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소피아 베르엔.
그녀는 자신을 제국의 ‘창녀’이자 ‘마녀’로 만든 세 남자를 피곤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난 소피의 첫 남자고, 소피는 내 하나뿐인 비다.”
“사생아까지 있으신 분이 말이 많으십니다. 그리 대단하셔서 소피가 저와 결혼했나 보죠.”
“소피가 정말로 사랑한 건 납니다. 그러니 다른 분들은 이쯤에서 눈치껏 나가 주시죠.”
그녀의 덜떨어지고 구질구질한 전남편들이었다.
* * *
“계속 저를 돌아봐 주시지 않기에…….”
말을 잇는 노아의 속눈썹이 가련하게 떨렸다.
“이제 당신께 제가 사랑스럽지 않은가 했어요.”
나는 기겁하며 그 말에 반박했다.
“세상에, 노아. 그럴 리 없잖니.”
복숭앗빛으로 얼굴을 물들인 채 영롱한 눈동자를 아래로 내리깐 ‘그것’은, 마치 한 떨기 꽃처럼 청초하기 그지없었다.
덩치만 훌쩍 커 버린 서툴고 여린 존재.
나는 다정스레 내 품에 안긴 노아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이리 다정한 당신 때문에, 못된 제가 자꾸 나쁜 욕심을 품잖아요.’
노아는 저를 쓰다듬는 주인의 손길을 느끼며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