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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패체결-358화 (358/680)

358화 같이 시집을 온다고?

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천풍과의 비무가 무승부로 끝났다고 하니 풍소자는 확실히 실력이 강할 것이다.

한천풍이 풍만수와 격전하는 수단을 보고 용진은 확실히 그의 실력에 놀라긴 했었다.

하지만 한천풍은 확실히 강했지만, 용진이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한천풍와 실력이 비슷하다면 용진은 풍소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한천우거나 윤라와 동급인 강자가 아니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용진은 한천우와 윤라에게서 느꼈었던 압박감을 한천풍에게서 느끼지 못했었다.

역근경에 진입한 용진은 동급 제자들보다 훨씬 뛰어났지만, 여전히 윤라와 한천우를 상대할 자신은 없었다.

윤라는 선천지력을 움직일 수 있었다. 그건 천지를 섬멸로 밀어 넣을 수 있는 힘이었고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한천우의 실력은 잘 모르지만 윤라와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었으니 절대 윤라보다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용진은 윤라의 선천지력과 맞서는 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건 쌍방이 함께 부상을 입게 되는 공격 방식이었는데 윤라의 경지가 용진보다 높았기에 억지로 맞선다면 용진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만난 강자 중에서 그 두 사람을 제외하고 용진은 안중에 두는 사람이 없었다.

"참, 며칠 전에 놀라운 격전을 보았어."

별안간 육방아가 입을 열었다.

"놀라운 격전이요?"

용진은 흥미가 생겼다.

육방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사흘 전에 발생한 일이야. 암유삼림 밖의 어느 산골에서 현천분원 제일천재 한천우와 한 사내가 격전을 일으켰었는데 정말 놀라웠었어."

비록 사흘이 지났지만 육방아는 매우 흥분한 기색으로 그 일을 이야기했다.

"한천우가 누군가와 격전을 벌였다고요? 설마 상대가 윤라였나요?"

용진은 조금 당황했다.

육방아는 고개를 저었다.

"윤라가 아니야. 망토를 입고 조금 잘 생겼지만, 턱이 약간 둥글한 사내였어,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묵염인가요?"

용진이 이렇게 캐물었다.

"그래, 자신이 묵염이라고 했어, 참 신기한 이름이야. 어라, 네가 어떻게 알고 있어? 설마 너도 그 자리에 있었던 거야?"

육방아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전 그 자리에 없었어요. 그러나 그런 차림에 한천우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식밖에 없지요."

용진은 이렇게 말하면서 조금 의아했다. 묵염은 비록 호전적인 성격이지만 곳곳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구려밀경 중에서 한천우와 격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싸웠나요?"

용진이 의아해하면서 말했다.

"몰라, 그 묵염은 한천우에게 바보라고 계속 욕했었어. 자신은 가면을 쓴 적이 없고 가면을 쓰고 비열한 일을 벌인 적도 없으며 그의 동생을 해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말이야. 우리는 그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어. 어쨌든 그 후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한 거야."

육방아가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한천우와 같은 천재들은 모두 도도하고 오만하며 쉽게 다른 사람과 말을 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천우와 동급인 천재가 자신의 신분을 생각하지도 않고 욕설을 내뱉다니.

그녀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가면?"

넋을 놓고 있던 용진은 별안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설마 그 일 때문은 아니겠지?'

시간을 계산해보니 자신이 미곡수림에서 웃음 가면을 쓰고 한천풍을 괴롭혔었던 시기와 비슷했다.

그때 위험에 맞닥뜨린 한천풍은 결국 전송부로 도망쳤었다. 그 후 용진은 계속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가면을 쓰고 있었다.

풍만수에게 쫓기던 도중 사도 제자들이 도발하자 용진은 마수들을 거느리고 그들을 짓밟았었다. 용진은 사도 지존급 제자가 이름을 남기라고 말했었을 때 아주 위풍당당하게 묵염의 이름을 남겼었다.

오늘 육방아가 그 사건을 이야기해주자 용진은 곧바로 그 일들이 떠올랐다.

반드시 누군가가 자신이 말한 이름을 기억했을 것이다.

한천풍은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그날 가면을 쓴 사람의 이름이 묵염이라는 걸 알아낸 것이다.

한천풍이 묵염을 수배했을 것이고 한천우도 이 소식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한천우와 같은 천재들은 자신과 동급인 천재를 매우 신경 쓰고 있었으니 필히 묵염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묵염은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절대 자신의 행적을 숨기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제일별원은 밀정과 특별한 연락 방법이 많기에 묵염을 찾아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용진의 표정이 조금 이상해졌다.

묵염이 자신을 위해 덤터기를 쓴 것이다.

"넌 그 묵염이라는 사람을 알아?"

육방아가 물었다.

용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아요. 벗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묵염은 자신의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다.

윤라의 한쪽 다리를 서슴없이 그에게 내줬었으니 묵염은 장차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어도 너무 화내지 않을 것이었다.

"용진, 네가 어떤 사람인지 갈수록 점점 더 모르겠어. 그런 등급의 사람과 벗이 될 수 있다니."

육방아가 감탄하면서 말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강한 천재일수록 곁에 벗이 적은 법이었다. 그들과 벗이 되려면 비등한 실력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소위 유유상종이라 실력이 비슷하지 않으면 벗이 될 수 없었다.

용진이 그의 벗이라는 건 용진에게 묵염이 인정할만한 실력이 있다는 걸 설명했다. 실력이 묵염보다 조금 뒤처질 수는 있어도 너무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참, 마지막 결과는 어땠어요? 누가 이겼나요?"

용진은 결과가 신경 쓰였다.

전번에 묵염은 윤라와 격전한 후 돌아가 폐관을 하였었다. 용진은 지금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있었다.

"두 사람이 격전하는 기세는 놀라울 정도였고 주위 백 리 안에 땅이 균열되었으며 산도 무너졌어. 매우 격렬한 싸움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어. 아마 서로의 실력을 시험하고 있었던 것 같아. 한천우는 아마 핑계를 찾아 묵염의 실력을 떠보려고 했었겠지. 두 사람은 반 시진 동안 격전했고 고려하는 바가 있는지 진짜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었어. 한천우는 다음번에 묵염과 결판내겠다고 했었으며 묵염은 크게 화를 냈었지.한천우에게 뻔뻔하다고 욕하면서 진짜 실력을 드러내라고 소리를 질렀지. 한천우도 진짜 화가 난 듯하지만 참으면서 몇 마디 둘러내고는 자리를 떴었어. 묵염도 한천우가 떠난 뒤 투덜거리면서 떠났었지. 재수가 없어서 미치광이를 만났다는 둥 투덜거리며 말이야, 정말 웃겼어!"

육방아는 말하면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당당한 지존급 천재가 욕설을 퍼붓는 모습은 너무 웃겼었다.

그러나 용진은 웃음이 나지 않았다. 지금 용진은 묵염이 자신의 소행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자신을 탓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용진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묵염이 자신을 탓한다면 그도 윤라의 다리를 돌려달라고 말할 것이다.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렇게 만났으니 한 조로 다니는 것이 어때? 네가 날 보호하면 아주 안심될 것 같은데 말이야."

육방아는 친근하게 용진과 팔짱을 끼더니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용진은 얼굴이 조금 굳었다. 육방아도 매우 아름다웠는데 항상 몽기와 다녀서 아름다움이 돋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녀도 보기 드문 미녀였다.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미녀가 팔짱을 끼자 용진은 가슴이 쿵쾅거렸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육방아는 용진의 낯빛을 발견하고 고운 얼굴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주 좋은 표정이야, 아직 나쁜 물이 들지 않았구나. 만일 아주 자연스럽게 대했다면 자세하게 물어봤을 거야."

용진은 어이가 없었다.

육방아가 몽기의 참모 역할까지 겸하고 있었으니 조심해야 했다.

" 익숙해져야 돼. 나와 몽기는 가장 친한 자매로 평생 떨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했었어. 그러니 몽기와 네가 혼인하면 나도 함께 시집갈 거야."

육방아는 짐짓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눈에 긴장이 역력했다.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도 있어요? 제가 정말 횡재했네요."

용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용진은 자신이 웃은 후 육방아가 안도한다는 걸 발견했다.

용진에게 있어 육방아는 옆집 누님과 비슷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마음씨가 착하고 장난기가 많아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자, 계속 암유삼림으로 들어가자. 네가 있으니 정말 든든하게 느껴지는걸."

육방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용진을 끌고 금린만우 등에 올라탔다.

용진은 고민하다가 결국 설이를 영혼 공간 속에 넣었다.

육방아의 마수들은 눈에 뜨일 정도로 설이를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들이 만우 등에 올라타자 삼급 마수가 앞에서 길을 인도했고 쌍미영묘가 등 뒤를 지켰다. 사도 지존급 강자의 시체를 지나칠 때 용진은 주위를 살펴보다가 공간반지를 발견하고 기쁨을 금치 못했다.

설이는 공격력이 강해 공간반지를 부수는 건 매우 쉬운 일이었다. 사도 강자의 공간 반지가 완전하게 남아있다는 건 이 반지의 재질이 좋다는 걸 설명했다.

공간반지를 넣은 후 용진과 육방아는 계속 암유삼림으로 들어갔다.

"어수사는 마수가 보호하고 있기에 암유삼림에서 이득을 볼수 있거든. 마수들의 위압이 독충들을 어느 정도 물리칠 수 있어서 말이야. 만일 사람이 삼림에서 걸어 다닌다면 얼마나 강한 자든지 독충들은 겁을 먹지 않아서 쉽게 공격을 당하게 돼."

육방아는 만우 등위에 앉아서 용진에게 설명해주었다.

독이 있는 야수와 곤충들은 인간의 위압을 느끼지 못하지만, 마수들의 위압에는 매우 민감했다.

이 일을 알게 된 용진은 자신이 바보라고 속으로 욕했다. 만일 일찍부터 이를 눈치채서 설이를 소환했다면 여태껏 조심스럽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걷는 속도가 훨씬 빨랐을 것이다.

"잠깐만요, 저건 백옥수등(白玉水藤)이네요."

용진은 별안간 육방아에게 멈춰서라고 한 뒤 어느 나무로 달려갔다.

나무 곁에 온몸이 흰색인 덩굴이 자라고 있었는데 백옥과 비슷한 모습이라 매우 괴상했다.

"이 덩굴은 무슨 효과가 있어? 전에 봤을 때 갈라보니 안에 맑은 액체가 있을 뿐이었고 약액 성분은 별로 높지 않았었어."

육방아가 의아해하면서 말했다.

그녀는 이 덩굴의 이름을 모르지만 별로 가치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백옥수등은 별로 가치가 없지만, 백옥수등이 자라나는 곳에 좋은 물건이 자라날 가능성이 있어요. 어라, 정말 있네요."

이렇게 말하던 용진의 눈이 밝아졌다. 덩굴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한 가지 식물을 발견했는데 크기가 손바닥만하고 노란색 작은 꽃이 피어있어 눈에 띄지 않았다.

"이건 백옥기혼초인데 양혼단을 만들 수 있는 약재로 보기 드문 것이에요. 비록 몽기에게 선물한 양혼단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매우 좋은 것이에요. 장차 양혼단을 정련하여 방아 누님에게도 선물할게요."

용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건 너무 귀한 거잖아……."

육방아는 양혼단이 매우 귀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조금 멋쩍어하면서 말했다. 주요하게 정련에 필요한 약재를 찾기 힘들어 혼수가 수두룩한 풍혼각에서도 양혼단을 복용한 사람이 몇 명 안 되었다.

몽기 외에 각주 아들인 풍소자가 복용했는데 그것도 각주가 겨우겨우 얻은 것이었다.

양혼단은 너무 보기 드문 것이라 재산이 아무리 두둑해도 살 수 없었다.

그리하여 용진이 양혼단을 정련해 주겠다고 말하자 육방아는 속으로 매우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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