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명치 쪽에 붉은 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여아의 몸에 사내의 정기가 담긴 저주 같은 중독 현상.
‘기린화’라 불리는 신성한 독화의 축복이자 저주였다.
“태자비? 여화가 오라버니의 부인이 되는 거예요?”
“지금은 그냥 내 누이동생으로 있고.”
“네. 오라버니. 저는 오라버니가 좋아요.”
아이가 일곱 번째 겨울을 맞이한 어느 날.
그 쓸쓸한 계절에 태양처럼 밝고, 꽃처럼 환히 웃고,
나비처럼 팔랑거리던 사랑스러운 아이는 차가운 강물에 잠겼다.
그리고 십 년 뒤,
“나는 돈으로 계집을 사지 않아.”
“얼마를 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조금 비쌉니다.”
한번 끊어졌던 인연의 실타래가 매듭을 잇기 시작했다.
ⓒ일러스트 : acz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