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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불괴 대채주-73화 (73/218)

73화 새로운 위협

철포삼이 반박귀진에 들어서자, 강대력의 혈기가 500점 추가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방어력도 상당히 올랐다.

자체적인 방어력이 강해졌다는 말은 온몸 곳곳이 금사갑같은 갑옷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어지간한 사람은 제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강대력을 다치게 할 수 없었다.

철포삼에 대한 깨달음이 거의 최대로 높아지니 금신공, 십삼태보횡련, 축골공 등 신체와 관련된 무학에 대해서도 절로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 결과, 이 무학의 숙련도도 다소 향상되었다.

강대력이 스테이터스를 열어보니 혈기는 8,000점, 내기 3,100점에 이르렀다.

‘녹림 제패 임무를 완수했더니 수확이 상당하군. 녹림 패주의 호칭을 얻은 것으로 혈기 300점, 내기 100점이 추가로 상승했어.’

강대력도 지금의 자신이 적응이 안 될 지경이었다.

전생에 강대력의 실력은 강기경이었다. 그때도 적지 않은 호칭을 얻었지만, 혈기는 3,000점에 불과했고 내기는 지금에 훨씬 못 미쳤다.

강대력의 경지는 아직 그리 높지 않았지만, 전생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강했다.

***

강대력은 조금 홀가분한 마음으로 강호 교류방을 열었다.

웬일인지, 그간 못 보던 흑풍채에 대한 공격적인 글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있었다.

→ 흑풍채 채주는 악독하기 짝이 없어.

→ 주무연환장의 둘째 장주 무열(武烈)이 대군을 데리고 출발했어. 패절당도 멸망시키지 못한 흑풍채는 우리 열혈회와 주무연환장에 손에 반드시 멸망할 거다.

→ 열혈회와 함께할 영웅호걸들을 모집한다. 우리의 주적은 흑풍채다. 패절당도 해내지 못한 일을 우리 열혈회가 해낼 것이다. 열혈회에 가입해라. 우리 힘을 합쳐 흑풍채를 박멸하자.

강대력은 열혈회의 플레이어들이 잔뜩 독이 올라서 쓴 글을 보며 중얼거렸다.

“멍청한 놈들. 여전히 정신을 못 차렸구나.”

강대력은 속으로는 이미 칠살령을 내렸다.

열혈회의 소속 플레이어들을 모조리 죽인 후, 부활 지점에서 7번 이상 다시 죽이리라.

그리고 그의 칼날은 열혈회 뿐만 아니라 주무연환장의 둘째 장주 무열도 범위에 두고 있었다.

***

곤륜 산맥의 열혈회 고위층들이 빌린 임시 거점 앞마당.

부회장 신색과 회장 열혈가지 등이 모여 흑풍채를 공격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열혈회는 죽지 않는 플레이어들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요즘 흑풍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지만, 자신들이 패절당도 못 해낸 일을 해내겠다며 호언장담했다.

이들이 내건 계획은 주무연환장과 힘을 합쳐 흑풍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자극적인 이야기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열혈회의 인지도는 쭉쭉 올라갔다.

만약 다른 공회가 이런 글을 올렸더라면 이 정도로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혈회는 강대력이 주장령을 죽였다고 폭로한 세력이었기에 글에 신빙성이 있었다.

열혈회는 흑풍채를 공격하기 위해 곤륜파와 주무연환장을 끌어들였다는 것도 큰 화제가 될 만했다. 평범한 게이머들도 이 두 세력의 이름과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많은 게임 플레이어들은 볼거리를 기대하며 열혈회의 동태를 예의주시했다.

열혈회의 인지도는 나날이 높아졌다.

얼마 되지 않아 열혈회는 인지도가 가장 높은 10대 공회 중 하나가 되었다.

곤륜 인근에 있던 플레이어들 중 상당수가 열혈회에 가입하기 위해 빠르게 달려왔다.

심지어 실력이 뛰어난 곤륜파 제자도 열혈회에 가입하였다.

열혈회는 흑풍채 채주의 정체를 폭로한 것만으로 엄청난 명성과 이익을 얻었다. 열혈가지 등으로부터 주장령을 죽인 사람의 정체에 대한 정보를 건네받은 주무연환장과 곤륜파는 상당한 포상을 이들에게 전달했다.

덕분에 열혈회의 열혈가지, 신색 등은 많은 잠재점과 수위점을 얻었으며, 이로 인해 이들의 실력은 취력경에 들어섰다. 모든 일이 잘 맞아떨어지자 이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러나 열혈가지 등은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들의 야심은 끝이 없었다. 패절당의 실패를 잊은 듯 지금 한창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흑풍채를 공격하려 했다.

흑풍채만 무너뜨리면 열혈회는 최강의 공회로 급부상할 것이다.

열혈회는 흑풍채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채주 강대력, 그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흑풍채 채주가 제아무리 강해도 결국 NPC에 불과하기에 대응할 여지가 있으리라 여겼다.

물론 열혈회는 지금 당장 이런 강력한 보스급 NPC를 상대할 능력이 없었다. 반드시 곤륜파나 주무연환장의 강자를 등에 업어야만 흑풍채 채주를 잡을 수 있었다.

열혈회의 회장 열혈가지가 자신의 전략을 말했다.

“패절당이 실패한 원인은 너무 자신만만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거야. 흑풍채? 그 자체는 별거 없어. 우리는 주무연환장의 장주 무열의 뒤만 쫓아가면 돼. 무열이 흑풍채 채주만 잡으면 흑풍채는 회복불능이야.”

열혈가지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흑풍채 채주가 죽으면, 나머지 부하들은 우리 상대가 안 돼. 그러면 우리는 흑풍채를 무너뜨린 업적으로 하루아침에 이름을 날리는 거야. 그리고 가능하면 기회를 엿보다가 흑풍채 채주의 혈기를 단 1점이라도 떨어뜨려 봐. 그러면 우리가 직접 흑풍채 채주를 쓰러뜨린 것처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열혈회의 플레이어들이 흥분하여 고함을 질렀다. 지금 강호에서 가장 유명한 흑풍채를 그들이 직접 멸망시킨다고 하니 몹시 흥분되었다.

실패를 걱정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플레이어들은 겁이 없었다. 한 번쯤 죽어도 부활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열혈회의 회장 열혈가지는 작전의 세부를 지시한 후, 부활 지점을 곤륜 인근의 성황전으로 옮겼다.

흑풍채에서 죽임을 당한다 해도 이곳으로 돌아오면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터였다.

반대로 이 작전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열혈회는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을 터였다.

어쨌든 이들이 생각하기에 흑풍채를 공격하는 건 밑지지 않는 장사였다.

종무세계의 플레이어 세력 중 열혈회의 위치가 주무연환장과 단연 가까웠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었다. 다른 세력은 아직 엄두도 내기 어려울 터였다.

이런 우위를 활용하지 않으면 열혈회의 고위층은 바보나 다름없다 할 수 있었다.

***

열혈회가 작전 준비에 한창일 무렵, 주무연환장의 둘째 장주 무열은 대리단씨에게 향했다.

무열은 장주 주장령이 마문의 고수에게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겉으로는 몹시 분노한 척하며 복수를 선언하여 주 씨 일가를 진정시켰다.

그 덕분에 그는 의리의 사나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주 씨 가문의 남자들이 다 죽으면 처자식은 누가 돌보겠는가?

또한 무열은 스스로 자신의 실력이 주장령보다 훨씬 약하다고 생각했다.

마문의 고수를 찾아가 복수하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곤륜파의 사람들도 입으로만 이렇다 저렇다 떠들어댈 뿐 그 고수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그는 마문의 고수를 못 찾는 척하고 하루하루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왠 괴인들이 나타나 마문의 고수를 찾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곤륜파도 그 고수의 신분과 정체를 확인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무열도 수수방관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정체불명 고수의 정체는 마문의 고수가 아니라 산적 두목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무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 대리(大理)로 향했다.

주 씨 가문의 선조가 알고 있는 옛 친구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무열은 산적의 산채를 멸망시키는 일을 그리 어렵잖게 여겼다. 또한 대리단씨의 옛 친구도 이 일을 거절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

주무연환장과 열혈회를 찾아가 담판을 짓는 것은 지금 당장 할 일이 아니었다.

흑풍채는 진급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강대력은 내부 정리부터 진행해야 했다.

진급에 성공한 흑풍채에는 특수 기능 공간을 건설할 수 있었다.

장경각(藏经阁), 전공전(传功殿) 같은 장소는 중요성이 높은 공간이었다.

장경각은 세력의 저력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저력은 남자의 뿌리와 같았다. 남보다 부족할 수도 있지만, 없으면 큰 웃음거리가 된다.

장경각에는 무학 비급을 비롯한 다양한 서적을 보관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나 NPC들이 그 공간에 들어서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무학을 수련하면 숙련도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전공전은 지금 가장 필요한 공간이었다.

전공전만 지어지면 강대력이 산채에 없어도 플레이어들은 무공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곳을 만드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대력은 산채 주변의 토목 장인을 데려와 의견을 들었다.

“채주님, 말씀하신 장경각과 전공전을 세우려면 목재와 철광 외에 명운정(明云晶)이라는 귀한 재료가 필요합니다. 명운정은 그 가치가 금과 맞먹을 정도로 귀중하여 시장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지요. 다만 영주(灵州)라는 곳에서는 이런 명운정을 구하기가 좀 수월하다고 합니다.”

강대력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나도 잘 아네. 그러나 내게는 이미 쉽게 명운정을 얻을 방법이 있다네. 그러니 내가 묻는 말에나 대답하게. 내가 원하는 건물 말일세, 재료가 있다면 2주 안에라도 지을 수 있겠나?”

토목 장인이 황망히 대답했다.

“인력만 충분하다면야 지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사람은 많으나 도움이 될 만한 장인들이 별로 없습니다. 제 친구들은 모두 산 밑에 있고요.”

강대력은 장인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을 수만 있다면 그런 건 문제가 아니지.”

강대력은 옆에 있던 플레이어를 불렀다.

“고색이인(古色异人)!”

플레이어 고색이인이 대답했다.

“네, 채주님.”

강대력이 말했다.

“네가 애들을 이끌고 여기 계신 장인과 함께 산 아래를 좀 다녀오너라. 가서 장인의 친구들도 모시고 올라오도록.”

강대력의 임무를 받은 고색이인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채주님.”

강대력은 토목 장인을 보며 말했다.

“이번 일만 잘 완수하면 자네에게 후한 보상을 내리겠네. 나는 늘 뛰어난 인재를 원하고, 그러한 인재를 우대하네. 누군가 우리 산채를 위해 힘써준다면 내 반드시 보답하겠네.”

“네, 넵.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인은 속으로는 잔뜩 겁먹었지만, 간신히 공손하게 인사했다.

다른 사람의 보상이라면 몰라도 산적 강도의 보상이라니……. 보상을 바라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심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지시를 받은 인원들이 산 아래로 향하자 강대력이 자리한 의사당에 적막이 흘렀다.

바로 그때, 서미가 의사당에 들어왔다.

“명운정이 필요한 거야? 내가 얻어줄 수 있어.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어.”

강대력은 팔짱을 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당신의 도움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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