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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로 환생!-90화 (90/387)

그렇게 열심히 시체를 파먹은 결과, 녀석의 몸집이 테니스공에서 거의 축구공 만한 크기로 커졌다. 

···뭐랄까, 역겹지만 장하다!

다시 아래로

같은 종의 몬스터라고 해도 능력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몬스터들이 판게라의 지상에 처음으로 나타났던 대격변 당시부터, 어떤 몬스터들은 같은 종의 다른 개체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선보였다. 때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단순히 레벨 차이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 이후 수백 년 동안 지상의 모든 지적 종족들이 던전을 탐험하며 그 수수께끼를 풀고자 노력한 끝에, 어떤 몬스터들은 처음부터 더 강한 상태로 생성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스폰 시점부터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영리한, 그래서 더 위험한 개체들이 존재했다. 

이런 개체가 성체로 자라나면 보통 같은 종족의 다른 몬스터들을 이끄는 우두머리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개체 주위에 모여든 몬스터들은 우두머리의 지도력과 도움으로 인해 더 빠르게 성장한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된 학자들은 이런 개체들을 해당 종족의 ‘대전사’로 따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한편 던전의 용병이나 자유 탐험가들은 이런 정예 몬스터들에 대한 두려움을 담아, 좀 더 노골적인 ‘대가리’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그런 몬스터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평소에는 이런 개체들이 아주 드물게 나타나지만, 던전 안에서 커다란 싸움이나 변화가 일어날 경우 대전사의 출현 빈도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전사 개체가 심지어 종족이 다른 몬스터들까지 다스릴 만큼 강력해져서, 다양한 몬스터로 이루어진 군대를 이끌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대부분 허황된 것으로 치부되는데, 여태까지 몇몇 신뢰할 수 없는 목격담을 제외하면 그런 존재에 대한 증거가 지상까지 전해진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 헤저 올드핑거의 저서 ‘던전의 괴물들’ 제 4장 ‘던전의 대전사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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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파리의 식사를 지켜보고 나서, 나도 몬스터의 시체로 배를 채웠다. 

약한 몬스터들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식사를 했더니 바이오매스가 어느 정도 모였다. 

아무래도 곧 변이시킬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당장은 아이들을 데리고 농장 밖으로 나왔다. 

둥지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으니, 이제 내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킬 때였다. 

그리고 타이니도 좀 키우고 말이다. 

이 덩치 큰 고릴라 녀석은 매일같이 더 의기소침해지고 있었다. 

조만간 싸우게 해주지 않으면 가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마을까지 절반 정도 돌아간 뒤에, 새로운 굴을 파기 시작했다! 

굴파기에 집중하는 일은 너무 쉬웠다. 

턱으로 흙을 옮기는 과정은 내 내면에 존재하는 개미의 영혼을 충족시켰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나는 상당한 길이의 통로를 만들 수 있었다. 

강력한 육체와 채굴 스킬의 조합 덕분이었다. 

굴파기를 향한 내면의 열정은 물론이고 말이다! 

내 목표는 인간들의 교회 아래까지 비밀 통로를 연결하는 거였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던전의 더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몬스터들에게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기도 했고, 부분적으로는 인간들이 경험치만 얻고 바이오매스를 낭비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기도 했고, 또 부분적으로는 기존의 탈출용 통로에 만들어 놓은 샛길로 더 깊이 들어가서 나와 타이니가 성장할 수 있을 만큼 강한 몬스터들과 싸우기 위해서기도 했다. 

나는 항상 다음 진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두뇌파 개미로 진화한 뒤 나는 엄청나게 강해졌고, 아직도 새로운 능력들을 익히고 있었다. 

매번 진화할 때마다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다 보니 한 번 더 코어를 최대치까지 키운 다음 진화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개미의 꿈이라고나 할까! 

반나절 동안 맹렬한 기세로 땅을 판 뒤, 나는 타이니를 설득해서 나를 돕게 만들었다. 

뭔가 싸울 만한 적을 찾기 위한 일이라고 말하자, 놀랍게도 타이니는 기꺼이 통로 안으로 들어와서 커다란 두 손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녀석은 한 번씩 파낸 흙을 잔뜩 들고 나가서 숲 속에 버린 뒤, 곧바로 돌아와서 노련한 광부처럼 작업을 계속했다. 

타이니가 다시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니 거의 눈물이 날 정도였다. 

돌아온 걸 환영해, 타이니! 

타이니가 굴을 파는 동안, 나는 빠르게 둥지로 돌아와서 일개미들이 농장에서 바이오매스를 수확하는 걸 도와준 뒤 여전히 내 위에 타고 있는 두 꼬마에게 밥을 먹였다. 

잘 먹여야 빨리 커서 밥값을 하겠지··· 

많이 먹어라, 녀석들아. 

거기까지 하고 나서 나는 빠르게 새로운 통로로 돌아와 지친 타이니와 교대했다. 

우리는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어제부터 들기 시작한 불길한 예감은 점점 더 강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던전으로 돌아가 레벨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더욱 커졌다. 

나는 터널 지도를 참고해서 우리가 나온 탈출용 통로와 만나는 방향으로 굴을 파고 들어갔다. 

물론 교회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는 인간들에게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충분히 아래쪽으로 파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네 시간을 더 파자 마침내 통로가 이어졌다! 

마지막 남아 있는 흙더미를 파내자 친숙한 던전의 푸른빛이 내 눈을 자극했다. 

그리고 몬스터들의 비명 소리, 발톱이 살을 찢는 소리가 들려왔다. 

벽을 타고 흐르는 마나 줄기에서 맥동하는 빛은 마치 이 행성 자체의 생명력처럼 느껴졌다. 

내가 거의 그리워하던 느낌이었다. 

완전히는 아니고··· 거의. 

하지만 타이니는 정말로 그리웠던 모양이다. 

이 고릴라의 귀에는 좁은 통로를 따라 들려오는 전투의 소음이 마치 음악처럼 들리는 듯했다. 

타이니는 더 이상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피에 굶주린 포효를 지르며 나를 밀치고 던전으로 들어가려 했다. 

타이니가 돌아왔다! 

무거운 고릴라 녀석이 앞으로 나아가려고 내 위에 올라타는 바람에, 나는 바닥에 납작하게 눌렸다. 

[내려와 임마!] 

내가 외치는 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니면 듣고도 무시하기로 했는지 타이니는 아무런 대답 없이 던전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두 주먹에 전기를 일으킨 뒤 지네, 개, 도마뱀과 토끼 몬스터를 닥치는대로 쳐 죽이기 시작했다. 

숲 속의 호수 근처에 만든 농장에 비해서 그렇게 많이 깊지도 않았지만, 훨씬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생성되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낮은 레벨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정도의 작은 발전만 해도 타이니의 피를 다시 끓게 만들고 전투 본능을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거대 원숭이가 날뛰기 시작하자, 통로 안에 득실거리던 몬스터들이 강력한 주먹을 감당하지 못하고 빠르게 쓰러졌다. 

타이니의 주먹에 맞고 날아간 몬스터들은 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쓰러진 뒤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기다려! 

내 몫도 남겨줘! 

타이니가 전부 해치우기 전에 나도 서둘러 싸움에 뛰어들었다. 

10분 뒤, 우리는 통로 안에 가득하던 몬스터들을 모두 정리한 뒤 바이오매스로 배를 채우고 있었다. 

[이제 좀 만족해, 타이니? 간만에 제대로 싸웠잖아.] 

내가 묻자 타이니는 먹는 걸 멈추지 않으면서도 이마에 주름을 잡고 생각에 잠겼다. 

[아니.] 

마침내 타이니가 대답했다. 

사실 그럴 거라고 짐작했다. 

농장에 나오는 몬스터들보다야 좀 더 강했지만, 타이니를 만족시킬 만한 적들은 아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어차피 다시 레벨업을 할 수 있을 만큼 강한 놈들이 나올 때까지 더 깊이 내려갈 생각이니까. 

레벨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방금 싸움으로 나는 1레벨이 올랐다! 

이제 와서 가시 도마뱀을 죽이고 레벨이 오르다니 좀 놀라긴 했지만, 아마 그 동안 자잘한 경험치가 쌓인 결과 같았다. 

꼬마 개미와 핵파리도 탈 것(나)에서 내려와 몬스터 시체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둘 다 덩치에 비해 놀랄 만큼 대식가였다. 

그나저나 이 녀석들 이름을 지어줘야 할 텐데. 

계속 ‘꼬마 개미’ 그리고 ‘핵파리’라고 부르기는 좀 그랬다. 

이참에 한 번 생각해 볼까? 

꼬마 개미는 일단 작고··· 

엄청나게 활동적이었다. 

에너지가 넘쳐서 언제나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그래서 그런 면을 반영하는 이름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꼬마 개미를 바이브라고 부르기로 했다. 

딱히 이유가 있다기보다, 그 이름이 문득 떠올랐다. 

바이브라는 이름에 만족한 채로, 나는 작은 촉수를 흔들며 식사에 열중하고 있는 검은 공을 쳐다봤다. 

지금까지 이 어린 핵파리는 계속 조용했다. 

사실 펫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있다고 해도··· 

이 단계의 몬스터가 내 말에 대답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래서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었다. 

게다가··· 

바이브는 일개미니 암컷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 녀석에게는 남자 이름을 붙여야 하나, 여자 이름을 붙여야 하나? 

뭐, 타이니는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니 이번에도 그런 걸로 정하면 되겠지. 

하지만 무시무시한 촉수 괴물에게 무슨 이름이 어울릴까? 

고민해 봐도 좀처럼 괜찮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그냥 발음이 어울리는 이름으로 하고 의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크리니스? 

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대부분의 몬스터 종족명처럼 라틴어 같이 들리기도 하고 말이야. 

크리니스로 하자. 

나는 그렇게 두 꼬마에게 적당한 이름을 붙였다. 

우리가 사냥한 몬스터 시체들에서 세 개의 코어가 나왔다. 

그 중 두 개는 내가 챙기고, 하나는 타이니가 흡수하게 했다. 

나는 타이니가 코어를 흡수할 때까지 무서운 눈으로 노려봤다. 

빨리 흡수 안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번거롭기는 해도 마음만 먹는다면 이 코어들을 지상으로 가져가서 스킬 연습에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는 대신 바로 흡수해서 내 코어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시 나 자신을 강화하는 길로 접어드니 기분이 좋군! 

계속 지상으로 이동했던 탈출용 통로의 꼬리 부분을 돌아다니다가, 나는 뭔가를 발견했다. 

마치 둥지의 개미들이 느슨하게 다져 놓은 흙으로는 던전의 마나 줄기가 몬스터를 생성하는 걸 막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마나 줄기가 흙 속에서 뭔가 이상한 놈들을 스폰시켰거나··· 

아니면 뭔가가 뻗어 나가는 마나 줄기를 쫓아서 땅을 파고 나온 걸지도 몰랐다. 

어쨌든 분명히 뭔가가 아래쪽에서 우리를 따라왔다. 

탈출용 통로의 끝 부분에 예전 둥지 방향으로 작은 굴이 뚫려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젠장. 

내가 걱정했던 게 바로 이거다. 

우리가 남겨 놓은 탈출용 통로에서 스폰되는 작고 약한 몬스터들만 교회 쪽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던전 전체가 인간의 마을과 연결되어 버릴 가능성 말이다! 

[타이니! 크리니스! 움직이자. 더 아래로 내려가볼 거야.] 

그 말을 듣자 타이니는 눈에 보이게 기뻐했지만, 작은 공은 별 반응이 없었다. 

···아, 그게 자기 이름이라고 말해준 적이 없구나. 

나는 크리니스에게 다가가서 다리로 녀석을 건드렸다. 

[얼른 올라타. 지금부터 네 이름은 크리니스야. 팀에 합류한 걸 환영해!] 

작은 공은 (내 생각에는) 기쁜 듯이 꼬물거리더니 촉수로 내 다리를 잡고 등까지 기어 올라갔다. 

크리니스가 자리를 잡자 나는 꼬마 개미를 불렀다. 

“지금부터 네 이름은 바이브야! 네가 변이로 페로몬 언어를 배우면 같이 대화를 할 수 있겠지. 가자!” 

바이브는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이내 내 머리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우리는 던전 아래쪽을 향해 내려갔다.

난입!

우리는 좁은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서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도중에 한 번씩 멈춰서 마나 감지 스킬을 사용했다. 

내려가는 도중에 갑자기 생성되는 몬스터가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상에 머무는 동안 조금씩 쌓인 바이오매스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확인해 보니 그 수가 스물 한 개나 됐다! 

처음 이 세계에 태어났을 때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킬 레벨에 집중하느라 이만큼 쌓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 정도 양이면 부위 하나를 +6, +7 혹은 +8까지도 변이시킬 수 있었다. 

어떤 부위를 강화해야 할까? 

최근 들어 중요성이 부각되는 중력 분비선? 

아니면 예전부터 꾸준히 유용했던 주입 턱? 

혹은 다시 눈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시작해야 할까? 

지금은 전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위부터 강화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한 나는 턱을 +8까지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어지간해서는 내 턱으로 찢어버리지 못할 상대가 없을 터였다. 

업그레이드한 턱이 물어 깨뜨리기 스킬과 결합하면 정말 강력하겠지! 

[턱을 +8로 업그레이드하겠습니까? 21 바이오매스가 소모됩니다.] 

가즈아! 

··· 

으아앍! 

내 얼굴! 

이번에도 어째서인지 나는 변이의 고통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미칠 듯한 간지러움이 밀려들자 그제서야 폭풍처럼 기억이 되살아났다. 

얼굴에 불이 붙은 것 같아! 

+4에서 +5로 업그레이드할 때 고통의 정도가 그 전보다 훨씬 심했다. 

아마 고급 변이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앞으로 모든 변이가 이렇게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자 좀 우울해졌다. 

어쨌든 결국 고통이 끝나고 내 감각이 돌아왔다. 

타이니는 내가 얼굴을 긁으며 몸부림치는 동안 뒤에 서서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이 원숭이 자식아! 

···그러고 보니 왜 타이니가 변이하느라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지? 

나는 다음 번에 타이니가 변이할 때는 놓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도와주려고? 

천만의 말씀! 

네가 괴로워할 때 나도 구경하면서 즐거워해 주마, 타이니! 

계속 통로를 따라 내려가자 우리가 탈출용 통로를 기존의 던전과 이어서 식량을 구했던 샛길이 나왔다. 

그리고 위쪽으로 올라온 흔적은 여기서 멈췄다. 

우리가 막아 놓은 탈출용 통로를 다시 뚫고 나온 놈이 뭔지는 몰라도, 아마 예전 둥지가 아니라 여기서 출발한 모양이었다. 

다행이로군! 

둥지를 탈출할 때 소리만 듣고 보지만 못했던 그 무시무시한 괴물이 우리를 따라서 여기까지 올라왔다면 문제가 심각했을 터였다. 

인간 마을이 초토화되는 사태도 피할 수 없었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출발점이 여기라면 상황이 훨씬 더 나았다. 

이번에는 타이니가 인내심을 잃고 나를 넘어가기 전에, 내가 먼저 던전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우리가 처음 이 통로를 습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통로 가득한 몬스터들이 보였다. 

낮은 레벨의 던전 몬스터들이 두세 마리씩 뭉쳐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거나, 이미 쓰러진 몬스터의 시체를 놓고 다투는 중이었다. 

[가자, 타이니!] 

사실 이 통로는 타이니가 편하게 움직이기에는 너무 좁았다. 

던전의 큰 구역이 아니라 내가 처음 태어났던 곁가지 통로에 더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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