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국왕 귀환 (4)
알사탕 두 알을 보던 유안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명령이라면요.”
“그래. 먹어.”
유안이 사탕을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소년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거 무슨 강아지를 길들이는 기분인데.’
사탕을 열심히 녹여 먹은 유안은 나직이 혼잣말했다.
“이런 음식은, 처음이에요…….”
“처음? 초콜릿이랑 사탕 먹는 게?”
“네…….”
유안은 빈 사탕 껍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는… 공작님께서 정해 주신 식사 외에, 다른 걸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진짜?”
끄덕.
“정말로? 한번도 못 먹어 봤다고?”
유안의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아이에게 간식이란 삶의 일부분이다.
아무리 최악의 악역을 만들어 낸 흑막 캐릭터라지만, 초콜릿 하나 맛도 못 보게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닌가!
‘다렌 공작 네 이놈! 확 아동 학대로 신고해 버릴까 보다.’
이를 바득바득 갈던 사나엘은 문득 생각했다.
‘잠깐. 내가 왜 얘한테 동정심을 품고 있는 거지?’
미래에 라피엘과 그란데일은 물론이고, 세상을 완전히 파괴시켜 버릴 끔찍한 범죄자다.
대마왕이 간식 좀 못 먹었다고 동정하다니……?
동정할 게 따로 있지!
‘안 되겠다. 더 엮이기 전에 도망가자.’
“그, 그럼 난 이만. 잘 먹고 잘 살렴.”
사나엘이 급히 몸을 돌려 화원 입구로 향하던 그때.
“…다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아지 같은 순수한 눈망울이 사나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만날 수 있어요……?”
* * *
“언니! 왜 이렇게 늦게 와! 걱정했잖아!”
“그래. 이 자식 날아가려는 거 붙잡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라피엘과 케이디아가 달려들자 사나엘이 손을 들어 보였다.
“미안. 화장실 찾느라 헤맸어.”
“하아… 아무 일 없었으면 됐어. 빨리 자리에나 가서 앉아.”
연회장의 크기는 어지간한 콜로세움보다 더한 넓이를 자랑했다.
오페라 하우스의 박스석처럼 벽면에는 귀족들을 위한 개인 좌석과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다.
데이하 백작가는 재력과 명성이 상당한 만큼 가장 높은 6층에 자리를 배정받았다.
사나엘은 좌석에 풀썩 앉으며 아까 만났던 소년에 대해 떠올렸다.
‘다시, 만날 수 있어요……?’
그 말에 사나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못 만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