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7화 백은의 파멸자(3)
싸늘해진 공기.
하긴, 그녀를 따르는 인원들 앞에서 ‘미친년’이라고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러한 적막을 깬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백은의 파멸자 그녀였다.
“너 또한 로텔기우스를 죽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을 텐데?”
“녀석을 죽이는 게 목표라고 했지, 자살하는 게 목표라고 한 적은 없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소리도 모르나?”
“그건 숨어 있을 때나 이야기고. 아무리 그쪽이 강하더라도 당장 도망가는 것도 버거운 거 아닌가? 여기서 왕의 목을 베자고? 증오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판단해라.”
“…….”
“쓰읍……. 이봐, 나 배에 구멍 났다고! 그리고 이럴 시간 없는 거 알지?”
곰곰이 생각에 빠진 노아.
그리고 그녀의 수하들 역시 카론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노아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왕성에 들어갈 수조차 없거니와,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몰살당할 게 뻔하니까.
물론 그녀의 증오심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가문이 몰살당하고 모든 혈육이 다 오체분시당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닌 건 아니었다.
“그럼 넌 어떻게 하길 원하지? 너도 계략이 있을 텐데?”
“오르 왕국으로 튄다. 그리고 그곳에서 힘을 키운다.”
“개소리! 오르 왕국은 적국이다! 지금 나보고 조국을 배신하고 타국의 개가 되란 소리냐!”
“이미 국가에 버려졌잖아? 그리고 누가 개가 되래? 그냥 잠시 가자고. 오르 왕국과 데우스 왕국은 전쟁 중이고 그렇다는 건 군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소리. 적의 적은 아군이란 소리도 있잖아? 아! X발, 그냥 아무 데나 좀 가자! 배에 구멍 났다고!”
카론의 말에 작은 한숨을 내쉰 노아는 이내 산발이 된 머리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갈해진 몸으로 더욱 총명해진 눈빛을 띠기 시작했다.
“네 말도 일리가 있군. 움직인다.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이르다고 했으니.”
“그래, 그래, 좀 빨리 좀 가자. 솔직히 좀 힘들어.”
그 말과 함께 빠르게 움직이는 노아를 비롯한 그의 세력들.
카론 또한 그들이 지급해 준 포션을 후딱 마시고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퇴로는 확보해 뒀나?”
“예, 예정보다 이른 터라 조금 차질이 생기겠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상관없을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피식 웃는 카론.
어차피 이것들, 오르 왕국으로 가게 되어 있다.
애초에 그녀가 ‘백은’이라는 칭호를 받은 것 자체가 오르 왕국에서 받았기 때문.
금보단 낮은 ‘은’을 사용했지만 사실상 스토리상으로는 백은의 파멸자가 백금보다 훨씬 강하다.
지금은 명예니 뭐니 따지는지 몰라도 스토리상으로는 그저 ‘파괴’만을 위해 움직이는 전쟁광이니까.
어지간하면 ‘파멸자’라고 하겠는가?
그리고 스토리상으로 따르면 결국 로텔기우스를 죽이긴 죽인다.
그것도 단신으로 말이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백은의 칭호를 받고 무쌍 찍을 때가 되면 사기 캐릭터 중에 하나가 되니까.
“누, 누구!”
퍽! 콰드득.
곧바로 적의 목을 꺾어 버리며 빠르게 이동 중인 인원들.
예정했던 비밀 공간으로 빠르게 영지 내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영지 내의 ‘외벽’이 너무 많다는 것.
이제 한군데의 외벽을 빠져나왔지만, 아직 세 군데나 더 남아 있었다.
“저, 적이다!”
“대장님, 죄인입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
대부분 빠져나가고 단 하나의 외벽만 남았을 때 들켰다.
일러진 시간 때문에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
결국, 강행 돌파밖에 없었던 그들은 빠르게 제압하기 시작했다.
“파멸의 눈.”
푸른빛을 발하는 백은의 파멸자의 눈.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에 모든 것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엄청난 굉음.
그것을 보고 카론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이스! 일단 이능부터 사기!’
공간을 터트리는 개사기 이능.
시선이 닿은 공간을 강제적으로 응축하여 터트려 버린다.
그녀가 가질 수 있는 이능 중 최고.
파멸의 눈과 그녀의 무위가 합쳐지면 정말 왜 그녀를 ‘파멸자’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된다.
문제는 무위가 어떤 게 걸리냐가 중요했다.
대부분의 카드의 무위는 랜덤이다.
카드들이 가질 수 있는 무위는 각각 카드에 따라 몇 가지씩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랜덤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게임에서는 보통 이능이 좋아도 무위가 안 좋으면 갈아서 조각으로 만들었다.
‘뭐, 백은 같은 스페셜 카드는 상관없긴 하지.’
일반 카드는 그럴진 몰라도 백은의 파멸자 같은 스페셜 카드들은 웬만하면 무위가 다 좋았다.
단지 쓰임새가 PVP용이냐, PVE용이냐 보스 레이드용이냐에 따라 그 등급이 나뉠 뿐.
그런 게 없는 현실에서는 뭐가 걸리든, 이능이 파멸의 눈이면 합격점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콰아아앙!
터져 나가는 폭발 소리와 함께 검이 부딪히는 소리.
검과 검이 부닥쳐 작은 스파크를 만들어 냈고, 적과 아를 구분하지 않고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었다.
“뚫어!!”
박차고 나가는 노아와 그의 세력.
카론 또한 어벙벙하지만 일단 따라갔다.
아무리 전쟁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또 달랐다.
애초에 전쟁조차도 같은 내용을 몇 개월간 반복되는 실전 경험을 쌓았을 뿐, 이런 내용의 경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재미있네…….’
세네리아의 퀘스트 이후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솔직히 퀘스트 내용이 조금 그렇긴 해도 이보다 더 빠르게 강해질 방법은 없었다.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주고 남들보다 몇 배나 많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세네리아 때만 해도 그렇지 않던가?
현실에서는 고작 십 며칠 흘렀을 뿐인데, 그곳에서는 몇 달이나 전쟁을 겪었다.
그로 인해 가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지 않았던가.
조금 귀찮긴 해도 퀘스트는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았다.
“제기랄, 죽여라!!”
“성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달려라!”
쫓기는 카론과 노아 일행.
빠르게 강 하류에 놔둔 작은 배를 타고 도주해야 했다.
육지로의 이동은 말을 탄 기마병에 의해 쉽게 따라잡힐 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캉캉캉, 차르르륵.
츠르륵…….
길어지는 전투.
병사가 아닌 기사단의 습격이라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다.
카론 또한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이 온몸이 넝마가 된 상황.
아무리 노아의 힘이 있다 한들 조금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그때 또다시 의식이 흐려지는 카론.
‘빌어먹을…… 또 이러네.’
그것은 본능일까?
아니면 숨겨진 힘일까?
갑작스럽게 카론의 모든 것이 돌변하기 시작했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적들의 목을 날려 버리는 카론.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노아는 두 눈을 크게 떴다.
‘무슨…….’
동공이 풀린 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다.
그렇다는 말은 그냥 본능 그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
어이가 없는 것은 어째 본능대로 움직이는 편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새끼 호랑이였다면, 이젠 제법 맹수다워졌지 않는가?
“크으윽! 이 새끼! 죽어라! 2식 스핑…… 컥.”
순식간에 10개의 잔영을 흩뿌리는 카론.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흩뿌리고 이동하고를 반복하며 적들을 썰어 내러 갔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
갑자기 ‘지이이잉’거리며 머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크으으윽!”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지는 카론.
그에 노아는 곧바로 카론을 잡아들고는 그 일행과 함께 기사단을 무시한 채 빠르게 도주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영내를 빠져나와 강 하류까지 내려온 카론과 노아 일행.
곧바로 미리 준비해 둔 작은 배에 모두 타고는 노를 젓기 시작했다.
휘휘휘휘휘휙.
날아오는 수많은 화살.
그에 나무판자를 들어 올리며 화살의 비를 피하며 빠르게 노를 젓기 시작했다.
한편 그들이 그러는 중 카론은…….
‘대체 뭐지?’
이곳에서까지 이런다는 것은 단순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는 것은 자신의 의식의 문제.
여태까지 육체에서 비롯된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
‘아닌가? 이곳 또한 육체의 영향을 미치니…….’
갈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그 증상은 무엇이고 그 느낌과 힘은 뭐란 말인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과 결과도 같은 선들이 보인다.
그렇게 한참을 카론이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띠링, 스토리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해당 내용으로 저장하십니까?
-이어진 내용을 클리어 시 성급이 높아질 수 있으며 실패 시 보상이 사라집니다.
“못 먹어도 고다!”
-스토리를 계속해서 이어 나갑니다. 성과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어차피 단 한 번뿐인 퀘스트.
1만 마일리지를 날리고 다시 시도한다고 해도 5성을 얻어야 했다.
3성과 4성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4성과 5성은 또 다른 엄청난 차이를 보이니까.
그렇게 강 하류를 따라 며칠을 이동하는 카론과 그 일행.
그리고 카론과 노아가 땅을 밟은 것은 약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빌어먹을…….”
“조금 쉬었다가 가지.”
다들 주저앉았다.
많이 죽어서 이제 몇 없는 인원들.
정말 소수정예만 남아 있었다.
배에서 내린 지 약 두 달 가까이가 지났다.
그동안 많은 추격과 전투를 벌였고 대부분의 인원이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제기랄……. 위험한데.’
이곳 시간으로 두 달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현실 시간으로 10일 가까이 잠만 퍼질러 자고 있다는 소리였다.
단순히 배고파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미동도 없이 잠만 자는 것은 건강에도 안 좋을뿐더러 여태 동안 단련해 놓은 근육들에 근 손실이…….
문득 생각하다 흠칫 놀라는 카론.
자신이 ‘근 손실’을 생각하고 있다니.
세뇌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벌써 아스타의 영향이 대뇌 전두엽까지 뻗친 것 같았다.
거의 바이러스와 같은 아스타의 영향.
“후우, 후우……. 이럴 바에 로텔기우스를 죽이러 쳐들어갈걸 그랬군.”
“그랬다면 이미 시체가 되어 효수되어 있겠지.”
“지금이라고 별다를 게 없는 것 같다만?”
검을 꽉 부여잡고 적들을 노려보는 카론과 노아 일행.
이젠 정말 승산이 없었다.
단순히 ‘추격’ 정도가 아닌 ‘군대’ 단위로 포위되어 있는 상황.
사실상 빠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때 쨍쨍한 햇빛 아래서 무언가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콰아아아앙!
콰앙, 콰아아앙!
떨어져 내리는 빛의 검들.
그리고 그 검이 뭔지 익히 알던 카론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와 함께 당황하는 데우스 왕국의 병사들.
이곳은 분쟁 지역이었으며 한창 전쟁 중인 곳이었다.
오르 왕국의 군대가 나타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
“데우스의 잔당이다! 쳐라!”
“비, 빌어먹을! 오르의 검이다! 죽여라!”
피 튀기는 혈투.
이곳에서 세네리아와 또 다른 전쟁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물론 이번에는 세네리아뿐만이 아니라 장미기사단의 단장 ‘클로에라’ 또한 같이 있는 것 같았지만.
콰아아아앙!
카득, 까드득…….
공격하는 오르의 병사들.
그에 당황한 노아가 카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뭐야!? 같은 편이 아니었던가?”
“그럴 리가 있나!? 다 적이지! 일단 버틸 대로 버텨!”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했다.
그 후에 오르의 군대에 항복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그렇게 피 튀기는 전쟁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남아 오르 왕국군의 포로로 잡힐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세네리아를 설득하는 일뿐!
그러나 그때였다.
-스토리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해당 내용으로 저장합니다.
시스템 소리와 함께 흐릿해지는 시야.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거대 동굴 안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카론.
대체 얼마나 개고생을 했던가?
마지막 부분이라도 생략해 준 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띠링, 모든 스토리를 클리어하였습니다. 보상으로 ‘5성 백은의 파멸자’를 획득합니다.
-칭호 ‘카드의 신’이 반응하여 알 수 없는 힘이 카드에 스며듭니다.
-띠링, 프리미엄 카드 ‘5성 백은의 파멸자’를 획득합니다.
-띠링, 백은의 파멸자는 백금 소속의 스페셜 카드입니다. 도감에 등록되며 그에 따른 혜택이 부여됩니다.
-모든 백금 세력의 공격력 20%, 크리티컬 15%, 마법, 물리 관통력 10%를 획득합니다.
[백은의 파멸자](프리미엄)
티어 : 플래티넘
등급 : ☆☆☆☆☆ Lv_1
유형 : 공격형(물리, 마법)
공격력 : 4,420+(1,628)
방어력 : 1,601+(480)
데우스 왕국에서 버려진 복수와 파괴만을 위해 살아가는 파멸자이다.
무위 : ???
이능 : 파멸의 눈
(덱 효과 : 아군 카드가 모두 죽을 시 ‘파멸자’ 효과가 발동하며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다.)
*소속 추가 효과 : 백금의 소속이 2인 이상 있을 시 모든 카드에 공격력 20%, 크리티컬 확률 10%를 획득한다.
*스페셜 카드 효과 : ‘파멸자’ 효과가 발동 시 죽은 카드 중 무작위 2명을 되살려 낸다.
짝짝짝짝짝.
박수를 쳐 가며 고개를 흔드는 카론.
이거지, 카드라고 한다면 바로 이래야지.
이래야 진짜 카드답다고 할 수 있지.
저 덱 효과와 스페셜 카드 효과를 보라.
얼마나 사기인가?
“그래 이거지! 나이쓰! 이 정도면 근 손실 인정! 개인정!”
근 손실이고 나발이고 다시 돼지가 되어도 좋다.
살이야 다시 빼면 될 일이고, 근육이야 다시 불리면 될 일 아닌가?
뭐? 10일 가까이 굶었다고?
까짓것 죽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먹으면 될 일이다.
그것보다 저것 보라, 저 엄청난 공격력과 방어력을!!
물론 스페셜 카드가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다고는 해도 저렇게 무식하게 높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프리미엄화되면서 저렇게 된 것이겠지.
거의 6성과 맞먹는 공격력이 아니던가?
“이걸로 웬만한 기사 나부랭이들은 그냥 잡겠네!”
흐뭇한 표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카드를 바라보는 카론.
역시 스페셜 카드라 그런지 반짝이는 이펙트도 남달랐다.
강해지는 것도 좋고, 무공이고 이능이고 다 좋지만 역시 그것보단 카드가 메인이었다.
카드만이 살길이고 오직 카드만이 미래였다.
행복에 젖은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거대 동굴에서 빠져나오는 카론.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카론이 느낀 감정은…….
“뭐, 뭐야. 뭐 이리 뻣뻣해.”
몸이 조금 뻣뻣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전 같지 않은 이상한 느낌이랄까?
그것도 계속 움직임에 따라 완화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장기간 잠에 드는 것은 몸에 안 좋을 것 같았다.
물론 백은의 파멸자 같은 카드를 얻을 수 있다면 언제라도 또다시,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지만.
“일단 밥부터…….”
곧바로 식당으로 향하는 카론.
우선 채소와 수프 위주로 먹으며 위를 달래기 시작했다.
안 먹다가 갑자기 한 번에 먹으면 그대로 골로 갈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조금씩 위를 달래 가며 식사를 끝마친 카론은 오랜만에 수업에 나섰다.
그렇게 교실 문을 연 순간…….
“카로오오오오오오오온!”
드르르륵.
다시 닫았다.
역시 조금 더 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문이 확 열리며 아스타가 나타났다.
“이럴 줄은 알았지만 무려 13일을 넘게 땡땡이를 쳐!? 근육의 위대함을 보여 주마!”
소리를 지르며 곧바로 달려드는 아스타.
그런 그를 보며 카론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슥 피했다.
왜 그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 피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왜 발이 앞으로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스타는 카론의 발에 걸려 그대로 넘어졌다.
“카로오오오오온!!”
“어…… 죄송함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