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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빵에서 재벌까지-368화 (368/452)

깜빵에서 재벌까지! 368화

오구광 명예회장이 입원해 있는 태성 종합병원 정신과 병동.

“나한테 남은 것은 너 하나야.”

오구광 회장은 수두증이 완치가 됐고.

이제는 맑은 정신을 회복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의사가 있었고 또 남자 간호사가 있었다.

배신.

의사와 남자 간호사가 최태성을 배신한 거였다.

“알죠.”

“언제까지 개처럼 웅크리고 있을래?”

“무섭잖습니까.”

놀랍게도 오구광 명예회장의 앞에는 오상철이 앉아 있었고.

오상철에 의해서 오구광 회장의 그룹이 태성 그룹으로 완전히 넘어간 후에 오상철은 최태성에게 자기 아버지에 대한 면회권을 얻어냈다.

“그렇지, 최태성은 악마이니까.”

“아버지,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죠.”

이런 오상철의 말에 오구광 명예회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는 그게 되냐?”

“…….”

오상철이 고개를 살짝 떨구곤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너도 안 되지.”

“하지만 이제는 범접할 수 없는 악마가 됐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때 아버지의 그룹을 무너트렸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 그룹의 회장이 됐습니다.”

“거꾸로 생각해 봐라.”

이런 오구광 명예회장의 말에 오상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

“우리도 이제 아무것도 없어, 네가 가진 태성 금융과 태성 그룹의 지분 말고는.”

“으음……!”

또 한 번 신음을 토해내는 오상철이었다.

“내가 여기서 나갈 수 있게 도와다오.”

오상철이 오구광 명예회장을 보며 물었다.

“어쩌시려고요?”

“새롭게 시작해야지.”

오구광 명예회장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저와 함께요?”

“물론이지, 서민이 왜 돈을 모으고 또 재벌이 왜 사업을 확장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지 너도 잘 알잖아.”

이런 오구광 명예회장의 말에 오상철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함이시죠.”

“그래, 나한테는 너밖에 없다.”

오상철의 두 눈이 이리저리 굴렀다.

그는 고민스러웠지만, 막상 오구광 명예회장이 허파에 바람을 불어넣으니 열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열망이.

“생각이 있으십니까?”

오상철이 오구광 명예회장의 제안에 동조하듯 되물으며 힐끗 의사와 간호사를 봤다.

“내 사람들이다.”

“놀랍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아버지의 사람을 이곳에서 만드시다니요.”

오구광 명예회장이 두 눈을 부릅뜨고 오상철에게 말했다.

“모두에게는 욕망이 꿈틀거리니까.”

“재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오상철의 물음에 오구광 명예회장이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나와 너의 재기를 위한 발판은 최태성 회장이 만들어놨다.”

“예?”

“러시아의 루블화 관련 파생 상품에 나도 투자를 했지.”

“그건 도박입니다. 왜 그런 투자를 하신 겁니까?”

오상철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오구광 명예회장에게 물었고.

오구광 명예회장이 그런 오상철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최태성 회장을 믿으니까.”

“예?”

“그가 실패하지 않으리란 것을 믿는다. 그래서 투자했다.”

이런 오구광 명예회장의 말에 오상철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어떤 돈으로요? 아버지의 비자금 계좌는 모두 사라졌잖습니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가. 어떠냐? 이 아비와 다시 시작해 보겠냐?”

오구광 명예회장은 자신의 비자금을 모두 은행 계좌에 담아두진 않았다.

당연히 현금으로 숨겨둔 자금이 있었고, 그 돈을 모두 루블화 파생 상품에 투자한 것이었다.

오구광 명예회장의 말에 오상철이 최태성을 떠올렸다.

『무리하지 마시고 복수하실 생각도 하지 않으시면 대한민국 10대 부호에 들어갈 겁니다.』

최태성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차피 될 대한민국 10대 부호라면, 돈만이 아니라 힘까지 가져도 되잖아.’

그렇게 오상철은 결론을 내린 후, 병실의 의사를 돌아보았다.

“주치의님.”

“예, 환자 보호자님.”

오상철이 오구광 명예회장의 주치의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늘부로 퇴원합니다.”

욕망은 누구에게나 꿈틀거릴 수밖에 없는 거였다.

* * *

러시아 연방 총리 집무실.

푸틴이 러시아 연방 총리의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의 앞에는 러시아 연방 보안국 국장과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정자세로 서 있었다.

“연방 총리 각하께서 지시하신 그대로 핵무기 개발 과학자들을 모두 가택 연금했습니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 국장이 푸틴에게 보고했다.

“국가 전력 기술과 인력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철저하게 감시해.”

“물론입니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 국장이 장엄하게 답했다.

“유출되는 곳이 북한이라고 해도.”

푸틴은 두 사람을 보며 묘한 미소를 보이며 최태성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통화 스와프 협상이 진행이 되면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내가?』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외환 위기를 막은 영웅이 되실 수 있는 기회고 권력의 정점에 오르실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최태원 회장께서 내 참모 노릇을 하겠다는 겁니까?』

『제 이익을 위해서 도움을 드리는 겁니다.』

『그렇다면 내가 최태원 회장에게 드려야 할 것은?』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시켜 주십시오.』

『그게 무슨 소리요?』

『대한민국은 경제가 발전했지만, 여전히 남북 분단 상황이기에 세계 투자자들은 그 부분을 위험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달라는 겁니까? 나도 받은 것이 있으니 줘야 할 것 아니오?』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단도직입적으로 북한에 유출될 핵무기 개발 과학자들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게 처리해 주십시오.』

『북한의 핵 개발을 어렵게 만든다?』

『예,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햇볕 정책이 실행이 되면 북한은 달러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 달러가 핵무기 개발에 사용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는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가 남북경제협력을 통해서 달러를 지원하지 않아도 핵무기 개발을 위한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충분하더라도 돈이 많을수록 쉬워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미국을 움직여서 북한 관련 자금을 동결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

『철저하고 완벽하게 봉쇄할 겁니다. 모든 부분에서.』

『하하, 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은 신변이 위태로울 겁니다. 언젠가 남파 공작원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푸틴 연방 총리는 자신이 한 말을 떠올리며 묘한 미소를 보였다.

“보안국 국장.”

“예, 국무총리 각하.”

푸틴이 보안국 국장을 보며 지시했다.

“철저하게 통제해.”

“예, 알겠습니다.”

보안국 국장이 푸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지금은 러시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할 때이니까. 그런 면에서 참모총장.”

“예, 연방 총리 각하.”

푸틴이 참모총장을 보며 근엄하게 말했다.

“국외 문제에도 군사적으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마시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보고를 드릴 것이 있습니다.”

푸틴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참모총장을 바라봤다.

“뭔가?”

“태성 실업에 판매한 폐선급 항공모함이 태성 실업의 상황 때문에 중국으로 재판매가 됐다고 합니다. 그것도 5억 달러로 판매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가 불곰이군.”

푸틴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웃었다.

어차피 중국에 팔려나갈 항공모함이었더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우리가 중국에 팔았으면 좋았을 것을.

“됐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조선소가 설립되면 태성 실업에게 3세대 전차 기술을 이전하도록 해.”

푸틴의 말에 러시아군 참모총장이 기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연방 총리 각하!”

“그렇게 해, 당분간 주고받는 관계가 될 테니까.”

푸틴이 손을 휘젓고는 참모총장에게 말했다.

이것으로 최태성이 원하는 것은 다 얻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최태성은 누구보다 욕심이 끝도 없는 존재였고.

그 사실을 푸틴도 잘 알고 있었다.

‘최태원은 나랑 닮았다니까, 하하하!’

푸틴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푸틴은 최태원이 자신을 닮았기에 자신이 최태원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을 시작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지금 여당과 야당이 합심해서 추진하고 있는 도서 산간 지역 개발 특별법의 주체가 최태원 회장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대통령의 물음에 청와대 경제 수석이 거짓 없이 대답했다.

물론 이것은 최태성이 자신의 하수인이 된 청와대 경제 수석에게 지시한 일이었다.

“그래서 여당과 야당이 합심했군.”

대통령은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태원 회장은 왜 갑자기?”

이런 대통령의 물음에 청와대 경제 수석이 차분하게 답했다.

“최태원 회장이 가지려는 도서 지역은 표면적으로는 우도지만 그 남단에 있는 마라도가 핵심입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서쪽 영토의 끝인 격렬비열도입니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작은 섬을?”

청와대 경제 수석이 턱선을 매만지며 대통령에게 말했다.

“아마도 해양 에너지 개발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 수석 자네 추측인가? 아니면 최태원 회장에게 들은 이야기인가?”

대통령의 물음에 청와대 경제 수석이 담담하게 답했다.

“태성 그룹이 생수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와 함께 해양심층수 개발 특별법이 지난 국회에서 소리 소문 없이 통과가 됐습니다. 그래서 추측한 겁니다.”

“해양 에너지 개발과 해양심층수 개발 특별법이 무슨 상관이야?”

“해양이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팔짱을 끼며 청와대 경제 수석에게 물었다.

“해양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예, 그렇습니다. 마라도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한일 공동개발 구역입니다. 그 지역은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중단으로 공동개발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청와대 경제 수석의 보고에 대통령이 탄성을 내뱉었다.

“오!”

“그 부분을 다른 방향으로 풀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곤 청와대 경제 수석을 나지막이 불렀다.

“경제 수석.”

“예, 대통령님.”

“내가 최태원 회장을 도와야 한다는 건가?”

이런 대통령의 물음에 청와대 경제 수석이 담담하게 답했다.

“누군가는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5광구를 비롯해서 7광구까지 유신 시절부터 대륙붕 개발 사업을 했지만 발전이 없었어.”

경제 수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통령에게 말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해양 유전이나 가스 채굴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이제는 또 모르는 일이 됐습니다. 그리고 국제 해양법이 개정될 조짐을 보인다고 합니다.”

“국제 해양법이 개정이 돼?”

대통령이 경제 수석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륙붕 연장설이 지배적이었고 그에 따라서 7광구 지역이 대한민국의 해양 영토로 인정이 됐지만 앞으로 국제 해양법이 개정되면 200해리가 적용이 되어서 일본의 해양 영토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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