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화> 수련동 (2)2022.02.01.
“여, 여기서? 크흠. 아직 날도 밝고, 마음의 준비가……!”
“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지금!”
천화가 함께 얼굴을 붉히며 대꾸하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설영이 당황하며 빼액 소리를 질렀다.
“그게 아니라 비무. 비무 한판 하자구!! 이 색마 같으니!”
“커흠. 누가 뭐래? 비무. 당연히 비무를 얘기한 거지.”
아니, 오해하게 만든 사람이 누군데? 황급히 천화도 태세를 전환했지만, 한번 생겨난 어색한 기류는 금방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비무는 갑자기 왜?”
“더 강해지고 싶어서.”
“흠. 이미 절정 고수들 중에서도 꽤 강할 텐데, 거기서 더?”
설영의 대꾸에 천화가 의아한 듯 이야기했지만, 되레 설영은 그게 네가 할 말이냐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절정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절정의 경지마저 뚫고 단숨에 초절정까지 올라간 사람이 누구인데? 사실 천화가 아니었다면 설영도 이만큼이나 조급해지지는 않았을 터였기에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천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뭐, 좋아. 무인이 강해지고 싶은 거야 당연한 일이지. 앞으로 초운학 같은 놈들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오기도 할 테고.”
“뭐? 초운학? 그 노인이…… 폭마 초운학이었다고?”
폭마 초운학. 그 이름은 설영도 익히 알고 있었다. 보통 폭마라 하면 관과 무림에서 금지된 화약 무기, 흔히 벽력탄이라 불리는 것을 이용하는 폭탄마에게 주로 붙는 별호이지만, 초운학은 내기를 폭발시키는 독특한 무공으로 인해 당대에 폭마라는 칭호를 받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헌데 그 노인이 폭마 초운학이었다고? 마교 쪽 인물이기 때문에 평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당금 무림에서 서열을 매기자면 백대고수 안에는 들 법한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천화라도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자를 형체도 제대로 남지 않을 만큼 뭉개버렸으니까.
“아무튼 좋아. 그렇지 않아도 마침 하려던 것이 있으니까.”
“하려던 것?”
설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천화는 그저 씨익 웃어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곧 해남파에서 준비를 해주었다.
“이게 다 뭐야? 폐관이라도 들어가려고?”
장기보존 식품과 식수, 그리고 각종 요리들과 생존 용품들이 그들 앞에 가득 쌓인 것이다. 천화는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소지품창에 밀어넣었고, 설영도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 폐관수련. 무인들이 흔히 깨달음을 얻거나 경지를 높이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채 동굴 따위에 처박혀서 수련을 쌓는 행위를 떠올린 것이다.
“그런 셈이지.”
그것을 천화도 부정하지 않았다. 설영의 예상보다는 빠를 테지만, 당분간 어떤 장소에 처박혀서 수련을 할 생각이긴 했으니까. 그렇게 해남파에서 준비해준 물품들을 모두 챙긴 천화는 마지막으로 주자엽과 간단한 이야기들을 나눈 뒤, 설영을 데리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자, 따라와.”
망망대해. 보이는 것이라고는 물과 암초밖에 없는 그곳을 향해 먼저 몸을 던졌다.
“쀼웃!”
수직으로 낙하하던 천화의 발밑으로 물기둥이 솟아오른다. 그것을 계단 삼아 밟아 내려가자 이내 수평으로 물위를 달릴 수 있었다. 수상비 또는 등평도수라고 불리는 고절한 경신술이었지만, 뒤따르는 설영도 어렵지 않게 펼쳐내자 마치 자연스러운 일인 것만 같이 보였다.
“여기던가?”
그렇게 달려가던 천화가 슬쩍 뒤를 돌아보며 거리를 가늠했다. 어떤 장소로 통하는 입구를 찾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꽤나 위험한 행동이었다. 지금 천화가 있는 곳은 남해도 인근에서도 와류, 즉 소용돌이가 많이 일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니까.
‘저기군.’
“엇?!”
천화는 그중 하나를 골라 첨벙 뛰어들었다. 마치 누가 잡아당기듯 몸이 물 아래로 빨려들어가는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지만, 순순히 순응하며 물 아래로 잠수했다.
[남해 수련동을 발견했습니다.] 물 아래에서 수련동이라 불리는, 중원 전역에 몇 개 존재하지 않는 장소 중 하나의 입구를 발견했다.
‘효과는 안 나타나는군.’
물귀신의 근거지 때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던전과 같은 장소라는 표시는 나타났지만,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몸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잠수를 유지한 채 더 안으로 들어가자 그때와 마찬가지로 곧 공기가 존재하는 내부 공간이 나타났다.
“푸하!”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야?”
천화를 따라 안으로 들어선 설영이 긴장하며 물었다. 그녀에게는 따로 알림창이 나타나지 않으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천화가 아무도 모르는, 와본 적 없는 곳에 숨겨진 장소 따위를 찾아낸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 것이다. 비무를 하자고 했더니 데리고 온 곳이니까. 이 정도로 숨겨져 있다면 해남파의 무인들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일 텐데, 과연 무엇이 있을까? 단순한 폐관 수련장일까, 아니면 뭔가 기연이 숨겨진 곳일까? 은근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잠깐만. 일단 옷 좀 말리고.”
천화는 설영의 물음에 답하기에 앞서 일단 땅 위로 올라갔다. 내공을 끌어올려 물기를 날려버리고 무명검을 꺼내들었다.
‘어디…….’
그 역시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니까. 단숨에 체감이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확인이 필요했다. 우우우웅- 검명이 해저 동굴의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는 천화의 몸. 경지가 낮은 이들이 보았다면 체조를 하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설영의 눈에는 확실히 들어왔다. 그 느릿한 움직임에 깃든 고절한 경지가. [무상천검(3성)의 숙련도가 0.2만큼 상승했습니다.] [무상천검(3성)의 숙련도가 0.1만큼 상승했습니다.] [무상천검(3성)의 숙련도가 0.3만큼 상승했…….] 그와 함께 천화의 귓가에만 들리는 기분 좋은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좋군.’
제대로 펼칠 일이 없어 복건성에서도 고작 2성밖에 성취를 끌어올리지 못했던 무상천검이다. 각을 잡고 수련을 하지 않았다지만 조금 더딘 감이 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는데, 이 짧은 순간에 숙련도가 쭉쭉 올랐다. 모든 무공의 숙련도 2배 상승! 이것이 바로 수련동의 효과다. 따로 표기가 되지는 않았다지만, 무신지로에서 수많은 이들이 수련동을 찾게 만들었고 폐관 수련에 빠지게 만들었던 그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있고.’
무신지로에서와 달리 던전은 재생성이 되지 않는 대신, 안에 있는 적들이 주는 경험치가 뻥튀기되었다. 그러니 이곳 수련동 역시 흔히 인스턴트 던전이라 불리는 형식으로 입장자들을 구조는 같지만 제각기 다른 공간으로 날려버리는 동시 입장 기능이 없는 대신, 기존 효과가 강화되었을 수도 있으니까.
“이곳은 특수한 힘이 깃든 공간이야. 뭐랄까, 지맥? 수맥? 아무튼 그런 힘이 가득 차 있달까? 중요한 건, 여기서 수련을 하면 평소보다 두 배는 족히 더 빠른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거지.”
“그런…….”
그 설명에 설영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그것은 정말 모든 무림인들이 꿈꾸는 효과가 아닌가? 매일 수련을 할 때마다 이곳을 들락거릴 수 있다면 고수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리라. 내공의 축적 속도도 두 배로 빠를지는 모르겠지만, 초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기만 하더라도 고수를 찍어내다시피 할 수 있을 터였다.
“아, 물론 제한은 있지. 어떤 식일지는 모르겠지만 수련동 한 곳당 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이야. 다른 수련동을 찾아낸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들어온 이상 우리도 이곳에서 나가면 끝이라는 거지.”
“으흠…….”
이어진 천화의 설명에 설영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해가 될 것 같기도, 안 될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천화가 이야기한 효과가 정말이라면 그 정도 제약은 있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들고 나는 것을 어떻게 막는다는 거지? 하지만 그것까지는 천화도 설명해 줄 수 없었다. 지극히 게임적인 설정이었기에 그저 그렇다고 이해하는 수밖에. 어쩌면 두 번째 입장 때부터는 숙련도 상승효과가 사라지거나, 와류가 강해져서 재진입을 막을 수도 있고, 1회 입장 가능의 제약이 사라졌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럴 경우 꿀을 빨도록 둘 리가 없으니, 수련동의 숙련도 상승효과가 오히려 낮아졌겠지.
‘가만, 근데 왜 나한테만 이런 것들이 여전히 보이는 거지?’
그때 문득, 천화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게임 효과들을, 왜 자신은 여전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떤 초월적 존재, 이를테면 신의 배려인 것일까?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속에 나노머신 같은 것이라도 있어서 정보를 출력해주는 것일까?
‘쩝. 어떤 나노머신은 상처도 회복시켜 주고 독도 해독시켜 주고 그러던데, 쓰는 김에 좀만 더 쓰지.’
어느 쪽인지 알 도리는 없으니 일단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수밖에. 부웅 부웅 천화가 잠시 딴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설영은 벌써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수련에 도움이 된다니 일분일초가 아까워진 것이다. 시간제한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강해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니까. 천화가 무참히 찢어발긴 존재가 초운학이라는 것을 알자 더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다 한들 그와 같은 무위를 펼칠 수 있을까? 혈마신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검을 휘두르고 초식을 펼쳐나갔다. 초절정으로 안 된다면 화경에 오르면 될 것 아닌가? 천화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수련에는 역시 비무지. 여기서 한판 어때?”
“좋아. 나도 전력을 다할 테니까 봐주지 말고 일단 한번 붙자.”
그 모습이 기특해보였는지 미소를 지으며 천화가 권하자 설영이 덥석 받아 물었다. 약 보름 동안 이어지는 무한 비무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비무가 시작되었다. @ 천화와 설영은 그야말로 밥만 먹고 비무만 했다. 식사 시간과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비무만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무에 매진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천화의 압살이다. 설영이 전력을 요청했기에 초식 한 자락 사용하지 않은 채, 압도적인 무위를 자랑하며 단 일 초 만에 승부를 갈랐다.
“……다시 부탁할게.”
하지만 다행히도 설영은 절망하지 않았고, 계속해서 비무를 요구했다. 천화 역시 거부할 이유는 없다. 무상천검은 천화만변무상심법과 무형신보, 천무십이검의 융합이었다. 그 외에 천화의 심득과 자주 사용하던 초식들을 녹여냈기에 움직임 하나하나가 무상천검의 수련이 되었으니까. 두 번째 비무부터는 적당히 설영의 수준에 맞춰주는 일종의 지도 비무가 되었지만, 그 덕분에 천화도 무상천검의 숙련도를 무럭무럭 키워갈 수 있었다. 그렇게 약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무상천검(6성)이 무상천검(7성)으로 성장했습니다.] 천화의 무상천검은 7성에 이르렀다. 애초에 10성에 이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화경의 경지에는 올라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만하면 단기간에 꽤나 많은 숙련도를 올린 것이었다. 적어도 힘 조절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테고, 현재의 경지와 내공으로 펼칠 수 있는 무공들은 무리 없이 펼칠 정도가 되었으니까.
“후우…….”
‘얘도 진짜 재능충이네.’
그리고 설영 역시 천화만큼이나 크게 발전했다. 내공이 부족하여 아직 최절정이라 부르기는 어렵겠지만, 초식만으로 따진다면 더는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라고나 할까? 내기의 순환 역시 자유로웠고, 초식의 해석과 변형이 능수능란했으며, 천화와 비무를 하면서 상대에 대한 대응 능력 또한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어지간한 무공들은 처음 상대하는 것이더라도 알고 있던 것처럼 상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까.
‘9성쯤 되는 건가?’
경지로 따지자면 혈마신공 8성 후반쯤 되겠다. 의외로 혈마신공은 후반 성취로 갈수록 내공의 중요도가 크지 않지만, 그래도 9성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초절정에 도전 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내공이 필요했다. 10성까지 완벽히 익혀낸다면 화경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절대의 무공 중 하나인 만큼, 극후반의 초식들은 내공이 부족해 아직 사용조차 시도해 볼 수 없을 지경이니까. 하지만 반대로 충분한 내공만 갖춰진다면 곧바로 9성까지는 도달할 수 있으리라.
“자, 그럼 이제 나가볼까?”
이 정도면 목표치는 훌륭히 맞췄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밖으로 나가는 것뿐.
“응? 어디 가?”
천화의 소지품창 덕분에 식사가 부실하지는 않았고,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틈틈이 씻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무도 없는 동굴 안에서 보름가량을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육체적인 피로뿐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상당했겠지. 때문에 얼른 빠져나가고 싶어졌는지 설영이 처음 들어왔던 물속으로 뛰어들 기세였지만, 천화가 향한 방향은 정반대였다.
“어? 나가는 거 아니야?”
“맞아. 근데 이쪽이야.”
행동제약이 사라졌으니 어떨지 모르겠지만, 무신지로에서는 들어온 길로 나갈 수 없었다. 입구에 형성된 와류 때문에 몸이 떠오르지 못하게 계속해서 가라앉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것은 오히려 쉽지만,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무리해서 나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정석적인 출구를 통하기 위해 더 깊은 동굴의 안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무우우우!!!”
동굴 안은 꽤나 길었기에 흑우도 소환했다. 처음에는 그들과 함께 시간을 죽이던 흑우였지만, 비무만 계속될 뿐 지루해지자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천화에 칭얼대며 역소환 상태로 대기하던 것이다. 이제 나가자는 말에 기분 좋아졌는지 활기찬 발걸음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동하기를 한참. 동굴의 내부는 미세한 경사를 타고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는 나선형의 길이었다. 흑우 덕분에 금방 끝까지 도달할 수 있었지만, 보통이라면 경공을 쓰고도 몇 시진을 달려야 할지 모를 만큼 꽤나 긴 길이다.
“막혔잖아?”
그리고 그 끝에는 막다른 길이 있었다.
“부숴야 하나?”
“기다려봐. 기관을 작동시키면 문이 열릴 테니까.”
꽤나 지겨웠는지 막다른 길을 보자마자 부술 생각부터 하는 설영을 말리며 천화가 주변을 살폈다. 여기 어디에 있는 장치를 이용하면 기관이 작동하며 문이 열리는 구조였으니까.
“이게 어디 있더라…….”
“쀼웃!”
“엇, 너 어디 가!”
그때, 설영의 품에 안겨있던 은룡이 탈주를 시도했다. 잔뜩 흥분한 듯한 모습으로 튀어오르더니 붙잡을 새도 없이 어디론가 빠르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어?”
벽에 찰싹 달라붙는가 싶더니 있는지도 몰랐던 작은 구멍으로 쏙 들어가버리는 은룡. 도저히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만한 크기였기에 황당하게 그것을 바라보던 천화는, 녀석을 역소환해서 곁으로 불러와야 하나 잠시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이거 혹시?’
투웅 투웅 은룡이 사라진 벽을 가볍게 두드리자 속이 빈 소리가 들렸다. 뭔가 비밀공간이 있다는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