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세 번째 괴담 -
빨간 휴지, 파란 휴지 (2)
복도를 걸어 도착한 1층 남자 화장실.
일단은 비어 있었다.
‘빨간 휴지, 파란 휴지라……
왠지 신경 쓰여 4번째 칸을 슥 봤는데 별 이상은 없어 보인다.
소변기에 서서 볼일을 보고 있자 복도에서부터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 문이 쾅 열리더니, 험상궂게 생긴 남학생 한 명이 헐레벌떡 4번째 칸으로 쑥 들어갔다.
‘방금 괴담 하나 듣고 왔는데 어떻게 거기로 들어가냐.’
푸지직, 하는 요란한 효과음과 더불어 남학생의 안심한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지퍼를 올리고 손을 씻으러 세면대로 향했는데 순간 가느다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화장실 안에 흐르는 정적.
어디서 소리가 난 건지 둘러보고 있자 그 목소리가 또 들렸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 까~?]
기괴한 멘트와 어디서 나는 소리인 지 알 수 없는 애매함만 빼면 목소리 자체는 참 예뻤다.
유치원 선생님이 나긋나긋하게 어린 애기들을 대하는 듯한 몽롱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목소리.
네 번째 칸 안에 있는 남학생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방금 전의 요
란한 효과음과는 달리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잠시 서로 침묵하던 중, 남학생이 말했다.
“야, 장난치지 마라.”
시비조의 말투.
나한테 하는 말인가?
‘하긴. 여긴 쟤랑 나 둘뿐인데.’
저 안에선 착각할 만하지.
나도 닫혀 있는 네 번째 칸을 보며 대꾸했다.
“내가 안 했는데.”
다시 정적.
그리고 잠시 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 까~?]
여성이 아주 어린아이를 대할 때 쓰는 나긋한 목소리의 어조.
남학생이 낮은 목소리로 다시 나에게 말했다.
“야, 장난치지 마라고.”
목소리의 톤이 굵직한 게 상당히 위압적이다.
아까 언뜻 본 외모나 분위기를 봤을 때, 이 녀석은 아마도 잘나가는
부류.
일진, 통, 짱, 그런 거인 듯싶다.
“내가 안 했다고.”
하지만 나도 산전수전 다 겪은 고등학교 ‘3+1’학년.
안 그래도 방금 경원이와 머리 싸움을 한바탕 치르고 온 터인데, 또 다시 3살이나 어린 놈한테 명령조의 말투를 듣자 욱하는 마음에 되받아 치고 말았다.
“그럼 뭔데?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는데?”
“몰라. 나 아니니깐 따지지 마.”
다시 정적.
조용한 화장실.
나는 이대로 저 녀석을 내버려 두고 그냥 나갈 수도 있겠지만, 이 웃기는 괴현상의 결말을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이어 네 번째 칸 안에서 뒤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 씨바.”
남학생이 작게 욕을 내뱉더니 한숨을 쉬었다.
“후우, 미안한데 옆 칸에서 휴지 좀 줄래?”
“어. 잠시만”
친절을 베풀려 옆 칸 문을 열어 보았지만 휴지는 없었다.
다른 칸들도 마찬가지.
기나긴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첫 주이기에 아직 청소 당번 같은 것도 없기 때문일까.
화장실 청소 도구함을 열어 봐도 락스통과 대걸레만 있을 뿐, 휴지는 온데간데없었다.
“야, 다른 칸에도 휴지 없는데.”
순간, 나긋한 여성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 까~?]
“X발, 진짜 장난치나!”
남학생이 소리 지르며 말했다.
“장난치지 말고 휴지 가져오라고. 아까부터 계속 넘어가 주려 했는데, 돌았냐?”
남학생의 고함 소리가 조용한 화장실 타일에 울려 퍼져 메아리를 만들었다.
나도 억울한 마음에 되받아쳤다.
“진짜 없다고! 그리고 목소리 구분도 못 하냐? 여자 목소리잖아!”
“X발, 그럼 너 말고 누가 있는데, 여기!”
“X까, 개새끼야, 나한테 욕하지 마 X발.”
“개새끼? 돌았냐?”
“뭐! 내가 안 했다고!”
“지랄하지 말라고! 여기 너 아니면 누가 있냐고!”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X발놈아, 개학 첫 주부터 잘 걸렸네, 거기 딱 서 있어라!”
남학생이 분노에 차서는 엉덩이도 안 닦고 나를 잡으려 급히 바지를 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잡히면 쳐맞는 건 둘째치고 더러워서라도 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급히 화장실 밖으로 도망가려던 찰나.
“뭐니, 너희들! 왜 화장실 안에서 싸우고 있니!”
30대쯤으로 보이는 예쁜 여자 선생님 한 분이 남자 화장실 문을 벌컥 여셨다.
뵌 적이 있는 분이었다.
입학식 때 교실 안에 있던 나를 데리고 나오시려다, 내가 빈혈이 있다고 둘러대자 양호실에 데려다주신 분
4번째 칸 안에 있던 남학생은 팬 티 차림으로 씩씩대며 문을 열고 나오다가 선생님을 보고는 급히 다시 칸 안으로 숨어 버렸다.
“뭐니? 무슨 일이니?”
선생님이 나를 보며 추궁하는 눈길을 보내셨다.
“저, 그게……
나는 귀신 얘기는 빼고 화장실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선생님은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니, 그게? 둘이 꽁트하니?”
할 말이 없다.
철 지난 화장실 괴담보다 더 유치 한 싸움이었다.
“17살이나 먹은 녀석들이 그런 걸로 소리 지르며 싸웠어? 그것도 한 놈은 싸는 채로. 참나, 기가 막 혀……
“죄송합니다.”
“휴지가 없으면 선생님한테 그냥 빌리면 되잖아! 선생님이 휴지 빌려 주겠다고 몇 번을 물어야 하니? 둘 중에 고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그 걸 못 고르고 싸우고 있냐고!”
“네?”
“선생님이 빨간 휴지 줄지, 파란 휴지 줄지, 몇 번을 물어봐야 하는 데에에엑 빨간휴지 파란휴지줄까물어 봤는데왜대답안해에에에에엑”
선생님은 그 말을 끝으로 허리를 숙이시더니 네발로 다다닥 기어서는 순식간에 내 키보다도 훨씬 높은 대 변기 칸막이를 타고 올라 넘어가셨다.
“ 빨간휴지줄지파란휴지줄지물어봤는데왜대답안하냐고휴지없다며 빨간 휴지는니피로빨갛게 파란휴지는목졸라온몸이파랗게”
“으아아아악! 씨바아아알!”
네 번째 칸 안에서 비명 소리와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칸막 이 문이 열렸고, 나와 말싸움하던 남학생이 똥범벅이 된 채 타일에 미 끌리며 바둥거리는 게 보였다.
그 뒤에선 귀신처럼 머리가 풀어 헤쳐진 채로 선생님이 남학생의 발목을 잡고 도망치지 못하게 마구 할 켰다.
“하얀 휴지! 하얀 휴지로 주세요!”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그러자 선생님이 멈칫하셨다.
“···하얀 휴지?”
“네! 하얀 휴지요!”
선생님은 남학생을 놓고는 스윽 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머리를 한번 우아하게 휙 쓸어 넘기시더니 팔짱을 끼고는 나를 쳐다보셨다.
“하얀 휴지라니, 너 정말 엉큼하구나.”
그사이 남학생은 숨을 몰아쉬며 바닥을 기어 내 뒤로 숨었다.
“하긴, 사춘기의 남학생들이란, 뭐.”
“하얀 휴지를 정말 원하니?”
선생님께서 엉덩이를 씰룩거리시면서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셨다.
“그, 그게……
“하얀 휴지를 경험해 보고 싶었던
거야아~‘?”
선생님의 나긋한 목소리가 화장실에 몽롱하게 울려 퍼졌다.
기괴한 멘트만 빼면 참 예쁜 목소리.
유치원 선생님이 나긋나긋하게 어린 애기들을 대하는 듯한 몽롱한 매력의 목소리.
나는 갑자기 급변한 이 분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선생님은 언제 귀신처럼 네발로 기어 다녔냐는 듯 멀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천천히 움직이며 끈적하게 발음하신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말한 걸 까~?”
선생님이 내 앞에 다가오시자 향수 냄새가 훅 풍겨 왔고, 순간 머리가 아찔해졌다.
그리고 마치 키스하시려는 듯 얼굴을 나에게 쭈욱 내밀다가 방향을 살짝 틀어서는 귓가에 속삭이신다.
“선생님한테 하얀 휴지를 당해 보고 싶니?”
“아아, 아······
정신을 못 차리고, 아찔한 어른의 매력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버리는 느낌.
네, 하고 말해 버리려던 그 순간.
끼익- 쾅!
화장실 문이 급하게 열렸다 닫히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뒤에 있던 남학생이 이 틈을 타 도망친 것이었다.
‘시, 시발……
슬쩍 고개를 돌려 나도 다급하게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나가기 직전 뒤를 돌아
보자, 선생님은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뜬 채 나를 쳐다보고 계셨다.
“아, 안녕히 계세요… 휴지는 괜찮습니다.”
나는 서둘러 화장실을 나서서 교실로 도망쳤다.
동시에 눈앞에 떠오르는 메시지.
[C급 괴담 - 빨간 휴지, 파란 휴지와 마주쳐서 살아남았습니다.]
[괴담 포인트 10을 획득했습니다.]
* * *
나머지 오후 시간은 멍하니 뒤숭숭 한 채로 보냈다.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 탓도 있고, 그 선생님의 이상했던 행동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얀 휴지가 도대체 뭘까… 계속 생각나네. 그리고 그 남자애는 잘 살아남았나? 좀 다친 것 같던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새 6교시가 끝나고 하교 시간이 다가왔다.
오후 조례를 앞두고 잠시 담임을
기다리는 틈에 선아가 머뭇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저기, 준아.”
“응?”
“표정이 안 좋아 보여서……
“동아리 계획서… 역시 많이 어려 워?”
“아, 맞다!”
큰일 났다! 담임이 오기까지 5분 정도 남았으려나.
나는 잽싸게 볼펜으로 후다닥 계획 서를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벼락치기에 강한 성격답게 궁지에
몰리자 영감이 마구 떠올랐다.
‘괴담 동아리! 선조들의 민속 괴담을 연구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연구 한다는 콘셉트로… 그걸로 어떻게든 엮어 내자.’
날·린 글씨체로 있는 부사 없는 부 사를 다 써 가며 내용을 길게 늘렸고, 간신히 다 작성했을 때 담임이 드르륵 교실문을 열며 들어왔다.
선아가 감탄하는 표정으로 내 모습을 보고 있다 들어오는 선생님을 보곤 후다닥 제자리로 돌아갔다.
“오늘도 다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담임은 학생들이 전부 자리에 앉아
있는지 확인 후, 급식실 갈 때 너무 떠들면 안 된다는 얘기와 머리 염색을 아직 안 푼 사람들은 다음 주까지 다시 검은색으로 만들어 오라는 사항을 안내했다.
“자, 그리고 오늘 점심시간에 남학생 한 명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넘어져서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어요. 다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합시 다~ 그럼 안녕.”
그 말을 끝으로 휙 나가시려는 걸 내가 뒤따라가 말했다.
“선생님! 여기 동아리 계획서요.”
“고생했어요~”
선생님은 종이를 대충 받아 드시고
는 읽지도 않으시고 잽싸게 교무실로 가셨다.
퇴근 시간에 민감하신 타입일까.
[인물 박담임에 대한 이해도가 10 올랐습니다.]
자리에 돌아오니 선아가 내 옆에 슥 다가왔다.
“뭐라고 하셔?”
“후, 모르겠어. 아직 안 읽어 보셨는데, 사실 부원 한 명을 아직 못 구해서 안 적어 놨거든.”
“그렇구나.”
“뭐 어떻게든 되겠지. 동아리 못 만들면 그냥 있는 곳 아무 데나 골라 가자.”
“으응….”
선아는 아쉬워하는 눈치로 말끝을 흐렸다.
괴담 동아리 같은 활동, 이상해 보일 텐데 뭐가 아쉬운 걸까.
다른 동아리에 들어가 새로운 사람 들과 교류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워 서 그런가.
“동아리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중얼거리는 선아를 향해 나는 고개
를 끄덕였다.
“응. 그래서 친한 친구들끼리 같이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응! 맞아. 꼭 그랬으면……
내가 속마음을 대변해 주자 선아가 맞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고개를 끄 덕 거린다.
[인물 윤선아에 대한 이해도가 5 상승했습니다.]
* * *
학교를 마치고 경원이랑 선아와 나
란히 교실을 나섰다.
“선생님은 뭐라고 하셔?”
“아직. 내일 돼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잘 됐으면 좋겠네.”
경원이가 안경을 치켜올리더니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문득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겨 서 바로 말을 꺼냈다.
“경원아, 혹시 빨간 휴지, 파란 휴지 괴담 알아?”
“대답할 가치도 없어.”
하긴. 괴담에 관심 없는 나조차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거니깐.
“그 이야기 속에서 귀신이 빨간 휴지 줄지, 파란 휴지 줄지 묻잖아. 그런데 하얀 휴지라고 대답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하얀 휴지?”
경원이가 벙찐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한숨을 내쉬었다.
“저번에도 그렇고 독특한 질문이 네. 괴담에 대해 잘 모르는 초심자 이기에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인가. 그런 건 좀 부럽기도……
나는 머쓱해 하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안 휴지라. 하얀 휴지… 정해진
답은 없지만, 추측은 해 볼 수 있겠지.”
“어떤 추측?”
“빨간 휴지를 선택하면 피를 뽑아 빨갛게 물들여 버린다. 파란 휴지를 선택하면 질식시켜서 파랗게 만들어 버린다. 그럼 하얀 휴지는 역시 하얗게 만들어 버리는 쪽이겠지.”
“하얗게 만든다고?”
“놀라게 해서 얼굴을 하얗게 질리게 만든다거나, 뭐 방법은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빨간 피로 빨간 휴지를 만들 듯이, 몸 안의 하얀 무언가로 하얀 휴지를 만드는 방법.
‘뭐지?’
일단 짐작 가는 건 없어서 그냥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아, 넌 알겠어?”
“모르겠는데……
역시 선아도 괴담에 대해서는 문외 한이었다.
이후 각자 갈림길에서 헤어졌고, 나도 집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마주친 괴담에서는 최소 한 번은 죽었었는데, 오늘은 단번에 살아남았군.’
살아남은 이유는 아마도 빨간 휴지, 파란 휴지가 어떤 이야기인지
내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당황하지 않고 바로 대답이 튀어나온 걸 거다.
‘…어떤 이야기인지 미리 알고 있는 게 큰 차이겠구나.’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이 괴현상은 결코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적어도 토대가 되는 괴담 속의 규 칙 그대로를 따라가는 것이다.
그 말인즉, 괴담을 잘 모른다면 전 교생 머리가 터져 나가거나, 기괴한 존재에게 몇 번이고 살해당했던 것처럼 큰 위험을 겪게 되지만, 괴담
속 조건만 잘 알면 꽤 쉽게 해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이건 소위 모르면 죽는 류의 게임!
과거 오락실에서 철권을 할 때 펀치 한 번을 못 맞히고, 동네 형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던 게 기억이 난다.
그것도 소위 모르면 죽어 가며 배우는 류의 게임이었다.
그리고 새삼 내가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괴담을 공부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 까?
그런 걸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도 있을까?
절레절레.
물론, 없겠지.
이리저리 책을 파고, 인터넷을 검 색하고 지인들에게 물어가 보며, 알 음알음해서 지식을 쌓는 수밖에 없다.
‘팔자에도 없는 괴담 전문가가 돼야 하는 건가.’
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
자 우리 집 아파트가 보였다.
생각에 빠져 걷는 동안 어느새 집에 도착했나 보다.
고개를 올려 우리 집을 보니 베란 다에 누군가 서 있었다.
“ 엄마?”
엄마가 베란다에 서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반가워서 손을 휘휘 저었다.
엄마는 이상하게도 별 반응이 없다.
분명 나를 보고 있는 게 확실한데 도.
나는 뭔가 신경 쓰여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괴담 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