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담 동아리-16화 (16/130)

16화

네 번째 괴담 - 엄마 (4)

집을 향해 발걸음을 서두르며 곧장 경원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 경원아. 학원은 마쳤어?”

[아니, 지금 학원 쉬는 시간이라서 받았는데. 왜?]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시간 괜찮 아?”

[한 5분 정도밖에 통화 못 하는데. 일단 말해 봐.]

“집 안에 엄마인 척 흉내를 내는 존재에 대한 괴담. 아는 거 있어?”

[괴담?]

경원이는 잠시 어이가 없는 듯, 잠시 뜸을 들이더니 물었다.

[그게 지금 궁금하다고? 당장?]

“응, 미안해. 생각나는 게 있으면 바로 말해 줄래?”

[너도 참… 특이한 질문을 많이 하네.]

“어때? 짐작 가는 거 있어?”

[당연하지.]

조금 잘난 체하기는 해도 역시 묻는 말에는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녀석.

[이제 괴담 동아리의 부장이라는 거지? 태도가 마음에 들어.]

경원이는 혼자서 뭔가를 납득한 듯 싶더니, 이내 빠르게 정보를 쏟아냈다.

[가족인 척하는 귀신이 나오는 이야기는 무척 많지만, 일반적인 경험 담을 제외하고 괴담의 형태로 떠돌아다니는 것 중에는… 역시 엄마 딜 레마가 제일 유명하겠지.]

“엄마 딜레마?”

[미국에서 건너온 도시 전설인데, 들어 봐.]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어느 날 밤, 나는 2층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층 부엌에서 어머니가 좀 와 보라고 외치셨습니다.

어머니께 가려고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2층의 부모님 방에서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부엌으로 내려가지 마! 엄마도 방 금 그 소리 들었어!”

나는 어떤 엄마를 믿어야 할까요?

[이상.]

···이게 엄마 딜레마라는 괴담인가.

“딜레마란 건, 역시 정답이 없다는 거지?”

[그렇지.]

젠장.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지난번 괴담도, 지지난번 괴담도 그랬다.

이 존재들은 이야기의 조건이 갖춰 졌다는 전제하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신, 반드시 그 공략 법 또한 이야기 속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유명한 괴담이라고 했지? 사람들이 뭔가 추측해 놓은 건 없어?”

[추측이라, 흠.......]

순간 전화기 너머로 종소리가 들린다.

학원의 쉬는 시간이 끝났나 보다.

[여러 개 있기는 해. 어떤 어머니 가 먼저 불렀는지 순서를 가지고 하는 추론부터, 어머니가 있는 위치로 추리하는 것도 있고.]

들어 봐야 알겠지만, 당장 느낌으로는 그런 단서로 하는 추리는 지금의 내 상황과 맞지 않아 크게 도움

이 안 될 것 같다.

“다른 추론은? 진짜 어머니를 알아 낼 수 있는 이야기 속의 다른 단서는 없어?”

[나 지금 수업 들으러 가 봐야 하는데.]

“미안, 정말 미안. 내일 내가 맛있는 거 사 줄게.”

[별로 먹을 거에는 관심 없다 만…….]

경원이가 휴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우스갯소리로는 성적표가 나왔다 든가 임신했다든가 하는 엄마들이

격렬하게 반응할 법한 질문을 던져서 판별해 보라는 의견이 있기는 해.]

순간 나는 머릿속에 뭔가 번쩍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다.

여기서부터 파고들면 뭔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정말 가야 해. 궁금한 건 다 음에-]

“알았어, 고마워! 경원아, 정말 고마워! 공부 열심히 해!”

[그래. 수고해.]

뚝 _

어느새 석양이 저물어 저녁이 됐고, 저 멀리 우리 집 아파트 단지의 입구가 보인다.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이 엄마 딜레마 괴담.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진짜 엄마인 지 밝혀내는 게 아니다.

어째서 1층의 어머니는 한밤중에 부엌에 있는 건지.

또 어째서 2층의 어머니는 내가 1 층으로 내려가던 도중에야 뒤늦게 불렀는지.

그런 의문점들을 파고들려 해 봤자

끝없이 양쪽이 수상해 보이기만 할 뿐이다.

그건 괴담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는 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로 가 짜 엄마 쪽이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 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괴담의 요는 누군가가 엄마의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것.

그럼 그걸 역이용해서 흉내를 못 내게 만들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나는 다시 생각에 빠졌다.

단지 입구를 들어서자 저 멀리 우

리 집 동이 보·인다.

그리고 집 베란다에 누군가 서 있는 것도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흉내를 못 내게 해야 하지?’

이미 당신은 우리 엄마가 아니라고 수없이 부정해 보았지만 먹히지 않았다.

대체 어떤 식으로.

반응을 줘서 판별한다고…….

번뜩.

‘그건가.’

나는 걸음을 서둘러 우리 집 동 입구로 향했다.

아버지가 넋을 잃고 1층 출입문 앞에 서 계신 게 보였다.

난 조용히 뒤로 다가가 말했다.

“아빠.”

| 99

아버지는 놀라서 뒤돌아보더니 나인 걸 확인하시고는 한숨을 쉬셨다.

“준이구나. 지금 집에 돌아왔느냐. 놀랐잖아, 이 녀석.”

“집에 이상한 게 있어요, 아빠.”

아버지의 눈이 다시 휘둥그레지신다.

“···어떤 이상한 걸 말하는게냐?”

“누가 계속 엄마인 척 흉내를 내요.”

아버지가 침음을 흘리며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셨다.

“나도다, 준아. 나도 그걸 봤다.”

“어머니가 오기 전에 우리끼리 해 결해요, 아버지.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요.”

“좋은 방법? 어떤 것 말이냐?”

나는 잠시 고민했다.

‘여기서 이걸 설명드려 봤자 이해를 못하시겠지……

그 가짜 엄마와 직접 삼자대면해서

보여 드리는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감이 좋으시니 보시는 순 간 바로 눈치채실 것이다.

“일단 올라가요. 가서 말씀드릴게요.”

“그래, 알겠다. 건장한 남자 두 명 이면 어떻게든 되겠지.”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나를 따라오셨다.

이번에는 내가 앞장서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문 득 두려워졌다.

‘이게 정말 통할까?’

마음이 약해졌다.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마찬가지로 긴장하신 기색.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는 다시 정면을 보았다.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죽음 직전에 아버지가 보여 주셨던 강인한 모습이 떠올랐다.

[이놈! 어디 남의 집에 들어와서 행패냐! 썩 나가라!]

사실은 아버지도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꾸욱.

주먹을 굳게 쥐었다.

‘통할 거다. 그렇게 믿고 나아가야 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 성큼성큼 우리 집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초인종을 꾸욱 눌렀다.

[띵동~ )]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

‘반응해라, 제발……

[띵동~〉띵동~》띵동~》띵동~ 으띵동~〉띵동~〉]

나는 검지에 힘을 실어서는 반복적

으로 꾹꾹 초인종을 눌렀다.

마침내.

달칵-

인터폰에서 달칵하고 소리가 들렸다.

안에 있는 누군가 수화기를 집었다는 뜻이다.

나는 조용하게 읊조렸다.

“문 열어라, 어멈아.”

아버지가 눈이 휘둥그레지셔서는 나를 쳐다보신다.

수화기 너머는 조용하다.

하지만 수화기를 집은 이상 분명히 듣고 있을 거다.

나는 묵묵히 다시 말했다.

“문 열어라, 어멈아.”

안은 조용했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띵동~》띵동~》띵동~ 으띵동~》띵동~》]

“집에 있는 거 다 알고 왔으니 열 어라!!!!! 칠십 된 시어머니 밖에 세워 놓는 건 너밖에 없구나!!!!!!!”

내가 호통치며 끝도 없이 초인종을 누르자 마침내 도어락이 열렸다.

[삐리릭~]

나는 서둘러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도 얼떨떨한 기색이셨지만 곧 나를 뒤따라 들어오셨다.

엄마 딜레마는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구별할 필요 자체가 처음부

터 없었다.

가짜 엄마가 더 이상 흉내를 내지 못할 지경까지 몰아가기만 하면 끝.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라는 존재가 가장 격렬하게 반응할 법한 멘트를 마구 던지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해 낸 해답이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X발.’

나는 머릿속으로 티브이 아침 드라 마에서 본 시어머니의 대사들을 필사적으로 되새겼다.

완전한 저녁.

집 안은 빛 한 줄기 없이 어두컴 컴했고, 신발장의 센서등만 주황색

으로 빛나며 어렴풋이 거실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거실 코너를 돌면 있는 주방 쪽에서 엄마가 목만 쑥 내밀고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엄마가 대뜸 턱을 쩍 벌리더니 불 평을 쏟아 낸다.

“공부도 못하는 게 어디 얼굴을 빳 빳이 들고 들어오니?”

“어멈아, 이참에 현관문 비밀번호 좀 가르쳐다오.”

나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벨 누를 때마다 꼭 남의 집에 오는 것 같아 싫구나. 비밀번호 좀 알

려다오.”

엄마가 잠시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또 불평을 쏟아 낸다.

“너는 어떻게 된 애가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니? 그렇게-”

“내가 내 집 오겠다는 게 잘못이 니?”

나는 말을 끊고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엄마가 이쪽을 뻔히 쳐다본다.

나도 기세에서 지지 않으려 강하게 눈을 노려봤다.

무언의 대치가 이어졌다.

한참 동안 눈싸움을 하던 도중, 엄 마가 내 시선을 슬며시 피하더니 눈 동자가 사팔눈이 돼서는 이리저리 데룩데룩 구른다.

“…너는 저번에도 뭐 한다고 해 놓고 하지도 않고, 응? 의지박약이다, 의지박약-”

“내가 내 집 오겠다는 게 잘못이 니!!!!!!!!! 현관문 비밀번호!! 못 배 워서 이해하기가 어렵니!!!!!?”

다시 시작된 기세 싸움.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노려보다가 엄마가 마침내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느릿느릿 말한다.

“어어머님… 그게에… 무슨……

“내가 아범이를 낳았지 않니!! 아 범이 명의면 곧 내 집이지 누구 집 이겠니!!!!!!!! 너는 어떻게 된 애가 생각이 그렇게도 짧니!!!!!!!!!”

말려들었다!

“며느리가 됐으면 빨리 나와서 인사도 하고 문도 열어놔야지. 내가 오는 게 싫은 거냐? 그런 거냐?”

“아아니… 그런게에… 아니구요 오……

“아니긴 뭐가 아니냐, 이년아! 내 가 오니 짜증이 단단히 난다, 이거 아니냐!!”

“아아니에요… 오해에요오……

나는 완전히 아드레날린에 몸을 맡 기고는 드라마 속 시어머니와 혼연 일체가 돼서는 더 강하게 외쳤다.

“이년아 너 잘 걸렸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집에 박혀 있는 거니!!!!!! 너 도대체 뭐 하는 애 니!!!!!!”

“어어, 어어……

엄마를 흉내 내던 그것은 완전히 전의를 잃고는 눈알만 굴리고 있다.

“무우슨, 날인데요… 어머니임

……?”

“그걸 이제사 묻니!!!! 너 도대체 뭐 하는 애니!!!! 너희 친가는 그렇게 가르치니???? 내가 그동안 단단히 잘 못 알고 있었구나!!!!”

“어쩜 이렇게 수준이 차이가 나니, 정말!!!!!!! 어쩔 거니!! 어쩔 거냐 고!!!”

엄마가 눈을 굴리는 걸 그만두고는 나를 쳐다보며 묻는다.

“그래서 오늘이 무슨 날인데요, 어머님?”

씨발.

무슨 날이라고 하지?

연기에 완전히 몰입해서는 아무 생각 없이 내질러 버렸다.

“···너 지금 말대꾸 하는 거니? 어떻게 된 애가……

“그래서. 무슨 날이냐고. 오늘이.”

엄마가 천천히 읊조린다.

순간 머리가 새하얘진다.

X발, X발, X발. 뭐라고 하지… 생

일이라고 할까…….

흐름이 다 끊겼다, 젠장.

다음 멘트가 생각이 안 난다.

다 왔는데, 거의 다 됐는데 X 발…….

그때였다.

“얘!!!! 오늘 네가 우리 애 어린이 집 데리러 와 주겠다고 한 날이잖아!!!!!!!!!”

아버지가 새된 가성으로 여자 목소리를 흉내 내며 외쳤다.

“올케는 그렇게도 기억력이 안 좋아!? 아님 애 하나 더 보는 게 힘들어서 일부러 쌩깐 거야?”

나는 놀라서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도 진중한 눈동자로 나를 흘 긋 쳐다보시고는 묵묵히 고개를 끄 덕이셨다.

엄마를 흉내 내던 여자는 멈칫하더

니, 다시 천천히 눈알을 굴리면서 말했다.

“형님으은… 어떻게 그런 부탁으을... 애 키우는게에... 얼마나 힘든 데에……

“야!!! 너 진짜 미쳤어? 너 때문에 우리 애 오늘 어린이집에서 펑펑 울었잖아!!!!!!”

아버지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가 성으로 외치셨다.

“너 때문에 우리 애랑 내가 입은 정신적 피해!! 50만 원 당장 내 놔!!!!!”

“혀엉님, 그게 무스은……

눈알을 이리저리 뒤룩뒤룩 굴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흐름이 우리한테 돌아왔다!

“애를 왜 저한테에… 도올보미… 신청하셔도, 되는……

“돌보미? 너 진짜 정신이 나갔구 나? 애를 어떻게 남의 손에 맡기 니?”

“그런데에 왜 저한테에는……

“올케 네가 남이니? 힘들 때는 나 몰라라 하고, 편한 것만 골라 먹니? 제사도 그렇고! 체, 너 정말 웃기는 애였구나?”

“혀엉님… 그마안 하세요오

“50만 원! 나랑 우리 애기가 입은 정신적 피해 50만 원! 그거 내놓든 가 아님 이 집에서 당장 꺼져!”

“집에서느은, 왜에… 나가야……

나도 재빨리 끼어들어서 외쳤다.

“왜긴 왜니!!!! 우리 아들 집이니 우리 거라서 그렇지 이년아!!”

“어머니임… 그으게 무슨……

“당장 나가 이년아! 꼴도 보기 싫다!”

“저어... 안 나갈 거예요, 어머니 임……

아버지도 틈타서 가성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신다.

“올케!!! 정말 이럴 거야? 돈 50만 원 내놓든가!!! 친정으로 꺼지든 가!!!!”

“그래 이년아! 친정, 친정 노래를 부르더니!! 속으론 아주 잘됐다 싶지? 다 안다!!”

그 귀신은 이제 눈을 완전히 사팔 눈으로 정신없이 굴리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아버지랑 난 한마음이 돼서 큰 소리로 외쳤다.

“친정으로 돌아가라, 이 년 아아 앗!!!!!!!!!!!!!!!!”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아

악!!!!!!!!!!!!”

“으그, 으그… 으그그극……

아파트가 떠나가라 우리는 더 크게 고래고래 악을 썼다.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

아!!!!!!!!!!!”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

이'!!!!!!!!!!!”

“으그, 으그그그극극극……

엄마가 턱을 쩌억 벌린다.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 ! ! ! ! ! ! ”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 ! ! ! ! ! ! ”

“그그극, 갸아악! 갸아아아아악!”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친정으로 돌아가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으극. 으극. 으그그극…!”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악!!!!!!!!!!!!!!!!!!!!!!!!!!!!!!!!!!!!”

번쩍-

귀신의 눈, 코, 입에서 빛이 번쩍 이더니 온 전신에 금이 간다.

금이 간 자국을 따라 똑같이 새하얀 빛이 눈부시게 뿜어져 나온다.

“ 갸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아 아 아 아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아

빛이 점점 더 새하얘지더니 눈이 부셔서 못 뜰 지경이 되자.

퍼어어어엉

가짜 엄마가 펑 터지더니 사르르르르 _

잔해마저 가루가 되어서는 집 안에 흩날리다 사라졌다.

그리고 정적.

그 여자는 흔적도 없이 소멸해 버렸다.

거실은 어둡지만 평소 모습 그대 로.

아버지랑 나는 기운이 빠져서 신발 장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허억, 허억.”

“후우……

어두운 집, 신발장의 주황색 센서 등만이 우리 두 남자를 비춘다.

파앗-

[B급 괴담 - 엄마 괴담과 마주쳐 서 살아남았습니다.]

알림창을 멍하니 보며 새하얗게 불 태웠다는 느낌으로 가만히 앉아 있던 중.

[띡. 띡. 띡. 띡. 띡. 삐리릭~]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끼익-

“어머나 세상에!”

엄마였다.

“…여보.”

“···엄마.”

엄마가 놀라면서 들어오셨다.

“아니, 다 큰 남자 둘이서 왜 여기 주저앉아 있어요? 준아, 빨리 일어나! 신발장 더러워!”

“···엄마.”

“왜 그러니? 무슨 일 있니?”

“엄마! 보고 싶었어요! 으허어어어 어어엉~”

나는 한심하게도 눈물, 콧물 범벅인 채 엄마에게 안겼다.

“어머, 얘 좀 봐, 정말!!”

엄마는 너털웃음을 지으시며 나를 안아 주셨다.

“그저께도 이러더니 정말! 너 무슨 일 있니? 내가 못 살아~”

“엄마, 엄마... 으허헝, 으허헝

아버지도 일어서서 뒤로 슥 다가오

시더니 수줍게 말씀하셨다.

“여보, 보고 싶었소.”

“아니, 당신은 또 왜… 참나. 우리 집 남자들 갑자기 왜 이래!”

“허허, 허허허.”

“으허어어어어엉~”

“징그럽다 고만해 이놈아! 깔깔 깔

그렇게 신발장 앞에서 우리 가족은 서로 얼싸안고 잠시 있었다.

[B급 괴담 - 엄마 괴담과 마주쳐 서 살아남았습니다.]

[괴담 포인트를 15 획득하였습니

다.]

[당신은 놀라운 기지를 발휘하여 오히려 엄마 귀신을 격퇴하고 말았습니다!]

[괴담 포인트를 70 획득하였습니다.]

[괴담 포인트가 충분한 수치까지 쌓였습니다! 괴담 포인트를 소모하여 특수 능력을 얻고 자신을 성장시 키십시오!]

괴담 동아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