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 들린 천재 타자-111화 (111/200)

111. Good bye, Badass(3)

보복구라는 건 기본적으로 나올 만한 타이밍이 따로 있다.

경기 시작 전 선을 넘는 인터뷰를 했다거나, 아니면 오늘 카일처럼 대놓고 시비를 걸었다거나 했을 때.

선수들은 혹시 모를 벤치 클리어링을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코치들은 다음 투수를 준비시킨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카일이 먼저 홈런 치고 나서 난리를 치긴 했는데, 나도 바로 다음 공격에서 똑같이 배트를 던지며 갚아줬고.

4회 말 카일의 두 번째 타석에서 로버트는 보복구나 위협구 없이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나한테 보복구를 맞춘다?

경기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주먹질이나 하자는 거지.

그런데 이미 전반기에 붙었다가 개박살이 났던 팀한테 다시 한번 선전포고를 날릴 미친놈이 어딨어.

마운드 위에 카일이 서 있었어도 그런 짓은 안 했겠다.

퍼억!

그러니까 지금 저 투수가 초구에 나를 맞춘 건, 그냥 실투라는 거다.

무엇보다 ‘몸으로 말해요’는 몸쪽 공을 예고했을 뿐, 부가 재능인 빈볼 감지는 반응하지 않았다.

몸쪽으로 깊숙하게 찔러서 어떻게 대처하려나 보려다 손에서 풀린 거겠지.

“야 이 &$&%)*$#!!!!”

“FXXK YOU!!! FXXK!!!! YOU!!!!”

물론 펫코 파크를 점거한 다저스 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사실 내가 공에 맞고 쓰러지는 바람에 상황이 더 심각해진 것도 있지.

그냥 피하려다 발이 꼬여서 쓰러진 건데.

“이런 X발!!!”

아픔보다 쪽팔림이 앞섰지만, 그것마저도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원정 덕아웃 쪽에서 살벌한 고함이 들려왔으니까.

“NoNoNoNo!!! 로버트!!! 괜찮아요 괜찮아!!! 진정 좀 해요!!!”

저대로 두면 오늘은 경기고 뭐고 다 쫑나는 거다.

재빨리 몸을 일으켜 덕아웃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상황 판단이 빠른 몇몇 선수들이 막 덕아웃 밖으로 뛰쳐나가려던 로버트의 팔다리에 매달린다.

“타자 1루로!”

순간 원정팀 덕아웃을 쳐다보며 움찔하던 주심이, 괜히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하며 힛 바이 피치를 선언했고.

“FXXK!!!”

로버트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남의 배트를 빼앗아 덕아웃 기물을 때려 부수고 있었는데.

투수 대가리를 부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저게 낫겠지.

“괜찮나?”

“괜찮습니다. 등에 맞았는걸요.”

1루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아직까지 그치지 않는 야유 속에서, 투수가 1루 쪽으로 몸을 돌려 유니폼 가슴팍을 슬쩍 쥐며 뭐라 중얼거린다.

[루키라 그런가. 사과를 다 하네.]

‘괜히 분위기 심각해질까 봐 그런 거겠지.’

별생각 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받아주는데.

투수가 타석으로 들어오는 켄을 향해 시선을 돌리기 전.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 유격수 쪽을 한 번 더 쳐다본다.

그 표정이 어떤지 당연히 나한테는 안 보이는데.

카일이 움찔하면서 시선을 피하는 걸 보면, 결코 좋은 감정은 아닌 듯하다.

‘오호라.’

확증은 없는데, 둘 사이에 뭔가 이야기가 있었던 모양.

“세이프!”

알고 싶으면 내가 물어보러 가야지.

힛 바이 피치의 합의금을 받는 셈 치고, 시즌 39번째 도루를 가져왔다.

2루 베이스 위에서 바지에 묻은 흙을 털면서.

“왜 그랬냐?”

빠른 발걸음으로 멀어지려던 카일을 향해 물었다.

허를 찔려서 그런가, 대놓고 움찔대는 게 몸은 아주 솔직해.

“주먹질로도 모자라서 이간질까지 하려고?! 너야말로 왜 이러는 건데!”

나름 다저스에서 정치질 좀 하던 놈이라 그런지, 태세 전환 하나는 아주 신속하다.

근데 그런 말은 나한테만 들리게 하지 그랬냐.

투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쪽 쳐다보는 거 나한테만 보이나?

“그래, 뭐. 내가 틀렸으면 미안하고. 근데…….”

하려던 말을 다 끝내지도 못했는데, 경기가 다시 시작되면서 카일은 제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자꾸 이쪽을 힐끔대는 게, 본인 역할에 집중을 도저히 못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같은 유격수로서 측은지심을 발휘해, 물어보면 대답해줄 의사는 있었지만.

따아아악―!

“앗……!”

제자리에서 팔만 뻗어도 닿을 만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카일이 흘려보내면서.

스코어 2대 1로 역전하는 득점을 올리는 동시에, 대답할 기회는 영영 사라졌다.

그러게 진작 집중 좀 하라니까.

[근데 너 진짜 뭐라 하려고 그랬냐?]

사람을 빡치게 하려면 말을 하다 중간에 끊으라고 하더니, 박도현한테도 예외는 아니었던 모양.

사실 별 얘기는 아니긴 한데.

‘너 이따 6회 말 첫 타자인데, 내가 로버트한테 뭐라 그럴지 안 궁금하냐고 물어보려 그랬지.’

[이 악마 같은 새끼…….]

생각해보니까 이것도 신경 쓰이는 건 마찬가지겠구나.

오히려 말 안 해준 나 자신을 칭찬해야 할지도.

* * *

6회 초가 끝나고 공수 교대가 진행 중인 파드리스 덕아웃.

평소에도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특히 심각했다.

다저스에게 한 점을 더 내주면서, 스코어는 3대 1로 바뀌어 있었으니까.

“수고했어.”

“아직 기회 남았으니 역전해보자고.”

서로를 향한 영혼 없는 격려가 오가는 가운데.

이닝 중간에 교체되어 덕아웃에 들어와 있던 오늘 경기의 선발 투수가 벌떡 일어서더니.

누군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봐. 얘기 좀 하자.”

그 상대는, 덕아웃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유격수 카일 캠프.

한참 선배를 향한 당돌한 태도에, 선수들의 시선이 전부 그쪽으로 쏠렸다.

“아까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뭐? Koo가 배트 던진 거 너도 억울할 테니 보복구 던지라고?”

투수가 울분을 터뜨리자, 한소리 하려던 베테랑들조차도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지난번에 다저스와의 주먹다툼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그걸 알면서도 저딴 소릴 하다니.

심지어 본인이 먼저 원인을 제공한 주제에.

“아, 또 뭐라 그랬더라? 혹시라도 그것 때문에 위험해지면 자기가 제일 먼저 나서주겠다고 했던가?”

그러자 수군대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아까 싸움 날 뻔했을 때 얘긴가?”

“쟤가 나섰던가? 난 제대로 못 봤어.”

“나서긴 개뿔. 아까 로버트 뛰쳐나오자마자 뒷걸음질 치는 거 다 봤는데.”

루키를 부추겨 일을 벌려 놓고, 자기 혼자만 빠져나가려던 카일의 속셈이 팀원들에게까지 퍼져나갔다.

아무리 그래도 갓 올라온 루키가 이렇게 대놓고 따질 줄은 몰랐는데.

궁지에 몰린 카일은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겨, 결국 보복구 던진 건 너잖아. 지금 내 잘못으로만 몰아가는데…….”

“보복구는 개뿔. 그랬다간 경기고 뭐고 끝장인데. 그건 그냥 실투였어. Koo 그 인간도 아는 걸 왜 너는 모르냐?”

“아니, 그럼 진작 거절을 하던가. 너도 마음이 있으니까 가만 있었던 거 아냐?”

“변명 좀 그만해.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런 줄로 알고 있겠다더니 대기 타석으로 나갔으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상황을 전부 이해한 건 아니었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명확했다.

카일 캠프는 동료를 배신했다.

아무리 콩가루 같은 팀이라도, 멤버십을 중시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하여튼 저 새끼, 여기 오고 나서 맨날 사고만 치고…….”

“나중에 제대로 얘기를 해봐야겠는데? 진짜 이건 아니지.”

자신을 향한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걸 느끼며, 카일 캠프는 어떻게든 무마할 방법을 떠올려봤지만.

애초에 저지른 짓이 상식 밖의 행동인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었다.

“뭐 해? 상대 투수 준비 끝났는데. 나가기 싫으면 교체해줘?”

“아닙…… 니다.”

팀원들 사이의 분쟁을 지켜보고만 있던 감독대행의 핀잔.

그 말을 방패 삼아, 카일은 점점 숨이 막혀오는 덕아웃을 빠져나갔다.

마운드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게 누구인지는, 이미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

* * *

파드리스 덕아웃에서 벌어진 소란은 고스란히 전광판에 송출되었다.

급발진하는 상대 투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쩔쩔매는 카일의 모습.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길이 없지.

그러나 카일이 어떤 인간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다저스 선수들은 대충 짐작한 듯했다.

로버트처럼 눈치가 빠른 선수라면, 카일이 보복구에 관해 무언가 언쟁을 일으켰다는 것까지 파악했을 거고.

“제가 올라갑니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덕아웃의 물건들을 때려 부술 때보다 훨씬 흉흉한 분위기를 풍기는 로버트.

차마 말리지 못한 감독님은 조용히 불펜에 전화를 걸어 교체를 미룰 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6회 말 다저스의 수비.

타석으로 들어오던 선두 타자 카일의 동공 지진이 여기서도 보인다.

로버트의 최근 페이스를 보면 여기서 내리는 게 맞을 텐데, 왜 아직도 여기 있나 싶겠지.

[로버트가 진짜 한 대 맞추려는 걸까?]

다른 선수들도 대충 그럴 거라 예상하긴 했다.

저놈 속내가 뻔히 드러난 이상, 엉덩이나 등짝 정도는 맞춰도 저쪽에서 따지고 들진 않을 테니.

그렇지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배트 플립, 타구 감상, 산책 주루.

3종 세트를 한 번에 당했는데도 팀을 위해 참았던 양반이다.

그리고 사람 한 명 보내버리는 데는 어디 한 군데 맞추는 거 말고 다른 방법도 있거든.

퍼엉!

“스트라이크!”

초구가 미트에 틀어박히는 것과 동시에, 배트를 휘두를 생각조차 못 하던 카일이 움찔했고.

동시에 다저스 팬들의 조롱이 쏟아진다.

“푸하하하! 야! 이걸 피하면 나중에 진짜 맞을 땐 어떡하려고 그래!”

“너 내년에도 거기서 뛸 거 아니냐?! 그러게 어쩔려고 그랬어!”

경기에 집중해야 하니 대놓고 티는 못 낼 뿐, 선수들도 웃기기는 마찬가지지.

몸쪽으로 약간 치우쳤을 뿐, 사실상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거나 다름없는 포심이었는데. 그걸 손도 못 댔으니.

아무리 켕기는 게 있어도, 저걸 놓치면 빡칠 수밖에 없다.

카일이 이를 악물고 다시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었지만.

“스트라이크!”

이번에는 아예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서는 카일.

좀 전보다 더 힘을 주어 던진 듯, 포구되는 소리부터가 살벌하다.

괜히 주심한테 스트라이크 존을 따지는 모양인데, 택도 없는 짓거리다.

몸쪽으로 바짝 붙이긴 했지만 분명 들어왔으니.

초구와 2구 모두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지금.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는 상태라면 변화구 가능성을 생각하고 어떻게든 타이밍을 떠올려봤겠지만.

기가 죽은 주제에 짜증도 치밀어오른 카일의 머릿속에는, 3구 연속으로 들어오는 포심을 제대로 공략해내는 것밖에는 들어 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스트라이크 아웃!”

시속 60마일(약 96km/h)은 나올지 궁금한 슬로우 커브를 건드리지도 못하는 배트.

어찌 보면 엉덩이에 공 하나 맞는 것보다 훨씬 타격이 클 헛스윙 삼구삼진이 나왔고.

얼굴을 붉힌 카일이 도망치듯 홈팀 덕아웃 쪽으로 돌아섰지만.

“야!!! 카일!!! 이 겁쟁이 새끼야!!!”

로버트는 자기한테 반기를 드는 놈한테 절대 이 정도로 물러서지 않는다.

갑자기 호명을 당한 카일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주변을 이리저리 살폈다.

마치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을 불렀기를 바라는 것처럼.

“선수 중에 너 말고 카일이 또 있냐?! 그럼 내가 X발 관중석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카일 아무개 씨를 불렀겠냐?!”

“로버트! 마운드로 돌아가! 경고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주심이 로버트를 향해 경고를 날렸지만, 통할 리가 없었다.

애초에 지난 이닝까지만 오르기로 했던 걸 굳이 한 명 더 상대한 건데.

여기서 그만둘 거였음 애초에 올라오지도 않았지.

“왜? X 같냐? 그럼 니가 여기로 와라. 그 X만 한 방망이 들고 쳐 덤비라고. 너 나 X나 싫어하잖아. 나 맨손인 거 보이지?”

그 말에, 카일의 시선이 아직도 자기 손에 들려 있는 배트로 향한다.

로버트는 마운드에서 내려와 몇 걸음 다가가 있는 상태.

여기서 저놈의 이성이 끊어져 버린다면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다저스 선수 중에서 진심으로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내가 왜 이렇게 당당한지 궁금하냐? 그야 니가 X밥이니까 그러지. 넌 만만한 새끼들한테만 지X할 줄 알지, 좀만 세 보이면 꼬리 말고 기어 다니기 바쁜 새끼니까. 내 말이 틀려?”

이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벌써 선수들이 뛰쳐나와야 할 텐데.

파드리스 덕아웃 쪽에서는 고참 선수 몇 명만 덕아웃 입구를 어슬렁거릴 뿐, 나올 기색 따위는 없다.

그리고 그거야말로 저놈이 팀에서 어떤 인식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였다.

“퇴장!”

속이야 시원하다만, 정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았으니 퇴장 조치가 내려졌다.

그래도 다저스가 손해 볼 건 없다.

다음 투수는 진작에 몸을 풀고 불펜 입구에 기대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으니.

“윽……!”

결국 카일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덕아웃으로 사라졌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로 몸을 숨기기 위해.

[끝났네, 쟤는.]

박도현의 말대로였다.

대놓고 욕을 먹어도 반박조차 못 하고, 나서서 화내주는 동료들도 없으니.

이제 카일 캠프는 다저스와 파드리스뿐이 아니라, 그 어떤 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선수가 됐다.

* * *

5와 3분의 1이닝 5K 4피안타(1홈런) 1실점.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로버트가 남긴 성적이었다.

후반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로버트였기에. 오늘에 와서야 후반기 첫 승을 거두게 됐다.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등판을 건너뛰기도 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아마 제 야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상쾌하면서도 벅찬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위해 로버트 켈리와 마주한 리포터는 이게 지금 할 말인가 싶었을 거다.

물론 오늘 좋은 활약을 펼치긴 했는데, 상대 선수를 대놓고 저격하면서 그 여파로 퇴장까지 당한 것치고는 지나치게 당당하니까.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따질 정신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제가 커리어를 끝내는 경기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그게 항상 궁금했습니다.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요. 컨디션도 아주 좋았고, 믿음직한 동료들이 저를 승리투수로 만들어줬죠.”

경기 중 친 사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폭탄을 날려버렸으니까.

“그래도 마무리가 조금 심심한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군요. 그래도 마운드에서 퇴장으로 내려오게 된 것 또한 저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리포터는 카메라 너머의 PD를 향해 눈짓하며 끊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그 대답이 돌아오기도 전에 로버트는 자기 할 말을 끝마쳤다.

“이 자리에서 제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 팬 여러분, 이제 악당이 퇴장했으니 마음 편히 야구를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로버트는.

악당처럼 씨익 웃으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한마디 덧붙였다.

“더 지독한 악당이 언제 찾아올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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