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 스탯
- 힘 14 (+28)
- 민첩 16 (+13)
_ 지능 8 (+9)
- 손재주 51
+ 보유 스킬
- 중급 타투 Lv.2 [Acctive]
- 타투이스트의 손길 [Passive]
- 몬스터 도감 [Passive]
- 타투 : 신화 Lv.l [Acctive]
‘나쁘지 않군.’
코볼트 킹의 타투는 생각보다 현 실의 모습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쥐처럼 다물어진 입에 작은 키를 극대화시킨 캐리커처 같은 느낌이 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징그럽 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중첩의 효과는 우선 아껴둬야겠 다. 언제 신화 스킬을 사용할지도 모르는 거니까.’
타투 : 신화 스킬의 쿨타임이 불 과 1시간 32분밖에 남지 않았기에, 보험을 남겨두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 니 라.
“다 됐습니다.”
김환과 선혁은 나를 보며 끄덕이 더니 일행을 출발시켰다.
“우선 어제 정찰을 하며 봤던 장 소로 이동하죠.”
일행은 20여 분을 걸어 ‘장소’에 도착했는데, 다들 현실과는 동떨어 진 장면에 입을 다물었다.
‘허. 이제는 이런 것도 익숙해졌 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멀었구나.’
그도 그럴게, 10m에 달하는 거 대한 거목에 달라붙은 버섯들이 내 키의 반만 했기 때문이다.
“무슨 버섯이 저렇게 커? 양은 많이 나오겠군.”
“캬. 고놈 따서 초장 발라 먹으 면 맛나겠네.”
으으....... 쥬릅.
이놈의 전사 삼인방은 생각이 없 는 것인지 몬스터를 보고도 먹을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일행은 그런 전사들을 보며 나지 막한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들은 별로 상관하지 않는 듯했다.
“일단 모두에게 성스러운 축복을 걸어드리고 이번에 레벨 업을 하면 서 생긴 단일 스킬을 한성씨에게 집중해서 사용하겠습니다. 성스러운 축복! 빛의 보호막!”
[성스러운 축복의 효과를 받습니 다!]
당신은 빛의 사제의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이동 속도가 상승하고 몸의 피로 가 누적되는 것을 늦춰줍니다.
[빛의 보호막의 효과를 받습니 다!]
빛의 보호막이 당신을 보호합니 다.
보호막의 최대 한계점을 넘어가
지 않는 선에서 3번의 공격을 막아 줍니다.
김환의 버프가 몸을 감싸자 전보 다 훨씬 좋은 감각이 느껴졌다. 게 다가 빛의 보호막의 효과는 여벌의 목숨 세 개를 벌어주는 거나 다름 없었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흠. 원래는 내가 사용해야 하지 만, 이 진형을 유지할 때는 너에게 버프를 사용하도록 하지. 사냥꾼의 가호.”
이번에는 선혁이 자신의 버프를
걸어주었다.
[사냥꾼의 가호 효과를 받습니 다!]
사냥꾼의 가호는 숲에서의 움직 임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적의 약점을 파악하게 해줍니다.
“지속 시간은 20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말하도록.”
그는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지 만, 그의 말에서는 작은 정이 느껴 져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었 다.
“감사합니다. 우선 제가 먼저 팡 거스의 근처로 가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서 스킬을 준비해 주세요.”
나는 일행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을 확인하고는 팡거스들을 향해 몸 을 움직였다.
파핫! 나는 코볼트 킹의 효과로 적지 않게 상승한 민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물론 신화 스 킬을 사용할 때보다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그때, 빠르게 움직이는 나의 시 야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거대한 버섯이 몸을 부 르르 진동하며 거목에서 빠져나오 고 있는 게 마치 얼굴에서 피지를 뽑아내는 장면과도 비슷하게 느껴 져 상당히 친숙한 모습이었다.
‘아직 50m나 남았는데?’
나는 급하게 몸을 멈춰 세우고 팡거스에게 찾아온 변화를 살폈다.
슈우우욱……. 쩌적!
“저게 뭐야.”
팡거스는 거목을 가르며 자신의 몸을 거목과 분리했다. 발 대신 달 린 흐물거리는 촉수들을 이리저리 꿈틀거리며 움직이더니 온몸에 작 은 구멍을 만들어내고는 그 구멍으 로 각각 푸른색, 붉은색의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마치 ‘외계인이 실존한다면 저런 모습일까?’ 하는 의문을 만들어냈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나타나는 홀 로그램.
[팡거스의 푸른 독에 중독되었습 니다.]
[독에 중독되어 이동 속도가 저 하됩니다.]
[팡거스의 붉은 독에 중독되었습 니다.]
[독에 중독되어 몸 곳곳에 상처
가 생깁니다.]
[높은 힘 스탯으로 팡거스의 붉 은 독을 저항합니다!]
독에 중독되었다고 친절하게 알 려주는 홀로그램이 오늘따라 예쁘 게 느껴졌다.
‘그나저나, 붉은 독은 알아서 저 항해주는군. 역시 스탯이 깡패였 어.’
나는 안개가 아직 일행에게 도달 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는 일행에 게 소리쳤다.
“저 안개에 닿으면 독에 중독됩 니다! 이동 속도가 저하되고 몸 곳 곳에 상처가 생기니 다들 조심하세 요!”
“한성씨는 괜찮습니까?”
“저는 괜찮으니 어서 몸을 움직
일행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보 스 몬스터가 아니라서 그런지 독의 효과는 미미했다. 푸른 독의 효과 가 얼마나 될지 몰라 내심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했지만, 이 정도면 움직이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좋아.’
팟!
팡거스들의 사이로 몸을 던지며 가장 가까이에 있던 팡거스를 주먹 으로 후려쳤다.
“꽤애애액!”
[몬스터 도감이 새롭게 갱신됩니 다!]
팡거스의 10m 안쪽으로 들어가 자 몬스터 도감이 갱신되었다는 홀 로그램이 눈앞에 떠올랐지만, 지금 은 그런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좋아! 일단 한 마리!”
팡거스의 몸 자체는 생각보다 약 한지 주먹질 한 방에 팡거스 한 마 리가 절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러분 이놈들 독을 빼면 몸 자체는 코볼트보다 약합니다!”
‘주변에 남은 팡거스는 20마리. 한 놈당 한 대다.’
퍽! 퍼퍽! 팡거스를 때릴 때의 감촉은 물컹거려서 이상했지만, 데 미지 자체는 정확하게 들어가고 있 었다. 팡거스들은 위험을 느꼈는지 몸에서 더욱 짙은 독을 뿌려댔지만, 어차피 붉은색 독은 알아서 저항이 됐고 푸른색 독은 그다지 효과가 미미해 독을 신경 쓰지 않고 팡거 스들에게 달려들 수 있었다.
슈욱! 팍!
내가 사정을 보지 않고 팡거스들 을 공격하고 있자, 멀리서 선혁이 화살을 쏘며 지원사격을 해주었다. 선혁의 화살은 코볼트들조차 단 두 방에 죽음으로 몰아갈 정도였으니, 팡거스들이 한 발 한 발에 죽어 나 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선혁이 화살을 쏘기 시작하자 한 윤아와 최유정이 각각 파이어 볼과 아이스 스피어를 사용하여 팡거스 들의 숫자를 점점 줄여나갔다.
“수고하셨습니다 한성씨. 힐!”
모든 팡거스를 처리하자 김환이 다가와 힐을 사용해주었다. 전투를 치루면서 아주 얕은 잔 상처들이 생겼었는데, 그의 힐을 받으니 그 마저도 모두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일단 주변은 모두 정리된 듯하군요.”
주변의 광경은 처참했다. 모든 거목은 팡거스들이 빠져나온 탓에 쩍쩍 갈라져 있었고 바닥 곳곳이 불에 그슬려져 있거나 얼어있었다.
“일단 팡거스의 시체가 사라지면 서 나온 아이템들을 수거하겠습니
다. 배분은 공정하게 할 테니 피곤 하신 분들은 쉬셔도 됩니다.”
“네. 그럼 저는 좀 앉아있겠습니 다.”
사실 몸 자체는 피곤하지는 않았 지만, 전투로 인한 정신적 피로는 누적되고 있었기에 사양하지 않고 바닥에 철퍼덕 앉았다. 선혁과 윤 아, 유정도 같은 생각인지 그들 또 한 자리에 앉아 다른 일행이 아이 템을 수거해 오기를 기다렸다.
“아이템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습 니다만, 이상한 게 나왔습니다.”
김환은 그리 말하며 바닥에 주워 온 것들을 내려놨다.
버섯처럼 보이는 것들이 6개. 자 루에 담겨있는 정체 모를 물건이 2 개. 그리고 마지막은…….
“어? 에너지 스톤!”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코 볼트 킹을 처치하고 획득한 아이템 인 ‘코볼트 킹의 에너지 스톤’과 비 슷한 모양의 아이템이 있었다.
“어? 알고 계셨나요?”
아직 정보창을 확인하지도 않았 는데 이름을 말하자 김환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나는 잠시 아차 싶었지만, 침착 하게 사실을 설명했다.
“사실은 코볼트 킹을 잡고도 비 슷한 게 나왔었습니다. 숨기려고 하던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정말 숨기려고 한 적은 없었다. 그들이 물어봤다면 알려줬을 것이 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들이 믿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기 우였던 것일까?
“ 그렇군요.”
“우리가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있 었으니.”
일행은 생각보다 쉽게 믿어주는 눈치였고, 딱히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쨌든 이건 팡거스의 에너지
스톤이라는 아이템입니다.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랍이 잘 되지 않는 것을 보니,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환의 설명에 일행은 고개를 끄 덕였다. 그리고 그들의 눈빛은 말 하고 있었다.
‘가지고 싶다!’
“그래서 말인데요. 이걸 한성씨 에게 드리는 게 어떻습니까7”
“엥?”
물론 갖고 싶기는 했다. 나에게 우선권이 있기에 실제로 가지는 것 도 가능했지만, 팡거스는 함께 사 냥한 몬스터였다. 이윤을 추구하기 는 하지만 때로는 베풀 줄도 알아 야 사람이라고 원장님께 배운 나로 서는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 았다.
‘물론 주면 고맙게 받을 거지만.’
나는 일행을 한 명씩 둘러봤다.
그들은 입맛을 다셨지만 끝내 동 의하며 에너지 스톤은 내가 갖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그들이 욕심 을 내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이 겠지만, 일행 중 누군가가 이것을 가져야 한다면 그것은 한성이 되는 게 옳다고 생각됐다. 계약의 내용 이 그렇기도 했고.
“고맙습니다.”
나는 초록색의 에너지 스톤을 받 아들고는 정보창을 살폈다.
[팡거스의 에너지 스톤]
팡거스의 에너지 스톤이다.
‘이 시스템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만나기만 해봐 라.’
정보창은 지극히 무미건조했다.
“끄응.”
내가 신음을 내뱉자, 김환은 거 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