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화 악랄한 수단
곽연은 황금 책장에 이론만 적혀있을 뿐 실행 방법이 나와 있지 않은 걸 보고 매우 우울했었다.
그의 추리가 틀리지 않다면 황금 책장에는 매우 심오한 지식이 적혀있을 것이다. 비교적 간단한 원리들은 아마 선고 시대 때 연기사 주기사들이 구비하고 있는 기초적인 기술일 것이다.
선고 시대의 물건과 지식들은 지금 시대에 전해지지 않았다. 기초 지식도 배우지 못한 곽연은 당연히 심오한 이론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황금 책장에 지식을 이해할 수 없지만, 자신이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받아들였다.
이 유리는 그의 첫 번째 발명품이었다.
곽연은 유리 위의 부문을 통해 먼 곳의 동정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또한, 유리로 상대의 동정을 관찰하여도 상대방은 감지할 수 없었다.
그 말인즉 유리는 사람의 신식을 막아주고 있었다.
곽연아 누군가와 깊은 원한이 있어 살의를 가득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은 눈치챌 수 없었다.
절세 고수가 아니라면 곽연의 공격을 감지할 수 없었다.
일반 고수들은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주검이 되었을 것이다.
작은 유리 때문에 곽연의 파허노는 위능이 더 대단해졌다.
이에 곽연은 큰 소리로 웃고 싶었다.
그는 황금 책장에 적힌 지식 중의 아주 작은 부분을 응용한 것이었다.
"몰래 화살로 사람을 죽이다니. 너희들은 정말 정도의 치욕이야."
별안간 또 누군가가 높은 목소리로 욕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매우 총명하게 큰 바위 뒤에 숨어있었다.
바위 높이가 십 장이나 되어 화살이 바위를 뚫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바보구나."
곽연은 차갑게 웃으면서 수중에 나타난 붉은색 화살로 파허노 속의 화살을 대체했다.
"용진과 너희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천하의 정도 제자들이 너희들을 치욕이라 생각하니 너희들은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
쿠웅.
별안간 붉은 빛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더니 바위와 부딪히면서 폭발음을 냈다. 곧 강한 충격파가 주위 천 장을 뒤덮었고 바위가 있던 자리에 큰 구덩이가 나타났다.
바위가 붉은 화살을 맞고 가루가 되어버렸으니 그 사람은…….
"빌어먹을 놈이 내 폭염전(????炎箭)을 낭비하다니."
곽연은 침을 삼키면서 가슴 아파했다.
폭염전을 만들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기 때문에 그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기분은 매우 통쾌했다.
지금 곽연은 은무쌍의 악랄함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녀가 바보 한 무리를 보내 그들의 수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용진에게 패배당한 은무쌍은 직접 나설 용기가 없어서 이렇게 자신의 수하들 한 무리를 보낸 것이다.
한천우는 아직 폐관하고 있어 은무쌍은 용진의 수행을 방해하고 싶었다.
욕설을 하는 사람은 매우 밉살스러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을 죽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욕설만 했다고 해서 죽이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다.
그래서 은무쌍은 그들을 활용해서 용진 일행의 수행을 방해하려고 했다.
만일 용진이 그들을 죽인다면 공분을 사게 될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 용진을 욕한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용진이 그들을 죽인다면 그는 현천분원 제자들의 적이 될 뿐만 아니라 모든 정도 제자들의 적이 될 것이다. 그러면 많은 강자들이 용진을 눈엣가시로 여길 것이었다.
은무쌍은 정말 악독한 여인이었다. 이렇게 해서 용진을 위기에 몰아넣으려 한 것이다.
"용진, 저와 만나주십시오."
모든 사람이 곽연의 화살에 겁을 먹고 꼼짝도 못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들 쪽으로 달려왔다.
일반 단골경 강자였는데 조급한 목소리로 나는 듯이 산 위로 달아오고 있었다.
"곽연, 공격하지마. 내가 아는 사람이야."
곽연이 수중의 파허노로 그 사람을 겨냥하자 용진은 낮게 외쳤다.
그는 연단하면서 계속 외부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 산만하게 이렇게 단약을 정련하는 건 용진밖에 없을 것이다.
용진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미무산곡 밖에서 만났던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는 다른 제자들에게 쫓기고 있던 사람을 구해주었었다.
서양은 용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풍영석을 선물하려 했지만, 그는 거절했었다.
그 사람은 연도자로 풍지력 영력을 지니고 있었다.
단골경에 진입한 후 그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라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산봉우리에 나타났다.
서양은 막사 안에서 나온 용진을 보더니 다급히 말했다.
"용진 사형, 큰일이 났습니다. 당신의 벗들이 포위당했으니 얼른 도와주십시오."
용진은 깜짝 놀라면서 다급히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오?"
서양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이곳과 팔천여 리 떨어진 협곡에서 한 무리 사람이 협공을 당하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중 한 여인은 실력이 아주 강하고 얼음으로 상대를 물리치고 있었습니다. 그녀 곁에서 사내 네 명이 함께 격전하고 있었지만 적이 너무 많아 도무지 이길 수 없었지요. 전 그들이 사형과 같은 별원 제자로 사형을 만나러 오는 길에 협공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공격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천 분원의 제자들이었는데 지존급강자만 세 명이나 있어 저 하나로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에게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지금 서양은 의복이 땀에 후줄근해졌고 거의 탈진할 상태에 이르렀다.
그가 최대한 빠르게 용진에게 찾아온 게 분명했다.
"이런 사악한 놈들 같으니!"
용진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정도 놈들이 같은 현천별원 제자들을 죽이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너무 잔인했다.
용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막사 안에 들어가 폐관하고 있는 초요를 깨웠다.
그는 자우봉작을 타고 빨리 가야 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그녀의 수행에 방해가 될 것이지만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초요가 있으면 부상을 입은 사람도 순식간에 치유될 수 있었다.
"감사하오. 너희들은 이곳을 지켜. 난 초요와 함께 가봐야겠어."
용진은 서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곡양과 곽연에게 당부했다.
"대장……."
곽연은 서양이 믿음직스러운 사람인지 알 수 없어 조금 머뭇거렸다. 이건 의도적으로 용진을 다른 곳에 유인하는 계획일 수도 있었다.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 누가 감히 내가 없을 때 움직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죽여버려.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용진은 직접적으로 곽연의 말을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미 서양이 믿음직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그들이 적을 상대하기 힘들면 몽기 일행을 깨워도 되었다.
하지만 제련할 때 뼈 하나를 단숨에 제련해야 했다.
중도에 포기하면 약효가 순식간에 뼛속에서 흩어질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전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으로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제련해야 했다.
첫 번째 뼈를 제련하는 것이 가장 쉽고 간단했다.
지금 다들 두 번째 뼈를 제련하고 있었다.
지금 용진이 폐관하고 있는 초요를 깨운 것이니 초요는 별원 제자들을 구한 후 다시 두 번째 뼈를 제련해야 했다.
제골단 몇 알과 시간을 조금 낭비할 것이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용진은 초요와 함께 떠나려고 했다.
모든 걸 안배한 후 초요는 자우봉작을 소환했고 두 사람은 자우봉작의 등에 올라탔다. 자우봉작이 낮게 울면서 날갯짓을 하자 큰 그림자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곧 사라졌다.
"용진이 떠났어."
산 아래 숨어있던 사람들이 낮은 소리를 질렀다.
"아마 급한 일이 생겼겠지. 용진이 떠났으니 경지가 낮은 사람들만 남아있을 거야. 다 함께 힘을 합쳐 저들을 죽이면 은무쌍 아가씨의 상을 받을 수 있어."
"용진의 수행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용진의 벗들도 죽일 수 있게 되었군. 우리가 저들을 죽이면 용진은 아마 미쳐버리겠지? 우리는 아마 상을 곱절로 받을 수도 있겠어."
"극악무도한 용진을 죽여버려."
"용진 주변에 사람들도 모두 못된 놈들이니 다 죽여버려."
용진이 떠나기 바쁘게 은밀한 곳에 숨어있던 강자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은무쌍이 그들에게 무슨 약속을 했는지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막사에 뛰어오는 것이었다.
도합 육십여 명이 되는 단골경 강자가 있었는데 그 중 지존급 강자가 두 명이나 있었다. 그들이 살기등등한 얼굴로 무기를 들고 뛰어오자 처음 이런 상황에 맞닥뜨린 서양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손에 든 장검도 조금 떨리고 있었다.
상대는 육십여 명이지만 그들은 세 명뿐이었다.
서양은 일반 연도자로 속도만 빠를 뿐이지 파괴력은 강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이렇게 많은 적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았다.
"나와 곡양으로 충분하니 자네는 움직일 필요가 없소. 우리가 열세에 처하면 자네는 막사 안에 있는 사람들을 깨우면 되오. 걱정하지 마오, 위험하지 않을 것이니."
곽연이 서양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몽기를 비롯한 사람들은 지금 입정 상태에 있었다.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가 건드리면 곧바로 정신을 차릴 것이다.
하지만 입정 상태에서 깨어난다면 그녀들은 처음부터 다시 제련해야 했다.
곽연은 만일을 대비하여 그렇게 말한 것뿐이었다.
"내가 먼저 나설 테니 네가 뒤를 지키고 있어. 우리 둘이 버티지 못하면 자네가 막사 안의 사람들을 깨우시오."
곽연은 덤덤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큰 파허노를 손에 들고 산 아래 사람들을 향해 임의로 한 발 쏘았다.
쿠웅.
파허노 화살이 인파 속에서 폭발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처절한 비명을 질렀고 피와 살이 사방에 흩뿌려졌다.
"다들 떨어져 있소. 멀리 떨어져 있으니 저놈은 두 발밖에 쏘지 못할 것이오. 그사이에 우리는 저놈을 작살 낼 수 있소."
지존급 강자가 뛰어가면서 이렇게 귀띔했다.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곽연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곽연은 가장 많아야 두 발밖에 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떨어져 뛴다면 운수가 사나운 사람 몇 명만 죽을 것이다.
후우.
지존급 강자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붉은색 화살이 번개 같은 속도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
지존급 강자는 콧방귀를 뀌면서 금색 방패를 소환해냈다. 부문이 빽빽한 방패는 반짝반짝 빛났고 강한 위압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건 매우 단단한 방패였다.
쿠웅.
폭발음이 하늘을 뒤흔들었고 지존급 강자는 팔뚝이 저릿했다.
그는 하마터면 수중의 방패를 놓칠 뻔했지만 그래도 일격을 막아냈다.
"하하, 죽어버려."
금색 방패가 곽연의 화살을 막아낸 것이다. 지금 그들은 곽연과 백여 장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곽연은 다시 파허노를 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지존급 강자는 가장 먼저 공격을 퍼부으면서 유영옥을 켰다.
그는 자신이 용감하게 적을 죽이는 장면을 기록하고 싶었고 그건 상을 받을 증거로 남을 것이다.
후우.
지존급 강자가 수중의 넓은 칼로 곽연을 세게 내리쳤다.
퍼억.
폭발음과 함께 불빛이 사방에 튕겼다. 강철 팔이 지존급 강자의 장검을 막아낸 것이었다.
"아니 저게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