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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화 혈마 재림 (1) (467/481)


<247화> 혈마 재림 (1)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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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강기와 붉고 푸른 강기가 뒤섞이는 모습은 황홀할 정도의 장관이었다.

선명한 빛을 내뿜는 기운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부딪혀가니 그 아름다움에 눈이 현혹되었고, 생명의 기운 그 자체에 한 없이 가까운 혈마기는 영혼을 매혹시켰다.

그 탓에, 시선이 팔리거나 저도 모르게 한 발자국 다가간 이들이 핏빛 강기에 찢겨 죽음을 맞이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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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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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사형. 이만한 힘을 얻으려면 얼마나 많은……!”

허나 그 빛무리의 한복판에서 날뛰는 두 사람은 온전히 서로에게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설영 역시 혈마화를 마치고,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지 오래였지만 추광 역시 전혀 밀리는 모습 없이 웃으며 검을 떨쳐냈다.

혈마검과 서리. 각각 패왕 등급을 가진 두 무기의 성능은 호각이었다.

서리가공기와 대지와 상대를 얼려버릴 듯 한기를 내뿜었고, 혈마검은 상대의 피를 태워버릴 듯 열기를 발산했다.

물론 설영에게서도 혈마기가 피어올랐지만, 놀랍게도 그 힘은 서리가 내뿜는 한기와 어우러져 힘을 증폭시키기만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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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죽을 놈들이었다. 내 힘이 되어 조금이라도 죗값을 치른 것이니 미안할 것도 없지.”

순식간에 이루어진 수십 합의 공방.

그러나 전혀 밀리지 않는 대사형을 보며 설영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초입에 불과하지만 천화의 도움으로 화경의 경지에 발을 걸친 자신이다.

그런데 그 힘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라면 상대 역시 화경 이상의 고수라는 뜻이었다.

그 힘을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것일까.

혈마검에 넘실거리는 혈마기를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흡수한 것일까.

대충 짐작이 갔기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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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혼비검!”

츠즈즈즈즛!!!

설영의 검이 한순간 십수 개로 분열했다.

지독하게 빠른 환검이 시야를 현혹시켰고, 빙한지기가 상대의 동작을 제약시켰다.

하지만 상대의 대처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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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구나, 약해! 힘이란 이렇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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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혈참.

위에서 아래로 내리긋는 단 한 번의 참격으로 설영의 초식 자체를 쪼개버린 것이다.

혈마검이 내뿜는 기파에 환영이 날아가버리고, 설영 역시 즉시 수비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가슴이 쪼개져 죽어버리고 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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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류반전술.

그 순간, 혈마검과 맞닿은 설영의 서리가 힘없이 밀려났다.

그렇게 보였지만 즉시 반전이 일어났다.

설영의 검이 원을 그리듯 짧게 회전하며 혈마검을 받아낸 것이다. 혈마검을 밀어내고 놈의 가슴을 꿰뚫었다.

혈마검법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언젠가 천화가 가르쳐주었던 원류검법을 써먹은 것이다.

자신의 약점이라면 상대의 약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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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두 번은 없다.

이 정도 경지에 올랐다면 한 번 본 것만으로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할 테니, 두 번 당해주지는 않을 터였다.

그러니 이 일격으로 모든 것을 끝낸다!

그런 각오가 담긴 일격이었기에 검은 냉정했고, 기운은 폭발적이었다.

왼쪽 가슴을 꿰뚫고 심장을 통째로 얼려버릴 듯 극음의 기운을 발산했다.

서리의 검끝이 놈의 심장을 얼려갔다.

혈마기의 저항이 느껴지지만 이대로 심장에 과부하를 걸기만 해도 끝장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치웠나?

이를 악물고 기운을 뿜어내는 설영의 눈이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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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벌주를 마시려 드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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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콰과과광!!!

심장이 꿰뚫린 채로, 놈이 혈마기를 폭주시켰다.

폭발의 힘으로 설영을 밀어내고, 심장에 박힌 혈마검을 튕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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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얕았다고?”

다급히 기운을 해소해내며 물러서는 설영의 눈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분명 심장을 찔렸을 텐데, 막대한 혈마기가 놈의 왼쪽 가슴으로 모여드는가 싶더니 급속도로 치유되고 있는 것이다.

혈마기의 특성 중 하나가 빠른 재생력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심장을 갈라내지 못하고 틀어박혔을 뿐이었다지만, 망가진 심장을 복구해내다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만큼 혈마검의 혈정에 모여든 기운을 크게 소진하기야 하겠지만, 지금 놈의 상태는 오히려 조금 전보다 더 강력해진 것만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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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강림. 혈마검이여, 잠시 내 몸을 너에게 주마.”

츠츠츠츠츠츠츠츳!!!!

순간 추광의 전신이 불타올랐다.

그렇게만 보이는 붉은 혈마기가 솟구쳐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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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검…….”

설영은 단번에 그 정체를 알아보았다.

혈마검이 추광의 몸을 지배한 것이다.

혈마검에 의한 혈마화라 해도 사용자의 정신력이 강인하다면, 상단전의 힘을 길러낸다면 충분히 두 정신이 공존할 수도 있지만, 어째서인지 추광은 자신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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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없던 건가?’

의심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사형인 추광을 비롯해 다른 사형제들, 그리고 그들이 키워낸 어린 고수들까지.

흡수한 색몽요녀의 원기를 통해 기운에 담긴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설영이었기에, 그들이 혈마기에 취해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힘을 얻기 위해 혈마신공의 무언가를 건드려, 무조건 더 빠르게 더 강한 힘을 취하려 들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온전히 정신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다.

혈마검.

혈마신공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그 누구보다 정통한 녀석이 추광의 몸을 통해 현신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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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있을까?’

벌써 뿜어내는 기운부터가 추광의 그것과 달랐다.

추광의 기운이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날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녀석에게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잘 갈무리가 되어 있었으니까.

혈마기를 완벽히 통제하고 있다는 뜻이었기에 설영도 긴장했다. 기운을 제어한다는 것은, 보다 집중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그렇지 않아도 힘싸움으로는 밀리는 감이 있었는데, 완벽히 통제되는 힘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약한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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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구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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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강천!!”

세상에 나와 기분이 좋은 것인지, 복수의 시간이 왔음을 기뻐하는 것인지 모를 놈의 웃음에 설영은 참격으로 응수했다.

핏빛이 줄줄 흐르는 검강을 뽑아내 놈을 반으로 갈라낼 듯 내리그었다.

파츠츠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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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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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구나. 너의 기운이 나에게 통할 줄 알았더냐?”

허나 추광은, 아니 혈마검은 제자리에 꼿꼿이 선 채로 그것을 받아냈다.

검을 들어 막은 것도 아니고 손바닥으로 혈마강천의 기운들을 잡아 부숴버린 것이다.

혈마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혈마검이기에 할 수 있는 기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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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랄맞게 차갑던 얼음덩이에 갇혔을 때에 비하면 냉수만도 못하군.”

그렇게, 설영의 검을 잡아낸 채 놈이 비릿하게 웃었다.

만년빙정에 갇혀있던 때를 회상하는 것인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담아 설영을 노려보았다.

감정을 읽어낼 수 있기에 그 분노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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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게. 하지만 그게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이었어.”

설영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붉게 물드는 입술이 정신을 차갑게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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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핫!”

혈마검에게서 검을 빼내며 몸을 휘돌렸다.

원류검법과 진천십팔도의 묘리를 담아 다시 한 번 놈의 방심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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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류검법, 진천십팔도. 어설픈 잡기술이 통할 것 같으냐?”

쩌엉!

그러나 이번에는 실패였다.

예상은 했지만, 설영과 함께하며 그것들을 함께 보고 익힌 혈마검이었으니까.

추광에게 써먹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한 차례 선보인 바 있기에 놈은 기다렸다는 듯 검을 쳐내고 묵직한 한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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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후예라고 해서 어여삐 여겨주었더니 멋대로 지껄이는구나. 네가 겪은 세월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고통이 있었다. 삶과 죽음이 있었다. 헌데 너 따위가 어찌 그것을 멋대로 판단하려드느냐. 어찌 마음대로 용서하고 끝내려 한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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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응축된 혈마기가 악귀 같은 형상을 이루었다.

마치 혈마검의 표정처럼 보이는 거대한 기운이 놈의 뒤로 솟아올랐다.

막을 수 있을까? 고작 버티는 것을 걱정해야 할 만큼 막대한 기운이 놈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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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사멸령.”

그런 놈을 마주한 설영이 할 수 있는 것은, 있는 힘껏 저항하는 것밖에 없었다.

혈마검에 비해 초식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지만, 혈마기를 다루는 능력도 부족하겠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다.

혈마검법의 최후 초식.

상대의 영혼마저 사멸시켜버린다는 그 일격에 모든 것을 담았다.

동귀어진마저 각오하며 혈마검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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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화경이라니, ‘저것’의 도움이긴 하겠지만 확실히 놀라운 성장이로군. 그러나 나는 혈마검이다. 혈마기의 화신을 감히 네가 어찌할 수 있을 성싶으냐!!”

치이이이이이익-

콰아아앙!!!!

혈마검이 펼친 것은 귀혈참.

혈마검법의 첫 번째 초식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설영 역시 화경의 경지이건만, 혈마검의 귀혈참이 혈마사멸령을 뚫고 설영을 날려버린 것이다.

놈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빠르게 설영을 따라붙어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초식도 뭣도 아닌 쾌속의 찌르기.

설영의 심장을 가르고, 그 안에 담긴 혈마기를 회수해가겠다는 듯 거친 찌르기가 몸을 꿰뚫었다.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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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흑우!!”

하지만 그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빙한지대를 펼치며 보조적 역할에 그치던 흑우가 그들의 사이로 뛰어들어 혈마검의 일격을 몸으로 대신 받아낸 것이다.

얼음의 몸까지 펼쳤지만 혈마검은 무리 없이 놈의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대한 영물의 피를, 기운을 마구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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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우우훗!!!!”

무려 공청석유를 퍼마신 흑우였다.

얼마나 먹었는지도 가늠이 되지 않은, 천화의 경지조차 단숨에 높여줄 만큼 막대한 기운이 잠들어있던 흑우의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며 혈마검이 취한 추광의 몸이 불룩불룩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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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미물 따위가!!”

취한 듯 게걸스럽게 피를 흡수하면서도 혈마검이 검을 빼내려들었지만 오히려 흑우가 놓아주지 않았다.

몸속 음한지기를 극한까지 일으키며 일부러 뿜어내듯 피를 퍼올렸다.

혈마검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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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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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퍼억!!

그때, 설영의 품에서 무언가 튀어올랐다.

은룡이 날아올라 앙증맞은 꼬리로 놈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 안에 담긴 힘이 만만치 않아 어지간한 놈들이라면 얼굴이 뭉개져버렸겠지만, 이미 추광의 터럭 한 올까지도 혈마기가 스며든 상태였다.

고개가 홱 돌아가기는 했어도 별 타격을 받지 않았는지 표독스러운 눈을 하며 녀석을 돌아보았다.

쿠르르르르릉-!!!

그때, 은룡의 뿔에서 빛이 번쩍거렸다.

뇌전의 줄기가 뻗어나와 놈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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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으으윽!”

거의 숯덩이가 된 듯 전신이 거뭇해지고, 전신의 피가 끓어올랐다. 증발해버리기 시작했다.

혈마검 안에 있는 혈정이 혈마기를 끊임없이 공급하며 재생시키고, 다시 채워넣었지만, 은룡의 뿔에서 뿜어진 뇌전 역시 한동안 지속되었다.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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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너희도 몽땅 죽여주마! 신수의 피 맛이 어떤지 한번 보자꾸나!!”

그러나 그 또한 잠시 시간을 벌었을 뿐이다.

비명을 내지르던 혈마검의 상태가 점점 회복되고 있었고, 은룡은 너무 힘을 소진했는지 슬슬 지켜가고 있었다.

그 틈에, 흑우의 피를 만족스레 빨아마신 혈마검이 단숨에 뽑혀나왔다.

신수의 피를 마저 맛보기 위해, 은룡을 향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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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푸욱!

그때, 이번에는 설영이 대신 몸을 날렸다.

혈마검을 대신 맞았다.

심장이 파열되고 요혈이 찢겨나가는 것은 막았지만, 혈마검이 몸에 틀어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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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상대는…… 나야.”

쩔그렁-

설영이 검을 떨구었다.

쥐고 있던 서리를 버리고 두 손으로 혈마검의 검신을 움켜쥐었다.

파아아앗-

그 순간, 추광과 설영의 혈마기가 서로 공명했다.

혈마검과 설영의 정신이 하나로 얽혀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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