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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패체결-668화 (664/680)

668화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단로 안에는 단약은 하나도 없이, 풀더미밖에 없었다. 연단 후기에 이르러 그 사람은 영혼지력이 부족해져 단약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이 단로를 열었다. 바로 방장이었다.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방장의 단로 안에는 뜻밖에도 단약이 하나 있었다.

비록 광택이 없고 약향도 진하지 않아 기껏해야 하품 단약이지만, 적어도 완성은 했으니 괜찮은 편이었다.

방장이 단로를 열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잇달아 단로를 열었다. 그중 시열화는 뜻밖에도 중품 탁해연심단을 만들어 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곧 사라졌다. 사람들 중 세 사람이 중품 단약을 정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측정기구로 단약 안의 약향을 검사해서 순위를 정해야 했다.

"맙소사, 상품 탁해연심단이야."

단천교가 단로를 열자 모두 놀랐다. 그녀는 뜻밖에도 현문을 띤 상품 탁해연심단을 정련해냈다.

"와!"

단천교는 너무 기뻐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환호성을 내자마자 낯빛이 변했다. 이곳은 경기장이라 환호성을 지르는 건 규칙에 어긋났다.

"괜찮다. 대회는 이미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다른 사람의 연단에 영향을 주려고 일부러 방해하는 것만 아니면 소리 내도 된다."

탑종 대인의 다정한 미소에 단천교는 안심했다.

"하하하, 말을 할 수 있다니 좋군. 용삼, 내가 그랬지? 우승은 내 거라고!"

화무방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약을 먹지 않아서 그런 거야, 아니면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건가? 그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건지 알고 싶군."

용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용진의 신식은 줄곧 화무방 쪽을 관찰해 오고 있었다. 비록 단화가 용진의 신식 탐사를 가로막아 단로 안의 상황을 똑바로 볼 수는 없었지만, 단로 안의 파동을 통해서 화무방이 어느 정도 수준의 단약을 만들어낼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 화무방은 잘해 봐야 삼현단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용진에게 삼현단은 우스운 수준이었다. 아직 연단의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용진은 오현단, 심지어 육현단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화무방이 미친 듯이 웃는 모습이 이상했다. 녀석의 자신감이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용삼, 네 영혼지력은 인정할게. 확실히 내 영혼지력은 너보다 못해. 단기에서도 넌 나보다 한 수 위야. 단염 또한 너의 영혼지력이라면 나와 어깨를 견줄 수 있겠지. 원래 우리 같은 상황에서 누가 이길지는 확실하지 않겠지만, 넌 날 너무 무시했어. 이제부터 본 적 없는 단술 신기를 보여주마! 잘 봐 둬 이 촌놈아…… 이게 바로 구전혈혼승령술(九轉血魂升靈術)이다!"

화무방은 소리치자마자 두 눈이 빨갛게 변하더니, 미간이 갈라지면서 한줄기 피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피는 마치 살아있는 작은 벌레처럼 화무방의 미간에서 나오더니 이마를 기어 다니며 아주 기괴한 도안을 그렸다.

"젠장, 저걸 한다고?"

용진은 깜짝 놀랐다. 그는 화무방이 이런 수법을 쓸 줄 생각지도 못했다. 구전혈혼승령술은 수명과 피를 소모하는 대가로 단약의 품질을 강제로 향상시키는 비법이었다.

외부에서는 거의 실종된 비법으로, 단수계는 이 술법을 권장하지 않았다. 영혼에 치유할 수 없는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독하군."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방명원과 시고양은 화장생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

그들도 이 비법을 알고 있었지만, 듣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화씨 가문이 화무방의 일생을 버리는 짓을 벌일 만큼 이렇게 악랄할 줄은 미처 몰랐다.

"화무방, 구전혈혼승령술을 펼치면 네 인생도 끝이다. 영혼지력의 힘이 정체되면 영원히 피해경에 도달할 수 없어."

용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하하, 용삼, 너 같은 촌놈은 아무것도 몰라. 난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할 거다."

화무방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의 이마에 핏빛 무늬가 나타나면서, 단로 안에서는 기이한 힘이 솟구치며 끊임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화무방의 단염이 폭등하더니 금빛 화염이 그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허공은 끊임없이 뒤틀렸고, 천지의 힘이 미친 듯이 단로를 향해 밀려들어 갔다.

용진의 안색이 변했다. 화무방의 단로 안에 있는 단약 하나가 급속히 운행되어 미친 듯이 그 힘을 흡수하고 있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용진은 화무방이 펼친 구전혈혼승령술에 사용된 영혼지력이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놀랐다. 이건 아주 기이한 현상이었다. 설마…….

갑자기 폭발음이 울리자 온 하늘에 금빛 화염이 흩어졌다. 화무방의 얼굴에는 오만한 미소가 걸렸다.

단로가 열리자 눈부신 형광빛을 발산하는 단약이 보였다.

"와, 구현단이야."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건 최상품인 구현단이었다.

용진은 구현단과 화무방을 번갈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어쩐지 구전혈혼승령술을 사용하더라니, 피는 너의 것이지만 혼력은 다른 사람의 것이구나. 이 개새끼!"

용진의 말에 모두 놀랐다. 그게 사실이라면 화무방의 몸에는 두 개의 영혼이 있다는 것이고, 그중 하나를 희생시켰다는 뜻이다.

"용삼, 난 반칙하지 않았으니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이제 내가 우승자라는 걸 믿겠어? 하하하."

화무방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시열화와 방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이미 용진에게 아무런 희망도 품지 않았다. 원래 화무방과 용진은 막상막하였지만, 화무방이 펼친 구전혈혼승령술 때문에 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탑종 대인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순위를 매기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용진은 화무방을 무시하고 탑종 대인을 향해 물었다.

"단약의 약효다."

탑종 대인이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용진의 얼굴에는 갑자기 웃음이 떠올랐다.

"하하, 감사합니다. 탑종 대인. 제게도 아직 기회가 있겠군요."

"기회? 꿈꾸지 마. 넌 이미 응단하기 시작했어. 단약이 거의 완성되어가고 있는데 무엇으로 나를 이긴단 말이야?"

화무방이 무시하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는 용진도 구전혈혼승령술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설사 용진이 구전혈혼승령술을 해서 우승한다 해도 단곡은 영혼지력이 영원히 멈춘 폐인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쨍그랑.

용진의 단로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 아주 약한 소리지만, 장내에 있던 모두가 그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뭐야, 설마 거의 완성되던 단약을 깨뜨린 건가?"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자포자기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설마 용진은 준우승도 원하지 않는단 말인가?

탑집 대인의 동공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설마……."

탑종 대인은 용진의 단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젊음이 좋군. 앞뒤를 전혀 재지 않고 무슨 일이든 해내는군."

갑자기 폭발음이 나면서, 허공이 흔들리더니 수백 리에 달하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나타나 경기장 전체를 뒤덮었다.

"이……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사람들은 그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고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세상에 어떻게 저리 무서운 혼력이 있을 수 있지?"

계속 평온하게 있던 탑종 대인마저도 순간 동요했다.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용진이 혼력으로 응집한 것으로, 범위가 무서울 정도로 넓어,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깜짝 놀랐다.

일반적인 단황 강자가 혼력을 발휘한다 해도 한 장 남짓한 파동을 응집하는 것이 한계였다.

화무방이 구전혼승령술을 펼쳤을 때도 영혼지력의 범위는 백 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용진은 용혼지력으로 백 리를 뒤덮었으니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용진이 기합 소리를 내자, 온몸에 화염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열 장에 달하는 불기둥이 하늘을 향해 치솟으며 구름을 뚫었다. 무시무시한 불의 물결이 하늘을 뜨겁게 달구었다.

무서운 위압감이 사나운 파도처럼 세차게 밀려오자 주위에 있던 참가자들은 그 무서운 열기를 막아내지 못하고 뿔뿔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다행인 건, 그들이 단약을 성공적으로 제조한 덕분에 일찍 단약을 수거해서 부정행위를 방지했다는 것이다. 아니었다면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쉽게 소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맙소사, 사람 맞아?"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리고 그 거대한 불기둥을 바라봤다.

오직 탑종 대인만 불기둥을 보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있었다. 늙어서 혼탁해 보였던 눈동자는 마치 허공을 꿰뚫을 듯이 반짝거렸다.

"역시."

탑종 대인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번 번지더니, 다시 원래의 눈빛으로 돌아왔다.

용진이 불기둥을 움직인 건 사실 자신의 행동을 감추기 위해서였다. 그는 화무방 이 멍청한 놈이 구전혈혼승령술을 펼쳐서 구현단을 만들 줄은 몰랐다.

이제 화무방을 이기려면 지화에 의지해야 했다. 하지만 지화를 숨겨야 하기 때문에 불기둥으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

용진은 단약을 다시 갈아 가루로 만든 다음, 몰래 지화를 소환하여 미친 듯이 정련하기 시작했다.

"망했다. 시간이 다 되어가!"

모래시계 안에 있는 모래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

천지가 흔들리는 것 같은 폭발음이 울렸다. 불기둥이 순식간에 터지면서 용진의 모습이 나타났다. 용진은 피로가 역력한 얼굴로 단로를 꽉 누르고 있었다.

"설마 실패한 건가?"

사람들은 용진의 단로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가득 퍼진 것을 발견했다.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단로가 터질 뻔한 것이다.

연단의 마지막 순간에는 반드시 단로를 밀봉해야 한다. 만약 안에 있는 기운이 밖으로 유출된다면 단약은 망가진다.

"시간이 다 되었다."

마지막 모래 한 알이 떨어지는 순간 계시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 용삼. 요란하게 연단해 봤자 원숭이가 연극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구나."

화무방이 웃으며 말했다.

투둑.

갑자기 용진의 손에 있던 단로에서 파편 한 조각이 떨어졌다. 단로는 마치 깨진 도자기처럼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하하하, 용삼, 우승은…… 뭐지?"

화무방이 크게 웃고 있는 사이, 갑자기 누군가 목이라도 졸린 것처럼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단로가 깨지자, 안에 있는 물건이 나타났다. 현문 없이, 은은하게 빛만 나는 단약이었다. 단약의 품계를 따진다면 그저 상품일 뿐이다.

그러나 탑종 대인을 제외한 모두가 단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방장과 시열화의 눈에는 미친 듯한 기쁨이 비치기 시작했다.

"거…… 거단?"

단약의 빛은 매우 평범했지만, 단약의 크기는 주먹만 했다. 이건 단약 중에서도 극히 보기 드문, 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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