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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악녀가 살아남는 방식-75화 (75/83)

<-- 8. 겨울파티. -->

8.

세리아. 그녀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저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고 하면 작은 마을에서 보기 힘든 미인이라는 점과, 약간의 마법을 쓸수 있다는 것이였다. 세리아는 마을 변두리에 있는 작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으며, 가족은 다른 집과 크게 다르지 않게 화목한 편이였다. 세리아는 남들과 다를게 없었다. 조금 욕심이 많고 영악한 편이였지만, 어린아이 특유의 웃음으로 감추어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본성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예뻐하기만 했을 뿐이였다.

"어쩜 웃는 모습이 이리도 예쁠까."

"분명 크면 엄청난 미인이 될거야!"

마을 어른들은 세리아에게 언제나 친절했으며, 동네 연령대가 비슷한 아이들은 세리아와 놀기 위해 먼저 다가오고 선물을 주기도 했다. 자신은 주인공이 였다. 작고 작은 마을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름다운 주인공. 세리아는 자신이 중심에 있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행복한 시절을 보내며 세리아는 12살이 되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세리아는 특유의 청초함과 성숙함으로 인기가 많았다. 하루는 끈질긴 데이트 신청을 하던 옆집에 사는 톰과 함께 연극을 보러가던 길이였다. 세리아는 톰이 영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연극을 보고 싶었기에 그와 함께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연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극은 처음이였다. 평민인 세리아가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돈이 필요했기에, 연극을 볼 기회가 많이 없었다. 다행히 자신에게 푹 빠져있는 톰이 어떻게든 연극표를 구해다 주어서 겨우 볼수 있었다. 세리아는 폭신한 의자에 앉아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연극의 줄거리는 극히 간단했다. 아름답고 우아한 공주님과, 이웃나라 왕자님의 뻔하디 뻔한 사랑이야기. 연극을 꽤 많이 볼러 다닌 귀족들은 지루하다고 하품을 할 만한 그런 연극이였지만, 세리아는 그 연극이 퍽 마음에 들었다.

언제나 여주인공은 빛나고 아름다웠다. 마치 세상의 중심인 양, 여주인공은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눈에 띄었으며, 분위기를 압도 했다. 세리아는 그 연극에 완전히 매료당했다. 왕자는 언제나 여주인공인 공주 편이였고, 아무리 악녀가 괴롭히고 모함해도 항상 모든 사람들은 여주인공을 지켜주었다. 그야말로 자신이 이상하는 현실! 세리아는 연극이 끝날 때쯤, 일어나서 박수 갈채를 보냈다. 어린 세리아에게는 그 연극은 너무나 충격적이였다.

어쩜 저리 여주인공은 아름답고 완벽할까. 나도 무대의 중심에 당당히 서있는 여주인공이 되고싶어.

"가자, 세리아."

연극이 끝나도 한참이나 텅빈 무대를 보고 있는 세리아의 정신을 차리게 해준 것은 톰이였다.

그렇다, 자신은 아까 그 무대 위에 서있던 공주가 아니였다. 그저 작은 마을에 사는 평민  일 뿐이였다. 세리아는 복잡한 마음을 가진 채, 집으로 돌아갔다.

연극을 본 그날 이후, 세리아는 자주 멍한 표정을 짓곤 하였다. 연극에서 보았던 것 처럼 완벽한 여주인공이 되는것. 세리아는 이 간절한 꿈을 이루고 싶었다. 지금도 분명 자신은 이 마을 안에서 여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마을은 너무나 작고 초라했다. 세리아는 더 큰 무대가 필요했고, 또한 평민이란 신분에서 벗어나 귀족이 되고 싶었다.

'귀족...'

이 마을을 나가서 제국의 수도로 가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하지만 신분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웠다. 세리아는 처음으로 자신이 평민인 것에 큰 불만을 느꼈다.

그렇게 연극의 충격을 고스란히 안고 지내던 어느날. 마을축제가 열리게 되었다. 그 축제는 여느 축제와는 다르게 규모가 컸는데, 그 이유는 바로 마을 영주의 딸인 펠리슨 남작 영애가 오기 때문이였다. 세리아는 그날 처음 본 귀족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얼굴은 그리 특출 난 편은 아니였다. 솔직히 말하면 못난 편이라고 할수 있었다. 촌스러운 얼굴이지만, 온갖 화장으로 얼굴을 숨기고 숨막히는 드레스를 입은 그 귀족 아가씨의 모습은 해괴하고 우스꽝스러웠다. 세리아는 펠리슨 남작 영애를 보고 저게 귀족인가 싶어 솔직히 실망했었다. 하지만, 이내 곧 그 귀족 영애가 받는 수많은 혜택과 주변 반응에 세리아는 생각을 바꾸었다.

그여자는 무엇을 하듯 용서받았다. 성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닌지 난동을 부리며 괜한 트집을 잡으며 다른이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그 여자를 아무도 뭐라고 할지 않았다. 왜냐, 그녀는 귀족이였고, 마을의 주민들은 한 낱 평민에 불과 했으니까. 세리아는 그 절대적인 신분의 차이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도 저런 것이다. 자신이 무슨짓을 하든 용서 받고, 보호 받으며, 누구에게나 특별 취급을 받는 인생.

'하지만, 어떻게...'

계속 고민을 하던 세리아는 결국 15살이 되던 해, 집을 나오고 말았다. 편지 한 장, 안부 하나 전하지 않은 채, 부모님의 곁을 떠나 제국의 수도로 가는 세리아에게는 망설임이 없었다. 집에서 몰래 챙겨나온 돈으로 세리아는 비싼 여관에서 지냈고, 항상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었다. 그러다보니 돈은 금방 떨어져버렸고, 돈을 구하기 위해 세리아는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거나, 마법으로 쇼같은 것을 열어 돈을 모았다.

"마법의 재능이 있구나. 우리 집으로 오지 않을래?"

그건 우연이였다. 여느때 처럼 마법으로 돈을 벌고 있었을 뿐이였다. 실크 모자를 깊게 눌러쓴 성인 남성. 딱 보아도 그가 귀족인 것을 알아 챌 수 있었다. 세리아는 이것이 기회라 생각했다. 그래서 냉큼 그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의 정체는 에드윈 후작이였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거물인 남자였다.

"이제부터 내가 너를 후원해 줄거다.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렴."

후작의 저택은 굉장히 넓었다. 처음에는 경계를 하며 저택에서 조심스럽게 생활하던 세리아는 어느 순간부터 그 윤택하고 고급스러운 생활이 익숙해졌다. 그렇게 귀족 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던 세리아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대체 왜 에드윈 후작은 아무 쓸모도 없는 자신을 저택까지 데려와서 후원을 해주는 것인가. 마법의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잘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렇기에 세리아는 후작이 쓸데없이 덕을 베프는 사람이거나,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는 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리아가 예상했던 가능성 중 후자가 정답이였다.

"세리아, 귀족들의 매너를 배우고 싶다고?"

"네, 후작님."

진짜 귀족이 되고 싶었던 세리아는 후작에게 매너레슨을 받고 싶다고 말하였다. 항상 후작은 자신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음, 그건 좀 힘들겠어."

"네? 어째서요?"

"넌 평민이잖아."

예상외에 대답을 듣고 세리아는 당황하였다. 내가 평민이라서 안된다는거야? 어째서? 세리아는 애원하는 듯이 후작에게 매달렸고, 후작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음습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좋아, 그럼 가까이 와볼래?"

세리아는 후작이 시키는 대로 했다. 후작은 가까이 다가온 세리아의 팔을 거칠게 휘어 잡고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세리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몸을 비틀어 댔지만, 귓가에 맴도는 끈적거리는 목소리를 듣고 이내 힘을 뺐다.

"가만히 있어, 원하는 걸 손에 넣고 싶잖아?"

"..."

아, 이 남자의 속셈은 이런거였구나.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거였어. 세리아는 한심하고 표독스러운 후작의 얼굴을 감정없이 쳐다보다 이내 눈을 꼭 감았다. 그래, 당신 원하는 대로 해. 나는, 내가 원하는 것만 얻으면 되니까.

세리아는 후작이 자신에게 손을 대는 것을 허락했다. 잠깐동안의 끔찍한 순간이 지나가면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세리아는 후작을 통해 귀족의 매너와 자세, 예의범절, 식사 매너, 게다가 사교 댄스까지 모든것을 익혔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세리아는 시리우스 아카데미에 입학하였다.

별로 지식을 쌓고 싶어서 아카데미에 입학 한 것은 아니였다. 목표는 오직 황태자뿐. 세리아는 시리우스 아카데미에 황태자가 다닌다는 소식을 입수하자 마자, 입학을 결심 하였다.

황태자만 손에 넣으면 귀족...아니, 황족까지 신분 상승을 할수 있었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세리아는 자신 있었다. 우연을 가장하여 황태자와 연극같은 로맨틱한 만남을 만들었다. 세리아는 3년동안 갈고 닦은 매너와 기품, 그리고 연기로 청초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로 보이도록 하였다. 그때 황태자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자신을 보고 놀란듯이 눈을 크게 뜨는 모습을. 그건 분명 좋은 징조였다.

황태자와 첫만남 이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들은 세리아를 천사라고 부르며 좋아했고, 황태자는 세리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황태자를 제외하고 마탑주 후계자나 공작가의 자제, 또는 돈많은 귀족들도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만족 스러운 상화을 더욱 완벽하게 만드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라델 카르엘이라는 여자였다. 항상 진하고 어울리지 않는 화장을 하고 오는 성격 더러운 여자. 자신이 말하기 좀 그래도, 그 여자는 확실히 성격이 나빴다.

라델 카르엘은 다짜고짜 세리아를 여우 같은 년이라고 말하며 물을 뿌려대더니, 요즘은 다리를 걸거나, 뺨을 때리려는 등...여러가지 괴롭힘을 시도했었고, 그때마다 정의에 용사 처럼 여러 남자들이 나타나 자신을 지켜 주었기에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았기에 조금 우스웠다.

'하, 네가 그렇게 열심히 괴롭혀도 나는 손가락 하나 안 다쳐. 후후훗, 계속 그렇게 괴롭혀 봐.'

여주인공에게는 악녀가 필요한 법.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라델 카르엘에게 세리아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멍청하고 미련한 여자라고 생각하며 세리아는 라델 카르엘을 비웃었다. 그런데..

"우리 화해하자."

여름방학이 지나고 그 여자는 미쳐버린게 분명하다. 갑자기 화해를 하자고 하는 그여자의 얼굴에는 왜 인지 모를 당당함이 있었다. 대체 무슨 속셈이지? 왜 갑자기 화해를 하자는거야? 세리아는 혼란스러웠지만, 일단 상냥하게 웃었다. 이곳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세리아는 열심히 표정 관리를 해야했다. 맞잡은 손이 불쾌했지만, 차마 표정에는 드러낼 수 없었다.

그 화해 선언 후, 라델 카르엘은 자신의 신경을 조금씩 건들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공들여 놓은 남자들과 친하게 지내지를 않나, 어울리지 않게 선행을 하며 평판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나.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 어이없는 행동들이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한 세리아는 조금 장난을 치기로 결심했다. 옷과 초대장을 찢고, 일부러 위기에 빠트리거나, 도서관 안에서 못나오게 하는 등 살짝 유치한 장난이였지만, 세리아는 그 바보같은 여자가 당황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라델 카르엘은 항상 위기와 함정에서 여유롭게 빠져 나왔다. 마치 자신이 여주인공이라는 듯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그리고, 세리아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시험 결과 였다. 항상 여주인공은 악녀를 이겨야 한다. 사소한 시험이나, 어떠한 승부에서도 여주인공은 압도적인 차로 악녀를 뛰어넘어야 한다. 지금까지 세리아는 모든 것에서 라델 카르엘을 이겼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등수표에는 자신의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에 라델 카르엘의 이름이 보였다. 이건 말도 안돼.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라델 카르엘은 여유 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뭐야, 그 미소는...그건 내가 지어야 하는 거잖아? 세리아는 멍하니 라델 카르엘이 내민 손을 보다가 마주 잡아 악수를 했다. 불쾌한 감정이 속에서 부터 피어 올랐다.

그때 부터 였을까, 진심으로 라델 카르엘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여주인공의 자리를 위협하는 그 여자가 너무나 짜증났다.

그래서 세리아는 화풀이를 하듯 남의 약혼자를 빼앗았다. 어린아이에게 장난감을 뺐는것 처럼 손 쉬운 일이였고, 자신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입술을 짓씹는 여러 영애들의 얼굴을 보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였다.

어차피 그들은 세리아를 건들이지 못한다. 세리아는 아직까지 아카데미에서 천사라 불리며 보호받는 그런 존재 였으니까.

그래, 나는 원래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존재여야 해. 근데 그 자리를 감히 네년이 빼앗으려해?

세리아는 라델 카르엘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녀는 세리아에게 너무나 거슬리고 짜증나는 존재였다. 세리아는 처음 느끼는 끔찍한 불쾌감과 분노에 미쳐버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후작을 이용하여 라델 카르엘이라는 여자를 죽여 버리기로 결심했다.

사람 하나쯤 죽여도 후작이 알아서 어떻게든 해줄 것이다. 그는 세리아에게, 정확히는 세리아의 몸에 완전히 매료된 상태였기에, 그녀의 부탁을 반드시 들어줄테니 말이다. 세리아는 계획을 막힘없이 실행시켰다. 현장학습이라는 이벤트, 거기다가 숲 탐험이라니...완벽한 상황이였다. 세리아는 간단히 라델 카르엘을 함정에 빠트렸고,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오만이며, 실수였다. 확실히 죽였어야 했는데... 라델 카르엘은 끈질기게 살아 돌아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모든게 뒤틀린 느낌이였다. 분명 처음에는 자신이 여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았지만, 지금 여주인공이라고 불릴 만한 여자는 라델 카르엘이였고, 자신은 그저 살인을 실패한 악녀일 뿐이였다.

굴욕, 분노, 허탈감이 뒤섞인 채, 세리아는 차가운 감옥 바닥에 힘없이 누워 지냈다. 대체 왜 이렇게 된거지?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여자는 모든 것을 얻고 웃으며 지내는거고, 나는 왜 이렇게 비참해 진거지? 세리아는 끝없이 생각하다가 이내 실소를 터트렸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자신은 졌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아니지...아직 끝이 아닐지도 몰라."

감옥 안에서 쩍쩍 갈라진 애처로운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직 지지 않았다. 그 생각 하나로 세리아는 다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일단 그동안 갈고 닦은 연기로 기사를 속이고, 쉽게 기절 시켜 열쇠를 빼앗았다. 감옥에서 유유히 걸어 나온 세리아는 기사가 차고 있던 검을 슬쩍 보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야, 저건 너무 무거워. 감옥 주변을 둘러보던 세리아는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칼을 보고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저게 딱 맞겠네.

칼을 주워들고 자신의 품에 넣었다. 그리고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목적지는 피티가 열리는 아카데미 정원. 세리아의 감이 라델 카르엘이 그곳에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길고 긴 악연. 그 지겨운 연을 내가 지금 끊어줄게요.

세리아는 면회 이후로 오랜만에 라델 카르엘을 보았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 아, 이렇게 보니 참 새롭네. 당신은 악녀였을 텐데, 지금은 여주인공 처럼 보여.

오히려 칼을 들고 서있는 자신이 흉악한 악녀로 느껴졌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됬을까.

당신만 없었으면 난 완벽한 여주인공으로 남을 수 있었어. 전부 다 당신 때문이야. 당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미쳐 버렸잖아.

"난 당신이 정말 싫어."

그것은 연기와 가면으로 감추어져 있던 세리아의 진심이였다.

========== 작품 후기 ==========

항상 선추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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