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 속 아카데미의 핵과금러-90화 (90/223)

제90화

15화 초속의 아로아

발걸음을 떼는 그래그리.

그러나 비올레가 재빨리 그래그리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지금은 가도 만날 수 없을 겁니다.”

“뭐라? 무슨 뜻이더냐?”

“그게, 또 잔다고 합니다.”

“…….”

할 말을 잃은 그래그리.

대체 어떻게 돼먹은 놈이란 말인가?

메르샤에 있을 때도 한 달 내내 잠만 잤다고 들었다.

그런데 또 잠을 잔단 말인가?

“깨우면 되지 않더냐?”

“그게…… 한번 자면 기본으로 4~5일은 안 일어난다고 합니다. 깨어나도 밥만 먹고 잠시 운동 후 또 잠만 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희대의 천재로구나.”

카론이야말로 흔히 알려진 ‘천재’라는 말에 딱 부합하는 녀석이 아니던가?

게으르고 온종일 잠만 퍼질러자면서 남들보다 아득히 빨리 강해진다.

이 무슨 배알이 꼴리는 현실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내 찌푸린 표정을 푼 그래그리.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메르샤르지.’

그 정도는 되어야 메르샤르가 될 수 있다.

그런 압도적인 천재성이 있어야 메르샤를 한층 더 발돋움시킬 수 있다.

수라를 가졌고 압도적인 천재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상한 소환수마저 부린다.

그 소환수가 수라의 힘에 영향을 받고 무위까지 쓴다니 그야말로 초대 가주보다 더한 놈이 아니던가?

“그래, 긴가민가하다니 무슨 뜻이더냐?”

“그게…… 저희가 알고 있는 그것과 아주 다릅니다.”

“뭣이? 그럼 어찌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더냐?”

“하지만 카론 공자가 가진 것 또한 편린의 힘에 반응하여 빛을 내었으며,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를 증폭시켰습니다.”

“정말 다르게 생겼더냐? 잘못 본 것이 아니고?”

“엘릭서를 먹이며 살펴봤습니다.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눈가를 파르르 떠는 그래그리.

이야기를 듣다 보니 더욱더 보고 싶어졌다.

그 물건이 대체 무엇이기에 수라에 반응한단 말인가?

정말 또 다른 숙원인 그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럼 대체 비올레가 보고 온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편린을 가진 자신이 직접 보고 직접 느껴 보고 싶었다.

그래야 뭔가 확신이 설 듯할 테니.

“오랜만에 바깥 공기 좀 쐬자꾸나. 떠날 준비를 해라.”

“예? 허나…….”

“천천히 여흥을 즐기며 갈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

“명을 받듭니다.”

고개를 숙이며 사라지는 비올레.

그에 그래그리는 희미하게 웃어보았다.

오랜만에 여흥을 즐긴다 생각하니 꽤 즐거웠으므로.

한편 그때 가주전에서는…….

“보고드립니다.”

“말하라.”

“태상가주 님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그래, 그랬지. 아버님답지 않았으니까.”

얼마 전 일을 떠올랐다.

카론이 메르샤의 인원을 죽였던 사건.

태상가주는 아무렇지 않은 듯 넌지시 말을 했지만, 그 자체가 이상했다.

그런 사소한 일에 자신의 아버님이 직접 움직이는 것 자체가 이상하니까.

가주직을 내려놓고 줄곧 검에만 매달려 왔던 분이셨다.

헌데 갑자기 갑자기 나타난 카론이라는 녀석에게 관심을 가진다?

물론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고 말도 안 되는 놈이라 그럴 수도 있다.

게다가 도망친 딸아이의 소생이니 더더욱 그럴 수도 있고.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이상한 건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전 비올레가 무언가를 들고 태상가주전에 들어섰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무래도 비밀리에 뭔가를 꾸미시는 듯합니다.”

“흐음…….”

생각을 이어 나가는 페리오느.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게 아니면 3장로도 그렇고 아버님도 그렇고 그런 의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테니.

“카론 그놈을 주시하고 감시해라.”

“명을 받듭니다.”

그와 함께 빠르게 사라지는 한 명의 인원.

그를 보며 페리오느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뭘 꾸미는지는 몰라도 카론 그 녀석만 주시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모든 의문이 풀릴 터이니.

* * *

입술을 곱씹는 카론.

아주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 짓을 또 하네.”

어이없게도 당연히 들켰다.

살아 돌아왔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병력을 아무 생각 없이 본진에 들여놓았다가 교전 중 적에 대한 안면이 있는 자에 의해 들켰다.

아니, 그게 아니라고 해도 들켰을 것이다.

아무리 부대가 나뉘어 있다고 한들 함께한 전우들이었다.

그런데 한번에 모르는 인원으로 싹 바뀌면 다들 의심할 테니까.

뒤바뀐 부대를 최대한 눈에 안 띄는 곳에 놔둬야 했다.

그리고 당연히도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훨씬 수월하게 일을 해결했다.

퀘스트 도중에도 그때의 그 느낌을 기억하며 수련을 이어 나가는 카론.

“이렇게 였던가?”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내 보는 카론.

뭔가 화가 나고 분노가 일었다.

그리고 짜증 나고 응어리가 지는 느낌이었다.

최대한 그때의 느낌 그대로 휘둘러 보는 카론.

그러나 검로를 따라 주홍의 불꽃만 타오를 뿐 그때의 그 흑염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힌트는 얻었다.’

분노, 공포, 짜증, 죽음, 위기, 두려움 같은 뭔가 심적인 변화가 있을 때 발휘된다.

그 말은 곧 자신의 안에 있는 편린이 ‘감정’에 크게 휘둘린다는 것.

이 부분을 단련하다 보면 언젠가는 어느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을 듯 보였다.

만약 그게 아니면 메르샤의 그 초대 가주의 영령에 들어가야 했다.

그곳에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니.

조심스럽게 팔을 내려다보는 카론.

‘그때와는 달라.’

신기 플라디아스를 보며 눈매를 얕게 떠 보았다.

뭔지는 몰라도 플라디아스가 편린을 통제할 수 있다면 초대 가주의 영령에 들어가도 무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가졌던 그 두려움과 공포 또한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아르텔 놈들을 죽여라!!”

“우오오오오!!”

열광과 함께 이어지는 전쟁.

카론이 할 일 따위는 그다지 없었다.

병사로 위장한 아르텔의 군인 중에 모든 작전을 알고 있는 자가 있었으니까.

그냥 그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됐다.

그렇게 전쟁을 이어 나가던 어느 날이었다.

대규모의 병력을 이끌고 한번에 쳐들어온 아르텔의 군대.

그리고 그 군대에서 위장한 카론의 군이 드디어 움직였다.

“우선 마법병단부터 치시죠.”

“마법병단을?”

“예, 가장 치명적인 타격입니다. 그리고 총지휘관을 칩니다.”

“무슨 개소리야. 총지휘관 마스터인데. 이 병력 다 달려들어도 다 죽어!”

“헛된 죽음은 아닐 겁니다. 도와줄 분도 계시고.”

지랄.

헛된 죽음이 아니라니?

이쪽은 죽으면 다시 해야 한다고.

욕설이 목 끝까지 밀려들었지만, 카론은 겨우겨우 참았다.

어쨌든 이게 퀘스트 내용이고 해야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병력을 돌려 곧바로 마법병단으로 향하는 카론과 아르텔의 병사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총지휘관은 눈매를 가늘게 떴다.

‘군을 돌린다? 묘안이 있는 것인가.’

그와 함께 카론의 군대를 주시하는 총지휘관.

그리고 뒤이어 마법병단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는 이내 눈을 크게 뜨고는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섰다.

“마, 막아라! 놈들을 막아!”

외침과 함께 튀어 나가는 총지휘관.

그러나 카론의 습격이 더욱 빨랐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마법이 취소되며 내상과 함께 병단 자체가 와해되기 시작했다.

한번 형태가 흩트려지자 당황한 마법사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고 이내 총지휘관이 투입되었다.

거의 학살에 가까울 만큼 카론의 병사들을 죽이는 총지휘관.

그러나 그때였다.

콰아아아앙!

하나의 폭발 소리와 함게 누군가가 등장했다.

바로 누군가와 아주 익숙하게 닮은 칠현위의 리리스가.

그녀의 등장과 함께 종료되는 퀘스트.

과연 리리스가 칠현위의 리리스를 보면 뭐라고 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초속의 아로아의 잠금이 해제되었습니다.

드디어 끝난 잠금 해제.

하지만 당장 소환할 수는 없었다.

이미 다들 소환 중이며 제각각 임무를 하고 있었으니.

“잠깐이라면 상관없겠지.”

곧바로 하렌을 감시하는 칠현위의 델룬을 해제하고 초속의 아로아를 뽑아 봤다.

나타나자마자 초고속 이동으로 카론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해맑게 웃어 보이는 아로아.

『주군, 만나서 반가워.』

“그래, 반갑긴 하네…….”

『뭐야?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성격이 조금 달랐다.

뭐, 미호를 봤을 때도 같은 카드라도 성격이 달랐다.

아마도 뽑을 때마다 저마다 성격이 제각각 다르겠지.

그래도 방금까지만 해도 눈알을 부라리며 선머슴처럼 행동하던 그녀가 그와 조금 달라지자 느낌이 좀 이상했다.

『하하하! 주군, 걱정 마. 내가 있으니 이제 완전 안전! 나만 믿어!』

“그렇긴 한데……. 일단 실력 좀 보자.”

그와 함께 곧바로 승천의 탑을 올랐다.

포인트를 위해 초기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 소환.”

-친구로 등록된 존재를 소환합니다.

-허용 수 3명 중 2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소환합니다.

-2명의 친구가 소환되었습니다. 10분 25초 동안 소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빛과 함께 소환되는 녀석들.

같이 스파이 역을 맡았던 자들이었다.

그것으로 인연을 맺어 친구 추가가 됐다.

뭐, 친추하기에는 좀 허접했지만 당장 네임드를 추가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반갑습니다!』

“엥? 날 기억해?”

『그럼요~ 총지휘관께 사죄한다고 땅에 박치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대갈통 깨질 뻔했습니다. 하하하!』

어떻게 자신을 기억하는 것일까?

다른 카드들은 소환하면 퀘스트 때의 기억은 없다.

하지만 이들은 그때의 기억이 모두 있지 않은가?

뭔가 이상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애초에 친추와 카드와는 소환 방식이 조금 다르니까.

『그래서 무슨 도움이 필요해서 부른 거요?』

“같이 사냥 좀 하자고.”

『하하, 까짓것, 갑니다!』

그와 함께 빠르게 승천의 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초속의 아로아는 초속의 아로아.

엄청난 스피드로 그냥 몬스터를 곤죽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아로아의 무기는 검이 아닌 건틀렛이다.

미호와 같은 전형적인 그냥 두들겨 패는 스타일.

그런 아로아를 바라보며 카드 능력치를 다시 한번 봤다.

[초속의 아로아](프리미엄)

티어 : 다이아몬드

등급 : ☆☆☆☆☆ Lv_1

유형 : 공격형(물리, 마법)

공격력 : 6,514+(3,908)

방어력 : 2,300+(805)

멸망한 아스잔 왕국의 마지막 남은 왕의 검이며 데우스 왕국을 증오하고 있다.

무위 : ???

이능 : 초속의 연

(덱 효과 : 덱에 존재하는 모든 카드가 20% 확률로 한 번의 공격이 두 번의 공격 효과를 내며 10% 확률로 카드의 그림자가 공격을 가한다.)

*소속 추가 효과 : 백금의 소속 또는 사지테라의 소속이 3인 이상 있을 시 해당 카드에 공격력 25%, 공격 속도+10%

*스페셜 카드 효과 : 덱의 능력이 발휘될 때마다 ‘중첩’과 ‘스택’이 쌓이며 10스택이 쌓이면 중첩되면 될수록 강해진다.

역시 사기라면 사기.

그냥 스페셜 카드도 이 정도인데, 리미티드나 얼티밋 카드는 얼마나 대단할까?

가슴이 두근두근해지며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군! 주군은 사냥 안 해?』

“네 능력을 테스트하는 건데 내가 나서면 쓰나.”

『그런가? 하하! 내가 다 때려눕혀 줄게!』

“그래, 다 터트려라~!”

만족한 얼굴로 아로아를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카드들이 온통 다 여자였다.

가나베라도 일단 여성형 카드다.

물론 검을 든 검사는 아니지만.

가나베나는 검보다는 낫(?)과 같은 무기를 들고 있다.

흡사 사신과도 같은 모습이 느껴지는 무기.

현실에서 효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빠르게 승천의 탑을 한번 정리한 후 잠에서 깨어났다.

“끄으……. 역시 온몸이 찌뿌둥하네.”

간단히 몸을 풀고 식사를 하러 가려는 그때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느껴지는 이질감.

그와 함께 카론은 한쪽을 강하게 주시했다.

“쓰읍,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지만 무언가 느껴진다.

본능이, 기시감이 경고하고 있었다.

분명 뭔가가 저곳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공일 뿐이었다.

“너무 오래 잤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는 카론.

찝찝함이 그대로 있었지만 뭔가 잘못 생각했나 싶어 그냥 방을 나갔다.

카론이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들려오는 웃음소리.

『큭큭큭, 재미있군. 하렌도 그렇고, 대체 어떻게 느끼는 거지?』

존재감을 감춘 채 그저 지켜만 봤다.

하지만 하렌도 그렇지만 대체 무슨 수로 느끼는 것일까?

분명 놈도 자신을 느낀 채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수로, 어떻게 가능한지 신기한 부분.

『카론이라…….』

하렌의 장난감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하렌의 뒤를 캐며 감시하고 있지 않는가?

만약 일에 방해가 된다면 죽여야 했다.

여기서 더 귀찮게 군다면 말이다.

한편 식당으로 향한 카론은…….

“수프~! 빨리 수프!”

쪼그라든 위를 달래기 위해 미친 듯이 수프를 들이켰다.

허기진 위를 달래니 이제야 살 것 같은 느낌!

“카론!!”

“아잇, 깜짝이야!”

뒤에서 깜짝 놀래는 이에르 덕에 수프를 먹다가 얼굴에 퍼부은 카론.

부들부들 떨며 손수건으로 얼굴에 묻은 수프를 닦아 내기 시작했다.

“얼굴에 다 묻었잖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간대, 다 간대!! 비키니이이이이!!”

제법 놀란 표정을 짓는 카론.

진짜로 간다고?

그럴 애들이 아닌데?

“너, 무슨 짓을 했냐?”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또 다른 욕망을 부추기면 될 뿐!!”

“그래서 무슨 짓 했냐고?”

“은의좌를 부르고 현자를 초대했지!”

“미친 새끼.”

대단한 새끼였다.

그러니 다들 간다고 하지.

은의좌야 르윌가의 사람이 있다지만 현자는 뭐 어떻게 초대했대?

현자는 다른 무엇이 아니었다.

마법계에서 은의좌처럼 일정 경지 이상을 이룬 자들을 말하는 것.

현자를 초대한 게 의미가 있는 것이 마법사들은 하나같이 귀찮은 일을 질색하며 시간을 헛되이 쓰는 것을 극혐한다.

그리고 쓸데없는 일을 하는 것 또한 극혐하고.

그런데 대체 무슨 수로 그런 자들을 초대했단 말인가?

“아무튼, 너도 올 거지? 우리 애들 말고도 많은 애들이 온대! 남자애들은 미끼일 뿐! 마법부고 무도부고 많은 여자가 몰려온대!”

그리고 카론 또한 콧구멍을 벌렁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입꼬리가 올라가는 카론.

좋은 구경은 늘 공유해야 하며 기회는 놓치면 안 되는 법이다.

그리고 단호한 눈빛을 하며 이에르를 바라보는 카론.

“당연하다! 이 대단한 놈!”

“네가 잠을 자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제기랄…….”

고개를 끄덕이며 이에르의 어깨를 토닥이는 카론.

그리고 광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이에르의 눈을 바라봤다.

그에 이에르 또한 콧구멍을 벌렁이며 그 미소에 화답하듯 아주 크게 웃으며 악마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존경한다, 친구.”

“별말씀을!”

“그게 언제냐?”

“방학 때.”

고개를 끄덕이는 카론.

메르샤고 지랄이고 일단 이게 먼저다.

메르샤는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좋은 구경은 이번이 아니면 안 되었으므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회는 왔을 때 잡는 것이다.

“비키니이이이이!!”

“비키니니이이이이!”

식당에서 비키니를 외치며 우애를 다지는 카론와 이에르.

그리고 전염이라도 된 듯 식당 여기저기서 따라 하듯 몇몇 아이들이 외치기 시작했다.

“비키니이이이!”

“비키니!!”

주변을 돌아보는 카론.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음흉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모두 한마음 한뜻의 동료인 모양.

그렇게 훈훈한 식사를 마무리짓고 몸을 푸는 카론.

꽤 오래 잠을 잔 터라 온몸이 찌뿌둥했다.

스트레칭을 하며 운동으로 잠들었던 근육을 깨우는 카론.

그와 함께 인벤토리를 바라보며 고민을 이어 나갔다.

“흠, 다른 건 있는데 아르아난의 조각은 어떻게 얻지?”

당연히 마일리지가 부족하긴 했지만, 문제는 아르아난의 조각이었다.

다른 아이템들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승천의 탑을 오르고 보스를 잡아 주는 아이템들이 있었기에 수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바로 아르아난의 조각.

마일리지야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쌓인다.

하지만 아르아난의 조각은 모험에서 던전을 발견했을 때 빼고는 구경하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던전을 발견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게 또 쉽지만은 않았다.

모두 풀 가동하고 있지만 아직 묵묵부답인 것을 보면 말이다.

“흐음……. 그런데 이건 뭐지?”

[마귀의 숲 입장권](???)

마귀의 숲으로 입장하여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정신 침착이 일어날 수 있다.

*사제가 없다면 환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저번에 업적 ‘착취’를 얻을 때 얻은 아이템.

여태껏 바빠서 사용하지도 못한 아이템이었다.

“특별한 아이템이라…….”

어쩌면 여기서 아르아난의 조각이 나오지 않을까?

작은 희망 회로를 품어 보는 카론.

아무래도 한 번은 입장해 봐야 할 것 같았다.

이대로 묵혀 둬 봤자 똥밖에 더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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