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16화 마귀의 숲
뚜벅, 뚜벅, 뚜벅…….
거대한 공간을 울리는 발걸음 소리.
금빛으로 빛나는 갑옷을 입은 남자는 이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다해 보였다.
“폐하를 뵙나이다.”
“그래, 시이나는 잘 있더냐?”
“아카데미에서 잘 적응하고 계십니다.”
“쯧쯧, 뭐 하러 그런 쓸데없는 짓을…….”
턱을 괸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국왕.
일국의 공주가 뭐 하러 그런 쓸데없는 아카데미 따위에 들어간단 말인가?
왕자들이야 아카데미에 갈 수 있다.
무엇을 배운다는 목적보단 자신의 정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말이다.
하지만 시이나는 그런 목적이 아니지 않던가?
그냥 놀기 위해 갔을 뿐.
“쯧, 가장 예쁠 때인데 옆에 없으니 영 적적하군.”
“하하, 이참에 힘을 내셔서 새로운…….”
“됐다, 힘드니까. 그보다 뭐 특별한 일은 없느냐?”
“특별한 일이라기보다, 공주님의 곁에 재미있는 녀석이 붙었습니다.”
“재미있는 녀석이라?”
까끌까끌한 턱을 쓸며 근위 기사를 내려다보는 국왕.
그와 함께 묘한 웃음과 함께 계속해 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이나 공주님을 공주님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오호, 그럼 무엇으로 대하고 있더냐?”
“그냥 친구로 대하고 있습니다.”
“시이나의 신분을 알고도?”
“예, 신분을 알고도 요사스러운 ‘비키니’를 입히려 하고 협박하거나 딱밤을 때리거나 외설적인 말을 포함하여 아주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습니다.”
“비키니!”
용상을 꽉 말아 쥐며 힘을 주는 국왕.
그와 함께 두 눈을 부릅뜨며 근위대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입었더냐!”
“아닙니다. 제 꾀에 제가 속아 녀석들이 비키니를 입었습니다.”
“뭐라? 여성 비키니를 남성이 입었단 말인가!?”
“예, 르윌가의 후계를 포함한 여러 아이가 입었으며, 시이니 공주님은 너무나도 더러운 나머지 뺨을 두 번이나 갈기고 도망가셨습니다.”
눈살을 찌푸리는 국왕.
그리고 진지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더럽군.”
“예?”
“더럽단 말이다! 신성한 비키니를 남자가 입다니! 어찌 그런 무례한 짓을!”
“…….”
“그 귀여운 비키니를 남자 따위가 입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 당장 잡아들여라!”
분노한 표정으로 더러운 생각을 했다며 부들부들 떠는 국왕.
딸아이의 귀여운 비키니가 아닌 웬 남정네의 더러운 비키니라니!
차마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든 녀석을 용서할 수 없었다.
“폐, 폐하. 허, 허나 문제가…….”
“문제가 무엇이더냐!?”
“그게…… 메르샤의 소생이며 대륙적으로 소환학의 신성이며 차후 검으로 일좌를 차지할 것이라 평가되는 엄청난 인재이옵니다.”
“…….”
근위 기사의 말을 듣고 곧바로 ‘분노 조절 잘해’를 시전하는 국왕.
그와 함께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메르샤가 왜 아카데미에 있느냐?”
“그건 소인도 잘……. 아카데미에는 알렌워크도 있습니다.”
“음……. 용서할 수 없는 일이나 그 숭고한 뜻은 이해하는바! 용서해야겠지. 시이나가 보통 예쁜가? 그런 마음을 품을 수는 있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는 국왕.
귀여운 딸아이가 아카데미에 있는데 인기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더러운 상상을 하게 만들었으나 그 용기만큼은 칭찬해 줄 만했다.
물론 자신의 앞이 아닌 다른 놈들 앞에서 비키니를 입을 상상을 하니 뭔가 심사가 뒤틀리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시이나를 잘 보호하라. 또 녀석이 무슨 괘씸한 짓을 하는지 보고하고.”
“명을 받듭니다!”
* * *
거대 동굴 내에서 고민을 이어 나가는 카론.
마귀의 숲에 들어서는 건 좋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미 다들 다른 활동 중이기에 소환하는 데 제약이 걸렸다.
“쓰읍, 곤란하네.”
다시 재소환하자니 메르샤의 눈에 걸릴 것이고, 그냥 들어가자니 불안하다.
입장권은 하나밖에 없는데 만약 엄청 강한 놈이라도 나오면 어쩐단 말인가?
한참을 고민을 이어 가다 결국 절충하는 카론.
백은의 파멸자, 세네리아, 샤를로네, 클로에라, 악화성, 이렇게 5명은 중요 임무 중이기에 뺄 수가 없다.
그나마 덜 중요한 임무 중인 나머지 2명을 빼고 혜아와 함께 아로아, 육미호와 함께 들어가기로 했다.
-마귀의 숲 입장권을 사용합니다.
-마귀의 숲으로 입장하며 장소적 특성에 따라 정신 침착 및 침식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와 함께 안개가 드리워졌다.
습하고 축축한 공기.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안개가 자욱한 어느 숲이었다.
“이 축축한 공기~ 천연 가습기가 따로 없구먼.”
조금만 있어도 피부가 촉촉해질 것 같은 느낌.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라고 했던가?
피부를 넘어 수분을 폐에도 양보하고 있었다.
-띠링, 미약한 저주와 사기가 침입합니다.
-신기 플라디아스로 인해 모두 분해됩니다.
역시 믿고 있었다고!
신기라면 신기다운 능력.
사실 카론 또한 신기에 대한 정확한 능력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플라디아스](신기)
신성이 깃든 물건으로 잠재된 본성을 깨우고 증폭시켜 주며 부정한 것들로부터 사용자를 지킨다.
*특수한 조건과 특수한 존재가 사용 시 숨겨진 능력이 발휘된다.
*주인을 가리는 물건으로 특수한 존재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 ???, ???(확인 불가)
설명이 이게 다였으니까.
레벨이 낮아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동기화율이 낮아서 그런지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신기’라는 엄청난 아이템이라 지금의 경지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당장 고위 아이템만 해도 상급은 물음표가 뜰 테니까.
“그건, 그렇고……. 이제 여기서 뭘 하지?”
『주인아! 여기 너무 축축해!』
“참아. 다 끝나면 밖에 나가서 놀아 줄게.”
『진짜? 진짜 밖에서 노는 거야?』
“그래.”
『아싸! 미호만 따돌리는 줄 알았잖아! 미호, 기뻐!』
애써 볼을 긁어 보이는 카론.
미호를 작전에 투입하기엔 영 못 미더웠다.
좀 어린 구석이 있고 뭔가 실수할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
그래서 별로 중요한 임무는 맡기지 않았다.
그냥 연락책 같은 역할로 놔뒀을 뿐.
-띠링, 퀘스트가 접수되었습니다.
-띠링, 퀘스트가 접수되었습니다.
[숲의 지배자를 처치하라]
마귀의 숲의 지배자를 찾아 처치하고 부정한 기운으로 가득한 숲을 정화하라.
(보상 : 고급 뽑기 상자(카드)×3, 아이템 선택권×2, 3,000P, 3,000C, 3,000M, ???)
[마귀의 숲을 탐색하라]
마귀의 숲을 탐색하여 지도를 만들어라.
*숨겨진 던전 및 자세한 지도를 만들면 만들수록 보상이 높아진다.
(보상 : ???, ???)
“와, 개꿀이네!”
왜 이제야 했나 자책할 정도.
개꿀 퀘스트가 아닌가?
물론 보상이 좋은 만큼 그만큼 어렵긴 하겠지만…….
어려운 건 둘째 쳐도 중요한 건 마일리지를 3,000M이나 준다.
게다가 퀘스트가 한 개가 아니라 무려 두 개다.
“개꿀, 개꿀!”
『주인이가 또 개구리 찾아!』
“I say ‘개꿀’, you say ‘개꿀’. 따라 해! 개꿀!”
『개꿀!』
“개꿀!”
『개꿀!』
신나서 따라 해 주는 미호와 아로아.
뭔가 샤를로네와 비슷한 성격의 아로아 덕에 장난칠 맛이 났다.
세네리아나 백은의 파멸자였다면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뒤돌아섰을 텐데.
“혜아야, 너는 왜 안 따라 하냐? 개꿀!”
『개꿀…….』
마지못해 따라 하는 혜아.
그렇게 싱글벙글하며 카론과 소환수들은 발걸음을 옮겼다.
으스스한 기운과 함께 나타나는 한 마리의 몬스터.
그런데…….
“이래서 사제가 필요하다고 했다는 거군.”
영체다.
물리 공격이 전혀 듣지 않는 녀석들.
괜히 자만심에 혼자 왔다면 개고생할 뻔했지 않는가?
물론, 육미호와 아로아에겐 영체고 뭐고 그딴 건 소용없었다.
프리미엄 카드는 물공과 마공이 함께 중첩돼서 들어가니까.
즉…….
끼에에에에엑!!
이렇듯 그냥 두들겨 팰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렇게 몇 대 두들겨 패고 있을 때, 혜아의 빛의 주문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정화되기 시작하는 영혼의 몬스터.
그러나 그때였다.
위이이이잉…….
-신기 플라디아스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신기 플라디아스가 부정한 혼을 빨아들이며 힘의 증폭을 이룹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부정한 혼을 포식합니다.
“…….”
오잉?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갑자기 플라디아스와 편린이 왜 반응해?
고개가 갸웃거리는 일이었지만 카론의 입가엔 미소가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일단 뭐가 됐든 잠재된 힘이 성장하고 있다는 소리 아닌가?
“쥐구멍을 포함해 모두 지도에 적어 주마!”
아주 숲을 샅샅이 뒤져 모든 영혼을 포식하고 지도도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가나베라는 뒤로하고 여기서 뽕을 뽑아야 하니까.
“다들 따라 해!! I say 개꿀, you say 개꿀.”
『개꿀!』
“개꿀!”
『개꿀~!』
신나게 노래 부르며 숲을 샅샅이 뒤지는 카론.
그리고 얼굴에 미스트를 맞아 가며 빠르게 지도를 제작해 나갔다.
지도를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냥 카론이 본 그대로 지도에 기입이 됐으므로.
얼마나 자세히 꼼꼼하게 보느냐가 관건인 것 같았다.
-신기 플라디아스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
…….
수없이 들리는 소리.
마귀라고 불리는 몬스터를 만날 때마다 플라디아스가 힘을 키우고 편린이 포식했다.
몬스터는 육미호와 아로아가 두들겨 패고 혜아가 처리했고, 지도는 카론이 일일이 기입하며 만들어 나갔다.
그렇게 마귀의 숲을 돌아다닌 지 약 15일째.
“꽤 넓네…….”
지도상으로는 아직 한참이나 멀었다.
왜 보상이 제법 좋은지 알 만했다.
일단 숲의 지배자라는 보스를 찾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솔직히 플라디아스가 아니라면 이렇게 쉽게 돌아다니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기와 혼탁한 기운이 정신에 침입합니다.
-신기 플라디아스가 정화하며 흡수합니다.
-사기와 혼탁한 기운이 정신에 침입합니다.
-신기 플라디아스가 정화하며 흡수합니다.
…….
…….
마귀를 잡는 것과는 또 다르게 그냥 공간 자체에 있는 것만으로 또 다른 공격을 받고 있으므로.
플라디아스가 없었다면 혜아의 빛의 힘을 꾸준히 받으며 천천히 움직여야 해서, 몇 달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개꿀이네. 마음 같아서는 몇 년이나 있고 싶네.”
물론 몸이 버텨 줄 리가 없었다.
카론이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별것 아니었다.
편린은 영혼 외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플라디아스는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을 증폭하며 키워 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비록 아주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더욱 증폭률이 올라간 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0일 정도가 더 지났다.
-숨겨진 던전을 발견하였습니다.
-지도가 갱신되며 보상이 갱신됩니다.
우연히 찾은 지하 토굴.
미호가 장난으로 깡충깡충 뛰다가 그대로 땅밑으로 빠져 버리는 바람에 찾을 수 있었던 던전이었다.
조금 덜렁거리지만, 어찌 보면 복덩이인 셈.
빠르게 3명의 소환수와 함께 던전 내부를 뒤지기 시작하는 카론.
하지만 역시 이렇다 할 뭔가는 없었다.
있는 것이라고는 달랑 이것뿐.
[오유뮤의 잎사귀]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는 잎사귀이며 ‘악마의 속삭임’이라고도 불린다.
*특정 잠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정 행위의 재료로 사용된다.
그래도 오유뮤의 잎사귀라면 나쁘지 않았다.
저래 보여도 저게 6성에서 각성할 때 필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니까.
벌써부터 재료 템을 하나둘 모을 수 있다면 전혀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게 다일 리가 없지.”
더 세심하게 살피는 카론.
아르아난의 조각을 구했을 때도 비밀 던전이 있었지 않았던가?
이왕이면 최선을 다해 뒤져야 했다.
아르아난의 조각만 구하면 시간만 있다면 사선의 가네베라를 바로 구할수 있으니까.
『그런데 주군, 이렇게 막 눌러도 돼? 함정이라도 있으면?』
“몰라, 그냥 아무거나 눌러 봐. 함정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크하하! 역시 쿨한 게 마음에 들어, 나의 주군~!』
온 힘을 다해 찾는 카론과 소환수들.
그러나 이렇다 할 무언가는 나오지 않았다.
던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아르아난의 조각이 있는 건 아닌 모양.
아쉬운 마음으로 던전을 빠져나와 다시 길을 헤매는 카론.
그렇게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더 지나갔다.
끼에에에에에에.
끼에에에.
수많은 영체.
그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진짜 마귀라고 불러야 할 듯한 몬스터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제법 중심부에 들어온 것 같았다.
그러나 카론은 전혀 긴장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크하하! 나의 힘들아. 어서 오렴~.”
밝게 웃는 얼굴로 녀석들을 상대했다.
카론이 상대할 수 없는 영체는 육미호와 아로아에게 맡기고 진짜 마귀처럼 생긴 것들만 상대하는 카론.
-빛의 결계가 펼쳐지며 주변 부정한 존재의 힘들이 약화합니다.
혜아의 필드 마법.
제법 도움이 되는 디버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 멍청한(?) 영체들과는 달리 마귀라고 불러야 할 것처럼 생긴 것들은 훨씬 강했으니까.
한 놈, 한 놈이 승천의 탑의 웬만한 보스보다 더 강했다.
물론 상위층의 보스와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신기 플라디아스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신기 플라디아스가 부정한 혼을 빨아들이며 힘의 증폭을 이룹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부정한 혼을 포식합니다.
…….
…….
수없이 울리는 알림 소리.
그리고 수없는 검은 영혼들이 카론의 몸속과 플라디아스로 빨려 들어갔다.
잡으면 잡을수록 플라디아스의 성능이 좋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또다시 한 달가량이 지났다.
어느덧 최심층부에 들어왔는지 제법 강한 몬스터밖에 나오지 않았다.
미친 듯이 사냥하며 놈들을 빨아들이고 있을 때였다.
-숲의 지배자가 등장하였습니다.
-혼탁한 사기에 찌든 지배자의 등장에 마귀들의 힘이 더욱 증폭합니다.
-숲의 지배자가 필드 권능으로 하수인들을 소환합니다.
-띠링, 강한 정신 공격이 가해집니다.
-띠링, 신기 플라디아스가 반응하여 정신 공격을 방어합니다.
끼에에에에에.
수없이 나타나는 영체들.
그 수가 무려 수천 마리는 넘어갔다.
한번에 저런 숫자가 나오자, 카론 또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두 마리 또는 몇 마리 정도는 무리 없이 상대할 수 있겠지만 저리 많은 수는 혜아 혼자서는 절대 감당할 수 없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엿 됐네…….”
망연자실한 눈빛을 흘리는 카론.
그러나 그때였다.
-띠링, 신기 플라디아스가 수많은 강한 혼에 반응합니다.
-띠링,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수많은 부정한 혼에 반응합니다.
그 소리와 함께 플라디아스의 형태가 바뀌며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초고속 회전과 함께 밝은 휘광을 내뿜는 플라디아스.
그와 함께 카론의 손목에 수많은 마법진들이 형성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엄청난 마력압이 느껴졌다.
-주령이 활성화되며 주석의 힘이 증폭됩니다.
그러한 시스템 소리와 함께 그 많던 마귀의 영체들이 플라디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강한 압력과 함께 마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무언가처럼 빨려 들어가는 영체들.
그러면 그럴수록 플라디아의 빛은 더욱 찬란하게 빛났으며 수많은 마법진들 또한 추가되어 갔다.
거의 진공청소기처럼 엄청난 돌풍과 함께 빨아들이는 플라디아스.
-신기 플라디아스가 일시적으로 깨어나며 숨겨진 권능으로 힘의 증폭을 이룹니다.
-영혼에 잠재된 알 수 없는 존재가 수많은 부정한 혼을 포식하며 존재감을 키워 갑니다.
망했다고 생각한 순간, 이런 개꿀이라니?
황당한 표정으로 그것을 본 카론은…….
“이번엔 어떤 업적을 만들어 볼까?”
이번엔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업적을 만들지 곰곰이 생각 중이었다.
왠지 저놈이라면 업적을 줄 것 같았으니까.
아니, 안 줘도 억지로라도 업적을 만들어야 했다.
이런 개꿀 같은 상황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