만 지금은 굴려야 할 때라며 천화가 계속해서 내기에 걸도록 한 것이지만.

16586673464425.jpg‘여기 깡뎀이랑 내구도 좋은 검이 있는데 뭐하러 검을 또 사?’

사실 천화의 생각처럼 혈마검이라면 혈마기와 혈마신공이 아니라도 보검 중의 보검으로 꼽힐 만큼 검으로서의 성능도 뛰어난 축에 속하니, 굳이 부딪혀 상하기만 할 다른 검을 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 맞았다. 게다가 혈마검은 다른 보검, 명검들과 달리 티도 별로 나지 않으니까. 애초에 제사용 검이었기 때문에 검신에 문자인지 문양인지 모를 것들이 각인되어 있지만 그런 식으로 멋을 낸 검이야 얼마든지 있었고, 요사스러운 붉은 빛을 띠는 보석인 혈정은 병두라 불리는 검 손잡이의 끝에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적당히 멋을 낸 평범한 검처럼 보이는 것이다. 단순히 돈이 아까워서 선택한 것에 불과했지만, 상대들에게는 복장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감히 삼류 무인 주제에 자신에게 덤비는 천화를 힘으로 찍어누르고자 내공을 잔뜩 불어넣어 검을 휘둘러대는데, 정작 천화는 내상은커녕 충검 따위 만난 적 없다는 듯 삼류 무인과 상대할 때처럼 검을 휘둘러대는 것이다.

16586673464435.jpg‘내가 밀린다고?’

삼류 무인이 이류 무인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이야기되는 것도 바로 충검 때문이었지만, 상대는 오히려 점점 천화의 검술에 말려들어가는 자신을 느끼며 섬뜩한 기분을 느낄 뿐이었다. 그럴 리 없지만, 그래서는 안 되지만 이대로면 내공만 잔뜩 소진한 채 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16586673464435.jpg‘겉보기와 달리 명검, 보검쯤 되는 건가?’

눈빛이 흔들릴수록 검도 함께 흔들렸다. 검에 내력을 불어넣어 휘두르는 충검은 검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술이라고도 여겨질 만큼 검의 위력과 내구력을 크게 강화시켜주는 것이었으니까.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검으로 한쪽은 충검을 사용하고 한쪽은 사용하지 않은 채 부딪힐 경우, 사용하지 않은 쪽의 검은 그대로 부러진다. 만약 요령껏 검을 맞대 단번에 부러지지 않더라도 검이 부딪힐 때마다 은근하게 전해지는 내력에, 충검을 사용하지 않은 쪽의 사용자가 내상을 입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상대의 검이 충검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검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상대에게 내상이라도 입히면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충검의 내상 발동 조건이 상대의 검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기에 지금처럼 완벽한 방어가 이루어질 때는 효과를 볼 수 없었다.

16586673464435.jpg“져, 졌다.”

1658667347553.jpg“와아아아아아!!!”

그렇게 천화는 두 번째 승리마저 따내고 말았다. 덕분에 설영이 걸었던 돈은 몇 할이나 더 불어난 채로 다시 돌아왔다. 천화가 연거푸 승리할 것이라 믿는 이들은 별로 없었지만, 설영이 건 돈 자체가 적지 않았고 도박사의 기질을 갖춘 몇몇이 함께 천화에게 건 까닭에 돈이 배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돈이 아닐 수 없었다. 천화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슬쩍 눈짓을 보내 설영에게 다음 판을 준비시킬 뿐이었지만.

1658667347272.jpg“또?!”

이류 무인은 하루 다섯 명. 천화는 스스로 정한 나름의 기준대로 비무를 신청했고, 어려운 상황을 연출한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어렵게 이긴 것치고는 상처 하나 없었고, 내상 역시 티끌만큼도 입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보는 것을 믿는 법이다. 간신히 승리를 거둔 천화에 환호했고, 응원했다.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첫날에는 삼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상대를 간신히 이겼던 그가 이제는 나름 완숙한 경지의 이류 무인마저 쓰러뜨리고 있지만, 숫자를 정해둔 탓인지 매일매일 비무를 복기하며 성장해나가고 있다고만 여길 뿐 그를 의심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비무행일 뿐이니까. 진심으로 상대를 죽일 생각을 하고 덤벼든다면 승부가 다르게 났을지 모른다고, 또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누가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매일 같이 천화를 보기 위해 공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무행 격파를 시작한 지 꼬박 열흘이 지났을 때, 비무행을 하는 이들 중 천화에게 패배하지 않은 이류 이하의 무인은 없어졌다.

1658667347272.jpg“더 할 셈이야?”

16586673464425.jpg“음, 딱 한 판만?”

열하루째가 되는 날, 여느 때와 같이 객잔을 나서는 천화에게 설영이 걱정스레 묵자 천화는 마치 도박 중독자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1658667347272.jpg“한 판이라…….”

삼류가 이류를 이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긴 하지만 거기까지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익힌 무공의 격이 다르거나, 개인의 재능에 따라 그 정도까지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삼류와 일류는 다르다. 충검은 명검으로 막을 수 있지만, 검기는 최소 명검에 충검을 입혀야만 버텨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삼류가 이류를 이기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면, 삼류가 일류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 그 자체였다.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동반한 암습을 펼치거나 난전 중에 눈 먼 칼에 막는 것이 아니라면.

1658667347272.jpg‘그런데 그 불가능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지.’

문제는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도한 바 있기에 말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눈 먼 칼을 맞춘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검이 허공을 가르는 눈 먼 칼이 되게 만들어서!

16586673464425.jpg“걱정 말라니까. 딱 한 판만 할 거야. 아니, 딱 한 명만 조질게. 아무리 그래도 삼류 무인이 일류 고수들을 박살내는 건 좀 아니지.”

1658667347272.jpg“어……. 그렇지?”

얘가 갑자기 왜 맞는 말을 하지? 불안하게. 그러나 역시나, 천화의 말은 끝까지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16586673464425.jpg“실력으로 조져도 어차피 템빨, 아니 무기빨이라면서 난리를 칠 게 뻔하거든. 허약해빠진 놈들이 말이야. 쯧쯧! 그럼 혈마검이 주목을 받게 될 테니 어쩔 수 없지.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1658667347272.jpg“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천화의 모습에 설영은 뭔가 불안함을 느꼈지만, 찜찜한 기분을 가지고 그를 따라 나설 수밖에 없었다.

1658667347272.jpg“내가 하라고?”

그렇게 비무행이 한창인 공터에 들어서서 천화를 기다리던 인파들에 둘러싸인 순간, 천화가 이야기했던 도움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이제부터 천화 대신 자신이 비무행 격파를 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천화의 비무를 구경하고 내기판에 천화 대신 돈을 걸었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바꾸자는 것.

16586673464425.jpg“그동안 놀고먹었으니 이제 밥값을 해야지? 가라, 설영몬!”

1658667347272.jpg“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천화는 딱 한 명만 더 상대하겠다고 한 주제에, 공터에 등장하자마 설영에게 역할을 떠맡겼다.

16586673464425.jpg“주인공은 원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지!”

라는 어이없는 말을 남기고서. 그나마 사람들의 귀를 의식해서 혈마몬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설영은 조금 황당해져 한숨을 푹 내쉬었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혈마의 후예든, 도망자이든 그런 것을 모두 떠나 그녀 역시 무인이었으니까. 자신의 무(武)를 갈고 닦아 더 높은 경지로 향하고 싶은 것은, 비슷한 수준의 무인들에게 호승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공터에도 몇 없는 일류급 무인들을 돌아보았다.

16586673464425.jpg“아참, ‘그거’만 사용해야 하는 건 알지?”

1658667347272.jpg“알고 있어. 그리고…….”

16586673464425.jpg“응?”

1658667347272.jpg“이건 내가 하는 거니까 비무로 따는 돈은 내가 가질 거야. 불만 없지?”

아니, 자기랑 놀더니 그새 돈독이 올랐나? 갑작스런 설영의 선언에 천화가 순간 멈칫거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뭐, 승리한다면 몇 냥 쯤 벌 수 있을 테지만 그 정도 푼돈이야 상관없지! 어차피 자신에게 목숨 값 오십 냥을 갚으려면 설영도 부지런히 벌어야 할 테니까.

16586673464425.jpg‘그래도 가르친 보람은 있네!’

그 변화에 어딘지 흐뭇해하는 천화를 뒤로하고, 설영은 천화가 그랬던 것처럼 그중 가장 무공 수위가 낮아 보이는 이를 지목하여 비무를 청했다.

16586673464435.jpg“응? 오늘은 저 친구가 대신 하는 겐가?”

16586673464425.jpg“예. 그보다 안 거십니까?”

16586673464435.jpg“어……. 걸어야지.”

16586673464425.jpg“그럼요. 고민하실 게 뭐 있습니까? 저기 곽 대협이 누구입니까. 저기 호남의 왕가장의 객으로 있으며 그 무섭다는 철산독안을 꺾은 일류고수가 아닙니까? 이곳에서의 비무행에서도 진 적이 없다죠? 그런 분께 걸면 9할 9푼은 돈을 딸 텐데 뭘 망설이십니까? 비무 시작하기 전에 어서 거세요.”

그사이, 천화는 도박꾼들의 사이에 넉살 좋게 파고들어 내기를 부추겼다.

16586673464435.jpg“그럼 자네도 곽 대협에게?”

16586673464425.jpg“하! 물론 돈을 따려면 응당 그러는 것이 옳겠으나, 어찌 친구를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그 동안 저 친구가 저에게 걸어 많이 땄으니, 오늘은 제가 여러분과 재미있게 논다고 생각하고 저 친구에게 은자 서른 냥을 걸겠습니다.”

16586673464435.jpg“그래 주면야 우리야 고맙지.”

씨익. 도박을 주도하던 도박꾼과 천화가 서로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도박꾼 역시 객잔에서 칼부림을 한 차례 벌인 바 있는 설영에 대해 듣긴 했지만 상대가 고작 삼류 무인들이었고, 무엇보다 열흘 이상 지나면서 천화의 이름에 그 이야기가 흐려졌기에 얕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무가 시작하려하는 그 순간까지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도 판단에 한몫을 했다. 일류 무인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설영 역시 일류급의 실력을 지녔다는 뜻이겠지만, 아무래도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분명한 데다 저 면사가 시야를 흐리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류 고수쯤 된다면 면사 너머를 맨눈처럼 볼 수 있다지만 조금, 아주 조금은 거슬리지 않겠나? 고수들의 싸움에서는 그 조금의 차이가 승패를 가르기도 하니, 무엇을 보든 상대의 승산이 훨씬 높다고 점치는 것이다. 천화가 이빨을 턴 것처럼 상대 역시 일류 중에서도 제법 실력이 좋은 이라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겠지만.

16586673464425.jpg‘두 배, 어쩌면 세 배도 너끈하겠는데?’

천화가 돈을 걸자 주변에 있던 도박꾼들이 너도나도 돈을 걸기 시작했다. 당연히 설영에게 건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천화가 건 서른 냥을 쪼개 먹기 위해 승냥이 떼처럼 우르르 반대편에 몰린 것이다.

1658667347272.jpg“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하앗!”

그렇게 판돈을 거의 다 걸어갈 때쯤 비무가 시작되었다. 손목을 돌리듯 가볍게 검을 회전시키며 달려드는 설영. 그러다 어느 순간 빛살처럼 쏘아진 찌르기는 결코 혈마검법상의 그것이 아니었다. 기연 동굴에서 얻었던 무서 중 하나이자 일류급의 검법인 원류검법이 설영의 손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16586673464425.jpg‘아직 미숙하긴 하지만 봐줄 만은 하네. 역시 오성은 제법이야.’

원을 그리듯 검과 몸을 회전시키며 상대를 몰아치는 것이 원류검법의 특징이가 강점이다. 그러다 한 순간, 원심력을 이용해 펼치는 쾌속의 찌르기까지. 다만 그 흐름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이어져야만 완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공격의 맥이 끊기는 순간 위력이 급감한다는 단점 또한 있었다. 그럼에도 회전을 통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낼 수 있기에 잘만 쓰면 일견하기에 빈틈이 없는, 상대를 숨 막히게 만드는 매서운 검법이었다.

16586673464425.jpg‘운이 좋다면 뭔가를 얻을 수도 있겠지.’

그러나 천화가 굳이 설영에게 그 비급을 전해주고, 또 사용하게 한 것은 단순히 혈마검법을 숨기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혈마신공은 절세의 무공이지만, 그 위력이 너무 막강한 탓에 직선적이고 패도적이기만 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원류검법은 혈마신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배울 점이 있는 무공이었다. 만약 그것을 깨닫는다면 설영의 혈마신공 또한 변화할 수 있겠지.

16586673464435.jpg“져, 졌소.”

스릉-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설영은 익숙하지 않은 원류검법을 능숙하게 펼쳐내며 상대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천화를 대신하여, 공터의 일류 고수들을 차례로 제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화의 전낭에도 은자가 아닌 금자 단위의 돈들이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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