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러와 팔세토 (6)
하랑은 바보가 아니다.
진성으로만 이루어진 고하리의 음역이 신혜수의 음역에 도달하지 못함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진성으로 4옥타브까지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경이로운 일이다.
평범한 사람은 그 전에 숨이 막히고 모기가 앵앵거리는듯한 소리를 뱉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하리의 음색을 선택한 이유는 고하리가 띈 음색의 특성 때문이었다.
감정 전달.
슬픔, 절망, 광기, 증오.
네거티브한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이다.
주변 환경이 고하리에게 친절하지 못했기에 발달한 감성이 원인일 수도 있고, 발성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특수한 방향으로 발전한 창법의 부작용일 수도 있다.
소리의 울림이 청자의 심박과 공명하여 신체 일부분이 서걱서걱 잘려나가는 듯한 서늘함을 선사한다.
- 널 사랑하지 않아!
- 멈추지 않아
- 돌아보지도 않아
- 얼음처럼 차가웠던 마지막 모습만 기억해
애끊는 하랑의 절규가 리첼이 연주하는 멜로디를 타고 솟구쳤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더 절박해지고 고통스럽다.
무아지경에 빠진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격정적인 감정의 파도에 휩쓸린 리첼 또한 눈시울을 붉히면서 노래에 진심을 담았다.
리첼이 깔아주는 절제된 슬픔이 하랑의 비통한 외침과 대조를 이루면서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열애설이 거짓이라고?
두 사람이 엮이는 걸 사업적으로 이용해먹을 생각만 했던 김중식이다.
듀오로 노래하는 자신의 가수들을 보면서 영문모를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뭔가 굉장히 잘못한 것 같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커플을 찢어놓는 최종 빌런이 된 기분이다.
“아이, 진짜······. 니네들 나한테 왜 그러냐······. 그냥 말로 해. 노래로 때리지 말고.”
숨을 들이마시니 콧물이 비강을 타고 넘어온다.
요란하게 콧물을 들이마시는 김중식에게 소진이 말없이 냅킨을 뽑아 건네줬다.
김중식이 건네받은 종이 냅킨으로 코를 흥 풀고서는 변명하듯 말을 덧붙였다.
“쟤네들이 자기들 입으로 안 사귄다고 했어. 진짜야. 내가 헤어지라고 강요한 거 아니야.”
이번에는 김중식이 냅킨을 뽑아 소진에게 건네주었다.
소진의 볼을 타고 보기 흉하게 마스카라가 흘러내리고 있다.
두 사람이 훌쩍이고 있는 동안 유지연은 하랑을 주목했다.
저 목소리는 확실히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거의 모든 관객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이하랑이라는 아이의 탤런트는 축복이자 저주다.
이제 곧 그 저주의 리바운드를 맞닥뜨리게 될 거다.
리첼과 주고받는 이별의 대화가 점점 고조 되어간다.
하랑의 음역 또한 아득하게 올라가고 있다.
시리도록 날카로운 음색은 놀라우리만치 질기게 버티고 있지만, 쇳소리의 느낌이 점점 강해지는 걸로 봐선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 네가 없어도 아무렇지 않아!
- 돌아보지마!
절정이다.
유지연이 넘지 못하고 탈선해버린 초고음의 벽.
리첼이 연주를 멈추고 질끈 눈을 감았다.
예견은 했지만 보고 싶지는 않다.
너무 많은 감정 소모를 했다.
정말로 눈앞의 여자애가 연인으로 느껴질 만큼.
한번 실패해보라고.
실패를 통해 절제를 배워보라고.
모진 생각으로 시작한 듀엣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하랑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랑이 주먹을 꽉 쥔 채, 하이노트를 찍으려는 듯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눈망울이 커지고 입이 크게 벌어진다.
고통의 흔적들이 여지없이 얼굴에 드러나고 있다.
- 제바알!
- 돌아보지마아아아!
장내가 술렁일 만큼 엄청난 고음이 뻗어 나갔다.
음이탈을 할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완벽한 벨팅이 이루어졌다.
“믹스보이스? 쟤, 할 줄 알잖아?”
유지연이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할 줄 아는 수준이 아니다.
진성과 가성을 섞는 건 실력 있는 가수라면 누구나 할 줄은 아니까.
유지연이 할 줄 안다고 말한 의미는 믹스보이스를 완숙하게 구사한다는 의미였다.
원곡의 가수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팔세토의 장광호.
여성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자 했던 레슬러의 재능이 터져 나왔다.
- 아아아아아아아!
경악스러울 만치 서슬 퍼런 고음이 카페테리아를 찢어발기고 있다.
팔세토는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창법이다.
팔세토 자체가 가성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가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게 익숙하기 때문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진성만을 사용해서 노래를 부르는 고하리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고하리의 재능에 장광호의 팔세토가 섞이는 순간 엄청난 케미를 불러일으킨다.
리첼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하랑을 바라봤다.
하랑은 결코 오만한 게 아니었다.
저 아이의 한계를 재단한 자신이 오만한 거였다.
진성이 사라지고 가성이 그 자리를 메꾼다.
4옥타브 라. 신혜수의 정점을 지나쳤다.
그런데 아직도 벨팅이 이어지고 있다.
설마 하는 눈빛이 리첼의 눈에 떠오른 순간, 하랑은 벽을 부수고 탈인간의 레벨로 넘어가 버렸다.
- 아아아아아아! 아아!
“휘슬?”
팔세토 가수이자 휘슬 레지스터 장광호.
비공인 국내 최고 음역의 가수.
인정받지 못한 또 다른 괴물이 하랑의 몸을 빌어 재림했다.
휘슬이라는 명칭답게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라 악기의 음색에 가까운 소리가 카페테리아를 휩쓸어버렸다.
지진이라도 온 것처럼 카페테리아 전체가 떨리는 느낌이 든다.
상상을 초월한 음파를 불시에 맞이한 관객들은 테이저건이라도 맞은 것처럼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마비되어 버렸다.
“휘슬 보이스까지? 하······. 미친······.”
유지연이 자조 섞인 비속어로 하랑을 극찬했다.
휘슬 레지스터.
두성을 넘어선 초두성(Super Head Voice)이다.
한계치까지 고음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성대를 다시 접지시켰다.
이 정도로 완벽하고 긴 휘슬 보이스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것도 일개 연습생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강박적으로 억누른 진성은 이 한방을 위해 쌓아 올린 빌드업이었다.
무대 위의 작은 괴물은 애초부터 실패를 염두에 두지도 않았다.
불안한 떨림 자체가 청중을 속이기 위한 한 편의 연극이었다.
유지연을 속이고, 리첼을 속이고, 관객들을 속였다.
분명 망칠 거라고, 목이 망가질 거라고 설레발을 쳤는데 알고 보니 전부 다 연출이었다니.
얼굴을 들고 있기가 민망할 지경이다.
한편으로는 놀랍다.
레몬의 연습생 수준이 높다는 건 알고 있지만, 원석도 원석 나름이다.
이미 가공된 보석은 원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하랑이라는 원석은 세공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 아름다운 최상급의 보석이다.
강렬한 휘슬이 지나간 뒤 적막이 흐른다.
하랑이 살짝 눈치를 준 뒤에야 리첼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피아노를 연주했다.
- 사랑하지 않아
- 널 사랑하지 않아
슬픔에 목이 잠긴 듯 먹먹한 하모니로 강렬했던 이별 노래가 끝을 맺었다.
카페테리아의 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랑과 리첼 두 사람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쟤가 시트러스밤 메인보컬이라며? 이번 데뷔조는 장난이 아니네.”
“쟤네 둘이 표정 봤어? 서로 바라보면서 울먹거리고 있어서 나도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 어지간하면 사귀게 두지. 우리 대표님 진짜 피도 눈물도 없어.”
“열애설 터져서 한 번에 인정하는 경우가 있디? 내가 보기엔 저 둘 사귀고 있는 거 맞아. 회사 주가 흔들릴까 봐 입을 닫고 있는 거지.”
***
“리첼, 고생했어요. 잘하던데요?”
하랑이 리첼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을 건넸다.
망상에 빠져있었는지 리첼이 화들짝 놀라며 건반에서 손을 내렸다.
“어, 그래. 너도 고생했다.”
“감상은 없어요? 꽤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 잘하더라.”
리첼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말을 던졌다.
하랑은 피식 웃으면서 리첼을 잡아끌었다.
“뭐해요? 무대 끝났으면 관객들한테 인사해야죠.”
“어? 어, 그래.”
하랑이 팔을 잡아당기자 리첼의 얼굴이 다시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직까지도 노래의 여운이 남아있다.
하랑은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격하게 사랑을 토해냈고, 뒤섞인 감정의 파편들이 리첼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절박하고 애끊는 하랑의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마음속의 무언가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이토록 무대에 몰입한 것은 데뷔 이후에 처음이었다.
하랑은 절실하게 사랑하는 연인이었고, 모질게 이별을 선고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진정으로 가슴이 미어지고, 숨이 턱턱 막혀왔다.
노래에 흐느낌이 섞여 제대로 노래를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마추어나 할법한 감정 과잉이다.
노래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다.
고작 4분 30초짜리 사랑이었다.
지독하게 무겁고 처절했던 4분 30초였다.
하랑과 리첼이 무대 앞으로 나와 열렬하게 박수를 쳐주던 관객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연습생 이하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Be the best! 클라우드 엑스 리첼입니다. 이하랑, 이 친구 노래 진짜 잘하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합니다.”
순간 박수를 치던 사람들이 일제히 벙찐 얼굴로 리첼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하랑이 벌레 보듯이 리첼을 바라보고 나서야, 리첼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아니, 그게 아니고······.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제야 다시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관객에게 인사를 마치고 이수민 기자에게 다가갔다.
이수민 기자는 손뼉을 치면서 하랑과 리첼을 맞이했다.
“그저 놀랍다는 말 밖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네요. 자투리로 넣는 영상인데 이런 게 나와버리면 좀 미안한데······.”
“괜찮게 나왔으면 기자님이 알아서 길게 넣어주시겠죠. 자투리라고 생각하시면 자투리로 넣어주시면 되고요.”
슬쩍 압박을 넣어보는 하랑이었다.
이수민은 사람 좋게 웃으면서 은근슬쩍 말을 돌렸다.
“모니터링 해볼래요?”
눈치 빠른 카메라맨이 재빠르게 노트북과 캠코더를 연결해서 촬영한 영상을 화면에 띄웠다.
하랑과 리첼이 모니터링을 하는 동안, 김중식 일행이 다가왔다.
유지연이 쓰게 웃으며 영상을 확인하던 리첼 뒤에 바짝 다가섰다.
“야, 리첼. 아주 날아다니더라? 내 무대에서도 그렇게 해줬음 얼마나 좋았을까나?”
“그때는 컨디션이 별로였어요.”
차마 음역대가 안 맞았다는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유지연 때문에 키를 낮췄던 거라 ‘네가 실력이 없어서 나까지 망했어.’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유지역 역시 굳이 입으로 꺼내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노래의 키가 확연히 달랐으니까.
하랑은 리첼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끄집어내 주었다.
하랑이 페널티를 감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괜스레 심통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랑이랑 하니까 좋더냐? 이 배신자야.”
“솔직히 쟤가 잘 한 거지. 전 별로 한 게 없어요.”
“오? 하랑이는 잘했는데, 유지연 너는 더럽게 못 하더라. 그 뜻이지?”
“아니, 그게 왜 그렇게 돼요?”
“서럽다. 서러워. 벌써부터 골방 늙은이 취급이나 당하고.”
유지연은 리첼 뒤에 바짝 붙어서 노트북의 화면을 슬쩍 훔쳐봤다. 오디오는 따로 따서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화면에 드러나는 하랑의 표정만으로도 노래가 들리는 듯한 느낌이다.
“하랑 후배님. 전에 연기 수업 같은 거 받은 적 있어? 표정이 너무 애절한데?”
“아이돌 드라마······.”
같은 걸 해본 적이 있었지.
물론 지금은 류하민이 아니니까 해본 적이 없는 거고.
“······같은 걸 해보고 싶달까요?”
아니, 절대로.
그놈의 드라마 때문에 흑역사를 백만 개는 만들었다.
로봇 연기의 장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지.
이하랑의 몸으로 다시 한번 겪어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대답만 그렇게 한 거다. 대답만.
“표정 연기하는 걸 보니까 당장 연기자로 전향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유지연이 다시 부추기자, 리첼이 끼어들어 타박했다.
“벌써부터 경쟁 상대로 보고 제거하려는 겁니까? 전향하긴 누가 전향해요? 얘는 무조건 가수가 체질이에요.”
“가수도 하고 연기자도 하는 거지. 요즘에 어떤 아이돌이 가수 원툴(One tool)로 활동해? 나이 더 먹기 전에 누울 자리 봐둬야지.”
“선배라는 사람이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치시네요. 앞자리가 3인 사람이랑 1인 사람이랑 같아요?”
“야이, 씨. 너 싸우자는 거지?”
유지연이 리첼의 목을 붙잡고 헤드록을 거는 동안 하랑은 모니터링에 집중했다.
생각보다 영상이 잘 빠졌다.
리첼을 등에 업었으니 파급력도 상당할 거다.
선곡도 나쁘지 않다.
신혜수의 노래를 고음병 환자들이 선호하는 노래라고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고음이 가창력의 척도는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에 선명하게 각인되는 요소도 없다.
심지어 그게 휘슬 레지스터의 초고음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저기, 하랑아.”
신소진이 하랑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저쪽에 우리 애들 왔어.”
소진이 말한 방향을 바라보니 시트러스밤 멤버들이 멀찍이 떨어져 서 있다.
인터뷰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연습을 마치고 마중을 나온 모양이다.
혹시라도 이수민 기자의 눈에 띄어서 이상한 기사라도 나갈까 봐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는 순간 시뻘건 아지랑이가 물결을 치며 날아온다.
“체이······.”
잊고 있었다.
시트러스밤의 멤버 중에는 반가운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아지랑이는 곧장 하랑의 목에 휘감겼다.
물리력이 없는 현상이라는 걸 알지만 기분 좋게 받아들일 현상도 아니다.
“멤버들, 언제부터 있었어요?”
소진에게 묻자 잠깐 생각하더니 답을 주었다.
“노래 끝나기 전에 왔었어.”
하랑의 시선이 아지랑이를 따라 이동했다.
당연히 그 끝에 서 있어야 할 인물은 체이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체이는 그곳에 없었다.
체이는 멤버들의 뒤쪽에서 묘한 웃음을 지은 채로 하랑을 바라보고 있다.
등 뒤로 수십 가닥의 아지랑이가 일렁이고 있지만, 하랑을 향해 뻗어있는 아지랑이는 단 하나도 없다.
하랑의 목을 휘감고 있는 아지랑이의 주인은 체이가 아니다.
“조희영?”
동그란 안경 너머로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조희영의 등에서 아지랑이가 시작되고 있다.
지독하게 선명한 한줄기의 아지랑이는 하랑을 향해 곧장 이어져 목을 죄고 있다.
숨통을 조여서 죽이기라도 할 것처럼 목에 휘감겨 똬리를 틀고 있다.
명백한 적의다.
체이가 처음 온 날에도 그랬다.
조희영의 등에서 시작된 악의의 아지랑이가 하랑에게 이어졌었다.
그날 저녁에 감쪽같이 사라지긴 했지만.
조희영은 지금 하랑을 증오하고 있다.
굳이 이 빨간 아지랑이가 아니더라도, 저 안경 너머의 표정만 봐도 느낄 수 있다.
“그럼 멤버들도 제가 노래하는 거 들었겠죠?”
“아마도?”
소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희영이 어째서 자신에게 적의를 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