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스프링캠프(6)
시범경기 개막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자리는 한정되어 있으니, 못해도 7~8명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짐을 싸야 할 거다.
컷오프 전 마지막 훈련은 오랜만에 하는 라이브 배팅. 장비를 챙겨 집합 장소로 가는데 박도현이 말을 걸었다.
[너는 그래도 마음이 좀 편하지 않냐? 적어도 시범경기 출전까지는 보장받았잖아.]
‘웃기고 자빠졌네.’
내가 받은 건 보장이 아니라 언질이다.
계약서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면 애초부터 믿지를 않는 게 속 편하다.
긴장을 풀 수 없는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애초에 출전이라고만 했지, 선발 출전이라고는 한마디도 안 했잖아?’
대타나 대주자도 지금의 나에겐 소중한 기회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그걸로만 만족할 생각은 없다.
최소한 한 경기에서 여러 번 타석에 서고, 여러 번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여야 구단에서 나의 역할을 구상할 거 아닌가.
물론 그러려면 시범경기 후반까지 살아남아야겠지만.
[누구 상대하는지는 봤지? 순서도 외웠고?]
‘당연하지.’
라이브 배팅 로테이션은 투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자신에게 배정된 3명의 타자를 한꺼번에 상대한 후 마운드를 다음 투수에게 넘긴다.
타자는 계속 대기하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가서 상대하고, 또 다음에 상대할 투수 차례가 될 때까지 대기하는 거고.
여기서도 이렇게 복잡한데, 마이너 캠프는 완전 도떼기시장이지.
“로버트! 몸은 다 풀고 왔지?”
“네, 갑니다.”
주전급 선수가 먼저 훈련을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의 법칙은 오늘도 유효했다.
지난 시즌까지 다저스의 1선발을 맡았던 로버트가 가장 먼저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기왕 지킨 법칙, 타자도 베테랑을 먼저 올리면 참 좋았을 텐데.
“Koo! 타석에 들어가!”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상대하며 워밍업을 하라는 배려.
투수 시절에는 당연하다는 듯 누렸는데, 내가 그 먹잇감이 될 줄은 몰랐다.
타석에 들어가 타격 루틴을 시작하자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시선이 날아와 꽂힌다.
특히 나와 훈련 때 마주칠 일이 거의 없던 투수조에서는 난리도 아니다.
특히 안면이 없는 선수들의 반응이 더 격렬하다. 아예 대놓고 쏘아보는 놈들도 있네.
“플레이 볼!”
로버트와 매칭됐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나마 할 만하다’였다.
로테이션상 선발투수 혹은 불펜 에이스를 최소한 한 명은 만나야 하는데, ‘공의 위력’만 놓고 보면 로버트는 나쁘지 않은 상대다.
4년 전 받은 토미 존 서저리의 영향으로 구위가 약간 줄어들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정보의 불균형.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로버트의 피칭 스타일을 속속들이 알게 된 나와는 달리, 로버트는 타자로서의 나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흐읍!”
기합과 함께 뻗어 나오는 팔.
로버트가 낯선 상대를 마주할 때 주로 구사하는 투심 패스트볼을 염두에 둔 채 스윙에 임했지만.
‘뭐야 이거.’
공이 손을 떠나자마자 커브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한 경기에 대여섯 번쯤 구사하는 커브를 초구로 고른 게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존 안이냐 밖이냐다.
이미 시작한 스윙을 멈추기보다는 컨택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팔을 돌렸고.
후웅!
“스윙! 스트라이크!”
매정하게도 훅 떨어지는 공에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알고 던진 건가? 그냥 허를 찌르려고 던진 건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더라도 로버트의 의도를 알아내는 게 먼저다.
복잡해지려는 생각을 애써 가라앉히며 타석에 들어가 준비를 마쳤다.
2구째. 다시 와인드업.
딱!
“파울!”
초구보다 조금 더 낮게 들어온 커브.
커브가 또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낙폭이 더 커서 간신히 갖다 맞혔다.
0―2. 압도적으로 불리한 카운트.
그러나 로버트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는 알겠다.
‘제리구만.’
제리는 로버트가 차린 캠프에서 겨울을 보냈다. 작정하고 털면 뱉어내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로버트의 승부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건 잘 알지만, 고작 나 따위를 잡으려고 이런 짓까지 벌일 줄은 몰랐다.
‘이 정도 수준의 커브는 사실상 처음 접해보는 거지.’
오프 시즌 동안 내가 상대한 투수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같이 커브볼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
몸에 익은 궤적을 따라가면 로버트의 커브에는 손도 대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나마 보고 대응하기 쉬운 커브라서 컨택이라도 한 거다.
아웃까지 남은 스트라이크는 하나.
이런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상당히 줄어든다.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휘두르되, 릴리즈 포인트에서 구종을 읽어낸다면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더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로버트가 내게 타이밍을 주지 않겠다는 듯 빠른 템포로 투구 동작에 들어갔으니까.
쐐애액!
공이 손끝을 떠나는 찰나의 순간, 내가 알아낸 건 커브는 아니라는 것뿐이었다.
배트는 이미 앞으로 나오는 중이었고, 이제는 스윙 궤적을 어떻게 가져갈지 정해야 할 타이밍.
내가 몸쪽 횡 변화구에 강했다는 걸 제리가 알려줬다면, 로버트가 선택할 만한 공은 투심 혹은 체인지업.
로버트의 평소 패턴상 변화구 3개를 연달아 던질 확률은 낮다고 봤기에, 투심 쪽에 무게를 두려던 그 순간.
‘어, 이거······.’
평소 몸쪽 공을 골라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가상의 스윙 궤적과 공의 궤적이 아주 미세하게 어긋나는 느낌.
투심이 아니라면 남은 공은 체인지업.
제리가 평소 서클 체인지업을 잘 던지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정답은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다.
스윙의 범위를 위아래로 조금 넓힌다는 생각으로 조절했고.
따아악―!
1―2루 간을 지나가는 빠른 타구.
볼카운트의 진행 상황 등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만큼 만점짜리 타석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안타성 타구를 뽑아냈다.
근데 어째 내려가라는 지시가 없다.
“······수고했어. 들어가, Koo. 다음 타자!”
코치가 호령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타석에서 내려왔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경악 어린 시선 사이를 뚫고 지나가 대기하는 사람들 사이로 몸을 숨겼다.
딱히 내 잘못이 아니란 건 나도 아는데, 저 양반이 쏘아보면 괜히 쫄게 되니까.
[뭐야,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데?]
박도현의 말대로, 로버트는 별 리액션 없이 포수에게서 공을 받아 다음 타자를 향해 초구를 던졌다.
퍼엉!
괜찮긴 개뿔.
티만 안 날 뿐, 초구로 저런 강속구를 냅다 꽂아버리는 거 보니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게 분명하다.
만약 저 상태에서 상대했으면 공에 손도 못 댔겠네.
* * *
“코치님. 저 잠시······.”
“어, 그래. 최대한 빨리 다녀와.”
야수보다 투수가 더 많은 인원 특성상, 타자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최소 3명에서 최대 5명의 투수를 상대한다.
방금 4번째 타석을 마친 나는, 마지막 타석에 서기 전 배트를 교체하기 위해 잠시 라커룸으로 향했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커터를 받아 때렸는데, 아쉽게도 배트에 금이 가면서 플라이볼이 됐다.
‘쿠어스 필드였으면 넘어가지 않았을까?’
[질척대지 좀 마······.]
아니 왜. 같은 지구 팀인데 생각해볼 수도 있지.
[그래도 이 정도면 되게 잘하고 있는데? 방금 빼고는 전부 첫 타자로 들어간 거잖아.]
지금까지의 결과는 네 번의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첫 타석은 로버트에게서 안타를 빼앗았고, 이후 삼진과 볼넷, 뜬공 순이었다.
로버트와 상대했을 때를 제외하면 오히려 볼카운트 싸움은 유리하게 가져갔기에 기분은 나쁘지 않았지만.
‘좌상바 기질이 있다고 찍히면 곤란한데······.’
안타와 볼넷을 얻은 타석에서는 우투수를, 아웃당한 타석에서는 좌투수를 상대했다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린다.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할 유망주 투수가 좌완이라고 하니까 여기서 좋은 결과를 내면 그런 인상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상대 투수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거지.
유망주와 베테랑의 대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이유에는 정보의 차이도 어느 정도 있다.
로버트처럼 어떻게든 긁어모으지 않는 이상 유망주의 정보는 구하기 어려우니까.
‘찾았다. 시간은 아직 괜찮겠지?’
[응. 니 앞에 스무 명 넘게 있었으니까.]
라커룸 밖으로 먼저 빠져나간 박도현의 뒤를 따라가려는데, 바깥에서 발걸음 소리와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대충 들어보니까 몸 풀러 불펜으로 이동하는 유망주 투수들 같은데.
지금 나가 봐야 길막이나 당할 것 같고,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야, 너랑 붙기로 한 놈도 있는데?]
요새 무슨 구종이 살짝 잘 감기는 것 같다, 뭐 이런 얘기가 나오지는 않을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좀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야, 아까 로버트 그놈 Koo한테 안타 처맞는 거 다들 봤지?”
내 이름이야 뒷말에 자주 오르내릴 것 같긴 했는데, 로버트라니.
누가 라커룸 문 뒤에 숨어서 듣고 있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아, 진짜 웃으면 X 될 것 같아서 간신히 참았다. 투수한테 안타나 처맞을 거면 자료는 뭐하러 찾았대?”
“그 뒤에 삼진도 오버페이스 하면서 잡아낸 거잖아? 지가 무슨 불펜투수도 아니고.”
“그 새끼 우리한테 했던 말 기억나냐? 지가 은퇴할 때까지 우리는 메이저에서 못 볼 것 같으니까 그냥 꺼지라고?”
“푸하하! 야, 당연히 못 보겠지. 오늘 던지는 거 보니까 이번 시즌에 방출당할 것 같던데.”
[쟤네 왜 저래? 로버트가 또 라커 뒤집어 깠나?]
‘요즘은 성질 많이 죽었어. 기껏해야 가방 정도 던졌겠지.’
아마 하이싱글 A나 더블 A에서 우르르 초청받은 모양인데, 원래 저 때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다.
폼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메이저리거를 보면서 ‘제낄 만 한데?’라는 착각에 빠지는 선수들이 많지.
보통은 군기반장들한테 한두 번 털리고 나면 얌전해지는데, 이번 캠프에는 혈기왕성한 친구들이 많이 들어왔구나.
“너 Koo랑 가장 먼저 하지? 어떡할 거냐?”
“에이, 복잡하게 생각할 거 있나? 일단은······.”
복도 너머로 사라지면서 구체적인 전략은 듣지 못했지만, 사실 이것만으로도 승부는 반쯤 터진 거나 마찬가지다.
[돌발 미션 발생!]
[남 뒷말이나 하는 건방진 유망주들과 마주쳤습니다. 마이너에서 승승장구하다가 메이저리그 캠프에 초대까지 받았으니 세상이 얼마나 만만할까요? 인생은 실전이고 기회는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시다!
미션: 1타석 상대하여 출루 혹은 안타 기록
보상: 안타 및 볼넷 시 300포인트, 홈런 시 500포인트
실패 시: 100포인트 차감, 투수 조셉 펠트리의 시범경기 로스터 등재]
내 기분을 읽었던 걸까, 때마침 우리 야구의 신님이 기가 막힌 돌발 미션을 보내주셨다.
대충 사방 바라보면서 성호 한 번씩 그어준 뒤, 라커룸 밖으로 나갔다.
[자신 있나 봐? 망설임이 하나도 없네.]
박도현 역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실실대고 있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사람은 입을 조심해야 한다.
초청선수 주제에 괜히 베테랑 욕이라도 했다가 입 싼 클러비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진짜 난리도 아니다.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이 팀에서의 커리어가 끝장나버릴 수도 있다.
물론 그것뿐만은 아니지.
메이저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선수라면, 저딴 대화도 상대의 컨디션과 심리를 파악하는 힌트로 써먹을 수 있으니까.
조셉 펠트리라고 했나.
코칭스태프들이 아직은 애매하다고 판단해서, 이번 라이브 배팅으로 거취를 최종 결정하려는 모양인데.
마음 편히 야구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줘야겠어.
* * *
라이브 배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어느 정도 인원을 걸러내서였을까. 유망주끼리의 대결에서도 제법 볼만한 승부가 여럿 나왔다.
그들과 직접 자리를 두고 싸워야 하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흥미롭게 봤겠지.
“Koo! 타석으로!”
“예!”
마운드 위에는 이미 오늘 내가 상대할 마지막 투수가 올라와 있다.
표정이 제법 진지한데, 코치들이 쫙 깔린 만큼 조금 전처럼 나사 빠진 모습은 숨기려나 보다.
타격 루틴을 하는 내내 투수의 눈을 계속 쳐다봤는데, 역시나 눈을 전혀 피하지 않는다.
“플레이 볼!”
사인 교환을 마친 투수가 글러브에 공을 집어넣더니 투구 준비 동작에 들어갔다.
구종은 이미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다.
내가 고려해야 하는 건, 이 공이 본인이 생각하는 코스로 제대로 날아오는가뿐.
쐐애액!
좌타자는 좌투수의 릴리스 포인트를 읽어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미 구종 예측이 끝났다면 그런 가정은 무의미하다.
만만한 타자를 앞에 둔 투수의 가장 편한 선택은, 존 안으로 들어오는 포심 패스트볼.
만약 다른 공이 들어온다면, 조금 전 그 태도가 과장이라는 거겠지.
누구보다 전략적인 태도로 임하면서 자기 친구들에게까지 철저하게 자만심을 가장할 정도의 선수라면······.
뭐 어쩌겠나. 스트라이크 하나 먹고 시작하는 거지.
“흡!”
후우웅!
그러나 이제 막 처음으로 메이저 캠프를 밟은 투수에게 그만한 그릇이 있었다면, 애초에 뒷담화 대상을 잘 골랐겠지.
곧고 깨끗하게 날아온 패스트볼은 존 한가운데를 지나온 배트에 그대로 틀어박혔고.
따아아아악―!
[돌발 미션 성공!]
[5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현재 포인트: 5760]
승부는 초구에 끝났다.
“조셉! 야! 조셉! 뭐 하는 거야! 공 안 던져?!”
뒤를 돌아본 채 나도 안 하는 타구 감상을 하던 투수는 코치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다시 투구를 이어 나갔지만.
사실상 그가 상대해야 할 타자 중 가장 만만한 건 나였고.
따아악―!
따아악―!
펜스 밖으로 두 개의 타구가 더 날아갔다.
초구로만 백투백투백 홈런.
이거 혹시 기록 아닌가?
* * *
“수고했다. 내일은 휴식일이고, 시범경기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모레 마이너 캠프로 출근하기 전 짐을 챙겨 가라.”
지금까지는 마이너로 내려가는 선수에게 구단 직원이나 코치가 와서 직접 전해주기라도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비대면이다.
숙소에서 전전긍긍하다가 발표된 로스터에 자기 이름이 없으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자기 짐 챙겨서 이동하면 되는 거다.
그나마 셔틀버스가 있다고는 하는데 하나도 안 고맙겠지.
“Fuck······!”
자신의 예감을 직감했는지 부들거리는 조셉 펠트리도, 그런 구단의 배려가 딱히 고맙지는 않은 모양이다.
“Koo! 조심히 들어가요! 시범경기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래, 들어가라.”
나와 마찬가지로 5타석을 소화해 똑같이 2안타를 얻어낸 조나단의 표정은 상쾌해 보였다.
작년 스프링캠프보다 한결 나아진 성적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겠지.
[어때? 떨어지진 않겠지?]
‘응. 이 정도 했으면 책잡힐 일은 없겠다.’
타석에서 제법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해냈으니, 나도 시범경기 전 짧게 주어진 휴식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을 챙겨 나가려는데.
“Koo, 지금 시간 좀 있어?”
지금 상황에서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사람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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