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결혼일 뿐이었다
적국에 끌려온 패망국의 황녀, 추락하는 모습마저 아름다운 그란델의 보물.
그러나 머지않아 목이 매달려 야만인들에게 진상될 포로.
엘리제는 그 운명을 피해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했다.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선택지는 단 하나.
반옐라의 번견, 적국의 총사령관.
그리고 비천하고 광포한 용인(龍人), 레제트 키르스탄.
엘리제는 눈앞의 이 차갑고 완고한 사내를 설득해야만 했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당신의 아이를 낳아 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