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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화 탐식의 왕 (3) (480/481)


<260화> 탐식의 왕 (3)
2022.07.03.


무상검.

작게 읊조리는 천화의 주변으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천검무한을 펼칠 때 일어나는 일천 자루의 강기검도 나타나지 않았고, 천검폭쇄를 펼칠 만한 어떠한 기운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무상(無狀).

형상이 없다는 문자 그대로의 힘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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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닛?!”

콰광 콰과과광!!!!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무너진 탑 위로 유유히 떠올라 천화를 내려다보던 탐식의 왕이 난기류에 휩쓸린 듯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겹겹이 둘러낸 보호막 덕분에 어떻게든 버티기는 했지만, 여덟 겹 중 일곱 개의 막이 파괴될 만큼 강력한 힘에 난도질을 당했고, 당황했는지 두 눈에 흑광이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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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건 너만 쓸 수 있을 줄 알았냐?”

그 모습을 보며 천화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자연지기가 곧 그 자신이니, 굳이 검의 형상을 갖출 것도 없이 기운을, 법칙을 비틀어 놈을 공격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여유가 넘치는 것은 아니었다.

어지간한 화경의 고수라도 일격에 난자해버릴 수 있는 공격이었지만 놈이 제법 수월하게 버텨냈으니까.

더불어 즉시 파괴된 보호막을 재차 중첩시키며 강대한 힘을 끌어모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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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에 이런 힘을 지닌 자가 있을 줄은 몰랐군. 확실히 나의 실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지.”

쿠웅!

분명 해골 지팡이를 허공에서 내리찍는데 커다란 파공음이 들린다.

그와 동시에 지팡이를 중심으로 여섯 개의 검은 빛줄기가 뿜어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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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망성?’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원을 그리듯 뿜어진 흑광들이 회전하며 천화에게 짓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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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발칸이야, 뭐야?”

육망성 같기도 하고, 특촬물의 필살기 같기도 한 그 흑광 세례 안에는 무시무시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지만 천화는 굳이 피하지 않았다.

힘싸움이라면 그 역시 자신이 있는 분야가 아니던가?

다시 한 번 무상검의 기운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운용을 하여, 빈 허공을 내리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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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 지팡이가 특이해보이기는 한다만…….”

파츠츠츠츠츳!!!

힘과 힘의 대결. 여섯 줄기의 흑광과 무형의 기운이 부딪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조금 전의 일격과도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집중되어 있고 의념을 품음과 동시에 형성되었다는 것이 조금 달랐다.

무림에서는 이걸 심검이라고 부르던가?

검을 들지 않아도 마음의 검을 일으켜 상대를 격살시킬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지만, 더 좋은 무기를 들면 더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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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이라면 지지 않지!”

전성기의 그것보다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무명검 한 자루만으로도 많은 것을 보완 할 수 있다.

의지를 더하자 무형의 검은 놈이 쏘아낸 빛줄기들을 모두 흩어버렸고, 역으로 놈을 공격해들어갔다.

이형환위까지 발휘한 돌진.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천화의 능력에 탐식의 왕도 깜짝 놀라며 다시 힘을 뻗어내보지만,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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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법사가 전사한테 일대일 질이야?”

콰과과과과광-!!!

다른 주문을 발현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모조리 흩어버리며 보호막들을 찢어발겼다.

덕분에 주변이 초토화되어버렸지만, 신경 써줘야 할 놈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떤가?

충분한 시간과 거리를 주지 않는 이상, 일대일에서 마법사 계열은 전사 계열에게 이길 수 없다.

그 간단한 진리이자 공략을 몸소 실천해보이며 천화가 탐식의 왕을 마구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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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어째서 예측이 되지 않는 거냐!!”

그 서슬 퍼런 공세에 탐식의 왕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래를 예측하여 대응하는 것이 놈의 특기였지만, 천화의 검로는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또한 무상검의 특징이었다.

무초식의 완성형이라고도 불리는 것이 무상검이었으니까.

천검무한이 세상의 모든 검식을 담아 휘두르는 것이라면, 반대로 무상검은 그 모든 것을 지운 아무것도 아닌 검식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자유분방한 초식이었다.

천화가 알고 있는 모든 무공, 모든 초식이 그것에 담길 수 있었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니 예측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검이 뻗어나가는 순간까지 어떠한 의도를 담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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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잇-!”

 
[마령시독에 노출되셨습니다.]

[만독불침의 효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급해진 녀석이 거친 숨결을 내뿜으며 독을 뿌려대지만 그조차 소용없었다.

만독불침에 이른 천화에게는 독 따위가 통할 리 없었고, 오히려 그 흐트러진 호흡의 틈을 노려 무명검을 찔러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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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퍼엉!

제일 먼저 놈의 심장이 터져나갔다.

서걱!

이어 놈의 목 위가 허전해졌다. 빈 허공으로 두 눈을 부릅뜬 포달랍궁주의 얼굴이 튀어올랐다.

그와 함께 놈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기운들이 모조리 흩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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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멈추지 않고 놈의 몸뚱아리를 난자한 천화가 슬쩍 뒤로 물러났다.

저런 독한 놈들의 경우, 마지막 순간 자폭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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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거야? 진짜로?”

허나, 놈은 원래의 모습으로 바뀌어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설마 이대로 진짜 끝나버린 것일까? 끝판왕이 뭐 이렇게 쉬워? 아니면 자신이 너무 강했던 탓일가?

슬쩍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보통 술자를 죽이면 그 아래에 있는 하수인들은 쓰러지거나 힘을 잃는 것이 보통인데, 설영이 학살 중인 태양궁의 무인들이 건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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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역시 그 말은 하면 안 됐는데…….”

미간을 구기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탐식의 왕이 아닌 그 뒤편에서 강대한 기운이 일어난 것이다.

이젠 고깃덩이가 된 포달랍궁주와 비슷한, 어쩌면 그보다 우위일지 모르는 힘의 파동에 천화가 긴장하며 다시 기운을 일으켰다.

들썩 들썩

무너진 탑의 잔해. 그 아래에서 일어난 들썩거림이 점점 커진다. 무언가 거칠게 잔해들을 날려버리며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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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통 터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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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놀라운 힘이구나, 인간. 그러나 소용없다. 나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나의 권속이니 죽어도 무한히 되살아날 것이며 더 강해질 것이다.”

탑의 잔해 속에서 튀어나온 것은 포달랍궁주가 아니었다.

놈은 확실히 죽었다. 시체가 수십 조각이 나서 썩어가는 것을 분명히 보고 있었다.

하지만 놈은 되살아났다.

대막태양궁주, 일명 태양왕이라 불리는 자의 몸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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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군.”

사실은 영혼 계열이기라도 했던 것일까? 분명 조금 전까지 상대했던 놈이 분명하지만 태양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좀 전처럼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 대신, 육체를 강화하며 태양왕의 내공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온전히 정신만 옮겨간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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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살아날 때마다 죽여주마!!!”

한숨을 푹 내쉰 천화가 재차 놈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좀 전처럼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해오지 않았다.

태양검.

태양궁주의 신물이자 패왕 등급의 무구인 그것에 막대한 열기를 쑤셔박고서 천화에게 마주쳐왔다.

쩌엉!!

단 일격의 격돌이지만 천화는 깨달았다.

놈의 무위는 결코 원래의 태양궁주보다 밑이 아니다.

오히려 탐식의 왕이 지닌 힘까지 더해져, 무신지로에서 상대해보았을 때보다 훨씬 강해진 상태였다.

보통의 검이었다면 검을 맞댄 순간 검신부터 녹아내렸을 만큼 막대한 열기가 엄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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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푸확!!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천화가 재차 힘을 끌어올린 순간, 놈의 가슴이 쩍하고 벌어진 것이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호신강기를 펼쳐냈지만, 소용없다.

천화의 무상검은 마치 공간이동을 한 듯 호신강기를 건드리지 않고 뛰어넘어 놈의 심장을 갈랐다.

다시 한 번 놈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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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또 살아난다고?”

그러나 잠시 후, 태왕궁주를 대신하여 또 다른 놈에게서 탐식의 왕의 기운이 감지되었다.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몸뚱아리를 가차없이 버리고 다른 몸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러나 이전보다 크게 약해졌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본체의 원 주인의 무위는 태양궁주나 포달랍궁주보다 약한 것이 분명했지만, 탐식의 왕이 지닌 힘이 워낙 막강한 탓이다.

그들의 원래의 힘 따위는 전체의 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듯, 다시금 막대한 힘을 끌어올리며 천화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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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여기 있는 놈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건가?’

이런 식이라면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재차 놈의 목을 자르고 심장을 갈라내는 천화의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감돌았다.

자연지기를 무한히 끌어다 쓸 수 있기는 했지만, 결국은 천화 또한 인간이었으니까.

힘을 쓸 때마다 몸에 피로가 쌓이는 것은 물론이고, 아주 약간이나마 부담이 전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대로 계속해서 싸운다면 자신이 먼저 지칠 수도 있었다.

뭔가 수를 내지 않으면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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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그때, 천화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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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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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화는 얼른 소지품창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놓았다.

주변에 뿌리듯 집어던지자 원래의 형태를 갖춘 녀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강동인.

소림신승의 안배이자, 자신이 틈틈이 교육시켜 고인물들의 무공을 펼칠 수 있게 만든 그것들을 꺼내놓은 것이다.

물론 무공도 대단하고 몸뚱아리도 단단한 까닭에 이들까지 몸을 빼앗긴다면 낭패겠지만, 이들을 딱히 산 자라고 보기도 어려웠기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신승이 남긴 것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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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죽여!!”

천화는 즉시 금강령부를 이용해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주변에 있는, 모든 태양궁의 무인들을 죽이도록 지시했다.

그들 역시 이미 인간이 아니었으니 거리낄 것 없겠지.

덕분에 그들을 혼자 떠맡던 설영에게도 잠시 여유가 생겼고, 천화는 즉시 귓속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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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최대한 멀어져! 빨리!

혹여 놈이 설영에게 빙의해버린다면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러 현재 빙의한 놈을 죽이지 않고 시간을 끌었지만, 설영은 선뜻 쉽게 물러나지 못했다.

무슨 뜻인지 대충 짐작은 했으나 그럴 경우, 지금 이 모습이 천화를 보는 마지막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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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천화와 겨루던 놈이 쓰러졌다.

정확히는 갑자기 힘이 빠지며 적당히 휘두른 천화의 검격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간 것이다.

꼭 숙주가 죽어야만 옮겨갈 수 있던 게 아니었나?

당황하는 천화의 눈에 아주 작고 미세한 무언가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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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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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파리.

그러나 일반적인 파리라고 보기에는 너무 작았고, 위치가 미묘했다.

썩은 시체가 넘치는 곳이니 파리가 들끓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놈이 제법 격렬하게 싸우는 중인 금강동인 중 하나의 머리 위로 날아간 것이다.

보통의 파리라면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충격파에 밀려 접근하지 못하거나 터져나갈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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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본체인 건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이런 전장에 파리가 있다는 것부터가 이상하니까.

천화는 즉시 힘을 끌어올려 놈을 타격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 전에, 금강동인에게 놈의 힘이 통하는지는 확인하고 싶었다.

일부러 잠시 시간을 주었다.

그래봤자 찰나에 가까운 순간에 불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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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풉.”

미끄덩!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을 뚫고 금강동인의 머리 위에 다다른 파리는 제대로 앉지 못하고 그대로 미끄러져버렸다.

아무리 민머리라지만 파리가 미끄러지는 것이 말이 되나?

그 의문은 곧 나타난 시스템 알림이 해소해주었다.

[탐식의 왕이 금강동인(1)의 지배에 실패했습니다.]

[금강동인(1)은 영혼 지배의 대상이 아닙니다.]

영혼 지배.

놈이 사용하는 능력은 대상의 영혼을 지배하여 육신을 빼앗는 것이었다.

그리고 금강동인은, 소지품창에 보관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 영혼을 가진 생물이 아니었다.

일종의 인형 병기라 할 수 있었기에 탐식의 왕에게 지배당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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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그것을 확인한 천화가 재빨리 기운을 일으켰다.

탐식의 왕의 본체인 파리를 터트려 죽였다.

파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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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공간이 터져나갔지만 천화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영혼 지배에 실패한 놈이 재빨리 놈을 날려 다른 놈에게 기생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물론 천화의 즉시 대처로 몸을 옮기자마자 고깃조각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그 틈을 타서 놈은 다시 본체를 이동시켰다.

마치 이형환위를 펼치듯 공간을 뛰어넘어 누군가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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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바로 설영이었다.

설영의 몸을 빼앗기 위해 다가서는 녀석의 본체를 그녀 역시 파악했지만, 미세한 입자 같은 크기의 놈을 베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영이 즉시 혈마검을 휘둘러 혈마기로 놈을 후려쳐보았지만, 놈은 교묘하게 그것들을 피해내며 설영에게 접근했다.

[탐식의 왕이 설영에게 영혼 지배의 힘을 발휘합니다.]

설영의 몸뚱아리를 제 손 안에 넣기 위해 힘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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