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화 〉생존 전략 1. 새 친구를 만들자 (7) (8/139)



〈 8화 〉생존 전략 1. 새 친구를 만들자 (7)

비상사태였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나는 비상사태에 굉장히 약했다.
겁쟁이 루크레치아는 내가 조금만 흔들려도 미칠 듯이 감정을 표출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정보를 모아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즐겼다.
시란을 동료로 맞을 때가 그러했고,
오늘 레헨 다리오를 조지려고 계획한 것이 그러했다.



‘왜 하필이면 스트레챠 대공이야!’

마음속으로 소리를 빽하고 질렀다.
어떤 면에선 차라리 사이드리스쪽이 낫다.
사이드리스의 위험도는 최고 등급이지만,
적어도 행동 원리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트레챠 대공이 위험한 이유는 사이드리스와는 정반대였다.

‘난 저 캐릭터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다고!’

저 캐릭터를 짤 때의 기억조차 모호하다.
4대 대공이라는 설정을 짜면서 상황에 맞게 설정한 캐릭터.
심지어 컨셉은 신비주의 컨셉.


어느 정도냐고 하면 모든 귀족의 얼굴을 외우고 있을 한스도 지금 알아보지 못할 정도.
평소의 모습과는 다른 이로 분장하고 돌아다니니, 한스도 알 턱이 없었다.

그런데도 정작 내가 보자마자 알아본 이유는 간단했다.
스트레챠 대공의 변장이 내가 소설을 쓸 때 생각한 이미지와 동일했기 때문이었다.
보라색 단발에 실눈.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라면 저 모습이 맞긴 한데.


'슬○이○즈  제○스잖아…….'

미묘한 기분이구만…….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 스트레챠 대공과 관련된 기억을 짜내려고 해봐야 무리겠지.


그러니 스트레챠 대공의 의도가 무엇인지,
적어도 나의 아군인지 적인지조차  수 없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후우.”



‘어쩔  없지.’


턱을 치켜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호흡을 고르며 감정을 다잡았다.
그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내가 할  있는 거라곤 준비해놓은 것밖에 없으니까.
선택과 집중이다.

‘이렇게   스트레챠 대공은 철저히 무시한다.’

스트레챠 대공은 자신을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 내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겠다는 것.
정확한 의도는  수 없으나
그렇다면 내가 준비한 대로 행할 뿐이었다.

레헨 다리오에게 관심을 집중한다.
마침 녀석이 입을 열고 있었다.



“국왕 폐하와 아스트레아 왕국에…….”

“잠깐.”


내게 허례허식을 통해 예를 표하려는 레헨다리오의 말을 끊었다.

“내게도 추후 일정이 있으니 용건만 말하세요.”

“그렇지만 왕실의 법도가 있지 않겠습니까.”

“여긴 내 궁이에요.”

일부러 감정을 싣지 않았다.
이미 대화의 내용부터
‘시간 아까우니 용건 꺼내지?  절차도 모르냐? 여기 절차는 나다.’
라는 유감이 넘치는 것이었으니 어조에 담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레헨의 이마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웃었다.

“공주마마의 뜻이 그렇다면 저도 용건을 밝히겠습니다. 아시겠지만 공주님께서 호위 기사로 임명하신 알렌 다리오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가문 차원에서 보상 차원으로……”

“모르겠는데요?”

“다른 병력을, 예?”

“모르겠다고요. 알렌 경이 왜 내 호위를 하는 데 부족함이 있는지 난 모르겠어요. 그리고 당신.”



상대의 말을  번,
내 말을 한 번 끊고서
눈빛에 노여움을 담았다.

방금까지 감정을 담지 않은 것과는 철저하게 다른 모습.
잠깐의 침묵 속에서 분노는 고양되고,
모습을 감추고 있던 감정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지금 나, 루크레치아 아스트레아의 안목을 무시하는 건가요?”

“그, 그것이.”

레헨이 말을 잇지 못했다.
수긍하자니 노기를 띠고 있는 공주에게 덤벼드는 꼴이 되고,
부정하자니 자신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
잠깐 고민하던 레헨은 전자를 택하기로 모양이었다.

“공주마마께서 저 머저리에게서 어떤 장점을 봤는지는 모르겠으나, 저희 가문에서 저 녀석보다 뛰어난 기사는 수없이 많습니다!”

“흐음.”

턱을 괴고 삐딱하게 레헨을 바라본다.
노기는 숨기지 않았으나,
기회를 주겠다는 듯한 내 모습에 레헨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공주마마께서 저희 가문의 기사들을 보신다면, 공주마마께서 먼저 호위를 바꾸고 싶으실 겁니다.”

“그렇군요.”

“또한 공주님께서 근래 안 좋은 일을 당하셔서 걱정되시는 마음을 압니다. 하여 호위가 한 명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공주님께서 필요하신만큼 인원을 배치하겠습니다.”

“내가 필요한 만큼.”

“예. 그리고  사태는 저희 가문의 일원이 부족한 탓이니, 보상 차원에서 더불어서 공주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한 보상을 하고자 합니다.”

“아하. 그러니까.”



말을 끊고 슬쩍 알렌을 바라봤다.
알렌은 체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에 반해 레헨은 내가 제 말에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이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상반된 감정이네.
동일한 생각이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할 정도였다.
레헨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내 뜻을 돈으로 사겠다. 이 말이군요.”

“예! 예, 예?”



레헨은 내가 동의라도 할 것 같았는지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가,
내 말을 듣고 뒤늦게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변명하려고 서둘러 입을 여는 것을 막고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다리오 가문은 내가 알렌 경을 호위로 임명한 선택이 인원수도 맞지 않으며, 인원의 능력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 체면치레를 위해 보상은 충분히 해주겠다.  이런 말이군요?”

“절대 아닙니다!”

“그게 아니면  위험하네요. 나는 왕궁 기사단에서 인원을 차출한 것인데, 겨우 일개 백작가 따위가 왕실 기사단보다 강한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말일 수도 있고.”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아닙니다! 그리고 일개 백작가라니요!”

“이건 더 위험한 발상인데, 생각이 났으니 말해보죠. 왕당파도 세자파도 아닌 다리오 가문이 기사를 보내 나를 확보하고 제3세력을 만들려고 한다? 저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저는 지금 말장난을 하려는  아닙니다!”

“그럼 내가 말장난을 한다는 건가요?”



흥분해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레헨에게 조용히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레헨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도 말을 꺼내지 않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한들 내게 꼬투리를 잡히리라 생각한 걸까.
식식거리는 숨소리만이 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적막. 이제야 대화를 할 준비가  모양이었다.
거만하게 레헨을 바라보던 표정을 지우고,
자세를 제대로 고쳐 앉았다.


그러자 내가 화살이라도 쏜 것처럼 레헨이 한 발자국 물러났다.
의도가 담기지 않은,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흘깃 스트레챠 대공을 눈짓했다.

“저 호위.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요?”

“……그렇습니다만.”



레헨이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답한다.
그러나 그 대답 속에 주저함이 담겨있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자의로 레헨이 명령할 순 없는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주도권은 이미 내쪽에 있었다.



“지금까진 다리오 백작가의 후계자인 레헨 다리오와 대화를 나눈 것이고.”

숨을 번 평온하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부드럽지만 안정적인 어조로 평소처럼 말을 꺼냈다.

“지금부턴 다리오 백작가와 대화를 나누고자 해요.”


아마 다리오 백작이 직접 찾아왔다면 난 앞에서  기 싸움을 전부 생략했을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한 것은 일종의 쇼. 부족한 상대를 흔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감정싸움을 가문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백작과 수는 없는 일이지.
진짜로 척을 지게 되잖아.
레헨은 입을 달싹거렸지만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
일단은 들어보겠다는 의미.

“혹시라도 알렌 다리오가 내 호위기사가 되지 못하게 막는 것은알렌 다리오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막는 건가요?”

레헨이 얼굴을 굳힌 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면 계속.



“알렌 다리오가 혹시라도 좋은 방향으로 유명해져서 다리오 가문의 후계 문제에 영향을 끼칠까 두려운가요?”

“그건!”



레헨이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다가,
아차한 표정을 짓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방금 그 표정은 누가 봐도 정곡을 찔린 사람의표정이었다.
기세와 말을 함께 이어 나갔다.



“네. 알렌 다리오 경의 태생을 생각해보면 후계 문제에 관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그런데 알렌 다리오가 혹시라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정도로 규격 외의 인물이라면?”

“루크레치아공주.”

어디서 반말이야 이게.
그러나 지금 화를 낼 필요는 없다.
중요한  한스가 조사해  정보에서 비롯된 진실.

“입단부터 왕국 기사단 입단시험에서 부단장을 이기고 단장과 백중세를 이룬 천재가 두각을 드러내는 게 두려운가요?”


레헨이 이를 악물고 대답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더니 예의도 잊은 채,
나를 비웃는 표정을 짓는다.
가까스로 만들어 낸 표정.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저 녀석은 저한테도  정도로 모자란 녀석입니다.”

“그럼 이 자리에서 결투라도 해보겠어요? 나는……, 그래. 알렌 경의 승리에 내 목을 걸죠.”

그러자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레헨도, 알렌도, 한스도, 심지어 스트레챠 대공 역시.
레헨이 내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보란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나는 그를 막지 않았다.
그가 곧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미 체념한 모습이었다.

“예. 두렵습니다.”



아까 내가 물었던 '알렌이 두려운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알렌 다리오가 강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그건 세간에알려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왕궁부단장이 입단 시험에서 애송이에게 졌을 정도의 대사건이다.
이게 왜 한스가 겨우 알아왔을 정도로 묻혀있었을까?

다리오 가문과 왕궁 기사단.
두 집단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서였다.
쫓아낸 사생아가 두각을 보여선 안 된다.
겨우 신입이 부단장을 이겨선 안 된다.
이해관계가 잘 맞았겠네.

특히 다리오 가문은 더 민감했다.
후계 구도.
아무리 사생아라도 실력이 규격 외라면?
알렌이라는 존재의 무게가,
구도가 바뀌게 된다.
그건 다리오 가문에서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였다.

알렌이 처음부터 힘을 숨긴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입단시험 때 실력을 보인 것이겠지.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결과에도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설상가상 자신을 지탱해주던 어머니도 죽었다.
그렇게 길을 잃고 방탕해진 알렌의 모습은 다리오 가문에게 있어선 굉장한 호재였다.

‘가문의 치부가 치부로써 끝난다. 또한 승계 과정에서 쓸데없는 변수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아마 다리오 백작 정도는 알렌에게한 소리하지 않았을까?
네가 아무리 노력한들 나는 너를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다.
뭐 정도의 말이면 알렌의 의지를 꺾기엔 차고 넘치겠지.

그래. 알렌은 너무 강했다.
다리오 가문이라는 작은 가문이 품고 있기엔,
너무 강해서 배척할 수밖에 없었다.
다리오 가문은 알렌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특히 눈앞에 있는 레헨다리오.
다리오 가문의후계자는 그것을몸소 느끼고 있었다.
아마 그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나를 설득하려  것이다.
필요하다면 세자 파에 들어가서 사이드리스를 통해 나를 압박할지도 모르지.



‘내가 왜? 누구 좋으라고?’

괜히 사이드리스의 배를 불리지 않기 위해서,
슬슬 중재안을 낼 때였다.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가 일변했다.

“알렌 경을 세간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실력을 드러낼 순간이 오면 분명히 떠들썩하게 회자될 테니까.”

레헨은 더 말해보라는 듯이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차피 거기까지만 말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여유를 찾은 모습을 보니 조금 기분 상하는데?

“대신 레헨 다리오. 당신이 두려워하는 사태는 막아주죠. 알렌 다리오를 내 퍼스트 나이트로 삼겠어요.”

“예?”

“으헥!”



레헨 다리오가 얼빠진 얼굴로 반문했다.
등 뒤에서 헛바람을 삼키는 목소리가 났다.
한스의 두 눈이 동그래지고,
스트레챠 대공은 웃음을 참고 있네.

각양각색의 반응이었다.
나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레이디의 퍼스트 나이트는 뭐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프린세스 퍼스트 나이트는 더 중요한 의미가 있죠.”

“정치에 참여할 수 없으며, 가문과의 관계가 사라진다…….”

“네, 맞아요.”

프린세스 퍼스트 나이트는 평생 공주를 지켜야 한다.
그것은 곧 정치적인 힘을 가질 수 있기에,
관련된 요소들은 모두 사전에 차단한다.
호적에서 파이는 것도 그러한 과정 중 하나였다.

즉, 다리오 가문에서 걱정하던 승계 문제와 알렌은 아예 관련이 없어진다.
나는 지금 알렌의 이름이 알려지는 건 어쩔 없으나,
너희가 신경 쓰지 않게 만들어주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보통프린세스 퍼스트 나이트는 공주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기에 보통 여성을 뽑는다는 점이었다.
남성을 뽑을 시엔 그를 부군으로 맞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보통은' 그렇다는 얘기지.
나는 남자랑 결혼할 생각 없다고.
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었다.


“뭐 어때요. 쟤도 개망나니고, 나도 개차반인데. 세간에서 알아서 생각하겠지. 그래도 나는저 망나니를 부군으로 맞을 생각은 없어요. 그게 나 혼자 결정할 일도 아니고.”

“개망나니…….”

“개차반…….”

“크흡, 큽!”

누군가는 내 말을 얼빠진 소리로 되뇌었고,
누군가는 웃음을 참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내가 정식으로 알렌을 부군으로 맞지 않으면 세간에선 알렌을 나의정부로 볼 것이다.
뭐  정도는 감수해줄  있었다.

어차피 왕궁에서 곧 튈 거고?
사이드리스는 내가 적나라하게 모자란 모습을 보이면,
겉으론 경고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론 좋아할 거고.

할 말을 마친 내가 레헨을 빤히 바라보자 레헨은 눈을 감고 심사숙고하다가 무겁게 한 마디를 남겼다.



“가문으로 돌아가 상의해보겠습니다.”

“내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했으면 좋겠네요.”

“아마 그럴 겁니다…….”



레헨은 10년은 늙은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레헨은 가문에 돌아가서도  안건에 대해 논의해야 하며,
또한 나와 대화를 나누며 굉장히 피곤해졌는지,
내게 약식으로 예를 표하고 터덜터덜 궁을 나섰다.

한편스트레챠 대공은 나를 보며 뜻 모를 미소를 짓고 레헨을 따라나섰다.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나도 마찬가지라서,
스트레챠 대공이 순순히 물러 나준 것은 굉장히 고마웠다.

‘조만간 다시 만나겠네.’



굉장히 싫지만,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들었다.
나는  상태로 의자에 널브러져 힘없이 외쳤다.

“한스! 티타임을 준비해줘요!”

“예, 알겠습니다.”


나는 빠르게 준비되는 다과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한 번의 고비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 난 단 한 번도 알렌을 바라보지 않았다.

‘조금 더 달아올라야지.’



나는 철저하게 알렌을 무시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가 내게 말도 걸지 못하도록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좋은 시기를 우려내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