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2. 야구의 꽃(4) >
8월의 끝을 알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3연전에서 다저스는 스윕을 챙겼다.
2차전에서 일찌감치 내려간 선발을 대신해 2.1이닝 동안 마운드에서 버텨주던 루키 투수는 나한테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이후로 정신을 못 차렸고.
[CHC 0 : 6 LAD]
컵스는 한층 더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기는커녕 정신머리가 빠진 듯한 플레이를 연발하며 영봉패를 헌납했다.
그러나, 폼으로 중부지구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3차전에서는 제정신이 돌아온 듯한 타자들과 무난한 컨디션의 투수를 앞세워 다저스를 압박했다.
“집중해! 집중! 어디 어제처럼 한번 해봐! 어떻게 되나!”
그중에서도 클레망은 적으로 만났을 때 참 까다로운 타자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지.
타석에서는 2루타 포함 멀티 히트를 만들었고. 전날 넋이 나간 듯 실책을 남발하던 내야진을 다그치며 더욱 단단한 수비망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
[우리 팀에 있을 땐 안 저랬던 것 같은데······.]
‘그동안 너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았던 거지.’
다들 나름 큰돈 들여 데려왔거나, 아니면 작년 초의 나나 채드윅처럼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기용해야 하는 선수들이었으니까.
어쩌면 나랑 박도현은 겪어보지 못한 암흑기 다저스에서의 클레망이 딱 저랬을지도.
[CHC 3 : 5 LAD]
컵스가 딱히 못한 건 아니었다. 다만 이미 2연승을 거두며 불타오른 다저스의 기세를 찍어 누를 만큼 잘하지도 못했을 뿐이었다.
“어······ 그게, 기쁩니다. 네, 기쁘네요. 표정이 왜 그러냐고요? 아뇨, 그냥. 승리라는 게 이렇게 간단한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어서······.”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된 다니엘 슈미트는 듣기에 따라 컵스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하고 말았다.
[다니엘 슈미트? 이 새끼 뭐야? 승리가 쉽다느니 어쩌느니, 올해는 이제 서로 안 만난다고 배짱부리는 건가?]
└ 아니; 그 승리가 그 승리가 아니라고······.
└ 얘 올해 ERA가 3.38이거든? 근데 오늘 경기까지 해서 6승 11패임;
└ ???
└ 11승 6패 아니고?
└ 참고로 중간계투로만 28경기인가 등판했던 Koo가 9승이라더라
└ Koo 저놈이 노디시전 경기는 죄다 주워먹었나?
└ 그것만으로 구원 9승이 되겠냐?
└ 그럼 어떻게 했는데
└ 호세 리카르도라고 비슷한 애 한 명 더 있음
└ FA 되면 둘 다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겠네;
“고생들 했다. 가능하면 올해 안에 한 번 더 봤으면 좋겠네.”
발끈하는 컵스 선수들에게 속사정을 설명해서, 쓸데없는 감정싸움을 막아준 클레망.
유독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그런 말을 남기고는 컵스 선수단에 합류해 다저 스타디움을 떠났다.
[우리 팀 계속 있었으면 저런 고생도 안 했을 텐데······.]
그렇게 툴툴거리기는 해도, 박도현 역시 알고 있을 거다.
동년배들은 대부분 은퇴하거나 대타로만 가끔 나오며 유유자적 황혼기를 보내는 와중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며 풀타임으로 경기까지 뛰느라 온갖 고생을 사서 하는 클레망이지만.
‘백업으로 밀려났을 때보다는 훨씬 행복해 보이는데 뭐.’
선수로서 이룰 건 다 이루고도 몸 상태가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어 하는 클레망을 보면.
당장 다음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 *
9월이 오고야 말았다.
누군가는 가슴을 졸이고, 또 누군가는 다 내려놓고 내년을 바라보는 시간.
이 시기쯤 되면, 팀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가 찾아오기도 한다.
우선 선수단 정원이 28명으로 늘어나는 확장 로스터 시행.
다저스도 더블 A에서 유망주들을 데려와 빅리그를 경험시키면서 로스터 운용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웠다.
“다저 스타디움에 온 걸 환영한다! 어때? 야구 할 맛 나지?”
“여기서 오래 버티는 방법? 없어. 당장 내년에도 우리 자리가 남아 있을지 모르거든.”
“반가워! 다들 괜찮은 사람들이니까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야! 그건 그렇고 혹시 고양이 좋아해?! 나는 텍사스에서 왔는데 고향 집에서 고양이 일곱 마리를······!”
“너넨 진짜 운 좋은 거야. 너네도 소문은 익히 들었겠지만 작년 투수조 조장이 로버트 켈리였는데······.”
조쉬, 브레이든, 조나단에 최근 합류한 에드윈까지.
평소부터 자주 어울려 다니는 루키 패밀리가 그래도 선배랍시고 어깨에 힘을 좀 준다.
근데 에드윈 저놈은 지도 올해 처음 올라온 주제에 뭔 소리래. 전성기는커녕 은퇴 직전 로버트도 만나본 적 없으면서.
[너 지금 말하는 거 되게 꼰대 같다 야.]
‘한 명 떠났으니까, 꼰대 보존의 법칙을 지키려면 내가 두 팔 걷고 나서야 하지 않겠어?’
[부정하는 척이라도 좀 해봐라······.]
작년까지였다면 인사만 하고 지나쳤겠지만, 캡틴 완장까지 찬 마당에 그럴 수는 없다.
“너희가 새로 올라온 애들이냐?”
“허업······!”
“K, Koo!!!”
뭔가 비슷한 상황을 전에도 겪어봤던 것 같았는데, 스프링캠프 때 딱 이랬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롱초롱한 눈빛.
루키 패밀리에서 가장 눈치가 빠른 브레이든에게 눈짓하자, 나머지 놈들을 이끌고 재빨리 사라졌다.
“좀 이따 팀 훈련 시작할 건데, 그전에 뭐 궁금한 거 있어?”
“아, 저기······!”
이번에 올라온 선수들은 투수 하나에 내야수 하나.
둘 중 투수가 재빨리 먼저 손을 든다.
“마운드에 더 자주 올라가려면 감독님께 어떻게 어필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어깨는 쓸수록 강해진다고 주장하는 일부 지도자들이 솔깃할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투수.
마음은 알겠지만, 감독님은 투구 수와 등판 간격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편이다.
하물며 루키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
“그러게. 나도 궁금하다.”
둘 다 대략 표정이 멍해진다.
문제 해결보다 공감을 앞세워보라고 누가 그랬던 것 같은데. 혹시 양키 놈들한테는 안 통하는 건가.
“감독님한테 부탁하면 좋은 자세다, 다른 코치들이랑 진지하게 논의해보겠다, 말씀은 이렇게 해주실 텐데. 딱히 변하는 건 없을걸?”
“아······.”
티를 안 내려는 것 같긴 한데 어깨가 축 처진다.
의욕이 넘치는 건 이해하지만, 원래 감독님 스타일이 그렇다.
내가 타자 전향 첫해에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펄펄 날아다닐 때도 최소 한 달은 띄엄띄엄 출전해야 했을 정도.
그때는 좀 초조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마운 일이지.
경험이 부족한 선수에게 시작부터 큰 중압감을 주는 건 아무런 도움도 안 되니까.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말고 다른 거나 물어봐. 커브라도 가르쳐줄까?”
“네?! 정말요?!”
은근히 바라고 있었는지 0.1초 만에 대답이 튀어나온다.
[니가 웬일이냐? 언제부터 그렇게 후배들 아꼈다고.]
그 와중에 가만히 있는 게 그리도 힘든지 박도현이 또 살살 긁었지만. 이건 나중에 응징하기로 하고.
‘이렇게 누구 올라올 때마다 가르치다 보면 에드윈처럼 잘 써먹는 놈이 나오겠지.’
선발 투수 시절 밥줄이 되어줬고, 지금도 요긴하게 써먹고 있는 거의 모든 노하우들은 나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배워온 것들.
그때는 고맙게 받으면서도, 이런 걸 왜 조건 없이 알려주는 건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는데.
아직 베테랑 소리를 들으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이제 좀 알 것 같다.
이 팀이 나한테 준 것들이 4억 달러짜리 계약서 말고도 꽤 많다는 걸.
* * *
오브라이언 감독님은 이미 몇 년이나 다저스 프런트의 신임을 받아왔다.
계약 기간이 끝나기 한참 전인 지금부터 재계약 이야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 것만 봐도 말 다 했지.
그만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선수의 멘탈을 케어하고 선수 교체 타이밍을 잘 캐치하는 기본적인 것들 외에도 여러 기술이 필요한데.
그중 내가 가장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 따로 있다.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고,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은 선수들의 어필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넘기면서.
정작 로스터 운용에 있어서는 하나도 양보하지 않는 것.
그 단호함은, 에이스 제리조차도 정해진 투구 수를 넘기면 칼같이 마운드에서 내려버릴 정도였는데.
물론 나한테도 예외는 없었다.
“앞으로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투수 Koo는 임시 휴업하는 게 좋겠어.”
확장 로스터로 새로운 투수도 합류했고, 션 언더우드도 컵스 상대로 3이닝 세이브를 거둔 이후 막힌 혈이 뚫렸는지 연달아 호투를 이어갔다.
게다가 김희영도 롱릴리프와 대체 선발, 경우에 따라 셋업맨 자리까지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으니.
불펜에 소위 ‘믿을맨’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즌 초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미래를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니 따라줬으면 하네. 자네는 올해가 끝나고도 우리와 최소 11년은 더 함께해야 하지 않나.”
아마도 빈말은 아닐 거다.
28경기 25.2이닝 20탈삼진 무실점으로 ERA 0.
9승 무패 7홀드 4세이브.
심지어 시즌 내내 단 한 명의 승계 주자조차 불러들이지 않았다.
내가 감독이라도, 이런 투수를 최소한 지구 우승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계속 쓰고 싶다는 마음이 안 생기겠는가.
[자기 역할이 줄어들 때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들면 노예 체질이라던데. 설마 아니지?]
박도현의 날카로운 지적에 딴청을 피웠다.
아쉽다기보다는 좀 시원섭섭하고 그런 거지.
잠깐만 삐끗하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은, 선발 등판이랑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으니까.
그런 심적 부담감을 제외하면 이닝 소화 면에서는 오히려 꿀을 빨기도 했고.
[위기에서 흥분이 된다느니 하는 그런 변태 같은 생각하는 건 너밖에 없을걸.]
‘너 지금 불펜으로 대성한 선수들을 싸그리 변태 취급한 거냐?’
[이 새끼가 어디서 물타기야. 성공한 불펜 투수들 사고방식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잠시 머릿속으로 시비를 걸어오는 박도현을 상대하는 사이.
딱히 변화가 없던 내 표정을 언짢은 기색으로 받아들였는지, 감독님의 말투가 갑자기 부드러워진다.
“물론 자네가 포스트시즌에서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싶다면, 정규시즌 막바지에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잠깐 등판할 수도 있지만.”
그 말에, 작년 포스트시즌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타격과 수비에서는 MVP급 활약을 선보였지만, 마운드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패전처리로 한 번. 시간벌이용으로 한 번 등판한 게 다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올해 가을에는 정규시즌에서처럼 승부처에 나를 등판시킬 계획인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가을 야구가 코앞까지 다가온 시점에서, 한 팀의 캡틴이 개인적인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인 이야기.
다른 것들은 전부 한쪽으로 치워둔 채, 승리를 쌓아가는 데만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점점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9월의 어느 날.
“아웃!”
경기 종료를 알리는 9회 초 마지막 아웃 콜이 울려 퍼진 순간.
여기저기서 쏘아 올린 화려한 폭죽이 다저 스타디움의 상공을 수놓았다.
울고불고 날뛰는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은 지구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를 완봉승으로 장식한 제리를 향해 뛰쳐나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제압하는 LA 다저스! 이제 지구 2위 디백스가 남은 경기를 전부 이겨도 다저스와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9월이 채 반도 지나가지 않은 이날 이 자리에서 올해의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확정됐습니다!]
아무리 사실상 확정되어 있던 것이라고는 해도, 지구 우승에 기뻐하지 않는 선수는 없다.
남의 집도 아니니 더욱 거리낄 것이 없는 잔치.
비닐로 코팅된 클럽하우스에서 차디찬 샴페인 거품이 사방팔방으로 난사됐다.
“야!!! 오늘은 다 신경 끄고 그냥 마셔!!! 어차피 포스트시즌까지 한참 남았어!!!”
“제리 어디 갔어!! 오늘 완봉했다고 봐줄 줄 알았나?!”
“등판한 날은 술 못 마신다고 내뺐어요!”
“그렇다고 봐줄 줄 알았나?! 못 마시겠다고 버티면 그냥 뿌리면 될 거 아냐!!”
“아랫도리를 집중해서 노려!! 거기를 차갑게 두는 게 남자한테 좋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물론, 구단주의 축하 메시지와 특별 보너스를 전달하러 왔다가 샴페인에 절여진 단장님에, 심지어 취하지도 않는 주제에 병나발을 불어대던 박도현까지.
한참이나 승리의 기쁨을 나눈 끝에 겨우 찾아온 퇴근 시간.
도아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죽은 듯 늘어져 있어야 했다.
“오빠, 많이 피곤해?”
“아냐, 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지친 몸에 그나마 에너지를 펌핑하던 아드레날린까지 죄다 소모하고 나니,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내일이 휴식일이니 망정이지. 내일 아침은 어떨지 벌써부터 두렵다.
몸이 지치면 생각도 부정적으로 변하는 걸까.
지구 우승 뒤로 미뤄두었던 자잘한 걱정들이 하나둘 떠올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이거였다.
‘망할 투수 놈들. 진짜 더럽게도 걸러대네.’
8월의 마지막 시리즈, 컵스와의 홈 3연전에서 3개의 홈런을 더하며 시즌 51홈런 고지에 올랐을 때만 해도, 최소 59홈런까지는 또 페이스가 올라갈 줄 알았다.
아홉수에서 틀어막히는 게 문제였지, 그 뒤로는 또 금방금방 채웠으니까.
그런데 9월의 3분의 1쯤 지나간 지금, 고작 두 개만 추가하며 아직도 53홈런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후반기에는 주로 같은 지구 팀끼리 편성되는데.
디백스, 자이언츠, 파드리스까지. 이렇게 3개 팀이 죄다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노리고 피 터지게 싸워대는 통에.
애꿎은 나한테 볼넷을 남발하고 있는 것.
짜증이야 나지만, 그쪽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아마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 외에도, 만약 60―60이라도 내줬다간 진짜로 끝장이라는 생각에 피하는 것도 있을 거다.
연달아 대기록을 내줬던 컵스가 기세에서 완전히 눌리는 걸 봤으니 더더욱.
‘효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그렇게 하고들 싶나?’
나를 거른다고 해도 그 뒤로 홈런 타자들이 즐비하다 보니.
3번부터 6번까지 죄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인, 숨 돌릴 구석 없는 타선에 질린 투수들이 제풀에 자멸하는 그림이 반복됐다.
이쯤 되면 그냥 나한테 쌓인 게 많아서 이런다는 게 더 설득력 있어 보일 정도.
“오빠.”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는 걸 알아채기라도 한 걸까.
내내 조용하던 도아가 슬그머니 말을 건다.
“원래 운동선수들 있잖아. 되게 중요한 경기에서는 막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온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어? 그거? 나오긴 할 텐데 오늘은······.”
대답하려던 그때, 신호에 걸리면서 차가 멈췄고.
기어봉 위에 얹어둔 도아의 손이 슬그머니 내 쪽으로 향한다.
“혹시 그거······ 아직 남았어?”
세상에. 잊어버릴 게 따로 있지.
걸어다니는 아드레날린 주입기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왜 괜히 이딴 헛생각이나 하고 있었던 걸까.
[이런 X발. 기껏 마신 샴페인 다 토하게 생겼네.]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지방 방송은 무시하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경기도 이동도 없는 휴식일.
애프터 파티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다 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