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12)

부분을 응시하며

스킬명을 외치기는 했지만, 그저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에 불과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어떤 동물을 그려 야 도움이 될지를 생각했다.

‘흠. 지능과 관련된 게 좋을 테니 까. 그렇지!’

나는 무엇이 좋을지 생각하던 중, 돌고래를 떠올렸다. 동물 중에 지성의 상징은 돌고래가 아니던가?

‘도안은 서양풍의 돌고래로 하고, 부위는 목이 좋겠군.’

일본풍의 이레즈미로 하는 것보 다는, 서양풍의 실제적인 묘사를 통해서도 스킬을 사용해보고 싶었 다. 어떻게 보면 실험동물과도 같 은 셈이지만, 남이 모르게 하면 범 죄가 아니라고 했으니.

“윽!”

미약한 앓는 소리와 함께 빛 무 리가 김환의 목 부분을 감쌌다.

[초급 타투 스킬의 사용에 성공 하셨습니다!]

[초급 타투 저(格)의 영향으로 스 탯이 상승합니다!]

[초급 타투 스킬의 숙련도가 대 폭 증가합니다!]

[초급 타투 스킬 레벨이 상승합 니다!]

‘이번에는 뛰어난 실력이니 뭐니 하는 알람은 안 나왔군.’

아무래도 항상 나오는 알람은 아 닌 것 같다.

“후우, 됐습니다.”

어째선지 스킬을 사용하고 나면 정신적인 피로가 몰려왔다. 그렇게 심각할 정도는 아니긴 해도 익숙해 지지는 않는 고통이다.

목덜미를 어루만지던 김환은 자

신의 상태창을 확인하더니, 흥분감 에 휩싸여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우와! 대박! 이거 대박이에요 여러분!”

김환이 호들갑을 떨자 조금씩 친 해진 조원들이 재촉하며 효과를 묻 자 그는 천천히 말해주었다.

“일단 지능 스탯이 7이나 올랐습 니다. 그리고 수중 호흡과 수중 이 동이라는 새로운 스킬이 생겼습니 다. 아무래도 여기는 땅이니 쓸모 는 없겠지만, 정보가 확실하다면 3

층에서는 꽤 큰 도움이 되겠지요.”

“네? 그것 밖에 안올랐……

나는 지능이 7밖에 오르지 않았 다는 말에 살짝 놀라며 되물으려 했으나, 내 말은 다른 조원들의 말 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였다.

“뭐?! 지능 스탯이 7이나 올랐다 고? 저거 완전 사기잖아!”

“와! 게다가 새로운 스킬이요? 저도 해주세요!”

“저도요!”

사람들은 스킬의 효과에 놀랐는 지 저마다 타투를 새겨달라며 아우 성을 쳐댔다. 그중에는 자신의 상 의를 탈의하며 큼지막하게 그려달 라는 이도 있었으니, 그만큼 스킬 의 효과가 뛰어남을 알 수 있는 부 분이었다.

“하하. 크게 그릴수록 좋은 건 아니지만, 일단 모두 새겨드리겠습 니다.”

그렇게 나의 스킬 숙련도 노가다 가 시작되었다.

“으아아아악!”

자신의 팔뚝만 한 두께의 장검을 매고 있던 남성이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엄살 좀 그만 피워요!”

모든 이들이 이런 것은 아니었지 만, 대체로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 는 물론, 듣기 싫은 비명 소리까지 귀를 통해 들려오고 있던 실정이다.

남성의 비명소리와 함께 빛의 입 자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윽고 타 투가 완성되었다.

“후우. 완성됐습니다.”

[초급 타투 스킬의 사용에 성공 하셨습니다!]

[초급 타투 사(W 의 영향으로 스 탯이 상승합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좋은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초급 타투 스킬의 숙련도가 대 폭 증가합니다!]

[초급 타투 스킬 레벨이 상승합 니다!]

[초급 타투 스킬 레벨이 한계치 에 도달하여 중급 타투 스킬이 됩 니다!]

‘어? 스킬이 바뀌었잖아?’

나는 효과를 바로 확인하고 싶은 욕망에 상태창을 열고 싶었지만, 타투의 완성도와 효과에 놀라며 비 명 아닌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검사

때문에 정신이 이리저리 혼잡해졌 다.

“우와아아아! 대박이잖아! 나는 힘이 16이나 올랐어! 그리고 사자 후(≫i子"I)라는 새로운 스킬도 생 겼다고!”

어떤 조원들은 검사의 스탯 상승 을 전력 상승이라 여겨 제 일처럼 축하해주었으며, 어떤 조원들은 자 신의 스탯보다 많이 올랐다며 장난 기 많은 질투와 함께 축하를 전하 기도 했다.

‘그런데 스킬이 저렇게 쉽게 생 기는 거였어?’

사실 던전에 입장하기 몇 시간 전, 몰래 오른쪽 팔 부분에 쌍두사 의 타투를 새기고 왔다. 그때도 ‘뛰 어난 작품’이라는 문구가 떠올랐지 만, 스킬은 생성되지 않았던 탓에 조금은 속이 쓰렸다.

“으랴아아아아! 힘이 넘쳐나는구 먼!”

조원들은 자신의 대검을 마치 가 볍기라도 하다는 듯이 휘둘러 대는 검사를 살짝 눈을 찌푸리며 지켜봤 지만, 아무도 나무라지는 않았다. 자신들 또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저런 상황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 다.

나는 그런 혼란을 틈타 중급 타 투의 위력을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 을 불러왔다.

‘상태창’

[강한성]

十 Level. 1

十 1차 전직 - 타투이스트

十 2차 전직 - 미전직 상태

+ 특수.

- 종족. 인간

- 최초의 타투이스트

- 초급 타투 : 쌍두사(雙頭姓)

+ 스탯

-힘 11 (+2)

- 민첩 11 (+21)

- 지능 8 (+3)

- 손재주 26

+ 보유 스킬

- 중급 타투 Lv.l [Acctive]

- 타투이스트의 손길 [Passive]

[중급 타투 Lv.l] Acctive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동물이나 몬스터를 몸에 세길 수 있다.(최대 2개까지 중첩 가능.)

지속 - 36시간

효과 - 동물의 경우 50%, 몬스 터의 경우 35% 만큼 대상의 스탯 을 빌려온다.

- 적당한 확률로 대상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 [타투이스트의 손길] 효과로

20%의 상승 보정 효과를 받습니 다.

- [최초의 타투이스트] 효과로 10%의 상승 보정 효과를 받습니 다.

“이거, 대박이잖아!”

“응? 형씨 뭐가 대박이라는 거 야?”

갑작스러운 외침에 조원들의 시 선을 한눈에 받게 되었다. 잠깐 이 걸 솔직히 말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결론은 아니었다. 이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다시 해달라는 요구를 해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내 정신적 피로는 물론이고, 오늘 안에 일행 이 출발을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목숨이 걸린 일이기에 당연하다 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정보대로라 면 이 정도의 스펙으로만 출발을 하더라도 오버파워이기에, 이번에는 조금 이기적으로 굴기로 했다.

“아, 아닙니다. 하하.”

그때, 사제인 김환이 나의 난처 한 표정의 눈빛을 읽었는지, 도와 주고자 나섰다.

“자자, 그럼 슬슬 출발해 볼까 요? 먼저 들어간 군대의 행방을 찾

아야 하니까요.”

다른 조원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각도에서 김환에게 감사의 표시로 윙크를 해주었고, 그는 그저 작게 웃어주었다.

“좋아! 출발하자고!”

파이팅 넘치는 검사의 행동을 기 점으로 일행은 1층 숲을 향해 발걸 음을 옮겼다.

“잠깐 정지.”

호기롭게 출발하던 중, 레인저인 선혁이 일행들을 멈춰 세웠다. 일 행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지 만, 그의 표정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지함이 떠올라 있었기에 그 를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800m정도 앞에 몬스터들이 보 인다. 쥐와 인간을 합쳐놓은 듯한 게, 딱 봐도 저게 코볼트라는 거 군.”

“800m요? 그게 보입니까? 심지 어 이런 숲 지대에서?”

일행들의 궁금함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 김환이 스트레이트로 묻 고 들어갔다.

“어째 장사 밑천까지 털리는 기 분이지만, 레인저의 기본 패시브 스킬이라는 것만 알아둬라. 어쨌든

전투를 준비해.”

선혁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등 에 고이 모셔두었던 장궁을 꺼내 활시위를 당기는 시늉을 했다.

조원들은 다들 긴장을 했는지, 각자 자신의 무기를 꽉 쥐는 행동 의 형태로 자신의 긴장감을 표현했 다.

“여러분. 정보 상으로는 저희보 다 약하다고는 하나, 그래도 몬스 터입니다. 긴장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우선 걸 수 있는 버프 스킬들은 모두 걸어두도록 하죠.”

일행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 며 각자 자신의 고유 버프들을 사 용하기 시작했다.

‘으음. 나도 하나만 더 새겨볼 까?’

잠시 고민하기 위해 턱을 치켜세 웠지만, 그 행동은 선혁으로 인해 금방 제지되었다.

“준비해! 생각보다 빠르다. 이제 너희의 시야에도 보이기 시작할 텐 데?”

선혁의 말대로 시야 앞에는 작은 점들이 꽤 빠른 속도로 일행을 향 해 달려오고 있었다.

“내가 선공을 하지. 익스플로전

샷.”

슈웅! 콰과광! 활시위가 놓임과 동시에 장렬한 폭발음과 함께 이상 한 괴성이 들려왔다.

“끼에에에에엑!”

활이 쏘아지고 눈앞에 펼쳐진 광 경은 가관이었다. 사람의 반도 안 돼 보이는 생김새의 괴물들이 폭발 력이 있는 화살을 맞고는 몸 자체 가 터져나가고 혈수가 쏟아져 나왔 기 때문이다.

“ 웁!”

조원들 중에는 그런 그로테스크 한 광경에 무언가가 올라오는지 입 을 가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나도 포함이었고. 하지만 지금은 전투 중이다. 나나 그런 사 람들을 챙겨줄 여유 따위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다는 뜻이다. 전투 를 이어가려면 정신을 차린 사람들 끼리라도 스킬을 적중시켜야 했다.

“정신들 차려! 아직 8마리나 남 았다!”

선혁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남 은 활시위들을 쏘아 보냈고, 그것 들은 모두 코볼트들의 미간이나 몸 정중앙에 꽂혀 몬스터들에게 상당 한 대미지를 주었다.

“징그럽긴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으랴아앗!”

“맞는 말입니다! 갑시다!”

“오오! 좋다고!”

그런 선혁을 보고 검사인 이상혁 과 방패병인 박진혁, 창술사인 이 치원이 자신들의 애병을 내세우며 전장을 향해 달려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