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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사기치다 걸리면 뭐다? (1) (348/481)

<104화> 사기치다 걸리면 뭐다? (1)2021.07.04.

[칠성무적권(2성)의 숙련도가 0.3만큼 상승했습니다.] [용호십삼검(2성)의 숙련도가 0.3만큼 상승했습니다.] [은잠무영보(1성)의 숙련도가 0.2만큼 상승했습니다.] 전투는 그야말로 일방적이었다. 상무문의 무인들은 자존심이 상해하면서도 무조건 천화를 제압해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일시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천화를 잡을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천화의 도발을 무시하고 조장 둘만 덤볐다면 차라리 나았을 터였다. 난전은 천화의 주특기였으니까. 게다가 새로 익힌 무공들이 제대로 힘을 써 주었다. 주먹질 한 방에 날아간 무인이 동료들의 시야와 동선을 엉망으로 만들며 처박혔고, 그 가려진 시야를 틈타 접근한 천화의 검이 거칠게 휘둘러졌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검을 휘돌려보지만, 귀신처럼 사라진 천화는 이미 저만치 떨어진 곳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는 중이었다. 은잠무영보는 미행이나 암습에 유용한 무음무영의 보법이었지만, 이런 난전의 상황에서는 소리와 감각이 큰 영향을 미치기에 대놓고 사용해도 꽤나 유용했다. [천화만변무상심법(2성)이 천화만변무상심법(3성)으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서로 진기의 속성이나 활용이 다른 세 가지 무용을 한 몸에 포용하여 사용하자 심법의 경지까지 함께 상승했다. 천화에게는 여러모로 이득인 전투가 아닐 수 없었다.

16586679508073.jpg“그 망종이…… 대체 누굴 건드린…… 쿨럭!”

객잔에 모여든 상무문의 무인들이 모두 쓰러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일각 여에 불과했다. 상무문의 무인들은 모조리 팔다리가 부러진 채 쓰러졌지만, 목숨을 잃은 이들까지는 없었다. 그래야 나중에 명분을 챙길 수 있고, 무엇보다 명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들을 통해 무공 숙련도 작업뿐 아니라 명성 작업까지 하는 것이, 애초부터 천화가 생각한 계획이었으니까.

16586679508073.jpg“공자님!”

16586679508083.jpg“응?”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고 객잔 안에 있던 이들이 천화를 괴물보듯 쳐다보고 있을 때, 입구에서 종종 걸음으로 천화에게 달려오는 인물이 있었다.

16586679508073.jpg“괜찮으셔요? 저 때문에……!”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의 여리여리한 체구의 여인. 원래대로라면 이런 돌진에 거리를 허용할 천화가 아니었지만,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기에 그녀가 안기는 것을 막거나 피하지 않았다.

16586679508073.jpg“다치신 덴 없으신 거죠?”

16586679508083.jpg“흠, 괜찮습니다.”

추가연. 천화의 품에 안겨온 이는 다름 아닌 그녀였으니까. 추가연은 진심으로 걱정했다는 듯 몸을 살피고 더듬어댔지만, 천화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하오문에 소속된 인물들은 술자리에서든 잠자리에서든 언제 칼질을 할지 모르는 족속들이기 때문이다. 정보집단이라는 인식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무인이자 살수이기도 했다.

16586679508083.jpg‘괜찮기야 하겠지만.’

천화가 새로 익힌 무공 중 불괴기공이 있어 그나마 이만큼 곁을 주는 것이었다. 불괴기공은 몸의 회복 능력과 방어력을 강화시켜주는 호신공이었으니까.

16586679508083.jpg“여긴 어떻게…….”

16586679508073.jpg“공자님께서 숙소를 알려주셨잖아요. 그리고 예란 언니에게 졸라서 공자님에 대해 들었답니다.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해요.”

16586679508083.jpg“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대체 무슨 꿍꿍이이지? 하오문에서 뭔가 지령을 받은 것일까? 하오문에 입문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정도만 그쪽 물을 먹었어도 자신을 구해준 상대라도 진심으로 걱정하고 마음을 줄 리 없었다. 그렇기에 천화는 살짝 의심스레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오문과 작은 인연을 닿아둔다면 차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원하던 바이기는 했지만, 이건 너무 적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일류 고수 셋이 포함된 상무문의 무인들을 혼자서 쓸어버렸기 때문일까? 머리가 복잡해지려고 할 때, 2층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16586679513286.jpg“응? 이게 어떻게 된…….”

쌀쌀맞게 돌아들어갔지만 소란이 멈추자 걱정이 되었는지 방에서 나온 설영이 2층에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안겨있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찰싹 달라붙은 추가연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설영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16586679513286.jpg“이제는 아예 기녀를 객잔으로까지 불러? 기둥서방 나셨네! 그럴 거면 신방을 차리시지? 흥!”

16586679508083.jpg“어? 아니, 그게 아니라……!!”

다시 몸을 휙 돌리며 돌아가 문이 부서져라 닫는 설영의 모습에 천화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왜 설영의 반응에 이렇게 전전긍긍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오해는 풀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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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86679508073.jpg“혹, 공자님의 정인이신가요?”

16586679508083.jpg“잉? 그건 아닌데…….”

그때 천화의 곁에 붙어있던 추가연이 슬며시 물어왔다. 정인은 무슨. 설영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신은 언젠가 떠나야 할 몸이다. 계획대로만 착착 이루어진다면 불과 몇 년 내에 다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겠지. 물론 설영 같은 미녀가 자신에게 마음을 줄 리도 없지만 말이다.

16586679508073.jpg“다행이어요.”

16586679508083.jpg“다행? 뭐가 말입니까?”

16586679508073.jpg“아니에요. 아무튼 소녀, 걱정이 많았답니다. 공자님께서 이처럼 강인한 분이라 참으로 다행이에요.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시어요.”

16586679508083.jpg“뭐……. 그러지.”

무신지로에서는 서로 쌍욕을 해가며 칼부림도 해봤던 사이였으니, 못할 것은 없다. 천화로서도 그게 더 편하기도 했고. 하지만 정말 무슨 의도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일까?

16586679508073.jpg“다행히 공자님의 무공이 뛰어나셔서 상황을 정리하실 수 있었지만, 상무문은 이 근방에서 영향력이 무척 큰 문파랍니다. 게다가 무당파와도 연관이 있지요. 이곳에서 더 머무시기는 위험할 테니, 소녀가 안전한 다른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다른 곳으로? 뭔가 하오문에서 전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아마도 추가연이 데려가겠다는 곳은 하오문에서 운영하는 사업체일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하오문에서 자신과 연을 맺어두고 싶어하는 것이겠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혼자서 일류 고수 셋을 포함한 수십의 무인을 쓰러뜨렸으니 투자를 할 가치는 충분히 있어보였으리라.

16586679508083.jpg“괜찮아.”

16586679508073.jpg“예?”

그러나 천화는 거절했다. 하오문을 써먹기 위해 추가연을 도운 것도 있긴 하지만, 그 전에 조색을 묵사발로 만든 것은 개를 패서 주인을 불러내기 위함이기도 했으니까.

16586679508083.jpg“뭔가 할 일이 좀 많아진 것 같지만, 그들과의 은원은 확실히 정리를 할 생각이거든. 직접 상무문주와 담판을 지을 테니 그들과의 마찰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16586679508073.jpg“하지만……. 알겠습니다. 소녀의 도움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셔요. 사실 저는…….”

16586679508083.jpg“괜찮아, 괜찮아. 말 나온 김에 바로 다녀오지. 혹시 아까 그 녀석이 다시 나오면 설명 좀 부탁할게.”

16586679508073.jpg“아……. 예.”

추가연이 무언가를 고백하려 하는 것 같았지만 천화는 일부러 못 들은 척 말을 잘랐다. 아마도 자신의 원 소속을 밝히려는 것이겠지만, 그것을 듣고 움직이는 것과 듣지 않고 움직이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으니까. 마치 그녀가 하오문 소속이기에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틀린 생각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것은 그러지 않는 편이 좋았다. 때문에 천화는 우물거리는 추가연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준 뒤, 조장 중 한 놈의 뒷목을 붙잡아 끌며 객잔을 나섰다. 제법 무인스러운 강단이 있던 자는 아니다. 그럴 경우 배신자로 낙인을 찍는 등 나중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족제비 같이 생겨서 잔뜩 눈치만 보던 다른 녀석을 끌고 나와 길 안내를 시켰다. 뼈를 부러졌지만 입은 뭉개지지 않았으니 말은 할 수 있겠지. 어차피 그렇게 자신하는 문파인 만큼 놈이 아니라도 위치를 찾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고, 헛소리를 했다가는 다시 쥐어터질 테니 장원의 위치를 불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16586679508083.jpg“이리 오너라!”

콰앙!!!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천화는 가볍게 발차기를 날려 정문을 박살내버렸다. 어차피 이미 서로 예의를 차릴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16586679508073.jpg“웬 놈이냐!!!”

16586679508083.jpg“그놈의 환영사는 어떻게 바뀌지를 않냐. 창의력 없게스리.”

휘익 쿠웅! 천화는 대답 대신 들고 있던 조장의 몸뚱아리를 놈들에게 던졌다.

16586679508073.jpg“노, 노 조장님?”

16586679508073.jpg“히익! 사람 얼굴을 어떻게 이렇게……!!”

16586679508083.jpg“저기, 얼굴은 안 때렸는데?”

그리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천화가 끌고 온 조장의 얼굴을 알아보았고, 그들이 무슨 이유도 장원을 나섰는지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화의 정체도 자연스레 유추되었다. 소문주를 피떡으로 만들어놓은 정체 불명의 고수. 물론 처음 출발할 때야 그렇게 고수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터였다. 소문주의 무공이라 봐야 삼류를 겨우 벗어난 수준에 불과하고, 술에 잔뜩 취하기까지 했으니 설령 삼류 무인이라도 두들겨 패는 것이 가능했을 테니까. 그러나 천화를 잡으러 나갔던 조장까지 역으로 잡혀왔으니 이제는 대응이 달랐다. 장원의 무인들이 넓게 퍼져 천화를 포위했고, 언제라도 진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그사이, 안으로 달려들어간 인원들이 문주와 문파의 고수들을 불러모았다.

16586679508083.jpg“다 나온 건가?”

16586679508073.jpg“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들이는 것이냐!!”

역시 호통을 치며 앞으로 나서는 것은 문주의 역할이었다.

16586679508083.jpg“상무문이라며?”

오는 말이 곱지 않으니 천화 역시 곱게 대꾸할 리 없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하자 상대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더욱 살기를 짙게 흘리며 으르렁거렸다.

16586679508073.jpg“그걸 알고도 단신으로 찾아오다니, 명을 재촉하는구나. 개진(開陣)하라!”

이미 대화로 풀 생각은 없는지 다짜고짜 진법을 발동시켰다. [칠성검진에 갇히셨습니다.] 사용하는 것은 칠성검진. 무당파가 자랑하는 기초 검진 중 하나였다. 무당파와 연관이 있다더니, 진짜일까? 아니다. 아직 단정 짓기는 어려웠다. 칠성검진이 안정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무당파의 대표 검진이지만, 그만큼 간단해서 꼭 무당파의 속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익힐 수 있는 것이니까. 적어도 천화가 알기로는 무당파의 속가 중 상무문이라는 이름이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혈마검을 쥐었다. 만약 상무문주가 말이 통하는 인물이라면 좋게좋게 보상만 뜯어내는 것도 고려를 했겠지만, 이렇게 나온다면야 이쪽도 가만히 당해줄 수는 없지. 얼마나 검진의 숙련도가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때려눕히고 생각해보기로 결정했다.

16586679508083.jpg“선격필승.”

콰앙!! 일단은 가볍게 인사부터. 천화가 권기를 끌어올리며 놈들에게 부딪혀갔다.

16586679508083.jpg“오?”

그러나 외려 튕겨나오는 것은 천화 쪽이었다. 검진을 펼치는 순간, 중추가 되는 몇 명에게 다른 이들의 기운이 집중되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칠성검진의 묘리가 제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천화의 일격을 받아낸 상대가 충격으로 인상을 찡그렸지만 그뿐, 천화를 둘러싼 검진은 여전히 단단하게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16586679508073.jpg“멍청한 놈! 고작 그 정도 알량한 힘을 믿고 덤빈 것이냐?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어주마. 포위를 좁혀라!”

그 모습에 기세가 올랐는지 상무문주가 즉시 명을 내렸다. 문파의 정예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칠성검진의 영역을 점차 좁히며 천화를 압박했다.

16586679508083.jpg“이건 뭐, 죽이겠다는 건가?”

16586679508073.jpg“그럼 살아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나? 네놈의 목을 정문에 걸어, 감히 대 상무문에 덤빈 대가가 어떤 것인지 보일 것이다.”

서슬 퍼런 검을 든 수십 명의 무인들이 서로 기운을 나누며 조여오는 모습은 꽤나 섬뜩한 것이었다. 그 때문인지 천화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16586679508083.jpg“무당파랑 어쩌고 하던데, 이건 숫제 사파의 무리 같구만.”

16586679508073.jpg“멍청한 놈. 그렇기에 네놈에게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네놈에게 무슨 짓을 하든 무당의 비호를 받는 우리에게 항의라도 할 수 있는 자가 있을 것 같으냐?”

16586679508083.jpg“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잠시 후, 반경 이 장 거리까지 포위가 좁혀오자 천화의 표정이 돌변했다. 스산한 음성으로 그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무당이 아직 그 정도로까지 밑바닥을 아닐 텐데 말이지. 적어도 그들보다는 훨씬 무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천화였기에, 그 말을 통해 그들과 무당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역으로 유추해낼 수 있었다.

16586679508083.jpg‘박살내도 상관없겠군.’

그들에 대한 처분이 결정되었다. 문주를 만나보고 결정하기 위해 그동안은 살수를 쓰지 않았지만, 천화는 자신을 죽이려는 이들에게까지 온정을 베풀 만한 성인이 아니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6586679508083.jpg“호아파참.”

용호십삼검 제일초식 호아파참. 범의 이빨처럼 모든 것을 찢고 부숴버리는 참격이 칠성검진을 향해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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