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겨울나기(1)
귀국길은 언제나 설레면서도 피곤한 여정이다.
구단에서 끊어준 비즈니스석을 타고, 평생 적응 안 될 것 같은 항공사 직원들의 과한 친절과 함께 출국장으로 나가면.
체감상 수백 대는 될 것 같은 카메라 플래시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파밧! 파바바바바밧! 찰칵! 찰칵!
“구현기 선수!!! 이쪽 보고 파이팅 포즈 한번 부탁드립니다!!!”
“이쪽으로 손 한 번만 흔들어주세요!!!”
“지금 표정이 너무 딱딱합니다!! 조금만 더 자연스럽게 활짝 웃어주세요!!!”
빅리그에 처음 콜업되고 나서 귀국한 해에는 진짜 눈이 팽팽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사실 미국에서도 팬들이랑 기자들한테 둘러싸이는 건 똑같고, 오히려 숫자만 따지면 그쪽이 더 많은데.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뭐라 그러는지 전부 다 알아들으니까 괜히 더 피곤하다고나 할까.
‘도아랑 따로 오길 잘했네.’
사실은 같이 안 온 게 아니라 못 온 거지만.
1년에 3학기짜리 쿼터제 학교에 다니는 도아는, 12월이 되어서야 짧은 겨울방학을 맞는다.
그래서 출국 일정도 방학 끝날 때쯤으로 맞췄고.
“구현기 선수 이동하시겠습니다!”
찍을 만큼 찍었는지, 경호원들이 공항 한켠의 기자회견 장소로 유도한다.
입국 기자회견에는 나름대로 추억도 좀 있지.
그때 나한테 헛소리했다가 박제된 기자들한테도 좋은 추억일지는 모르겠지만.
[너 이제 어떡하냐. 올해는 탱커 맡아줄 나도 없는데.]
이걸 얘 입으로 들으니 어이없긴 한데, 솔직히 팩트는 맞지.
아무래도 이미지도 더 좋고,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대답도 곧잘 해주는 박도현한테 질문이 자주 갔으니까.
게다가 연애 관련 질문이 나오는 것도 좀 꺼려진다.
이미 한 차례 식은 떡밥이긴 하지만, 워낙 관심을 많이 받는 생중계 기자회견이다 보니.
자칫 잘못했다간 도아네 가족들한테 또 필요 이상의 관심이 쏠릴 수도 있지.
‘걱정 마라. 나도 생각해온 게 있으니까.’
[생각? 무슨 생각?]
“불의의 사고와 그 후유증으로 은퇴 기로에 섰다가,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 되어 돌아온 구현기 선수를 뜨거운 박수로 맞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자의 멘트에 기자들과 뒤에서 지켜보던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지만.
카메라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내는 대신, 조용히 목례를 건넸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침통한 심정을 어떻게든 숨기려고 애쓰는 것처럼.
“저, 구현기 선수? 오늘 전 국민의 환영을 받으며 금의환향하시게 됐는데, 혹시 별로 기쁘지 않으실까요?”
“아, 그게요.”
목소리도 살짝 갈라지도록 톤을 조절하면서, 그동안 단련해 온 연기력을 발휘했다.
누가 들으면 야구 선수가 무슨 연기력이냐고 할 텐데, 모르는 소리다.
연예계를 제외하면 야구만큼 연기력이 요구되는 분야도 없을 거다.
“귀국하는 날이면 항상 이 자리에, 도현이와 함께 앉아 있었는데요. 오늘 이렇게 저 혼자 있으니까, 참…….”
[이 미친놈이 인터뷰 때문에 나를 팔아먹어?!]
아무리 어그로에 미친 인간이라도 이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연애 얘기는 못 꺼내겠지.
그리고 내가 없는 말한 것도 아니잖아. 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데.
탱커 없는 게임 출시해 봐라. 망겜 소리나 듣지.
[동해바다에 빠트리면 입만 둥둥 떠서 미국까지 떠내려갈 새끼…….]
아무튼.
박도현 덕에 기자회견을 수월하게 끝내고, 그보다는 훨씬 오래 걸린 팬서비스를 마친 끝에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국 생활이 시작됐다.
* * *
한국에서의 생활은 시즌 중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일단 가벼운 웨이트나 러닝을 제외하면 운동을 아예 놓으니까, 육체적으로 편한 게 가장 크고.
비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이동일이나 휴식일을 빼면 매일같이 경기장에 출근하다가, 일주일의 절반가량을 집에서 뒹굴고 있으니 인생이 이렇게 달달할 수가 없다.
그나마 이것도 시즌을 막 마친 다른 메이저리거들과 비교하면 바쁜 편이다.
보통은 겨울 동안 일거리를 적당히 나눠서 해결하는데, 나는 한국에는 짧게 머물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올해도 훌리안 밑에서 개같이 구를 거 생각하면 꿀 빨 수 있을 때 최대한 빨아놔야지.’
[내가 왜 회복기 끝나면 죽상이었는지 이제 좀 알겠지?]
말은 이렇게 해도, 훌리안이 훈련을 도와준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긴 하지.
‘작년 네놈이 낸 돈이 얼마건 무조건 두 배를 줄 테니 와달라는 놈들이 수두룩하더라. 내가 이런 놈이야. 알아?’
훌리안은 그렇게 뻐기면서도 작년 그대로의 조건에 사인해줬다.
솔직히 훌리안의 몸값이 오를 걸 예상해서 탄환을 좀 채워놓으려고 스케줄을 좀 빡세게 잡아둔 것도 있는데.
이미 잡은 걸 무를 수도 없으니.
“오케이! 여기까지! 지금까지 찍은 것 중에서 골라도 되겠는데요?”
“그럴까요? 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아니 운동선수 맞나? 어떻게 버릴 컷이 하나도 없지? 오늘 진짜 덕분에 수월하게 끝났네요.”
“하하하. 너무 띄워주시네요.”
“띄우긴요. 저희야 감사할 따름이죠. 김군아! 오늘 스튜디오 몇 시간 빌려뒀었지?”
“2시간 예약했습니다!”
“우리 촬영 시작한 지 20분밖에 안 되지 않았나? 남은 시간은 어쩐다? 삼겹살이라도 구워먹어야 하나?”
광고 촬영이나 스폰서 행사 등 스케줄도 다니고.
“아빠 회사 건물 이전한 뒤로는 처음 오는 거지? 어때, 이 정도면 회사 다닐 맛 나겠지?”
“연봉 수십억 받는 저도 출근길은 짜증 나요. 그래도 건물은 깔끔하니 좋네요.”
“그치? 아, 전에 아빠가 말했던 그 사람 기억나? 도현이네 가족들 일로 도와줬던 사람.”
“아, 기억하죠. 그분이 왜요.”
“그분이 회사 홍보 쪽에서 외주로 일해주고 계시는데, 오늘 너 온다고 불렀거든. 슬슬 올 때가 됐는…….”
“아아아아, 안녕하세요! 현느, 아니 구현기 선수! 박정훈이라고 합니다! 제가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다저 스타디움에서 한번 만나 뵌 적이 있는데요! 그때 이후로 쭉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아, 네. 하하하. 당연히 기억하죠. 어떻게 잊어버리겠어요.”
“허어어업! 여, 영광입니다! 정말 올 한 해 한국 팬들에게 보여주신 활약만 해도 놀라움의 연속인데요! 저는 사실 구현기 선수의 진가는 팬들을 기억해주는 이런 마음 씀씀이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괜한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구현기 선수의 셀링 포인트를 32개 정도 준비해왔는데…….”
아버지 회사에 놀러 간 김에,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걸 몸소 체험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것저것 하면서,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알차게 보냈고.
어느새 굵직한 일정은 하나만 남겨두고 있었다.
[희문고 야구부 선배와의 만남 ― 메이저리거 김희영(피츠버그 파이리츠, 113회), 구현기(LA 다저스, 119회)]
“야, 현기야. 우승 축하한다. 너 포스트시즌에 훨씬 더 무섭던데?”
“감사합니다. 잘 지내셨죠?”
“그럼. 선수야 이 시기에 바쁠 게 있나? 에이전트가 바쁘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1년 계약이 끝나고 다시 FA가 된 김희영이 살갑게 말을 걸었다.
메이저리거의 가장 무난한 봉사활동이 모교 후배들 찾아가서 훈련도 같이하고 기부도 좀 하고 그러는 건데.
우연히도 김희영이랑 내가 같은 학교를 나와서, 합동 방문으로 가자고 이야기가 됐다.
“투수 한 분, 타자 한 분. 메이저리거가 두 분이나 와주시니 너무 든든합니다. 후배들도 기뻐할 거예요.”
졸업하고 나서 이미 두 차례나 바뀐, 초면의 감독님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눈 뒤 야구부 훈련장으로 향했다.
“와아아아아아아!!!”
“Koo!!! Koo!!! Koo!!! Koo!!!”
“김희영!!! 김희영!!!! 김희영!!!”
도무지 땀 냄새가 지워지지를 않는, 고된 연습의 흔적이 녹아 있는 훈련장.
그곳에서 정렬해 있던 후배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오우,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더 쩌렁쩌렁하네.]
‘이 정도는 돼야지. 눈앞에 월드시리즈 MVP가 있는데.’
[나도 탔는데. 월드시리즈 MVP.]
‘응, 반지 없는 MVP는 취급 안 해줘. 돌아가.’
사실은 그게 더 진귀한 기록이긴 하지만.
아무튼, 모교 방문 행사의 첫 순서로, 두 선배의 강연이라고 쓰고 일장 연설이라고 읽는 시간이 찾아왔고.
김희영이 먼저 연단에 섰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KBO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갔고, 포지션은 투수죠. 우리 현기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가 현재는 투타겸업을 하고 있고. 서로 걸어온 길이랑 포지션이 다르니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 괴짜 같은 면은 있어도, KBO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린 선수답게 능숙한 언변을 자랑하는 김희영.
적당한 시간 안에 이야기를 마치고는 나와 바톤 터치를 했다.
“여러분이 제 투수로서의 커리어보다는 아무래도 타자로서 이뤄낸 데 더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요. 우선 제가 그때 몸 상태가 어땠느냐면…….”
솔직히 꼰대들이 왜 저러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 했는데, 이제 아주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후배들이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으니 뭔가 내가 대단한 사람 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얘기하다 보니 재미도 좀 있고.
그렇다고 전설의 투 머치 토커처럼 훈련 시간까지 잡아먹으면서 이야기할 생각은 없지만.
“제가 할 이야기는 여기까지인 것 같고요. 혹시 질문 있나요?”
그러자 누구보다 빠르게 후배 한 명이 손을 든다.
무슨 질문을 하려고 그러나 싶어 지목했더니 당당하게 외친다.
“선배님! 선배님 첫사랑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푸하하하하,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그러나 내가 표정 관리에 실패한 걸 보더니, 급속도로 웃음기가 사라져간다.
[빡쳤냐? 지가 질문하라고 해놓고 설마 빡쳤냐?]
‘에이, 설마.’
여자친구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한테 첫사랑 얘기를 물어봤다고 해서, 설마 선배답지 못하게 화내기라도 하겠어.
다만 원래도 궁금했는데, 후배들 실력이 더더욱 궁금해졌을 뿐이지.
‘야구를 잘하니까 이렇게 당당하게 농담도 수 있는 거지. 그치?’
이따 훈련에선 얼마나 잘할지 너무너무 궁금하네 진짜.
* * *
손수 펑고와 배팅볼을 던져주며 후배들의 훈련을 도와준 하루.
무자비한 훈련량에 원망의 눈길을 보내는 후배들도 있었지만.
“제가 사는 거니까 많이들 드세요, 후배님들. 포장해서 부모님도 가져다드리고요.”
“우와아아아아아악!!!”
“이게 메이저리거 클라쓰인가?!”
“선배님!!! 전 커서 구현기가 될래요!!!”
“현기 ‘더 베이스볼’ 구 선생님이 니 친구냐?!”
선후배 사이의 앙금은 한우 집에 데려가 무한리필을 선언하는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현기야, 그…….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니?”
계산서 앞에서 당당해질 수 없는 유부남 김희영이 어색한 미소와 함께 비워지는 접시를 힐끔거렸지만.
“저는 아직 싱글이잖아요. 월드시리즈 우승 보너스도 들어올 거고요.”
게다가 훌리안 몸값 오를 걸 생각해서 일거리도 많이 잡아놨으니. 이럴 때 이미지 좀 챙기는 거지 뭐.
괜히 이런 데서 쩨쩨하게 굴었다간 돈 안 쓰느니만 못하다.
적어도 자신한테 계산 떠넘기진 않을 거라 확신했는지, 김희영의 표정이 밝아진다.
“그럼 2차는 내가 살게, 현기야.”
그러면서 단둘이 간단하게 한 잔 더 하자고 제안했다.
2차라길래 어디인가 했더니, 차가 굉장히 낯익은 곳으로 향했다.
바로 얼마 전에도 들렀던 <도현이네 감자탕>.
“사장님, 저희 룸으로 대짜 하나랑 소주 두 병 주시겠어요?”
“오랜만이네요, 김희영 선수! 어머! 현기도 왔네!”
“하하하. 안녕하세요, 어머님.”
박도현네 식당이 이렇게 잘된 데에는 KBO 선수들의 공도 나름 컸지.
기를 받아 가겠다며 종종 찾아오는데, 올 때마다 무지막지하게 먹고 가니까.
그 선수들의 팬이 찾아와주기도 하고.
“한잔하자.”
“네, 형님.”
[아니 하필이면 또 여기야. 온 지 얼마나 됐다고.]
투덜대는 박도현을 무시하면서, 한동안 둘 다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다가.
첫 병이 다 비워져 갈 때쯤 김희영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너는 뭐. 연봉조정이든 연장계약이든, 뭐 좋은 소식 들어온 거 있어?”
“연장계약 논의는 나오고 있다는데, 자세한 건 에이전시한테 다 맡겼고요. 연봉조정 협상은 1월까지라 함께 준비하고 있죠.”
“그래, 에이전시가 고생이 많겠네.”
그러고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나도 지금 팀에서 제의가 들어오긴 했거든. 1년 350만 달러.”
솔직히 좀 놀라웠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한테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히는 것도 그렇고.
[350만이라고? 파이리츠에서 그 정도면 거의 풀타임 선발급인데?]
박도현의 말처럼, 스몰마켓에서 이 정도면 거의 준척급 FA 계약이기도 하니까.
“후반부에 반등하신 거 구단에서 좋게 봐주셨나 봐요.”
“그럼 뭐 하냐. 결국 첫 승도 못 챙겼는데.”
“하하하…….”
다저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내 홈런으로 승리가 날아갔던 코리안 더비 이후.
김희영에게는 3차례 더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졌고, 그 3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파이리츠 마운드에 힘을 보탰지만.
끝내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리그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처음엔 나도 메이저에 아직 미련이 있고, 이제 적응도 좀 됐다 싶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혹시 생각이 바뀌셨나요?”
“그런 건 아니고. 어딘지는 아직 못 말하지만 다른 팀에서도 제안이 들어왔거든.”
“그래요? 고민되시겠어요.”
“그게, 사실 새로 제안한 팀은 선발이 아니라 불펜으로 보고 있고, 연봉도 한 10억쯤은 적거든.”
[그 정도 조건이면 고민의 여지가 있기는 한가?]
박도현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나는 왜 고민하는 건지 알 것 같았다.
“그쪽은 강팀인가 보네요.”
“그치. 그런 강팀에서 내가 와주면 우승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니, 솔직히 좀 혹하는 거야.”
약팀에서 확실한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 입지가 좀 불안하더라도 강팀의 일원이 되어 우승을 노릴 것인가.
이건 순전히 가치관의 문제다.
약팀의 에이스로서 대형 FA 계약을 맺는 선수, 연봉을 대폭 깎아서라도 우승권 팀에 입단하는 선수.
둘 다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
그러니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다.
“우승하고 싶으시면 다저스 아니면 안 될 텐데요. 내년에도 저희가 우승할 거라서요.”
그러자 김희영은 살짝 놀란 듯 이쪽을 쳐다보더니, 이내 빵 터져버렸다.
“푸흐흐흐. 그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냐?”
“아니면 최소한 NL 서부로는 오지 마세요. 저 내년엔 더 잘 칠 거니까요.”
“어우, 씨. 여기서 더 끔찍해진다고? 이놈의 메이저리그, 진짜 빨리 뜨던가 해야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 2차 자리.
그 후로 김희영과 따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며칠 후, 아침에 TV를 켜자마자 뉴스에서 김희영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FA’ 김희영, LA 다저스와 1년 270만 달러에 계약 체결!]
‘이게 왜 진짜지.’
TV를 멍하니 쳐다보느라, 김희영에게서 도착해 있던 문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내년에도 우승할 자신 있다고 했지? 어디 버스 한번 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