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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영혼
훈련을 시작하고 두 시간 정도가 지난 뒤에야···
마침내 어린 개미들이 그나마 합리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어린 개미들은 산성 용액으로 몇 마리의 몬스터를 쓰러뜨렸고, 나는 그 바이오매스를 농장 밖으로 운반해서 녀석들이 먹게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린 개미들의 산성 용액이 바닥났다.
그래서 나는 사냥감을 먼저 공격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어린 개미들에게 물기 스킬을 연습시켰다.
이 과정을 농장이 텅 빌 때까지 반복했다.
그리고 다음 농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어린 개미들을 웅덩이로 데려가 마나가 담긴 물을 마시게 했다.
죽으려고 뛰어드는 어린 개미를 내가 막아서야 했던 적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나름대로 장족의 발전이었다!
어린 개미들도 오래 살아 있어야 군체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내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동료 개미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위험을 향해 뛰어드는 행동은 이성을 뛰어 넘는 본능의 영역 같았다.
한 번은 어린 개미들이 바이오매스를 먹고 있을 때, 농장의 벽에서 새로운 몬스터 한 마리가 스폰됐다.
물론 나는 열 감지 더듬이로 그 사실을 미리 알았지만···
내가 미처 나서기도 전에 어린 개미 한 마리가 놈을 향해 달려가며 소리쳤다.
“내 피가 응고되면 놈의 속도가 느려질 거야! 그때 옆에서 공격해!”
다행히 질주 스킬을 사용해서 늦지 않게 그 무모한 꼬마와 몬스터 사이를 가로막을 수 있었다.
나는 어린 개미를 옆으로 밀친 다음 벽에서 나타난 몬스터를 턱으로 공격해서 죽였다.
그런 다음 막무가내로 돌진했던 녀석의 머리를 더듬이로 한 대 때린 뒤,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죽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다.
물론 언젠가는 희생을 감수해야 할 때가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아니지!
나는 어린 개미들에게 몬스터를 먹어서 얻은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라고 지시하며, 업그레이드에 대한 적당한 조언도 해 주었다.
(변이를 겪으며 간지러워하는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농장으로 이동했다.
이 어린 개미들에게 최대한 빨리 바이오매스와 경험치를 쌓아줘야 했다.
곧 이런 귀찮은 녀석들이 이백 마리나 더 태어날 예정이니까!
“아까랑 똑같은 작전으로 갈 거야.”
나는 농장의 천장에 매달린 채, 조그만 개미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산성 용액으로 공격하다가, 산성이 다 떨어지면 물기 공격을 하는 거야. 항상 스킬 사용에 집중하면서 공격해! 그래야 레벨이 잘 오르니까. 레벨 5가 된 녀석은 더 이상 경험치를 가져가지 말고. 모든 친구들이 다 같이 최대한 빠르게 레벨 5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네, 선배님!”
어린 개미들이 합창했다.
우리는 기록적인 속도로 농장을 비워 나갔다.
어린 개미 스무 마리는 뭉쳐 다니면서 바이오매스를 보이는 대로 먹어 치웠고, 나는 마주치는 몬스터를 계속 중력 화살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세 번째 농장에 있을 때, 처음으로 레벨 5를 달성한 녀석이 나왔다.
다섯 번째 농장을 돌 시점에는 스무 마리 중 대부분이 레벨 5였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 번째 농장에서, 전원이 레벨 5가 되었다.
“좋아! 다들 잘했어! 이제 바이오매스도 충분히 얻었고, 스킬도 성장했고, 레벨도 올랐으니··· 코어를 만들 시간이야! 일단 둥지로 돌아가서 안전한 장소를 찾아보자.”
“네!”
나는 뒤를 졸졸 따르는 어린 개미들을 데리고 둥지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타이니는 내가 지시한 대로 보초를 서면서, 벽에서 튀어나와 자신을 공격하려는 몬스터들을 낚아채 우적우적 씹고 있었다.
나는 어린 개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레벨을 소모해 코어를 형성하게 독려했다.
내가 처음 코어를 만들었던 설레는 순간이 생각나는군···!
어린 개미들이 코어를 만드는 사이, 나는 중앙 통로로 돌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고요한 둥지를 가로질러 크리니스가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아무 일도 없어요, 주인님. 마지막 일개미들이 복귀한 뒤로 모두가 전혀 움직이지 않아요.]
[좋아, 크리니스는 계속 입구를 지켜줘. 혹시 모를 문제가 생기면 네가 모두를 보호해야 돼.]
[그럼요, 주인님!]
크리니스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 어떤 쓰레기도 절대 우리의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어요!]
뭐··· 좋아.
나는 일개미들이 기절해 있는 동안 지상에 또다시 몬스터 무리가 나타날까봐 걱정이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개미들이 모두 깨어날 때까지 크리니스와 내가 둥지를 방어하며 버틸 수밖에 없었다.
물론 바이브도 잠에서 깨어 있기는 했다.
녀석은 둥지 안 여기저기를 누비며 일개미들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나와 마주쳤다.
“안녕-안녕! 어린 개미들은 잘 하고 있어요?”
바이브는 내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응, 지금까지는 괜찮아. 다들 잘해낼 것 같··· 음···.”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바이브는 자리를 뜨고 없었다.
적어도 약속한 대로 둥지를 잘 지켜보고 있기는 한 것 같았다···
이제 다시 내려가 볼까.
모든 개미들의 종족이 바뀌는 건 너무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다들 얼마나 오래 의식을 잃고 있을 지 감이 오지 않았다.
벌써 몇 시간이 지났는데, 잠에서 깨어난 건 바이브 하나 뿐이었다.
부디 너무 오래 가지는 않으면 좋겠는데.
스트레스 받는군···
나는 여왕의 방을 지나며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했다.
여왕 개미 역시 깊은 잠에 빠진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머니만큼은 정말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다.
여왕이 없는 상태로 둥지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다시 되돌아 나가려는데, 여왕의 더듬이가 살짝 움직인 것 같았다.
나는 부디 내 착각이 아니기를 바랐다.
어머니는 곧 깨어나실 거야!
방으로 돌아오니 어린 개미들은 아직 코어를 형성하는 중이었다.
나는 벽에 묻어 놓은 코어들을 꺼내서 특별 코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게 스승의 기쁨인가.
후후후···
+
여왕개미의 몸에 서서히 감각이 돌아왔다.
다리 하나, 이어서 더듬이 하나.
아직 받아들이기 버거운 감각들이 몽롱한 머리 속에 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여전히 잠결이지만, 여왕은 뚜렷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잠들기 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상태였다.
몸에 감각이 돌아오는 동안에도, 여왕의 의식은 여전히 어둠 속을 표류했다.
여왕의 잠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다른 개미들은 이런 식으로 잠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왕도 알고 있었다.
여왕의 잠은 보통 개미보다 더욱 길고 깊었으며, 깨어나기 위한 시간도 더 오래 걸렸다.
그렇다 보니 여왕은 되도록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둥지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테니까.
유난히 시끄러운 그 아이가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제발 좀 쉬라고 잔소리를 해댈 게 분명했다.
그래서 여왕은 그 아이 앞에서 피곤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잠이 깰수록,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점점 강하게 들었다.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뭐가 달라졌는지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스스로의 정신 자체가 바뀌었을 때, 그 변화를 느끼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왕은 조금씩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전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졌다.
아직 반쯤 잠든 상태로도 머리 회전이 더 빨라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전에는 복잡해 보였던 것들이 갑자기 단순하고 쉬운 일로 여겨졌다.
마침내 완전히 깨어난 여왕은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리를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폈다.
충성스러운 경호 개미들은 언제나 여왕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함부로 움직이다가 실수로 그런 개미들을 깔아뭉개는 일은 없어야 했다.
여왕은 자신이 아이들보다 얼마나 크고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움직이기 전에 주위부터 살핀 건 잘한 일이었다.
여왕 주위의 경호원들이 모두 가만히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가!
심지어 몇몇 개미들은 여왕의 등 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경호원들은 천장에서 생성되는 몬스터들을 막기 위해 종종 여왕의 등 위로 올라가기도 했지만···
절대로 거기서 잠드는 일은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상태창을 열어본 여왕은 자신이 새로운 종족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포르미카 사피엔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여왕개미는 화가 나서 더듬이를 흔들었다.
그 유별난 아이가 벌인 짓이 틀림없었다.
항상 신기한 생각과 이상한 계획을 들고 와서, 그걸 또 어떻게든 성공시키는 아이 말이다.
그 아이의 유별난 행동이 없었다면 둥지의 사정은 지금보다 훨씬 나빴을 터였다.
다만 가족 중에서 가장 영리한 아이가 여왕의 말을 가장 안 듣는 아이라는 점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 아이가 이번에는 또 무슨 짓을 한 걸까?
“좋아! 코어도 잘 생성됐고, 다들 강화도 했으니... 날 그렇게 쳐다보지 마. 특별 코어는 아주 귀한 자원이라고. 지금은 좀 불편하고 아플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진화하고 나면 나한테 고마워할 거야!”
아래쪽 통로에서 즐거운 목소리와, 아파서 끙끙대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저게 다 누구의 목소리지?
여왕이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였다.
물론 그 유별난 아이의 목소리는 귀에 익었지만···
“이제 농장으로 돌아가자. 최대한 빨리 다시 레벨 5를 달성해야 돼. 오늘이 끝나기 전에 첫 진화를 마쳐야 한다고. 그게 오늘 일정이야. 어서 움직여, 빨리 빨리!”
유별난 아이의 재촉을 받으며, 어쩐지 주눅이 들어 보이는 어린 개미들 여러 마리가 여왕의 방 아래쪽에서 올라왔다.
지난 번에 ‘농장’이라고 들었던 방으로 향하는 모양이었다.
둥지 근처에서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을 스폰시키는 일이 과연 좋은 생각인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걸 통해 얻는 바이오매스의 양이 기대 이상이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꾸준한 바이오매스 공급 덕분에 얼마 전에도 이백 개의 알을 추가로 낳았다.
“잠깐 기다리렴, 아이들아.”
여왕이 부르자, 어린 개미들이 깜짝 놀라서 걸음을 멈췄다.
“어머니? 깨어나셨군요!”
어린 개미들이 일제히 달려와서 여왕 앞에 일렬로 섰다.
“뭐?! 어머니가?!”
유별난 아이도 그렇게 외치며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훨씬 작은 개미들을 밀치고 다가와 온갖 질문들로 여왕을 괴롭혔다.
여왕은 유별난 아이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느끼고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찰싹!
“아야!”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거니? 일개미들, 그리고 심지어 나조차 잠에 빠져들었다. 종족도 바뀌었고. 설명할 수 있겠니?”
꾸지람을 들은 아이가 더듬이로 머리를 문지르며 여왕 개미를 안심시키려고 애썼다.
“그게, 더 영리하고 유능한 일개미들을 만드는 계획은 예상대로 잘 풀렸어요. 지금 첫 스무 마리가 태어나서 훈련을 시키는 중이에요. 다들 벌써 코어도 형성했고, 이제 모든 부위를 +5까지 업그레이드한 다음 특별 코어를 가지고 첫 번째 진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유별난 아이의 말투에서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드러났다.
여왕도 유별난 아이가 해낸 일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스무 마리의 어린 개미들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 둥지에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찰싹!
“아야!”
“왜 모두가 잠들었냐고 물었잖니?”
“아, 그거요··· 그게, 이 개미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시스템에서 녀석들을 새로운 종족으로 인식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새로운 종족의 ‘창시자’로서 우리 모두를 새로운 종족으로 바꿀 수 있는 권한을 얻었고요.
그래서 바꾸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저를 포함해서 모두가 잠든 거에요!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어요! 정말로요!”
여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이 가는 설명이었다.
여왕 자신의 종족도 이미 바뀐 상태였으니까.
모두를 새로운 종족으로 바꾸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었다.
서로 다른 개미 종족이 함께 있으면 전쟁이 벌어지기 마련이었다.
여왕은 더듬이로 유별난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잘 해냈구나, 아이야. 이제 새로 태어난 아이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마.”
꾸지람을 면했다는 사실에 눈에 띄게 안도하며, 유별난 아이가 한쪽으로 비켜서 여왕이 새로 태어난 개미들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여왕은 새로운 아이들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기존의 개미들보다 몸집이 훨씬 작았고, 그 밖에도 뭔가 달라 보였다.
새로운 아이들의 눈은 총명하게 빛났고,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며 정보를 습득하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왕의 눈에는 약간 낯설게 보이는 행동이었다.
유별난 아이는 늘 저랬지만···
이 아이들은 여태까지 여왕이 알고 있었던 그 개미들이 맞는 걸까?
아니면 아예 새로운 종족인 걸까?
“잘 지내고 있니, 아이들아?”
여왕이 온화하게 물었다.
그러자 스무 마리의 어린 개미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
“아주 건강해요!”
“최고예요!”
여왕은 어린 개미들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대답과 달리, 하나같이 지치고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피곤해 보이는구나, 아이들아. 휴식이 필요하니?”
여왕이 물었다.
일개미들은 여왕과 마찬가지로 휴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왕은 아이들의 상태를 걱정하면서도 어떤 대답을 할지 시험하고 있었다.
이 새로운 아이들이 원래 아이들과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얼마나 다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휴식이요?!”
어린 개미들이 말도 안된다는 듯 동시에 소리쳤다.
“앞으로 백 년 동안은 휴식이 필요 없어요!”
여왕의 앞쪽 다리 가까이 있던 어린 개미 한 마리가 단호하게 외쳤다.
“이번 생에서는 쉬지 않을 거예요! 쉬느니 차라리 죽겠어요!”
또다른 어린 개미가 말했다.
다른 개미들도 합창을 시작했다.
“휴식보단 죽음을! 휴식보단 죽음을! 휴식보단 죽음을!”
여왕은 비로소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었다.
이 아이들은 틀림없이 개미의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또 죽음 타령이다. 어디 여왕님 앞에서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는 거야!”
유별난 아이가 어린 개미 스무 마리를 합친 것보다 더 시끄러운 목소리로 꾸짖었다.
“성가시게 해 드려서 죄송해요, 어머니.”
유별난 아이가 여왕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녀석들을 데려가서 계속 훈련을 시켜야 해요. 휴식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할 것 같고요!”
유별난 아이가 어린 개미들을 노려보자, 여왕이 조금 죄책감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여왕도 휴식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래도 너무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
“알겠다, 아이야. 저 아이들이 장차 둥지를 위해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구나.”
어린 개미들이 더듬이를 흔들며 열심히 대답했다.
“그럼요, 어머니! 가족을 위해서라면 지치지 않고 일하겠습니다!”
“쉬지 않고 노력할 거예요!”
“둥지를 위해서는 어떤 고통도 감수할 수 있어요!”
“저도요!”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다들 농장으로 들어가. 일정이 있다고!”
유별난 아이가 어린 개미들을 데리고 농장 쪽으로 이동했다.
어린 개미들은 둥지에 대한 충성심을 계속 노래하며 여왕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왕은 마음이 훈훈해지는 걸 느꼈다.
둥지의 미래는 밝았다.
어쩌면 곧 또다른 여왕이 생길지도 몰랐다.
그러면 정말로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할 수 있을 터였다.
개미의 본능이 그래야만 한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물론 확장에는 싸움이 따를 것이다.
던전은 원래 그런 법이니까.
여왕은 아직 어렸지만, 일찌감치 그 교훈을 배웠다.
그리고 나서도 다시 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들 또한 도전을 피하지 않을 거라고 여왕은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