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12)

“아? 일어나셨네요? 저 혼자 가 려고 했는데.”

“그럴 수야 없죠. 금방 일어나겠 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지만, 왠 지 그에게는 빚을 남겨둬서는 안 될 것 같았기에 빠르게 몸을 일으 켜 정신을 차렸다.

“가시죠.”

가로등이 없는 숲의 밤은 상상하 던 것보다 어두웠지만, 이제는 익 숙해질 대로 익숙해져서 그런지,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별이 예쁘죠?”

김환이 뜬금없이 말을 걸어온다.

‘이 양반이 약 먹을 시간이 지났 나? 갑자기 왜 이래?’

“글쎄요. 뭐 아름답기는 하네요.”

그의 말처럼 밤하늘이 아름답기 는 했다. 한국의 도심에서는 보지 못했던 형형색색 한 별들이 밤하늘 을 수놓듯 빛내고 있었다.

물론 속으로는 동의했지만, 나는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조금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김환은 그런 나의 말투를 눈치 챘는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미우시죠?”

“켁! 네, 네?”

설마 이렇게 직격타로 말을 날릴 줄이야. 어떤 뻔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얼굴 앞에 대놓고 자신이 밉냐는 말을 하는가?

“에이. 그럴 리가요. 전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 중에 한 분 인데요. 환씨가 그렇다면 그런 거 죠.”

그 ‘분들 중’에 한 명은 레인저인 선혁이었다. 그는 전투를 지휘함에 있어서는 김환과 비슷할 정도로 정 확한 판단을 했다. 그 덕분에 몬스 터과의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 점했던 적도 적지 않게 있었고.

“후후. 한성씨는 거짓말에 소질 이 없으시군요.”

어릴 적, 고아원 원장님께 작은 거짓말을 하고 크게 혼났던 일을 떠올렸다. 남들과는 다른 추억거리 다. 이런 인생을 살아왔는데 거짓 말에 소질이 생길 리가 없지 않은 가?

“ 하하

‘제길. 여자도 아니고 남자랑 오 밤중에 뭐 하는 거야?’

이렇게 보여도 나는 모태솔로다. 일에 치이고 삶에 치이며 연애라는 단어는 점점 나와 멀어지게 됐다. 그런 깊은(?) 뜻을 김환은 알고 있 을는지.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자, 그가 이어 말했다.

“미워하셔도 됩니다.”

나는 그의 말이 너무나도 당황스 럽게 느껴졌다. 미워해도 된다니?

“ 네?”

“장난입니다. 장난. 설마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그의 목소리에서 얕은 슬픔이 느 껴져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쳐 다봤다. 그는 평소처럼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마주 보았을 뿐이다. 그뿐인데.

‘웃고 있는데도 사람이 이렇게 슬퍼 보일 수가 있나?’

“아, 네??????

그 뒤로는 별다른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지금은 무슨 일을 하 는지. 몬스터와의 첫 전투는 어땠 는지 하는 실없는 이야기가 이어졌 다.

1시간이라는 시간은 훌쩍 지나가 어느새 내 차례가 끝나있었다. 나 는 김환을 불러 함께 돌아가자고 하려 했으나, 사색에 잠긴 그의 얼 굴에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기에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홀로 돌아와 트래퍼인 용훈과 빙결술사인 유정 을 찾아 깨웠다.

“ 일어나셔요.”

트래퍼인 용훈을 깨울 때는 같은 남자니 별 상관은 없었지만, 빙결 술사인 유정을 깨울 때는 조금 애 를 먹었다.

‘끄응.’

이유인즉슨. 그녀는 잠을 잘 때 로브를 벗고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잔다.

“저, 저기……

“ 음냐??????

‘크윽!’

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마음을 다 잡아 그녀를 흔들었다. 아주 살살.

“저, 저기……. 차례가……

“ 네에?”

유정은 졸린 눈을 비비며 나를 말똥말똥 쳐다봤다.

“하, 하하. 차례가 되셨습, 니 다……

나는 어째서 여자 앞에서 이리도 한없이 작아지는가.

“아아. 알겠습니다. 푸우.”

그녀는 주변의 로브를 주섬주섬 챙기고는 덮고 있던 담요에서 일어 나 트래퍼인 용훈에게 향했다.

‘내가 깨웠다! 드디어 내가 여자 를 깨웠어!’

소리 내지 않고 작게 두 주먹을 불끈 쥔 나는 잠시 뒤, 내가 얼마 나 한심한 행동을 했는지 깨닫고 담요를 덮어쓰며 자신을 나무랐다.

‘왜! 뭐! 여자 못 만나본 게 죄 냐!’

그렇게 소리 없는 메아리가 긴 밤 내내 나의 마음속을 휘젓고 다 녔다.

일행은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출 발 준비를 했다. 준비할게 적은 나 는 심심한 차에 숙련도 노가다나 할 겸 일행에게 타투를 새겨주며 시간을 보냈다.

[중급 타투 스킬의 사용에 성공 하셨습니다!]

[중급 타투 올빼미 cm®)의 영 향으로 스탯이 상승합니다!]

[중급 타투 스킬의 숙련도가 증 가합니다!]

[중급 타투 스킬 레벨이 상승합 니다!]

‘드디어 레벨이 올랐군.’

일행 모두에게 타투를 새겨 주면 적어도 2?3레벨은 올라가던 숙련 도였지만, 중급으로 올라온 다음부 터는 숙련도의 상승이 너무하다 싶 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마지막을 숙련도 노가다를 장식 할 최유정의 타투는 올빼미였다. 최유정은 잠시 눈을 찡그리며 고통 을 참더니, 이내 편안해진 듯 얼굴 에 미소가 떠올랐다.

“예로부터 올빼미는 사냥과 지혜 를 상징하는 아르테미스를 상징하 는 동물이었죠. 아마 지능 스탯이

조금 올랐을 거예요.”

그동안 다수의 남자 사이에서 기 가 죽었던 최유정은 점점 사람들과 친해지며 말주변을 늘려갔다.

“고마워요. 힘이랑 민첩도 올랐 네요! 지능은 18이나 올랐고요.”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상 태창을 공유해주었다. 처음에는 사 양했으나, 사실 남의 상태창은 나 또한 궁금했기에 끝내 수락했다.

[최유정]

十 Level. 6

+ 1차 전직 - 빙결술사

十 특수.

- 종족. 인간

- 중급 타투 : 올빼미(*鳴)

十 스탯

- 힘 7 (+2)

- 민첩 8 (+11)

_ 지능 17 (+18)

- 마나 친화력 12

+ 보유 스킬

- 초급 아이스 스피어 Lv.4 [Acctive]

- 초급 아이스 필드 Lv.l

[Acctive]

- 마나 제어 [Passive]

그녀의 상태창은 나와 다른 점이 여러모로 많았다. 스탯은 마법에 특화된 듯이 지능이 다른 스탯에 비해서 두 배는 높았고, 나에게 손 재주라는 스탯이 있듯이 그녀에게 는 마나 친화력이라는 스탯이 있었 다.

‘힘이 7이고 민첩이 8이야? 역시 마법사라는 건가? 게다가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본 아이스 필드라는 스 킬도 있군/

어쩐지 남의 속사정을 한눈에 들

거다본 기분이라 이상한 생각이 들 었다.

“감사합니다. 이제 저만 남았군

O ”

‘몬스터 도감.’

[몬스터 도감] Passive

반경 10m 이내에서 직접 본 몬 스터에 한해서 이 도감에 기록된다.

효과 - 몬스터의 형상을 잊지 않 게 되며, 도감의 기록을 보고 조금 더 세밀한 묘사가 가능해진다.

보유 - 코볼트, 코볼트 킹, 한야 (재사용 대기 시간 1시간 32분)

‘ 역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어본 몬스 터 도감이었는데, 뜻밖의 수확이 있었다. 도감에는 코볼트 킹이라는 문구가 떡하니 쓰여 있던 것이다. 처음에는 무엇을 새겨야 스탯이 많 이 오를지 고민했지만, 코볼트 킹 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당연히 코볼트 킹이지.’

고민을 마치고 곧바로 중급 타투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을 처음 사 용할 때는 어떤 풍으로 도안을 짜 야 할지, 어떤 느낌으로 표현해야 할지 등을 고민했지만, 이제는 생 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느 낌 그대로를 표현했다.

‘코볼트 킹의 특징은 지나치게

역동적인 거다. 그리고 그 속에 숨 어있는 신중함을 나타내는 거고.’

도안을 짜자 이번에는 새길 부위 를 정해야 했다.

‘흐음. 어떤 모양이 나올지를 모 르니 이번에도 안 보이는 곳에 해 야겠네. 이번에는 쇄골에 조금만 드러나도록 해야겠다.’

모든 공정을 마치자 평소처럼 고 통이 밀려왔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터라 눈을 찡그리는 일도 없었다.

[중급 타투 스킬의 사용에 성공 하셨습니다!]

[중급 타투 코볼트 킹 (W 苦王)의 영향으로 스탯이 상승합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좋은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중급 타투 스킬의 숙련도가 대 폭 증가합니다!]

[강한성]

十 Level. 9

十 1차 전직 - 타투이스트

十 2차 전직 - 미전직 상태

+ 특수.

- 종족. 인간

- 최초의 타투이스트

- 한야의 관심

- 중급 타투 : 코볼트 킹 (W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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