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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었더니 S급 여친이 너무 많음-107화 (106/216)

〈 107화 〉 술은 부부가 된 후에(6)

* * *

은근한 달빛이 속삭이는 야심한 밤.

어느덧 보름달은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채 환한 달빛만을 선선히 비추고 있다. 창문 틈 너머로 달빛이 요요하다. 방안은 어두컴컴하였지만 달빛이 서로를 어루만졌다.

달빛만이 머금은 방안에 한 쌍의 남녀가 있다.

한서준과 이지현은 살짝 떨어진 침대 위해서 조용히 마주보았다.

“……너, 너무 빤히 보지는 마.”

흘끗흘끗.

서준이의 얼굴을 흘겨보며 이지현은 조심스레 입술을 달싹거렸다.

“어, 알았어. 미안.”

“으응.”

이지현은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부끄러웠다.

스스로 옷을 벗겠다니? 미쳤어, 미쳤어!

하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다. 돌이킬 수 없다. 이지현은 찰나의 시간 동안 우물쭈물 거렸다. 겁먹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서준이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아, 빌어먹을. 어떡하지.

‘진정해 이지현. 옷 벗는 게 뭐가 대수라고. 너무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잖아?’

이지현은 마음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약간의 수치심과 망설임이 그녀의 온 몸을 칭칭 휘어 감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어차피 언젠가는 알몸을 드러내야할 텐데 쓸데없이 부끄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러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자 이지현. 고, 고작 알몸을 보여주는 거잖아. 거사를 치르는데 있어서 알몸을 보여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바보처럼 부끄러운 티 좀 그만 내.

“그그, 그러면, 벗는…… 다?”

말할 필요는 없는데. 긴장이 되어서 멋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괜스레 스스로 벗겠다고 한 걸까. 아까 서준이가 벗겨주려고 했을 때보다 훨씬 창피하다.

“후으…….”

이지현은 살금살금 손가락을 움직여 조금씩 옷가지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느릿느릿하지만 확실하게 옷꺼풀이 한겹, 한겹 벗겨지고 있다.

조금씩 상의를 벗겨내자 유방을 감싸 안고 있는 브래지어가 설핏 모습을 드러냈다. 새까만 레이스 달린 브래지어였다. 흔히 말하는 승부 속옷이었다. 처음부터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어느새 상의를 전부 벗겨내자 출렁하고 큼지막한 젖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탄력적이고 포근한 젖가슴에 시선이 꽂혔다. 상당한 볼륨이었다. 글래머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가까이서 보자 더 확실하게 실감이 났다.

수확을 앞 둔 제철 과실마냥 흐드러져있다. 예쁘장한 형태를 유지한 채 슬며시 흔들리고 있는 저 두 개의 과일을 보자 마른 침을 꿀꺽 넘어갔다. 한국인 사이즈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감히 예린이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었고 서윤이와 비교하자면 훨씬 컸다.

‘……와.’

한서준은 무심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먹음직스러운 과실이 눈앞에 어른어른 거리고 있는데 어떻게 제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 군침을 질질 흘리는 게 정상일 것이다. 상상 이상으로 자극적이니까.

“……흐, 흥. 뭐야 한서준.”

“응?”

순간 이지현의 목소리가 귓전을 두드렸다. 이지현은 한서준을 흘끗흘끗 곁눈질을 하면서 코웃음을 쳤다.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 아니니?”

“아니, 뭐. 그냥.”

한서준은 뺨을 긁적거렸다. 너무 빤히 쳐다봤나?

“흐, 흥.”

이지현은 뺨을 붉힌 채 한 팔로 가슴을 가렸다. 하지만 한 팔로 숨겨질 만큼의 크기가 아니었다. 손으로 살짝 가슴을 올리자 더욱 푸짐해보였다. 한서준은 무심코 군침을 꼴깍 삼켰다.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였다.

“……서준이 너?”

흘끔흘끔 가슴을 훔쳐보고 한서준을 보자 약간의 여유를 되찾았다. 얼굴을 살짝 상기 시킨 채 민망한 듯 뺨을 긁적이며 슬쩍 시선을 피하는 서준이. 조심스레 곁눈질하는 모습이 살짝 우스웠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긴장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한서준의 반응 덕분에 이지현은 살짝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 서준이도 긴장하고 있구나. 나만 창피해하는 게 아니었어. 일말의 여유와 자신감이 마음속에서 서서히 피어올랐다.

조금 여유를 되찾으니까 한서준의 반응이 은근 재밌다. 얘도 참. 왜 이런 걸 좋아하는지 몰라.

이지현은 조금 어색하지만 은근한 미소를 슬며시 지어보였다.

“내가 좀 크긴 하지?”

“어, 어. 그, 좀 그러네.”

한서준은 무심코 대답했다. 확실히 크기는 컸다. 솔직히 한국인 중에서 이지현 정도의 크기는 거의 본 적이 없었다.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이지현의 몸매는 정말 유려했다.

……괜히 한국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헌터 랭킹 1위가 아니었다.

“예린이와 서윤이는 이런 거 못할 텐데.”

이지현은 살짝 낯을 붉힌 채 조심조심 가슴을 들어올렸다. 흐드러진 젖가슴이 보기 좋게 일그러지자 한서준은 그야말로 숨을 턱 막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 가슴골 뭐야. 와. 진짜. 응달이 깃든 젖가슴은 언덕마냥 솟구쳤다.

“남자애들은 이런 거 좋아하잖아?”

“아, 아니, 별로 안 좋아, 하는데. 어…….”

한서준은 아까 같은 여유를 유지할 수 없었다. 직접 리드할 때와 느낌이 전혀 다르니까. 괜히 지현이에게 말려든 기분이다.

“정말?”

이지현은 스스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서준이의 반응이 생각 이상으로 재밌어서 부끄러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또한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준이가 일방적으로 괴롭(?)혔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것은 이지현의 성미에 맞지 않았으니까.

기회가 온 이상 확실히 물어뜯는 것이 바로 이지현이었다.

“흐응. 그래?”

이지현은 살짝 젖가슴을 일그러뜨리며 살살 문질렀다. 큼지막하고 희멀건 가슴이 흔들흔들 물결쳤다. 꼭지가 살짝 도도라 진 것이 보였다. 한서준은 사타구니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꽤 자극적이었다. 포르노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었다.

“어때?”

당혹스러워하는 서준이의 모습이 보기 좋다.

“꼴려?”

“…….”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원색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번 사용해보고 싶었다. 서준이가 저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니까 자못 즐거웠다. 마음속으로 픽 웃음을 흘렸다.

“흐응…… 그러면 이 다음은…….”

어느새 부끄러움도 많이 희석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준이의 반응 때문에 잊혀진 것이다.

이지현은 슬쩍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슬며시 지퍼를 쩍쩍 내렸다. 한서준의 시선이 따라 움직였다. 강렬한 서준이의 시선에 살짝 망설였지만 이내 고개를 잘잘 흔들었다. 오히려 서준이가 저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조금 귀여웠다.

조심조심 지퍼를 내리자 새하얀 배꼽이 설핏 고개를 쳐들었다. 앙증맞은 배꼽과 함께 유려한 복부가 그 모습을 슬금슬금 드러났다. 어느덧 치마를 발목 아래까지 내렸다. 한 손으로 잡아 휙, 하고 침대 위로 던졌다.

“……어, 어때?”

이지현은 속옷차림이 되었다.

본인이 스스로 벗은 거였지만 은근히 긴장되었다.

조금씩 밀려오는 쑥스러움에 살짝 낯이 발갛게 익었지만 떳떳함을 유지했다. 턱을 높게 치켜세우고 당당한 눈빛으로 서준이를 마주보았다. 서준이의 두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예뼈.”

“그, 그래. 당연하지. 나 이지현이라고 이지현.”

갑작스러운 한서준의 칭찬에 조금 부끄러웠다. 괜스레 열이 났다. 한손으로 살살 부채질을 하면서 슬쩍 서준이의 얼굴을 훔쳐봤다. 서준이는 조용히 이지현의 몸을 훑어보고 있었다.

이지현은 반 나신이었다. 비록 속옷을 입고 있었지만 야들야들한 속살과 봉긋하고 도도라진 가슴께 그리고 곡선으로 휜 골반은 숨길 수 없었다.

이지현의 콧등이 살며시 붉어졌다. 서준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강렬한 그의 시선에 심장이 다시금 쿵쾅쿵쾅 뛰었다. 역시 좀 창피하다. 나 혼자 벗으니까 더더욱.

“……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아, 그래.”

한서준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네가 아까 말했지. 꼴리냐고.”

“그랬, 지?”

조금씩 가까이 다가온다.

살며시 귓가에 입을 가져간 서준이는 조용히 속삭였다.

“응, 진짜 개꼴려.”

후우, 하고 한 번 입김을 불었다. 귓가가 새빨깧게 익었다. 이지현은 어깨를 살며시 움츠렸다. 그 순간 한서준이 손을 뻗었다. 젖가슴을 조금 강하게 움켜쥐었다. 꺅?! 이지현은 마음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흐, 아햣?! 야! 자, 자잠깐! 너?!”

“진짜 못 참겠다, 지현아.”

이지현의 상체가 뒤로 쓰러졌다. 침대에 몸을 눕혔다. 털썩 쓰러진 이지현은 고개를 움직였다. 한서준에게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큼지막한 손이 등 쪽으로 파고 들었다. 어, 설마? 눈 깜짝할 사이였다.

왼손 엄지와 검지 그리고 중지를 이용하여 브래지어 후크를 툭 하고 벗겨냈다. 정말 한순간의 일이었던지라 눈 뜨고 코 베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건 그렇고.

“너, 너? 왜 이렇게 잘 벗겨!”

“그냥?”

“그냥은 무슨! 너, 진짜 딴 애들과 할 거 다한 거 아니…… 흐햐읏?!

지현이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전에 재빨리 가슴을 움켜쥐었다. 도도라진 꼭지 부분을 검지로 툭툭 건들이면서 자극했다. 그에 맞춰 가슴이 들썩들썩 거렸다. 잘 익은 과실마냥 먹음직스러웠던지라 무심코 한입 깨물어버렸다.

“꺄응?!”

뭐, 뭐뭐뭐야! 얘 미쳤어? 이지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당황했다. 반사적으로 두 팔을 휘휘 저었다.

“햐으, 읏?! 어, 어딜 깨무는, 윽, 거야, 너……!”

왼 가슴을 주물럭거리며 한쪽 꼭지를 잘근 깨물었다. 이지현은 손을 뻗어 한서준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한서준은 계속해서 이지현의 가슴을 보기 좋게 일그러뜨렸다. 이지현은 새빨간 얼굴로 “으, 읏, 흐읏” 달뜬 숨결을 내뱉을 뿐이었다.

“……후.”

“이, 으, 야, 이 변태야! 어, 어딜 깨무는 거야 진짜!”

“……다 네 잘못이야.”

“뭐?”

헛소리를 지껄이는 한서준의 얼굴을 살짝 눈물이 맺힌 눈발로 쏘아보았다.

“……진짜 왜 이렇게 야하냐. 미치겠네.”

“뭐, 뭔 개소리야!”

이지현은 꽥 소리를 내질렀다.

“너 은근히 반응 좋은 거 알아?”

“어, 어?”

아까부터 생각한 거였지만 숫처녀치고 반응이 꽤 좋다. 감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어쩌면 선천적으로 좀 음란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지현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두 눈을 끔뻑끔뻑 거렸다. 한서준은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슬그머니 손을 움직였다.

뱀처럼 휙휙 움직이는 손길이 그녀의 소중한 곳을 더듬거렸다.

이지현은 깜짝 놀라 무심코 다리를 오므렸다.

“지현아.”

“야, 야! 잠깐만! 이건, 좀…….”

“싫어?”

“너, 너무 갑작스럽잖아…….”

“그래서 싫어?”

“아, 아니…… 으. 너 정말…… 나쁜 놈…….”

지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모기소리마냥 중얼거렸다. 소중한 곳에 사내의 손길이 닿는 것은 조금 거부감이 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먹었는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러면 벗길게.”

“일, 일일이 말하지 마 바보야.”

조용히 대답함과 동시에 느릿느릿 속옷을 벗겼다.

사내의 큼지막한 손이 팬티를 벗기고 있다. 타인이 속옷을 벗겨주고 있다는 사실에 이지현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팬티 끄트머리 부분을 붙잡고 조심스레 발목 아래까지 내려뜨렸다. 두 다리가 달달 떨렸다. 한서준은 조심스레 발을 들어 팬티를 완전히 벗겨냈다. 새까마한 속옷을 침대 위에 살포시 내려 놓았다.

‘으으, 으…… 창피해.’

이지현은 다리를 배배꼬며 허벅지를 오므렸다. 사타구니를 노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퍽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자꾸만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한서준은 슬그머니 손을 뻗었다. 허벅지 사이에 천천히 집어넣었다. 이지현은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어떡하지? 어떡해!

“잠깐 서준아, 너무 좀…….”

“괜찮아 지현아. 너무 긴장하지 마.”

“긴장은, 안, 안했는데.”

“그래?”

이지현은 초조한 눈으로 흘긋흘긋 거리다가 이내 마음을 다잡은 듯 천천히 힘을 빼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와서 망설이는 것도 좀 웃기기 했고 너무 긴장한 티를 내기 싫었으니까.

단단한 허벅지의 압박이 점점 가시고 있다. 슬며시 양손에 힘을 줘 허벅지를 양 방향으로 벌리자 지현이의 은밀한 공간이 슬금슬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끄으으, 으윽.” 이라는 알 수 없는 신음을 흘렸다. 발가락을 쉴 새 없이 꼼지락거렸고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퍽 수치스럽고 창피한 모양이다.

여하튼 한서준은 멈추지 않았다.

조심조심 시선을 돌렸다. 살짝 벌려져 있는 사타구니 안쪽의 낯선 공간에는 얌전히 피어오른 수풀과 굳게 닫혀있는 꽃 봉우리만이 예쁘게 잡고 있었다.

지현이의 비밀스러운 음부였다.

너무 적나라했다. 이지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애꿎은 아랫입술만을 잘근잘근 짓씹을 수밖에 없었다. 창피해서 미칠 것 같았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처음으로 서준이에게 들켰다.

“…….”

한서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음부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이지현은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려고 하였지만 서준이가 단단히 허벅지를 붙잡고 있는 탓에 움직일 수 없었다.

이지현은 수치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

한서준의 손가락이 음밀한 부분을 슬쩍 건드렸다.

“……으? 하읏?!”

걀쭉한 손가락이 대음순을 쓱 하고 훑자 이지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 고개를 살짝 쳐든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생전 처음 느끼는 낯선 감각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뭐야 이거. 이상하다. 살짝 툭 건들인 것뿐인데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우리 지현이. 진짜 야하네. 반응 왜 이렇게 좋아?”

“야, 야하지 않…… 꺅?!”

처음에는 대음순 위주로 훑어주다가 조금씩 반응이 오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꽃봉우리의 좌우를 슬쩍 벌렸다.

좌우로 살짝 벌린 양 날개의 주름 부분을 조심조심 어루만졌다. 옅은 주름과 속살을 슬슬 자극했다. 지현이는 “으아아아, 아.” 라며 어쩔 줄 몰라 할 뿐이었다.

“으읏, 읏…… 으읏…… 읏.”

아랫입술을 꽉 감쳐 물었다. 신음이 터져나가는 걸 막았다. 하지만 촉촉이 물기어린 목소리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

어느새 이지현은 다시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 채 몸을 파르르 떨었다.

부끄러워, 부끄러워! 이렇게 무방비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애무 받고 있다. 이 작금의 사실에 이지현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음날 서준이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자신이 없었다.

“여기는 어때?”

“으, 아, 햐읏, 으…… 으읏.”

살짝살짝 자극을 줬다. 한곳만 어루만지면 무뎌지기 십상이었던지라 조금씩 방향을 바꾸며 소음순과 대음순을 매만졌다. 축축한 애액이 흘러나왔다. 주름진 부분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음핵표피 슬쩍 벌렸다. 곧 음핵이 도도라 졌다.

애액으로 젓은 손가락으로 음핵을 살짝 건드렸다.

“……?!”

이지현이 거칠게 반응했다. 허리를 뒤척거리며 다리를 오므리려 애를 썼다. 입에서는 짧은 신음과 함께 탄성이 확 솟구쳐 올랐다.

“……자자잠, 잠깐만! 이상, 하니까!”

한서준은 멈춤이 없었다. 왼쪽 손가락을 움직였다. 검지로 살살 음핵을 간지럽혔다. 물기어린 손가락으로 음핵을 자극하자 이지현은 고개를 휙 돌리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몸이 뒤척이지 못하게 조금 더 강하게 그녀의 몸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오른쪽 중지를 이용해 질 속으로 조금씩 전진시켰다. 균열 속을 헤집으며 천천히 이동했다. 질척질척한 물소리와 함께 윗벽을 살살 긁어냈다.

손가락 두 마디 부근이었다. 위쪽을 문지르며 자극을 줬다. 약간 오돌토돌한 촉감이 느껴졌다.

“으으읏……! 흐, 햐……! 흐으읏……!”

질척질척 물소리가 났다. 균열에서 애액이 뿜어져 나왔다. 한서준의 손가락을 흥건히 적셨다. 이불이 축축이 젖어가고 있었다. 음란한 물소리가 귓전에 왕왕 울렸다. 찹찹 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질 속 주름이 응축했다.

“……흐윽 ……으햐. ……읏. 멈, 멈춰, 멈춰 봐, 서준, 아!”

“왜?”

쫀뜩쫀뜩한 질 주름이 더욱 강하게 쪼아댔다. 손가락에 가해지는 압력 또한 한층 강해졌다.

“이, 이상……! 이상해! 뭐, 뭔가 올라온…… 흑끅……!”

이지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파도처럼 들이닥치는 쾌락에 등허리가 쭉 펴졌다. 한서준은 재빨리 손가락을 갈고리 모양으로 오므리며 죽죽 긁었다. 질 구멍에서 뜨뜻한 액체가 흩뿌려졌다. 그리고 봇물이 터지듯 신음이 쏟아졌다.

“으, 하야아, 아, 하으아아……?!”

그때였다. 이지현의 몸이 달달달 떨렸다. 강렬한 경련과 함께 눈을 반쯤 치떴다. 꽉꽉 쪼아지는 주름을 느끼며 부르르 하고 애액이 흘러나왔다.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가 연신 터졌다. 억눌렸던 쾌락이 콸콸 흘러나왔다. 강렬한 쾌락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헤, 으, 윽, 으아, 아.”

이지현은 첫 번째 절정을 맛보았다.

절정이 끝나자 이지현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가슴께는 간헐적으로 들썩 거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뱉었다. 온 몸에 힘이 풀렸다. 나사가 빠진 로봇마냥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정말 기직맥진하다.

이지현은 힘없이 고개를 움직였다. 어느덧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다. 갭직한 절정이었지만 생전 처음 느끼는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정신이 반쯤 나간 기분이다. 뭐야 이거. 뭐냐고 대체.

뇌수가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모가 등골이 쭉쭉 펴지며 아랫배가 저릿했다. 이지현은 방금 전에 느꼈던 쾌감을 뇌까렸다. 그러자 왠지 모를 두려움에 덜컥 겁을 먹었다.그녀는 반쯤 풀린 혓바닥과 입술을 달싹였다.

“후으…… 서, 서준, 아……?”

“어때? 나쁘지 않았어?”

기분 좋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하지만 이지현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면 슬슬 해볼까?”

그 말과 함께 한서준은 옷을 벗었다.

양손으로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린 후 바지와 속옷을 천천히 벗어던지자 하늘 무서운지 모르고 솟구친 물건이 툭하고 튀어나왔다.

“……아?”

위아래로 덜렁덜렁 거리는 음경.

갑갑한 바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음경은 길쭉하고 웅장하게 그 자태를 뽐냈다. 이지현의 두 눈동자가 파들파들 떨렸다. 아, 아까랑 크기가 다르잖아.

“……뭐, 뭐야 저건.”

분명 저 정도 크기는 아니었는데?

이지현은 긴장 어린 눈으로 솟아오른 남근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아까는 순식간에 일어났던 일이라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명백하게 서준이의 남근을 관찰할 수 있었다.

굵직한 기둥이 빳빳하게 솟아오른 채 덜렁거리고 있었으니 이지현은 얼굴이 시벌겋게 달아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남자의 물건을…… 이렇게 보는 건 난생 처음이다.

저, 저렇게 생겼구나. 아, 으, 아.

꼴깍, 하고 마른침을 넘어갔다.

18cm, 18cm…… 그 말은 농담이 아니었던 건가. 이지현의 눈동자가 쉴 새 없이 후들후들 거렸다. 정말 생각 이상으로 굵고 길쭉했다. 일말의 공포감이 이지현을 덮쳤다.

“……저, 저런 게 들어와?”

“물론이지.”

“거, 짓말.”

무리야, 무리.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잖아!

저런 게 들어오면 분명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이지현은 와들와들 떨었다. 저것은 흉기다. 흉기를 받아드릴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일말의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죽박죽으로 뒤섞였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쿵쿵. 심장 소리가 귓전을 두드렸다.

“아. 잠깐만.”

그런데 그때 한서준은 깜빡했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우리 콘돔 없지 않아?”

“어?”

생각해보니 콘돔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거 어떡하지.”

콘돔 없이 거사를 치를 수 없는 법. 한서준은 잠시 턱을 긁적긁적 거렸다. 큰일이다. 시발.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사 놓을 걸.

지금이라도 편의점에서 사온다고 할까?

아니, 그러면 분위기가 다 깨질 텐데.

아…… 젠장.

“……저. 서준아.”

“아, 응?”

이지현의 부름에 살짝 고개를 움직였다. 아, 설마 다음에 하자고 말하려 그러나? 한서준은 마음속으로 침음을 삼켰다. 여기까지 와서 다음으로 미루는 것은 솔직히 좀 너무한 처사였지만 지현이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콘, 콘돔 없어?”

“어, 으음.”

이지현 역시 콘돔을 사 놓는 것을 깜빡했다.

아, 어쩔 수 없네.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는 수밖에. 이지현은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피임은 중요하니까. 콘돔 없이 했다가 덜컥 애라도 생기면 큰 일이잖아?

“그, 서준아…… 나 오늘 안전한 날인데…….”

응? 잠깐만. 뭐라고?

이지현은 두 눈을 끔뻑였다.

제 입이 멋대로 움직여서 헛소리를 내뱉고 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금!

“그냥…… 콘돔 없이 할래……?”

“……!”

한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남근만이 위아래로 껄떡거릴 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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