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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얘가 왜 여기서 나와? (1) (327/481)

<83화> 얘가 왜 여기서 나와? (1)2021.05.16.

천화가 자신을 포위한 그림자들을 알아보았다.

16586678186071.jpg“응? 당신들은?”

그리고 다행히도 상대 역시 천화를 알아보았다. 이전에 이곳을 거쳐가며 마주쳤던 인물들이었으니까. 귀주성에서 남만으로 향하는 이들이 제법 오가던 마을이었으니 기억을 하지 못할 법도 하지만, 전사의 증표를 가진 중원인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16586678186077.jpg“왜 당신들뿐입니까? 다들 어디가고?”

그들이 자신을 알아본 이상, 공격을 받거나 배척을 받을 일은 없다. 그렇기에 천화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상대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16586678186071.jpg“모두 떠났소.”

16586678186077.jpg“떠나다니, 어디로?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16586678186071.jpg“그건 나도 잘 모르네. 다만…….”

16586678186077.jpg“다만?”

16586678186071.jpg“이 땅을 헤집어 놓은 비열한 무림인들을 피해, 오래도록 지켜온 이 땅을 떠났다는 것만 알지. 자네들처럼 중원에서 온 전사가 그들을 이끌고 안전한 땅을 찾아 떠났다네. 흩어진 민족이 하나로 뭉치면 그들의 위협에도 안전할 수 있을 것이라더군.”

16586678186077.jpg‘고불인가?’

16586678186111.jpg‘그런 것 같지?’

그 말에 천화와 설영이 마주보며 눈짓을 보냈다. 소수 민족의 희생을 가슴 아파하더니 아무래도 고불이 수를 쓴 모양이다. 이대로라면 마교와 정파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판이라,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고불이 소수 민족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들을 규합하고, 어딘가에 자리 잡아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훗날 제법 큰 방파이자 도시를 세우게 될 다민족 연합 문파, 전사문의 출발점이었다.

16586678186077.jpg‘예정보다는 빠르지만, 상관없겠지.’

무신지로에서도 존재하는 문파이자 똑같이 고불이 소수 민족들을 규합하여 세우는 문파였지만, 시기가 달랐다. 무신지로에서 전사문이 만들어지는 것은 고불이 낭인왕이라는 별호로 이름을 떨치고, 수많은 지역들을 돌고 돌다가 정착하여 만드는 것이니까. 그러나 천화는 고작 그 정도 변화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미래가 뒤틀리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어차피 일어날 일이기도 하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일의 순서가 바뀌게 된 이유는 천화가 벌인 사건들 때문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천화가 그에게 들려준, 정확히는 팔아먹은 전사묘에서 찾아낸 보검의 영향도 크겠지. 사실 지금의 고불 수준으로는 아무리 전사의 증표를 얻었다 할지라도 소수민족들을 이만큼이나 움직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가 가진 검이 그것을 가능케 했으리라. 선대 대전사의 검. 오래전 소수 민족들을 이끌었던 대전사가 사용하던 신물과도 같은 검이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그 검에는 대전사의 영혼과 권위가 깃들어있다고 믿고 있으니 어지간하면 그의 뜻에 따라줄 것이 분명했다.

16586678186077.jpg‘적어도 몰살당할 일은 없을 테니까.’

당장 그에게 전사문을 수호해낼 힘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소수 민족들이 힘을 합쳤다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었다. 아직 고불의 무력이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소속된 집단 또는 민족의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목숨마저 초개처럼 버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고수들의 결집은, 감히 중원의 대방파라 해도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울 만큼 단단하고 매서운 것이다. 그들을 제대로 규합하기만 해도 마교든 당문이든 무당파든 섣불리 수작을 걸어오지 못할 것이고, 소수 민족들은 그 수를 유지할 수 있을 터다. 만약 무공의 교류까지 시작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테고. 서로 비슷한 무공을 가지고 있는 소수 민족이지만,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에 대련과 교류를 통해 보완할 점이 꽤 많은 것이다. 그것을 통해 일부 무공은 한 단계 격을 높이기도 할 테고.

16586678186077.jpg“그럼 여러분들께서는 어째서 이곳에 남으셨습니까?”

잠시 생각을 정리한 천화는 당연한 물음을 던졌다. 일견하기에도 소수 민족의 전사 또는 대전사가 틀림없어 보이긴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그들이라면 당연히 할 것이라 예상되는 답변을 염두에 둔 뒤, 질문을 던지가 그들이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16586678186071.jpg“누군가는 지켜야 하지 않겠나. 이곳에도 전사들의 혼과 백이 남아있을 진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제법 오랜 세월을 지켜온 터전을 떠난다는 것은 슬프기 그지없는 일이니까. 소수 민족이 처음부터 이 땅에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산 것도 꽤 오랜 세월인 것이다. 당연히 이곳에서 나고 자라고 죽어간 이들이 적지 않았고, 모든 이들의 영혼이 전사묘로 향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차마 버리지 못한 듯싶었다. 천화의 예상과 일치하는 대답. 그렇기에 천화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들을 인정했다. 이곳에 계속해서 머물다가 자칫 화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흘러갈 경우, 떠나간 이들이 다시 돌아올 곳도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16586678186077.jpg“옳으신 말씀입니다. 저희가 잠시 세외로 나갔다 들어오는 길인데, 혹시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16586678186071.jpg“그건…….”

다음으로 천화는 자신들이 떠나있는 동안 이곳에서 있던 이야기들을 전해들었다. 당문과 무당으로 대표되는 정파 무인들이 소수 민족들의 땅을 이 잡듯 뒤지고 다닌 일, 그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났고 표면적으로는 그들이 양보하며 물러나는 듯싶었지만 그때마다 밤사이 복면인들이 기습하여 여러 부족을 학살한 일, 그리고 고불이 찾아와 그들을 설득하고 여러 마을의 전사와 노약자들을 규합하여 안전한 어딘가로 이동한 일 등. 이상하게도 마교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예상했던 안 좋은 일은 모두 일어난 상태라고 할 수 있었다.

16586678186077.jpg“정체의 노출을 우려한 마교인들이 다시 숨어들었고,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 색출 작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봐야겠군. 그 과정에서 애꿎은 소수 민족의 전자들이 희생되었고.”

16586678186111.jpg“또 당문의 짓인 걸까?”

16586678186077.jpg“아마도. 사천독룡 당문악. 당문의 소가주인 녀석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마교놈들과 상대하면서 자존심도 많이 상했을 테니까.”

설영의 물음에 천화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실력은 그저 그런 주제에 당가 특유의 독심을 제대로 이어받은 녀석이라면 충분히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터였다. 더구나 마교도들과 싸우면서 무당신룡과 많이 비교되고 자존심이 상했을 테니, 조금이라도 심기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해코지를 하려 들었겠지. 설령 들통이 난다 해도 마교라는 좋은 방파제가 있으니, 소수 민족이 마교도들을 숨겨주고 있었다고 주장하면 그만일 터였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고, 무려 사천당문의 후계자인 그에게 꼬치꼬치 따지고 들만한 인물 또한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 이들 역시 최근에 이곳에서 멀리 떠난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고불이 방문하며 전해준 정보로도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여전히 무당과 당문이 근방을 헤매고 있다는 것도, 전사묘를 감싸고 있는 천연의 진법인 무해가 아직 뚫리지 않았다는 것도, 그리고 마교도들이 전사묘의 발굴을 포기하고 물러났다는 것도.

16586678186077.jpg“소나기는 피해가랬다고, 일단 무해가 있는 방향은 피해가는 게 좋겠군.”

16586678186111.jpg“그래. 그들을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을 테니까.”

정보를 종합한 천화와 설영은 다시 경로를 잡았다. 다행히 한바탕 휘저은 이후로는 소수 민족과 큰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지만, 아직 무해를 뚫어내지 못한 상태라면 꽤나 날카로워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주쳐봤자 절대 좋은 꼴은 못 본다.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무당신룡이 함께 있다면 크게 해코지를 하지는 못할 테지만 그건 그것대로 고까워할 테고, 신분상 약간 구린 구석이 있는 까닭에 무당신룡과도 얽혀서 좋을 것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무해가 있는 지역을 피하기 위해 조금 돌아가는 길을 잡았다.

16586678186077.jpg‘아직 거기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저 피해가기만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왕 가는 길에 어딘가에 들러 약간의 장난질을 쳐줄 생각이었다. 무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교의 은신처가 있었으니까. 무당과 당문을 피해 물러났다는 마교도들이 아직까지 거기에 머물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있든 없는 꽤 재미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터였다. 여전히 머물러 있다면 둘을 싸움 붙이거나 마교의 꼬리를 좀 더 드러내게 할 수 있을 테고, 만약 모두 사라진 상태라면 그것대로 이용해먹을 부분이 있을 테니까. 물론 절정 고수인 탐마각주와 몇몇 대주가 살짝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다시 붙게 된대도 이전과 같지는 않을 터였다. 천화도, 설영도 급격한 무위의 상승을 맛본 상태이니까. 천화도 작정하고 싸운다면 능히 절정 고수와 자웅을 겨룰 수 있을 터였고 설영 역시 혈마화까지 해낸다면 어지간한 절정 고수 두엇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16586678186077.jpg“그럼 일단 가 보자고.”

대략의 방향을 가늠한 천화는 설영과 함께 천천히 걸어서 이동을 시작했다. 급할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까. 오히려 서두르다가는 다른 이들의 눈에 띌 수 있었기에, 최대한 느긋하고 평범하게 이동을 시작했다. @

16586678186111.jpg“여기에 마교의 은신처라고?”

그렇게 며칠을 더 이동해 도착한 곳에 선 설영이 잔뜩 긴장하며 혈마검을 움켜쥐었다. 이미 한 번 마교의 은신처를 확인한 바 있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에도 섣부른 판단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들이 만약 아직 안에 머물고 있다면 한바탕 전투가 벌어질 터였기에, 혈마검을 미리 손에 쥔 것이다. 언제라도 혈마화를 할 수 있도록.

16586678186077.jpg“그래. 지금부터 내 뒤를 잘 따라…….”

그러나 앞장 서는 것은 역시 천화였다. 이전과 비슷한 진법이 펼쳐져 있었지만 생문의 경로가 약간은 달랐기에 천화가 먼저 나선 것이다.

16586678191918.jpg“쀼우웃!!!!”

그러나 진법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으려던 그때, 설영의 가슴골 사이에서 불쑥 머리를 내민 은룡이 빼액 소리를 질렀다.

16586678191921.jpg“?!”

그와 동시에 주변의 시야가 일렁거렸다. 진법의 기운 자체가 흔들린 것이다. [환영미로진이 일시적으로 무효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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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86678186077.jpg“뛰어!!”

아무리 고차원적인 진법은 아니라지만, 단순한 일갈로 진법의 힘을 무력화시키다니? 천화조차 깜짝 놀랐지만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설영에게 소리침과 동시에 무형보를 펼쳐 얼른 진법의 내부로 몸을 날렸다. 내부의 시야가 차단되는 환영미로진의 경우, 이전에 천화가 그랬던 것처럼 안에서 기다리던 누군가의 기습을 받기 딱 좋기 때문이다.

16586678186111.jpg“적은?”

16586678186077.jpg“……떠난 건가?”

그렇게 진법 내부까지 빠르게 진입한 천화와 설영이 기감을 넓혀 내부를 살폈다. 조금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남만을 벗어나 처음 도착했던 소수 민족의 마을에서처럼 그들의 기감을 속이고 누군가 웅크리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류 고수만 되더라도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기에 천화와 설영은 잔뜩 긴장한 채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두세 명은 들어갈 법한 움막이 십수 개. 적어도 수십의 인원이 이곳에 머물렀던 것이 분명했기에 하나씩 뒤지며 놈들의 흔적을 찾았다.

16586678186111.jpg“불씨나 온기가 남아있지 않아. 적어도 며칠 전에는 떠난 모양인데.”

16586678186077.jpg“다행인 건가?”

그렇게 시간을 들여 천천히 수색을 완료하자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움막 안에도, 혹은 진법의 내부 엄폐물이나 인근에서도 사람의 기척이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아무래도 무당과 당문의 무인들과 마찰이 일어난 후,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을 떠난 모양이었다. 전사묘에서 그들이 얻으려한 신병이기와 소수 민족의 비급들은 그들에게 있으면 득이 되지만 없어도 큰 문제는 없는 것들이니까. 꼬리를 밟히기 전에 먼저 몸을 빼낸 것이 분명했다.

16586678186111.jpg“이러면 곤란한 것 아니야? 마교가 전사묘를 포기하고 떠났다면 나중에 무해를 뚫어냈을 때 다른 누군가가 먼저 들어왔었다는 것이 드러날 텐데.”

틀린 말이 아니다. 설영의 우려처럼 마교도들이 그대로 물러났다면, 다시 무해로 진입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전사묘를 먼저 털어간 범인으로 무해의 안쪽에서 나타난 천화와 설영이 지목될 확률이 무척이나 높은 것이다.

16586678186077.jpg“맞아. 그래서 여기에 온 거야.”

16586678186111.jpg“그래서 왔다고?”

그러나 천화는 여전히 느긋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마교인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었을 때가 더 귀찮았으니까. 상당한 성장을 이루어냈다지만 아직까지 마교의 일개 각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인 것이다. 하지만 묵어간 흔적만 있고, 사람은 없다? 정보를 조작해 누명을 씌우기 딱 좋은 조건이 아닌가? 천화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소지품 창을 열었다.

16586678186111.jpg“응? 웬 일로 그걸 버려? 나중에 고철 값이라도 받으려고 챙긴 거 아니었어?”

전사묘에서 수집했던, 오래되어 망가지고 부러진 무기들을 꺼내 적당한 곳에 묻고 훼손되어 제대로 익힐 수 없는 무공 비급들을 모닥불 위에 올려두었다. 화르륵! 화섭자에 불을 댕겨 태우다가, 거의 다 타들어 갈 때쯤 밟아 불을 꺼뜨렸다. 딱 알아볼 수 있을 만큼만, 타다 남은 것처럼 의도적으로 정보를 조작하는 것이다.

16586678186077.jpg“잠깐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16586678186111.jpg“응? 어딜 가는데?”

16586678186077.jpg“큰일 보러 가는데, 따라오려고?”

16586678186111.jpg“……다녀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구석으로 이동해 큰일을 치르고 훼손된 비급의 일부를 찢어 뒤를 해결했다. 이걸 뒤적거리고 펼쳐 정보를 수집할 누군가에게 살짝 미안하기는 했지만, 어쩌겠나? 마교를 수면 위로 더 빠르게 끄집어내기 위한 일이니,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고 해두자.

16586678186077.jpg‘정파 측에서 대비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안다면 놈들도 서두를 수밖에 없겠지. 예고된 기습은 위력이 급감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조작된 정보들을 보물찾기처럼 곳곳에 숨겨두고, 천화는 마지막으로 진법의 중심이 되는 돌탑들을 손보았다. 진법 자체를 망가뜨린다면 더 쉽게 발견되겠지만, 그러면 너무 티가 났으니까. 진법을 구성하는 기운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기감이 좋은 이라면 근처를 지날 때 이상한 점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조금 어설프게 고쳐둔 것이다. 진법에 정통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천화이기에 가능한 신기였다.

16586678186111.jpg“얼른 나가자. ……진법이 아니라 냄새 때문에 알아차릴 것 같으니까.”

16586678186077.jpg“크흠!”

코를 막고 재촉하는 설영을 멋쩍게 외면한 천화가 앞장서서 진법을 빠져나갔다. 흑우 놈 때문에 요새 고기를 너무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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