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겠지……
머리를 세차게 털어내고는 상태 창을 열었다.
[강한성]
十 Level. 3
十 1차 전직 - 타투이스트
+ 2차 전직 - 미전직 상태
- 종족. 인간
- 최초의 타투이스트
- 한야의 관심
- 중급 타투 (신화) : 코볼트(W 君)
+ 스탯
? 힘 12 (+32)
_ 민첩 12 (+47)
- 지능 8 (+22)
- 손재주 41
十 보유 스킬
- 중급 타투 Lv.l [Acctive]
- 타투이스트의 손길 [Passive]
- 몬스터 도감 [Passive]
이제는 놀라울 일은 없겠다고 생 각했지만, 상태창을 보고 난 이후
로는 대략 멍한 상태가 되어 아무 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히, 힘이 32에 민첩은 47이라 고? 게다가 지금까지 오르지도 않 던 지능이 22나 올랐어?”
힘과 민첩, 그리고 지능이 말도 안 되는 수치만큼 상승했다. 코볼 트를 직접 상대해 본 바로는, 아무 리 강해도 인간과 균등을 이룰 정 도? 그 이상은 절대 아니었다.
타투 스킬의 설명으로는 ‘몬스터 자체’의 스탯을 빌려온다고 적혀있 었다. 그렇다면 인간과 비슷한 수 치라면, 아무리 과장돼도 10 이상 으로는 오르면 안 된다. 실제로 코 볼트는 인간보다 나약했으니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상태창을 주시하던 중, ‘중급 타투 : 코볼트 (W-苦)’ 항목이 미약하게 빛나는 것 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이것과 관련이 있겠 지. 게다가 코볼트 옆의 한자가 ‘한 야’인 것도 이상하고.”
신경이 쓰임과 동시에 상태창은 갱신되었다.
[중급 타투 : 코볼트(t早苦)]
당신은 뛰어난 실력으로 몬스터 코볼트와 신화의 존재 한야를 합친 작품을 창조했다. 이에 한야는 당 신을 주시하게 되었고, 과분한 스 탯 상승과 함께 한 가지 선물을 주 고자 한다.
지속 - 36시간
“ 선물?”
설명란의 ‘선물’을 의식하자 또 다른 홀로그램이 갱신된다.
[한야의 선물]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영구적인 스탯 상승 (+30)
2. 중급 타투 스킬의 숙련도 상
스
3. 새로운 스킬 생성
“버그 아니야?”
내 입에서도 이런 말이 나올 수 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그만큼 당황했으며 얼이 타고 있다 는 증거이리라.
하지만 이것은 게임의 ‘버그’ 따 위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아 직도 얼이 타기는 했지만, 현실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게다가 선물이라고 하니,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선 1번은 지금 당장은 좋아 보 이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쓸모없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건 2번도 마찬가지. 언젠가는 오를 숙련도이 기에 꼭 지금 필요한 게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정답은 3번인데
“사실 이것도 조금 불안하단 말 이지. 만약 새로 생긴 스킬이 1번 이나 2번만도 못한 쓸데없는 스킬 이면?”
‘신화’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굉장한 존재가 그런 사기를 칠 리 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물론 반대로 말하 면 꽤 좋은 스킬을 줄 수도 있다는 게 되지만.
아무리 생각을 거듭해 보아도 1 번이나 2번보다는 조금 도박을 하 더라도 3번이 나아 보였다.
“3번으로 하자.”
3번으로 결정함과 동시에 다시금 홀로그램이 갱신된다.
3챕터
[한야의 선물을 사용해 새로운 스킬을 획득합니다!]
[새로운 스킬 ‘타투 : 신화’가 생 성됩니다!]
[신화의 존재 한야가 당신의 선 택에 흡족해 합니다!]
“타투면 타투인거지. 신화는 또 뭐야?”
왠지 똥을 밟은 것 같은 언짢은 기분이 들었기에 바로 스킬을 확인 하기로 했다.
[타투 : 신화 Lv.l] Acctive
당신이 인지한 신화의 존재를 몸 에 새길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아직 부족하기에, 신체 일부를 새 기는 정도밖에 할 수 없다.
지속 ? 1시간
제한 ? 스킬 사용 시 애시간 동 안은 다시 사용할 수 없다.
효과 - 인간형의 경우 5%, 동물 형의 경우 3% 만큼 대상의 스탯을 빌려온다.
- 신화의 존재와의 관계에 따라 부가적인 효과가 추가됩니다.
“ 대박.”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다. 수치 가 낮기에 처음에는 실망했지만, 생각해보면 전설 속 생물들의 스탯 이 낮을 리가 없다. 그들의 스탯을 추정하자면 최소한 수백. 많게는 수천을 상회할 것이다.
어째 앞으로 웬만한 일에는 놀랄 일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귀에 걸려 내려오지 않는 만족스러운 미소였다.
스킬을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 었기에 일행에게 돌아가기로 했다. 물론 12시간이라는 긴 쿨타임을 가 진 스킬을 이런 허무한 곳에서 낭 비하고 싶지 않던 것도 한 몫 하기 는 했다.
“한성씨 오셨습니까? 마침 회의 가 다 끝나가던 참이었습니다.”
“늦었군.”
“혼자만 놀러 갔다 온 거야? 나 도 이런 회의는 질색이야!”
“맞아! 다음에는 나도 껴 달라 고!”
여러 사람이 나를 반겨주거나 장 난을 걸어왔다. 하루 전만 해도 상 상조차 하지 못하던 광경들. 그들 과 오늘 하루 동안 남다른 유대감 을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4하긴. 목숨을 걸고 같이 싸웠는 데 이렇게 안 되는 게 더 이상하 지.’
“하하. 놀러 가다뇨. 저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성과가 무엇인지 말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성과? 뭐, 궁금해 한다고 알려 줄 네 놈은 아니니까 물어보지는
않겠다. 축하한다.”
선혁은 나무에 기댄 채로 장궁의 현을 손질하며 말했다.
‘저 사람은 너무 눈치가 빠르단 말이지.’
물론 좋은 현상이었다. 선혁의 눈치 덕에 이득을 봤으면 봤지, 내 가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다.
“저도 궁금하지만, 선혁씨 말에 는 동의하니까요. 어쨌든 축하해 요.”
김환은 언제 나와 그렇듯이 싱글 싱글 웃으며 나를 위해준다. 이 사 람에게는 항상 고마울 뿐이다.
“뭐야! 뭔데! 나는 알려줄 거 지?”
“맞아! 나도 알려줘!”
“내가 먼저다!”
전사 삼인방은 늘 똑같이 단순하 다. 전투를 할 때는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 이들이지만, 평소에는 이렇게 단순한 게 어느 쪽이 진짜 성격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하 지만 그렇기에 이들에게 정이 가는 거겠지만.
다른 일행들은 언제 나와 같이 침묵을 유지했다. 평소라면 무심하 다고 생각했을 이들이 지금의 나에 게는 배려심 많고 입이 무거운 사 람들로 느껴졌다. 지금 사람들이 물어본다면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 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다. 무엇이 안 좋아 보이겠는가?
그들은 들뜬 나에게 회의의 요점 을 알려주고는 제자리로 돌아가 휴 식을 취했다.
숲의 밤은 서울에서는 볼 수 없
었던 아름다운 별들이 한데 모
빛의 무리를 만들어냈는데, 사람의 입장에서는 꽤 장관인 광경이었다. 주변에는 익숙한 풀벌레 소리가 들 려왔고,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었다.
좋은 ‘세상’인 것 같다.
“물론 몬스터가 나오는 거만 빼 면 말이지.”
나는 몸을 뒤척이고는 옆으로 누 워 몰려오는 수마에 몸을 맡겼다.
조금 늦은 시각에 일어나기 시작 한일행은 빠르게 채비를 마치고
길을 나섰다.
바로 전날 코볼트들과 전투를 치 러서 그런 것인지 가는 길마다 코 볼트 무리를 맞닥뜨리게 되었고, 일행은 빠르게 지쳐갔다. 아무리 자신보다 약한 몬스터라고는 하나, 익숙하지 않은 살생을 하다 보니 정신이 피폐해진 탓이다.
전투직들의 정신이 피폐해지고 육체는 괴로움에 아우성을 치던 중, 비전투직들은 비로소 자신들의 날 개를 펼치고 세상을 활보했다.
트래퍼는 코볼트가 올 것이라고 예측되는 위치에 함정을 놓아 미리 진을 빼놨으며, 탐색꾼은 탐지기 등을 놓고 일행의 전체적인 경로를 전투가 없는 쪽으로 이끌어 갔다. 그중 발군인 사제 김환은 지쳐 쓰 러져가는 전투직들을 쉴 수 없는 불쌍한 신세(?)로 만들기 위해 정 신력이 바닥나는 순간까지 힐링과 버프를 사용해주었다.
그렇게 날이 저물어 갈 즈음.
rz rz = LZ rz n~i??i??i??r
지척이 흔들리며 숲이 아우성쳤 다.
“여러분.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무래도 긴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행은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 는지 알고 있었다.
“캬아아아아아!”
레인저인 선혁의 시야가 잡히지 도 않는 먼 곳에서 들려오는 께름 칙한 괴성.
‘코볼트 킹의 고유기인 대지 강 타인가? 하지만 사정거리는 50m 내외라고 했는데……
일행들도 비슷한 생각들을 했는 지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고 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제길. 이래서 주입식 교육은 안 된다니까. 실전을 해야 해. 실전을."
"맞아! 사람이 글에 의존하면 쓰 나."
전사계열의 사람들이 먼저 불만 을 터트리고 나섰다. 던전을 클리 어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 지만, 아마 클리어하고 무사히 돌 아간다면 국가를 상대로 거짓 정보 에 대한 위험수당을 챙길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그것도 살아남았을 때의 이야기지.’
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빽빽한 숲을 하염없이 응시했다.
“슬슬 보인다. 일반 코볼트에 비
해서 덩치가 4배는 큰 것 같군. 물 론 징그러움도 4배다.”
전투하면서 느낀 선혁의 시야는 어림잡아 1km 내외. 그의 시야에 잡히기 시작했다면 곧 있으면 이곳 에 당도한다는 말이었다.
트래퍼는 주변에 수많은 함정을 설치하러 돌아다녔고, 탐색꾼은 트 래퍼와 함께 주변을 배회하며 혹시 나 몬스터가 더 없는지 살폈다.
이때, 선혁의 미간에 주름이 가 며 최악의 말을 내뱉었다.
“제길. 군대를 이끌고 왔어. 코볼 트로 된 군대. 숫자는 어림잡아
100 정도 되는 것 같군.”
코볼트의 숫자가 100? 이건 수 치 상으로는 무술을 배운 건장한 남성 100명이 몰려오는 것과도 같 았다. 게다가 녀석들은 죽음 따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죽음을 두려워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본 능이 더욱 큰 작용을 한다는 게 맞 는 말이겠지만.
‘흠. 지금 내 스탯으로는 사실 못 이길 것 같지는 않은데.’
사실 일행과 합류하며 몰래 무리 에서 이탈해 힘을 실험해본 경험이 있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호(虎)의 효과를 받아 힘이 14 올랐을 때보 다 어림잡아 3배 이상은 강해진 것 이었다. 그때도 엄청난 힘의 충만 감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솔직히 너무 강해져서 엄두도 나지 않는 상황이 었다.
그때는 나무 정도를 부술 힘이 있다고 가정하자면, 지금은 암석을 맨손으로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