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세 가지 기연 (4)2021.10.19.
“정파 연합이라……. 불씨가 조금 약했나? 애매한데.”
지붕 위에서 가만히 공표되는 정보들을 듣고 있던 천화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림 방장 백연이 대표로 이야기한 정파연합은 다소 애매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예 모든 문파에서 인원을 차출하고, 직계를 나눠 공동으로 운영하는 무림맹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정파 연합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정파인들끼리 연합을 한다는 의미였으니까. 구파일방 오대세가를 비롯하여 각 지역의 대문파와 중소방파들이 좀 더 정보와 무공을 교류한다는 것인데, 말 자체야 나쁘지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이상했다. 그것은 이미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말이다.
“무림맹으로 가기 위한 전초단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도저도 아니군. 역시 단기간에 정사대전을 일으키는 건 무리였나.”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정파 연합이라는 이름까지 내건 이상, 평소보다 강하게 무언가를 하기는 할 것이다. 그가 부르짖는 각 문파 간의 공조와 동맹은 그간 방치되다시피하던 사파들의 세력을 위축시킬 것이고, 동시에 자극하는 도화선이 될 터였다. 어중간한 놈들이야 소나기를 피해가기 위해 알아서 엎드릴 테지만, 지역에서 이름을 날리는 꽤 몸집이 큰 사파들의 경우 반발을 일으킬 테니까. 당장 일부 지역에서는 정파보다 사파의 힘이 더 세기도 하니, 정파들이 영향력을 강화하면 마찰은 불가피한 것이다. 물론 그것을 해소해주겠다고 그들이 나선 것이긴 하지만, 상당한 소란이 예상되는 발언이었다. 대신, 그 교통정리가 끝나면 확실히 중원 내에서 정파의 영향력이 강해지기는 하겠지.
‘하지만 이걸로는 못 막아.’
문제는 고작 그것만으로 마교의 움직임을 막아내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조금 더 일찍 포착하거나, 빠르게 대응하고, 공동 대응하는 것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사후처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즉,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소리였으니 늘 하던 대로 한 대 얻어맞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혼란 때문인가?’
아마도 마교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일어날 혼란을 우려한 것이겠지. 물론 혼란은 기득권인 그들의 힘이 될 테지만,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었다. 마교가 움직이는 동안 너희들은 뭘 했냐! 무림의 평화를 수호한다는 명목 때문에 너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 사실 그들이 강하기 때문에 지배력을 행사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 한편에는 그들의 역할을 인정했기에 자신들이 양보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상황에서 수없이 양보와 이해를 받아왔던 그들이기도 했고. 그러니 마교가 아이들을 납치하고, 모처에서 이미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두려워 정파 연합이라는 다소 낮은 단계의 수를 쓴 것이고.
“그래도, 조금은 앞당겨졌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림맹까지는 아니지만 공동으로 운영하는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각지의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천뇌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질적인 무력을 행사하는 지무단. 그리고 후기지수로 이루어진 인룡단. 이 세 가지가 그것이었다. 단순히 말로만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강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세 가지 단을 두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무단을 통해 무력행사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만약 사파가 반항을 한다면 자신들이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정파인들이 모인 자리였기에 그 정책은 환호를 받았고, 일부 사파인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결국 가장 크게 강화되는 것은 기득권인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힘일 테지만, 일단 지역 내에서의 위상은 모든 정파 세력이 고루 높아질 테니 말이다.
‘또 뭔 짓을 하려고…….’
그것이 천화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후기지수들의 집단인 인룡단에 이번 비무대회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포함시키겠다는 언급이 함께였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서!
‘당연히 참여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힘으로 찍어누르면 된다는 건가?’
사파가 위축되고, 어지간한 무력 행위를 지무단이 대행한다면 사실 후기지수들이 이름을 날릴 만한 일은 거의 없어진다. 그런 와중에 인룡단이라는 것을 만들어, 명성을 날릴 기회를 준다는 것이니 어지간하면 다들 참여하겠지. 어쨌든 정파 연합의 주축 세력 중 하나이니 그 자체로 명예도 있을 테고, 무엇보다 그 안에서 쌓을 수 있는 인맥을 기대할 테니까.
‘여차하면 튀어야겠군.’
하지만 천화는 빠르게 계산을 굴렸다.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답잖은 짓거리를 한다 싶으면 도왕의 핑계를 대고 다른 곳으로 넘어갈 참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쌓은 것들에 비하면 자잘하긴 했지만 아직 중원에는 챙겨둘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연들이 잔뜩 있으니까. 대충 중대 발표가 마무리되고, 각 문파의 장문인들이 나와 한마디씩을 하기 시작하는 것까지 확인한 천화는 얼른 다시 연기를 위해 측간을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아마 곧 자신을 찾을 테니, 그 전까지 대략적인 상황을 가늠하며 모르는 척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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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주를 맡으라고요?”
“그렇네. 일단 이번 비무대회의 상위 입상자들이 중심이니 자네가 맡는 것이 옳겠지. 그래야 모두들 납득을 할 테고.”
“전 우승자도 아닌데요?”
“무진 도장은 아쉽게도 인룡단에 남아있을 수가 없네. 사문의 명을 받고 잠시 머문 것에 불과하니 곧 곤륜으로 돌아가야 하지. 그러니 남은 것은 자네뿐이지 않나? 어찌되었든…… 오룡이라 불리던 이들을 꺾기도 했으니 자격은 충분하지.”
“아니, 자격이 문제가 아니라…….”
잠시 후, 천화의 예상대로 소림 방장이 그를 자신의 처소로 불러들였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기에 그냥 이대로 설영과 함께 도망치듯 떠나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소림에 받아야 할 것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백연은 천화에게 인룡단의 단장 자리를 맡을 것을 요구했다. 원래대로라면 비무대회 우승자인 무진이 그 자리를 맡아야 하겠지만, 그는 아주 잠시 산을 내려왔을 뿐, 곧 돌아가야 했다. 그렇기에 준우승자인 천화에게 그 역할을 맡기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천화는 그 자리를 맡기 싫었다. 무엇보다 격하게 귀찮았다. 무신이자 고금제일인이던 자신이 이런 코찔찔이들을 데리고 뭘 한단 말인가? 게다가 자리는 책임을 요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행동이나 운신 반경을 제한할 것이기에 당연히 맡을 생각이 없었다.
“금자 50냥.”
“예?”
“만약 인룡단장의 자리에 맡는다면 월봉으로 금자 50냥씩을 지급하지.”
천화가 돈귀신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백연은 소림 방장답지 않게 돈으로 미끼를 던졌다. 인룡단장을 맡기만 하면 매월 50냥의 금자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문파라는 배경이 없으니 발로 뛰지 않는 이상 딱히 돈 나올 구석이 없는 천화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흠흠. 아무리 그래도 저는 자리에 묶여있는 걸 좋아하지…….”
하지만 고작 금자 50냥에 얽매일 수는 없다. 천화의 시간을 금으로 환산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의 천하제일인, 아니 고금제일인이 될 그에게 있어 금자 50냥은 푼돈이니까. 살짝 갈등했지만,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의 가치가 훨씬 높을 터였다.
“단이라는 형태로 묶여있지만 인룡단을 문파처럼 만들지는 않을 걸세. 특별한 임무가 주어질 때만 따라주면 되고, 그 외의 임무는 자네에게 선택권을 주지. 임무를 분배하거나 하는 일은 다른 이가 맡을 테니, 사실상 할 일이 많은 것은 아니야. 그리고 임무가 없을 때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겠네.”
“역시 세상에 나왔으면 자리 하나는 차지해봐야죠.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흠흠, 그거 다행이군.”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더 붙자 천화가 급격히 태세를 전환했다. 어차피 저들은 얼굴마담이 필요한 것이고, 최대한 자신의 편의를 봐주겠다는데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지 않나? 돈도 주고 임무도 주는데! 게다가 불이익 없이 마음대로 임무를 거부할 수도 있고.
‘이런 임무가 보상이 꽤 짭짤하긴 하단 말이지.’
약간의 수작만 부린다면 개인적으로도 얼마든지 끊이지 않고 임무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보상을 주는 이의 이름값이 높지 않으면 보상이 짠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정파 연합의 이름으로 임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경험치와 보상이 꽤나 짭짤했다. 그것을 알기에 천화는 그것을 덥석 받아들였다. 절대 돈 때문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랬다.
“조직은 며칠 내로 꾸려질 걸세. 그렇게 되면 아마 첫 임무가 하달될 텐데…… 자네가 그걸 꼭 맡아줬으면 좋겠군. 아무래도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첫 번째 임무니까 말이야.”
“흐음.”
“……참고로 처음이고 하니 제법 넉넉하게 활동비가 지급될 걸세.”
“어휴. 그럼요. 정파 연합 체면이 있는데 당연히 그래야죠. 한 번쯤이야, 뭐. 그쵸?”
천화의 미간이 살짝 접히는 것을 보자마자 백연이 말을 덧붙이자, 천화가 싱글벙글 미소를 띠며 화답했다. 뭐, 한 번쯤은 괜찮잖아?
“아참, 그리고 도왕에게서 연통이 왔네.”
“오오, 뭐라고 하던가요?”
사실 서신에 무슨 말이 적혀있을지는 알고 있었다. 도왕이라면 당연히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짐짓 모르는 척 의뭉을 떨며 묻자, 백연이 조금 부들거리는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자네에게 소환단을 내어주라더군. 자신은 현재 떠돌아다니고 있어 당장 받으러 오기 힘들다고. 자네에게 주면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이야.”
천화는 가지고 오라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처리를 한다는 표현에 집중했다. 알아서 처리하라는 말은, 곧 천화에게 소유권을 넘겨주겠다는 뜻일 테니까. 뭐, 가지고 오라고 했어도 천화가 홀랑 까먹어버렸을 테지만 말이다. 우리 사이에, 어? 나중에 욕먹을 땐 먹더라도 소환단 한 알쯤이면 괜찮잖아?
“예. 제가 잘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내부 승인은 난 건가요?”
“그렇네. 무림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도왕에게 소환단 한 알을 지급하기로 결정이 났지. 자, 받게나.”
그리고 곧 백연이 작은 목함을 하나 꺼냈다. 영약의 기운이 유실되지 않도록 특수하게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잘 먹겠…… 흠흠, 아니 잘 전달하겠습니다.”
천화는 냉큼 달려가 그것을 받아들었다. 이것만 있다면, 이제 자신도 절정 고수가 될 수 있었다.
“부디 그래주게나. 말도 잘 전해주고. 조만간…… 그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올지도 모르니.”
백연이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지만 이미 천화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얼른 숙소로 돌아가 소환단을 먹어치울 생각뿐이었으니까.
“예, 예. 그럼 가봐도 되죠?”
뭔가 떨떠름해하는 백연의 승인이 떨어지고, 소환단을 챙긴 천화는 일단 소지품창에 고이 모셔두고 발걸음도 가볍게 전각을 빠져나왔다.
“여기 있었군, 아우.”
“아! 이제 돌아가십니까?”
그리고 가는 길목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세주안과 마주쳤다. 무림대회가 끝났으니 이제 다시 남만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연이를 잘 부탁하네.”
“예. 찾으면 바로 돌려보내겠습니다. 안 가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연락은 꼭 드릴게요.”
“고맙네. 이 아이를 남길 테니 연이를 발견하면 이 아이를 통해 연락하면 될 걸세. 이래봬도 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재주가 있지.”
나름대로 무림대회가 열리는 동안 소림과 인근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세주연은 발견되지 않았기에, 세주안은 데려왔던 궁도들 중 몇을 남겼다. 그중 한 명이자 처음 천화가 남만에 들어섰을 때 만났던 야수궁도인 맹거는 천화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곁을 맴돌며, 세주연이 나타났을 때 남만으로 연락을 하는 연락책 역할을 맡아줄 터였다. 나머지는 한동안 중원을 떠돌며 세주연을 찾겠지. 은밀한 호위 하나가 생기는 것이었기에 천화는 당연히 받아들였고, 고개를 숙여보인 맹거는 말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세주안이 말한 것처럼 천화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은밀히 주변을 맴돌 모양이었다. 겸사겸사 주변을 살피며 세주연을 찾기도 하고.
“아참, 형님께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습니다.”
“부탁? 오호, 그 세 가지 중 하나를 쓰려는 겐가? 말해보게.”
“아, 그게 다름이 아니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하기 전에 천화는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세주안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그냥 들어준다면 좋겠지만, 예전에 소원 대신 요청했던 세 가지 부탁 중 하나를 쓰더라도 이득인 일이었다.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딱히 믿을 만한 이가 없어서 그들을 쓰고 있었을 따름이니.”
“감사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만과의 교역권이었다. 현재 특정 상단에서 남만에 대한 교역권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세주안이 그들에게 전매권을 준 것은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으니까. 그저 믿을 만한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번 믿으면 마음을 열고 대하지만 그 전까지는 무척 폐쇄적인 성향을 지니는 남만인들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인이 없었을 뿐이다. 허나 천화가 추천하는 이라면 믿을 수 있겠지. 세주안은 즉시 그 부탁을 수용했고, 사람을 보내오면 교역을 시작할 수 있게끔 허가를 해주겠노라 이야기했다. 전매권까지는 아니지만, 교역을 허락하고 좋게 봐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천화가 연관되었다면 어지간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고 같은 값이라면 그들을 먼저 챙겨줄 테니까.
‘이 정도만 해놓으면 나머지를 알아서 잘 해먹겠지.’
천화가 추천한 곳은 다름 아닌 만금상단이었다. 금무성에게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결코 나쁜 조건은 아닐 터였다. 남만에서만 구할 수 있는 각종 약초와 동물, 물건들은 중원에서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되니까. 다만 먼저 눈독을 들인 무당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 가지 조건을 달 터였다. 남만과 직접 교역을 하는 것은 만금상단이지만 중원에 유통하는 것은 무당이 배후로 있는 상단이 되는 것이다. 물론 무당에게서 제 값은 다 받아야겠지. 그렇게 되면 만금상단은 제 이익을 다 볼 수 있고, 무당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비싼 값에 그것들을 유통할 터였다. 그리되면 욕을 먹는 것은 무당이 된다. 나름대로 돈을 챙기기야 하겠지만, 전면에서 욕받이 역할까지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욕받이 무당. 그거 말 되네.’
또한 애써 얻은 전매권한의 일부를 자신들에게 나누어준 셈이니 만금상단에도 고마워하겠지. 그리하면 무당의 비호를 받게 될 테고, 만금상단이 세를 넓히는데 큰 무리가 없을 터였다. 기존 상단들도 적어도 드러내놓고 견제를 할 수는 없을 테고. 그렇게 짧은 정리를 마친 천화는 자신을 찾는 여러 무리들을 뿌리치고 일단 숙소로 달려갔다. 자신이 스스로 나설 때까지 아무도 방에 들이지 않도록 단단히 일러두고, 가부좌를 틀었다. 목함을 열어 소환단을 쏙 입안에 집어넣었다. 이제, 폭렙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