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6화 난입 (2) (466/481)


<246화> 난입 (2)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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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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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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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 관인이 아니었구나!!”

당황한 무림맹의 고수들이 놈에게 달려들었지만 소용없었다.

무허자에게 검을 찔러넣은 자의 주변에 있던 관인들이 들이닥쳐 그들의 검을 막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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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최소 호각.

아무리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한들 그들은 화경의 고수였다.

그런 그들의 검을 수월히 막아내었다는 것은, 상대 또한 화경의 고수라는 소리였다.

무허자에게 검을 찌른 자 이외에도 무려 세 명이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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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검?!”

그때, 천화의 뒤편에서 무허자의 심장을 찌른 검을 알아본 설영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벌컥벌컥 무허자의 피를 들이키는 검은, 다름 아닌 사라졌던 혈마검이었다.

그와 동시에 무허자의 몸이 목내이가 되어버렸다.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전신의 피가 빨려 껍데기만 쭈글쭈글해진 채로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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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구나, 설영아.”

그와 함께, 혈마검을 쥔 자의 머리색이 바뀌었다.

검은 머리에서 붉은 머리로.

설영이 이전에 혈마화를 할 때 머리가 하얘지던 것과 같은 맥락의 변화인 것 같은데, 붉은 머리는 천화가 무신지로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기에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천화에 의해 역사가 바뀌면서, 그들 역시 나름대로의 변화를 꾀한 결과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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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 대사형!”

설영이 당황한 눈빛으로 그들을 돌아보았다.

소문만 무성했던 붉은 머리는 역시나 혈마의 후예이자 설영의 사형제들이었다.

민왕과 손을 잡은 그들이 관군을 흉내내어 이곳에 나타났다.

무림맹주를 죽이고 그의 피를 빨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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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했더니 고작 혈마인가? 실망스럽군.”

하지만 천마는 그다지 그들을 신경 쓰는 모습이 아니었다.

혈마의, 혈마검의 힘을 들어 알고 있으나, 그에게 있어 혈마검이란 써먹기 좋은 장기말에 불과했으니까.

천마신공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이 대단했기에 혈마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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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무림맹에 꼬리를 말고 십만대산에 숨어 살던 산도적 같은 놈이 말을 함부로 하는 군. 걱정 말거라, 네놈이 죽은 후 마교는 우리 수라혈마교에 편입될 테니까. 네 수하들은 내가 잘 다스려주마.”

그러나 놈들 역시 천마에게 지지 않고 받아쳤다.

사실 혈마의 후예나 마교나 음지에 숨어 살던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혈마의 후예들은 때때로 명예 회복을 위해 중원에 나섰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천마를 조롱하는 것이다.

더불어 스스로를 수라혈마교라 칭하며 이 자리에서 천마를 죽이고, 마교를 흡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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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들이었구나. 본좌의 아이들을 빼돌린 것이.”

그 순간, 천마의 눈빛이 돌변했다.

놈들의 오만한 계획 때문이 아니다.

놈의 뒤편에 도열해있던 이들이 변장을 해제했기 때문이었다.

혈마검을 쥔 이와 마찬가지로 붉은 머리를 한 괴인이 셋.

나머지 수백은 십대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들이었다.

체구는 아이로 보기 어려울 만큼 상당했지만 앳된 얼굴이 티가 났다.

천마가 분노한 것은 그 아이들 때문이었다.

언젠가 천마의 명을 받아 마인들이 납치했던 중원의 아이들임에 틀림없었으니까.

정파 연합보다 먼저 마교의 집결지를 습격해 그들을 빼돌린 것이 바로 혈마의 후예들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래봤자 마교에서도 납치를 했던 것이고, 소모품으로 쓰기 위해 마공을 억지로 가르칠 계획이었지만, 감히 자신의 계획에 훼방을 놓았다는 것에 분노했는지 살벌한 기운을 풀풀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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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이구만.”

마교와 무림맹, 수라혈마교와 천화, 설영.

이 기묘한 대치를 천화가 한마디로 평가했다.

어느 하나가 편을 먹을 수 없는 이 상황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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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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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괜찮겠어?”

그때, 한발 물러선 채 상황을 살피던 설영이 천화의 곁으로 나섰다.

짧은 말이었지만 천화는 그 안에 담긴 뜻을 읽어낼 수 있었다.

수라혈마교를 자신이 맡겠다는 말이다.

혈마검을 가지고 그들에게서 도망쳐 나왔던 설영이니까.

다시 그들의 손에 들어간 혈마검을 되찾고, 그들의 야욕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혈마검을 봉인하여 오랜 굴레이자 족쇄를 끊어내려던 설영과 달리, 그들은 혈마검의 힘을 이용해 피의 복수를 할 생각이라는 것을 알기에 먼저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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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아.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천화는 걱정했다.

오늘을 기다리며 틈틈이 무공을 보아준 덕분에 설영도 화경의 문턱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상대에게는 혈마검이 있었다.

초절정의 수준만 되더라도 혈마검에 의해 강제로 완숙한 화경의 단계까지 힘을 끌어올릴 수 있었으니 위험한 일임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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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대신, 애들을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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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고마워.”

말리고 싶지만 설영의 결심이 너무 확고했다.

그것을 알기에 천화는 은룡과 흑우를 설영에게 붙였다.

녀석들이라면 설령 상대가 화경의 고수라 할지라도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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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들 눈싸움만 할 텐가?”

천화의 곁에 설영이 서고, 수라혈마교의 어린 고수들이 칼을 빼든 채 경계하자 천마가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들을 돌아보았다.

그 순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수라혈마교가 무림맹을 향해, 설영이 자신의 대사형인 추광을 향해.

그리고 천화와 천마는 몸을 날리는 대신 서로를 바라보았다.

따로 속셈이 있는 듯싶었지만, 저들이 한쪽으로 몰려간 탓에 둘은 서로의 상대는 둘뿐이었으니까.

둘이 동시에 사나운 웃음을 지었다.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되어 서로를 몰아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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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이런 사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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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놈들만큼이나 악랄한 자들이로구나!!”

싸움의 시작은 수라혈마교의 습격이었다.

혈마검을 쥔 자와 그 뒤에 시립한 세 명의 붉은 머리 무인들 이외에도 혈기에 취한 어린 고수들이 그들에게 들이닥친 것이다.

다만, 그들이 사용하는 검이 무척이나 특이했다.

아니 검이라고 말할 수나 있을까?

검이라기보다는 톱과 같이 생긴 날을 가진 무기를 사용했고, 그것에 베일 때마다 상처가 찢기고 뭉개지는 것이다.

피가 멈추지 않았다.

혈도를 짚어 지혈을 해보려 하지만 그조차도 쉽지 않을 만큼 상처 부위가 심하게 망가져버렸기에, 당장을 모면하더라도 과다출혈도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차후 회복이 크게 더뎌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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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그래도 너희만 할까. 힘을 탐내어 무고한 도사를 악인으로 몰아세우고, 뒤로는 그 힘의 원천을 빼앗으려 한 것이 너희다. 그 과정에서 벌인 일들은 또 어떤가? 무고한 일반인들을 참살하고 그 죄를 뒤집어 씌웠으며, 혈마신공의 일부를 훔쳐 마치 제 것처럼 자랑하고 다니지 않았나?”

추광의 말에 깊은 한이 서려있었다.

혈마의 후예들이 그 동안 받아왔던 억압과 쌓아왔던 분노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이다.

검과 무공, 목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던 나날들.

그러면서도 정파 무인이란 작자들은 혈마신공을 흉내낸 여러 무공들을 만들어내고 제 것인 양 으스대고 있었으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었다.

때문에 무림맹의 고수들 중에서도 어린 축에 속하는 이들은 개소리라며 악을 질러댔지만, 장문인이나 장로급에 해당하는 연배 있는 자들은 입을 다물고 검만 휘둘러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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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지막 기회다. 너희의 피로써 혈마신공의 완성을 돕는 것으로 그 동안의 죄를 사해주마. 단,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너희의 목숨과 무공은 모두 거두어 갈 것이다. 네놈들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과 같이.”

순간, 추광의 눈에서 피눈물 같은 혈광이 폭사했다.

광기와 집착이 빚어낸 괴물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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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강림의 밑거름이 되거라!!”

그와 동시에 뒤편에 도열해있던 붉은 머리들이 움직였다.

노리는 것은 화경의 고수들.

그들을 의식하고 아직 무림맹의 화경급 고수들도 움직이지 못하던 차였기에 피해가 커지고 있었지만, 저 폭주하는 어린 고수들도 만만치 않았고, 그들에게 힘을 빼었다가는 정작 감당해야 할 이들을 어찌하지 못할 수 있었기에 웅크리고 있던 것이다.

그들이 붉은 머리의 사내들을 상대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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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윽!”

쩌엉-!

검과 검이 부딪힌다.

기와 기가 충돌하며 파열음을 만들어낸다.

같은 경지의 고수 둘이 부딪히는 것이건만, 인상을 찡그리고 고통을 신음하는 것은 일방적이었다.

혈마기.

낮은 경지에서도 상대의 운기를 방해하고, 내력을 가닥가닥 끊어놓던 그 특수한 기운이 화경에 이르러서는 자연지기의 수급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생명의 기운 그 자체와 같으니 자연지기와도 다르지 않다.

서로 간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웠고, 상대가 피를 흘릴 때마다 그 기운들이 그들에게로 몰려들었다.

이 피비린내 나는 전장이, 그들에게 힘을 전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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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그 치열한 전장 한복판에 설영이 걸음을 옮겼다.

자신의 대사형이었던 자와, 자신의 검이었던 혈마검의 앞을 슬픈 얼굴로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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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구나, 설영아.”

우우우웅-!!

그의 손에서 혈마검이 동의한다는 듯, 긴 울음을 터트렸다.

천화처럼 심령이 연결되어 대화를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욕과 저주를 한바탕 퍼붓고 있다는 것을 알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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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는 복권되었어요.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무림공적의 누명은 벗었다고요. 헌데, 꼭 이렇게 해야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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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하구나. 그래 봤자 정파놈들이 필요에 따라 썼다 지웠다하는 이름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다시 활동을 하고, 강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들은 언제고 우리의 힘을 빼앗으려 들 테고, 무림공적의 낙인을 찍어넣겠지. 설령 혈정의 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오랜 세월을 고통에 살게 한 그 이름이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변한 것을 보고도 모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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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모르는 일이잖아요. 혈마신공은 그 자체로도 충분한 무공이에요. 오해받을 수 있는 혈마검의 특성을 이용하지만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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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왜 너 자신이 혈마의 후예라는 것을, 혈마신공을 익혔다는 것을 만천하에 밝히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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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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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웠던 것이 아니더냐? 혈마검을 봉인하고도,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할까 봐 말이다. 너 스스로도 모두에게 배척받고, 이전과 똑같이 손가락질 받는 삶이 계속될 것을 알고 있던 건 아니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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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영이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자신은 두려웠다.

신승을 통해 혈마의 복권을 이루어내기는 했지만 그저 말뿐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천화라는 거대한 방파제이자 버팀목이 곁에 있기에 자신이 혈마의 후예라는 것을 알고도 사람들이 배척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사라진다면, 혹은 상황이 바뀐다면 언제고 다시 혈마의 후예로서 쫓기고 위협받는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상 가슴 한편에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혈마검을 만년빙정에 봉인시키는 것도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혈마검은 최후의 보루와 같은 것이었으니까.

언제 자신을 집어삼킬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기는 했지만, 반대로 최후최악의 순간에는 자신을 지켜줄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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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위선을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어설픈 힘을 지녔다면 목줄을 매려 들지만,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면 머리를 조아릴 자들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의 매듭을 끊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으로 저들을 굴복시키는 수밖에 없다.”

설영의 흔들리는 눈빛을 기회라고 여겼을까?

놈은 좀 더 설영을 부추겼다.

혈마검을 쥔 것은 자신이지만, 그것을 놓을 생각은 없지만, 혈마의 피를 이은 정통의 후예라는 것은 꽤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니까.

더구나 미모까지 출중하니 자신의 곁에 두기에는 충분히 가치가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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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함께하거라. 그 분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자리의 가장 높은 곳에 네가 나와 함께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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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그럼 혈마검을 돌려주세요.”

잠시 고민하던 설영이 고개를 떨구었다.

체념한 듯, 어깨를 늘어뜨린 채 한 발 그에게 다가갔다.

혈마검의 소유권을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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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야지.”

대사형이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역시 설영에게 한 발 다가서며 혈마검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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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이 모두 끝난 다음에 말이다. 잠시 쉬고 있거라. 일어난 뒤에는 모든 것이 끝나있을 것이다.”

그렇게 둘의 거리가 가까워진 순간, 대사형이라는 자가 먼저 움직였다.

설영을 제압하기 위해 혈마검을 뻗어냈다.

그녀의 투항을 처음부터 믿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것이 종결된 이후라면 자신을 따를 수밖에 없겠지.

탐욕이 어린 눈빛으로 설영을 노려갔다.

허나, 설영 역시 믿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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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않겠다면, 빼앗을 수밖에요.”

까앙!

벼락 같이 검을 휘둘러 혈마검과 마주쳐갔다.

혈마검의 피부를 태우는 것 같은 진한 혈마기와 서리의 시린 한기가 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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