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 들린 천재 타자-131화 (131/200)

131. 영광의 길(1)

“Koo!!! 오늘 다섯 번째 타석에서 어떤 노림수를 가지고 들어갔는지 말씀해주시죠!!!”

“Koo!!! 8회 초 만루 상황에서 그랜드슬램을 의식하고 있었나요?!”

“제발 이쪽도 좀 봐주세요!!! Koo!!! Koo!!!”

월드시리즈 2차전 내내 사사구로 출루하다가, 8회 초 동점 상황에서 터져 나온 그랜드슬램.

솔직히 내가 봐도 임팩트 하나는 죽이긴 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반응이 격렬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기자들 반응부터가 이런데. 인터넷에선 어떨지 감도 안 잡히네.

[거봐. 내가 너 오늘 고생할 거라 그랬지?]

박도현은 이렇게 될 거라고 미리 경고했었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경기 연속은커녕, 한 시리즈에서 한 타자가 두 개 이상의 그랜드슬램을 때려낸 것부터가 전례가 없는 일이라나.

[2021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휴스턴이 그랜드슬램 두 번 날린 것쯤은 돼야 비벼볼 수 있을걸.]

‘그렇다면 전설의 한만두는 도대체…….’

[이 미친 매국노 새끼.]

홈런은 실력이지만, 그랜드슬램은 행운이다.

한 투수가 한 이닝에서 한 타자에게 만루홈런 두 번을 허용한 전설의 한한한만두는 확률상 수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이라는 게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시스템이 주는 보상도 포스트시즌에서 때린 다른 홈런과 똑같았던 거고.

“Koo. 제가 보기에 당신은 별로 기뻐 보이지 않는데, 왜 그런가요? 포스트시즌 사상 전례가 없던 일을 해낸 건데요.”

한 기자가 때마침 좋은 질문을 해줬다.

“당연히 기쁩니다. 다만 오늘 인터뷰 분위기가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달라서 당황했을 뿐이에요.”

“네? 그게 무슨…….”

“오늘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원정 경기에서 2승을 거두고 다시 LA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그런데 저한테 들어오는 질문은 온통 그랜드슬램 얘기밖에 없네요.”

“아…….”

“소감을 물어보셨죠? 팀이 확실하게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 수 있어 기뻤고, 제 앞에 만루 기회를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대답이 되었을까요?”

솔직히 그랜드슬램, 임팩트 하나는 끝내주지.

특히 오늘은 상대 마무리 상대로 때려냈으니 블루제이스의 기세를 확 죽여놓는 효과도 있을 테고.

근데 이런 건 연봉조정 고과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기껏 이겼는데도 팀의 승리는 관심에서 멀어지면 괜히 팀원들의 동기부여만 떨어지지.

차라리 이런 식으로 팀 스피릿을 강조하는 게 낫다.

팬들의 지지를 받는 선수는 구단 앞에서 굽힐 일이 적어지는 법이니까.

‘마이크 올리버 단장님 보고 계십니까. 제가 이렇게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선수입니다.’

[웃기지 마. 단장님은 니 그 속물근성 꿰뚫어 보고 있을걸?]

‘싸물어 이 호구야.’

“저기, 그럼 다른 질문 하나 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하시죠.”

“만약 토론토로 돌아오지 않고 LA에서 시리즈가 끝난다면, 에인절 스타디움에 이어 두 번째로 한 시즌 한 구장에서 슬래시라인 114를 기록하게 되는데, 이 기록 역시 의식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누구인가 싶어 보니 다저스 쪽 기자다.

어쩐지 에인절 스타디움을 콕 짚어 언급한다 했어.

“사실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로버트가 오늘 경기까지 114를 유지하면 본인 면전에서 쌍욕을 해도 된다고 말해줬거든요.”

실패하면 잠깐 쪽이나 당하고 말 테지만. 성공했을 때의 보상이 너무 컸으니까.

그래도 정말로 성공할 줄은 꿈에도 모르긴 했어.

“말 나온 김에 지금 처리해야겠네요. 봤냐, 로버트? 이 한물간 꼰대 양반아. 반박하고 싶으면 은퇴 번복하고 내년에도 뛰던가.”

그 뒤에 벌어진 일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라커룸에 가보니, 인터뷰를 지켜보던 선수들이 배를 붙잡고 뒹굴고 있었고.

나는 토론토에서 LA로 돌아가는 내내 로버트의 옆자리에 붙들린 채 애정 어린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너 내가 진짜 은퇴 번복하고 내년에도 여기 있었음 어쩌려고 그랬냐?”

그 모진 고초 끝에 다저 스타디움으로 돌아왔을 때, 로버트는 이렇게 말했고.

그제서야 확신이 들었다.

‘이제 진짜로 끝이구나.’

아무리 그래도 대선배한테 진짜 쌍욕을 박긴 좀 그렇고. 아쉬워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해 질척거려 봤는데.

이번이 정말로 투수 로버트 켈리의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만 확실해졌다.

기껏 적지에서 2승 챙겨왔는데도 우승에 실패하면 마음 편히 보내줄 수도 없겠지.

무조건 다저 스타디움에서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 *

월드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주어진, 이동일을 겸한 하루의 휴식일.

이날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선수들이 많다.

“세상에. 너무 반갑다, 현기야.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거의 2년 만인가?”

“네. 잘 지내셨죠?”

토론토에서 LA로 돌아온 날.

전날 미리 도착해 있던 박도현의 가족들과 만났다.

예전에, 그러니까 박도현이 살아 있을 때도 포스트시즌을 여러 번 치렀고, 그때마다 함께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와서 어색할 일도 아니긴 한데.

“둘이 그렇게 손 꼭 붙잡고 있는 거 너무 보기 좋다. 그치 여보?”

“어, 응. 그렇지.”

“하하하하. 감사합니다, 어머님 아버님.”

도아랑 더 깊은 사이가 되고 나서 당연히 보고는 드렸지만, 직접 만나 뵙는 건 처음이었다.

특히 어머님은 지난번 도아가 입학할 때 한국에 계시기도 해서, 괜히 민망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이랑 똑같이 대해 주셔서 다행이다.’

[모르겠고. 난 집에 가고 싶다…….]

아무래도 월드시리즈 끝날 때까지는 정신이 없을 테니, 미리 가지기로 한 식사 자리.

나랑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 없는 박도현은 흐느적거리며 따라온다.

“안녕하세요, 구현기 선수.”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박도현네 가족들을 전담한, 도아의 대학 선배이자 개인 가이드 이나현도 따라왔다.

도아 말로는 자기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하고 가장 이상하다고 하던데.

착한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끝나고 퇴근길에 이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탈 때면 나한테 매번 운전하면서 울어도 되겠냐고 물어보는 걸 보면, 이상한 사람은 맞는 것 같다.

“오늘은 안 우시나요?”

“네?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들으면 제가 맨날 울기만 하는 사람인 줄 알겠어요.”

농담 삼아 그렇게 물었더니, 무슨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이 정색하는 이나현.

이럴 때 보면 또 정상인 같아서 열받는다.

“먼저들 올라가 계세요. 이 친구 금방 온다니까 같이 올라갈게요.”

박도현네 가족들과 가이드 이나현.

프라이빗 룸이 있는 식당에서의 가족 모임이지만, 오늘은 여기에 외부인이 한 명 더 오기로 했다.

“이 새끼가 집도 가까우면서. 빨리빨리 안 다니냐? 아까 전화는 왜 안 받았고?”

“미안, Koo. 핸드폰이 안 보여서 급하게 찾느라.”

“가지가지 하네, 진짜. 찾긴 했냐?”

“응. 냉장고 안에 있더라고.”

냉장고에 핸드폰이나 처넣고 다니는 이 등신이 다저스의 에이스라고 하면 누가 믿어줄까.

제리가 이 자리에 끼어 있는 걸 누군가 보면 얘가 왜 여기 있나 싶을 거다.

포스트시즌, 특히 월드시리즈라면 가족들이 회사나 학교에 다니던 중이라도 어떻게든 휴가를 내서 경기도 보고 같이 시간도 보내는 게 보통이니까.

심지어 얘네 고향은 같은 캘리포니아니까 더 그렇고.

“동생 몸은 좀 괜찮대? 출산예정일은 이번 주말이랬나?”

“어. 가족들 다 자기가 애 낳는 것처럼 난리도 아니다.”

제리네 가족들은 지금 월드시리즈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남자들만 득시글대는 집안에서 애지중지 키워온 막내딸이 출산을 앞두고 있으니까.

디비전시리즈나 챔피언십시리즈가 끝난 틈을 타 잠시 찾아가 볼 생각도 했다던데.

와 봤자 도움도 안 될 테니 그냥 야구에나 집중하라며 문전박대를 당했다나.

‘어머, 그럼 다들 가족이랑 보내는데 그 친구만 혼자 지내는 거야? 우리랑 같이 밥이라도 먹을 생각 있나 물어봐 줄래?’

어머님과 통화하던 도중 어쩌다 그런 얘기가 나오자 제안해주신 거다.

애초에 제리가 나랑 박도현이랑 나이도 크게 차이 안 나고, 에이전시도 같아서 부모님이랑도 몇 번 만난 적 있었고.

재작년에 사고 직후 내가 장기 입원해 있을 때 제리네 가족들이 문병도 와 주셨으니, 이럴 땐 돕고 살아야 한다면서.

“나 한국말 인사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 좀 해줘. 아녕하세여. 저는 제리―임미다. 어머니 아버지 캄사함미다.”

“잘했어. 그대로만 하면 되겠다. 얼굴만 빼면 완벽해.”

“하하하, Koo. 긴장 풀어주려는 거야? 그런 농담 안 해도 돼.”

[얘는 니랑 몇 년을 같이 보냈는데 아직도 이게 농담인 줄 아나……?]

그렇게 제리와 함께 식당으로 올라가, 가족들이 먼저 앉아 있는 방에 들어갔고.

제리는 가족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와 함께 연습해온 인사말을 꺼냈다.

“아녕하세요. 저는 제리―임미…… 다…….”

인사를 하다 말고 갑자기 말끝을 흐리는 제리.

얘가 왜 저러나 싶어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니.

도아와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이나현한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야, 쟤 설마…….]

“어머, 안녕하세요.”

박도현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사이.

그제야 제리를 발견한 이나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명함을 건넨다.

“애쉬튼 베이스볼 에이전시와 제휴를 맺고 있는 개인 가이드 클라라 나현 리입니다. 한 명의 다저스의 팬으로서 헤이즈택 씨의 활약을 즐겁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 네……. 그, 저기. 클라라, 아니, 리.”

“편하신 대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어머님은 영어로 원활한 소통이 어려우니, 하고 싶은 말씀이나 무슨 뜻인지 궁금한 말씀 있으시면 편하게 해주세요.”

“저는, 그. 제리.”

“제리 선수라고 불러드려도 괜찮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앉으시죠.”

자리에 앉더니, 커다란 손으로 자그만 명함을 소중하게 감싸 쥐는 제리.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낯을 심하게 가리는구나 싶겠지만, 나랑 박도현은 안다.

저 모쏠 자식이 또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걸.

“음식 나왔다. 식사들 합시다.”

“많이 먹어요, 제리. 나현 씨도 어서 들고.”

결국 제리가 기껏 준비한 한국어 인사는 하나도 꺼내지 못한 채 식사가 시작됐고.

어머님의 말을 제리에게 통역해야 하는 이나현의 입장상, 가까이 다가가 속삭이듯 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제리는 정신을 못 차렸다.

“제리 선수, 어머님께서 Koo가 평소 클럽하우스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하시네요.”

“Koo는, 저기, 그. 성격파탄자. 냉혈한. 폭군.”

“조금 짓궂은 면은 있지만, 팀원 간의 갈등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리더십 있는 선수라고 전해드려도 괜찮을까요?”

굉장히 배은망덕한 말이 들려온 것 같긴 한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제리 선수, 구현기 선수는 잠시 자리 좀 비우겠다네요.”

“어, 네. 감사.”

비싼 만큼 깔끔하고 쾌적한 변기 칸에 처박혀서, 제리를 제외한 비슷한 연차 선수들을 메신저 방에 불렀다.

[제리가 또 여자한테 홀렸다.]

그러자 10초도 안 돼서 가장 먼저 올라온 대답이.

[X 됐네. ― 랜디 콘트라레스]

사랑에 빠지는 거, 좋다 이거야.

제리 저놈은 대졸이라 좀 있으면 30대인데. 오히려 지금이라도 모태솔로 탈출하고 가정 꾸리면 안정되고 좋겠지.

탈출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예전처럼 또 급발진해서 고백할 것 같냐? ― 고든 로스]

[아직은 모르겠다. 여자친구 가족들이랑 같이 있어서 안 그럴 것 같기는 한데.]

[그 여자 어떻게 내보낼 순 없겠어? 차이든 말든 상관없긴 한데 오늘은 아니지. ― 헨리 데이비슨]

제리는 가끔 저렇게 한 여자한테 필이 빡 꽂히는 때가 있는데.

서로 알아가면서 관계를 다진다거나, 뭐 그런 생각에 도달하질 못하는지 뜬금포로 고백해버리고 차이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차이고 나면 한동안 시체처럼 지내면서, 등판하는 경기는 아주 개박살이 나버리지.

“Koo.”

“악 X발 깜짝아!”

대변기 칸에서 나오자마자 화장실 입구 쪽에 서 있는 제리를 보고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이 새끼 설마 벌써 차이고 온 건 아니겠지.

내일 월드시리즈 3차전인데.

“이번에는 정말 느낌이 좋아. 대화도 정말 잘 통했고.”

이놈의 가장 큰 문제는, 지가 반한 여자 앞에서 말을 엄청 잘하는 줄 안다는 거다.

그러니까 고백할 때마다 여자가 도망가지.

“물론 나도 내일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 줄은 알고 있어. 그러니 내일 승리투수가 되어 당당하게 고백할 거야.”

내일이라. 내일.

그럼 어쨌든 최소한 오늘 고백은 안 한다는 소리고.

내일 이후론 아무리 일러도 6차전은 되어야 다시 등판할 테니, 그 전에 시리즈를 끝낸다면.

‘저 새끼가 차이든 말든 우리랑은 아무 상관 없다는 거네?’

[차이는 건 전제로 두고 얘기하는 거야……?]

‘그럼 넌 잘될 것 같냐?’

팩트 폭격에 입을 다무는 박도현을 내버려 둔 채, 온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제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힘내, 제리. 네가 느낌이 좋다니 다행이다.”

“고마워, Koo. 아이가 생긴다면 대부는 너한테 부탁할게.”

쌍욕이 튀어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

양키 주제에 김칫국은 아주 시원하게 잘도 마시네.

다저 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가져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이 자식이 이나현한테 개박살나기 전에 무조건 시리즈를 끝내야 하니까.

* * *

식사가 후반부로 넘어갈 때쯤.

제리의 옆자리에 앉아 박도아의 어머니의 말을 영어로 옮기던 이나현이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도아 씨. 제가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동안만 통역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네.”

엉겁결에 대답하긴 했지만, 사실 자신도 다녀오려고 했는데.

잠깐은 참아보려던 박도아는 이나현이 나가자마자 입 다물고 가만히 포크만 움직이는 제리를 보고는 구현기에게 부탁했다.

“오빠. 나도 화장실 좀. 금방 올게.”

“응. 다녀와.”

구현기는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보기에 제리는 이나현에게 관심이 있어 보였는데.

그 관심이라는 게…… 차마 눈 뜨고 지켜보기 힘든 형태로 드러나고 있었다.

‘나현 언니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구현기 한 사람만 마음에 담아뒀기에 상상하기는 좀 힘들었지만.

만약 남자가 자신 앞에서 저렇게 머뭇거리면서 답답하게 군다면.

최소한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분명 그랬는데.

“아 진짜…… 찐따미 오졌다…… 겁나 귀여워…….”

세면대 앞에서 얼굴을 감싸 쥐고 중얼거리는 이나현을 발견한 박도아는,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자신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본인들끼리 행복하다면 그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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