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데워줄 남자가 필요하다면 난 어떤가?” “예?” “그대가 원한다면 언제든 내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엘리시아는 사랑 같은 걸 할 생각이 없었다. 황제파 수장 데이모스 공작의 몸 위에서 눈을 뜨기 전까진. “한 번 더 빌려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필요하면 말하게.” 그때만 해도 그녀는 그가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대파의 수장인 그녀에게 그런 제안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밤을 보낸 것도, 손을 잡은 것도 그대가 처음이야.” “함께 춤출 그 날을 기다리고 있겠네.” 가랑비에 옷 젖듯 그는 어느새 그녀에게로 조금씩 스며들고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엘리시아는 흔들리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